[흥수/남순] 애증 03.남순이가 학교에 왜 안오죠. 저야 모르죠. 지지고 볶는 건 그 쪽 책임 아닙니까? 담임의 대화를 듣던 흥수가 드르륵, 의자를 끌며 일어났다. 담임들의 시선과 아이들의 시선이 제 뒤꽁무니를 따라오는 것만 같아, 더욱 크게 뒷문을 열어 제낀 흥수가 정호와 마주쳤다. 잠깐동안 눈이 마주쳤지만, 금세 흥수가 정호를 지나쳤다. 그 때, 정호가 흥수의 어깨를 잡아 멈춰세웠다."..고남순, 왜 안오는지 안 궁금하냐?"속삭이듯 제 귀에 흘려 넣는 정호의 말에 흥수가 멈칫했다."그럼 넌, 아냐?"푸하하, 이거 진짜 웃긴 새끼들이네. 소름끼치도록 웃음을 터뜨리던 정호가 표정을 금세 굳혔다."고남순, 마지막에 나랑 같이 있었거든. 아직도 뭔 소린지 모르겠어?"내가 걔 강간쳤다고. 이제 뭔지 알ㄱ,"개새끼야!!!!"쾅, 하는 소리와 함께 흥수가 정호의 위로 올라타 주먹을 힘껏 쥐어 갈겨대었다.야, 너네 뭐하는 거야!! 당장 그만두지 못해?선생들이 말리는 사이에서도 흥수는 주먹질을 멈출 줄을 몰랐다. 혼자 남겨져 울었을 남순이 뇌리에 깊게 박혔다. 정호가 왠지 모를 헛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윽, 차라리, 더 때려라."정호의 교복이 피로 잔뜩 물들어갔다.일주일 간 등교정지야, 교내봉사는 등교 후 한 달만 하면 돼고. 근데 흥수야..들려오는 담임의 말에 그저 네,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다급하게 학교 밖, 남순의 집으로 걸음을 옮겼다. 혼자 있을 남순이, 상상만으로도 위태했다."..남순아."연신 남순을 부르던 흥수가 대문을 밀었다. 끼익- 소리와 함께 녹슨 문이 밀렸다. 문까지 열어놨네.휴, 하고 한숨을 내뱉은 흥수가 집 안으로 들어섰다. 집 안 꼴이 엉망진창이였다. 얼마나 씻었던 건지 화장실의 바닥이 물로 흥건했으며, 벗어놓은 피로 떡진 교복은 거실 바닥에 내팽겨져 있었다. 그리고 그 거실 구석에는,"남순아,"남순이 있었다. 몸을 웅크린 채 바들바들, 떠는 모습이 가여웠다."남순아, 나야. 박흥수."움찔, 하더니 남순이 고개를 천천히 돌려 흥수를 바라보았다. 터진 입술이 달싹이며 울음을 내뱉었다. 서러운 울음 뒤에 곧바로 말이 이어졌다."흐으, 오정호 얘기, 들었지? 나 더러워. 으, 그니까,"울음을 참느라 끊기는 말이 안타까웠다. 흥수가 제 품에 남순을 감싸안았다. 아냐, 너 안 더러워. 니가 뭐가 더러워. 더러운 건, 오정호 그 새끼야.흥수는 품 안에서 둘썩이는 남순을 토닥였다."으.."잠에서 깬 남순이 몸을 일으키려다, 욱신거리는 온 몸의 통증에 다시 침대에 몸을 뉘였다. 흥수는, 어딨지. 생각한 남순이 급하게 이불을 들추고는 다시 몸을 일으켜 문고리를 돌렸다."..어, 벌써 일어났어? 피곤하면 좀 더 자도 돼. 배고플까봐 아침 만들,"남순이 흥수를 보자마자 흥수에게 안겼다. 니가, 또, 나 버린 줄 알았어. 울음기 섞인 말투로 남순이 중얼거렸다. 흥수가 남순의 머리카락 사이에 손을 넣어 쓰다듬었다. 의외로 애기라니까."내가 널, 왜 버려."남순의 눈꼬리에 매달린 눈물을 닦아주며 다정하게 흥수가 눈을 맞췄다. 남순의 잔뜩 열이 오른 발개진 눈가가 흥수를 마주쳤다."남순아.""...응?""..아니다, 밥 먹자."뭔가 할 말이 있는 듯, 우물쭈물 말을 주춤거리던 흥수가 다시 부엌 쪽으로 향했다. 갸웃거리던 남순도 식탁에 앉았다.남순아. 응? 너 오늘 무슨 날인지 알아? 어..음..에휴, 한숨 쉰 흥수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남순의 머리에 손을 얹었다."오늘, 너 생일이잖아."아.. 짧게 탄식한 남순이 흥수를 쳐다보았다."그래서 너 아까 잘때 사왔어. 너 생크림 케이크 좋아하잖아."고, 고마워. 어울리지 않게 말까지 더듬으며 붉은 홍조를 양볼에 가득 띈 채 케이크 포장을 뜯는 모양새가 귀여웠다. 아, 그냥 지금 고백할까."..남순아.""응?""어, 갑작스러울지도 모르지만, 그러니까..나랑 사, 사,""응.""사, 산책갈래..?"망했다. 그 와중에도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 라고 대답하는 남순에 흥수도 입꼬리를 슬쩍 올렸다. 뭐, 어떻게 보면 데이트지.밖으로 나오자마자, 몸을 감싸는 강한 추위에 남순이 쓱쓱, 팔을 문질렀다. 그런 남순을 바라보던 흥수가 자신의 목도리를 남순의 목에 둘렀다. 아 됐어, 너도 춥잖아! 라며 목도리를 풀려는 남순에 흥수가 씁, 이라며 짐짓 엄포를 놓았다. 내가 애기냐? 입술을 툭, 내민 채로 앞서 가는 남순을 보며 흥수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괜찮냐?"옆에서 연고를 발라주던 이경이 물었다. 아니, 안 괜찮아. 따가운 듯이 인상을 찌푸리던 정호가 대답했다. 그 뒤로 이어지는 침묵 속에, 뭔가 고민하는 듯 하던 정호가 침묵을 깨뜨렸다."..야, 넌 짝사랑 하는 애가 다른 애 좋아하면 어떡할거냐?""오, 니가 짝사랑도 하냐? 의외네.""아씨, 나 말고!""뻥이다, 임마.""이게, 빨리 대답이나 해봐.""음..."뜸을 들이던 이경이 좋다는데 어쩌겠어, 보내줘야지. 라며 말을 끝마쳤다. 오, 멋있는 척? 훗, 난 멋있는 척이 아니라 그냥 멋있는 거야. 뭐래...미안하다. 다음 날, 교실에 오자마자 마주친 정호가 꺼낸 말이였다. 뭐가. 남순이 대답했다."전부, 다. 그냥 다 미안하다."왠일로 고개를 숙이며 사과하는 정호의 모습에서 진심이 묻어났다. 한참을 생각하던 남순이 살풋, 웃으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사실 너 진짜 미웠는데, 사과하는 거 보니까 진심인 거 같다. 그니까 특별히 용서해줄게. 어때, 이 형님 멋있냐?"턱 밑에 브이자로 손을 받친 후 훗, 하는 남순의 모습이 퍽 귀여웠다. 입꼬리를 슬쩍 올리던 정호가 무언가 생각난 듯이 말을 꺼냈다."아, 그리고 하나 더 말해줄 거 있다."뭔데, 라며 귀를 정호에게로 가져다 댄 남순이 금세 얼굴이 붉어진 채로 아, 아니거든?!이라며 크게 소리질렀다. 아씨, 진짜. 툴툴거리며 자리에 앉아 엎드린 남순의 옆으로 흥수가 의자를 끌어 당겨 앉았다."왜, 쟤가 뭐래?""아냐, 아무것도."진짜 말 안 해줄거야? 아, 모른다고오! 따뜻한 햇살 한 줄기가 비치는, 창가의 두사람의 모습이 달달했다.이번엔그냥망작이에요ㅏ..다음편부터가 달달픽시작이에요ㅠㅠㅠ기다리신분들께는그저ㅓ죄송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그래도읽어주시는독자님들싸랑해요S2!!새해복많이받으시고제사랑도많이ㅣ받으세요♥,♥~암호닉)흥순님, 백남순님, 핸드크림님!S2암호닉분들은특히싸랑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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