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강!!!! 종강입니다 세상 사람들!!! "
" 쪽팔린다. 조용히 해라. "
드디어 종강이다. 우려했던 4일간의 시험을 마치고 드디어 종강. 매일 선호를 보는 것과 공부를 동시에 하려니 조금 힘들기는 했다.
그래도 다행인 건지 잠은 집에서 잘 수 있었다. 하지만 어제는 여태 체력을 두 배로 쓰고 제대로 보충을 못해줘서 그런지 분명 다니엘 집에서 공부한 것 까지는 기억나는데
일어나 보니 다니엘의 침대였다. 물론 걔는 또다시 몰랑몰랑 아기 매트에 자고 있었고. 그래도 마지막 시험까지 끝나니 푹 잘 수 있다는 생각에 행복하다.
성우 오빠도 진짜 고생했다. 선호도 사람들한테 잘 가는 줄 알았는데 우진이와 성우 오빠를 제외한 사람에게는 가려고 하지 않았다.
예를 들면 김재환이라든지... 민현이 오빠라든지...
" 선배! 형! "
" 우진이? 오빠는? "
" 니가 와 아를 안고 있노. "
" 성우 형이 급한 일이 있어서 먼저 가셨어요. 따로 연락드린다고 하던데요? "
무슨 일이래. 성우 오빠한테 밥이나 먹자고 하려 했는데. 우진이에게서 자연스럽게 선호를 받아 가는 다니엘에 나도 아기 용품이 든 가방을 받으려고 했는데 주질 않는다.
" 버스 타고 가세요? 제가 들게요. 가는 곳까지. "
" 아니야. 선호 봐준 것도 고마운데. "
" 워너밤. 선호 아기 띠. "
" 아, 어. 우진아. 밥은 먹었고? "
" 아, 아직이요. 마치고 바로 선호 본다고... "
" 배 안고파? 아, 그리고 다음에 성우 오빠랑 넷이서 밥 먹자. 누나가 사줄게. "
" 돈은 있나. 고마 내가 사주면 되지. "
" 그럼 같이 사면 되지. 돈 많아. "
돈은 있냐며 틱틱거리는 다니엘에 있다며 투닥거리다 난감한 듯 웃는 우진이에 아차 싶어 가방을 받았다. 물론 안 주려고 했지만 그건 내가 미안해서 안된다 우진아.
그리고 받자마자 내 손에서 가방을 들고 가 앞장서는 다니엘. 무거울 텐데.
" 안 오나. "
" 어, 갈게. 우진아 가자. "
" 어디 가시는데요? "
" 우리 때문에 기다린 건데 밥이라도 같이 먹자. 점심 못 먹었다며. 아, 집 가는 건데 괜찮아? "
" 아, 그럼요. 당연하죠. 근데 같이 가도 돼요? "
조심스럽게 같이 가도 되냐는 묻는 우진이에 살짝 고민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다니엘의 어깨를 톡톡 치니 돌아오는 답은 알았다. 한 마디.
최종 허락까지 떨어지니 사람 좋은 웃음을 보이는 우진이. 우리 집으로 가야 하나 다니엘 집으로 가야 하나.
아기와 너 06
W. 22개월
" 니는 짐 놔두고 온나. 내랑 우진이랑 먼저 들어가 있으께. "
" 나 그냥 가방만 놔두면 되는데? "
" 좀 씻고 온나. 드릅다. "
" 지는. "
뭐가 더러워 더럽기는. 괘씸해서 혀를 쭉 내밀고는 바로 집에 들어왔다. 아, 집 들어오니까 나가기 싫어. 일단 고마워서 무작정 우진이를 데려오기는 했는데.
선호 두고 싸우지는 않겠지. 얼른 씻고 가야지. 무슨 일이 날까 싶어 후다닥 씻고 머리도 대충 말린 채 옆집으로 들어가니. 아. 나 화장 안 했는데.
" 우진아. 눈 감아봐. "
" 네? "
" 강의건. 나 마스크. 빨리. "
" 시끄럽다. 집 안에서 마스크 끼고 있을끼가. "
" 선배 어디 아파요? "
" 점마 지금 화장 안 해서 그런다. 들어온나 고마. "
" 아, 그래도... "
" 에이. 괜찮아요. 충분히 예뻐요. 그치, 선호야. "
아... 망했다. 그래도 후배한테만큼은 민낯을 보여주기는 싫었는데. 얼굴을 가리던 손을 내리니 바로 앞에 보이는 얼굴은 다니엘. 왜. 뭔데.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거리니 한숨을 쉬고 방으로 데려간다. 서랍을 열더니 드라이기를 건네준다.
" 그러다 감기 걸린다. 말리고 나온나. "
" 괜찮은데... "
" 고마 말리고 나와라. 밥하고 있으니까. "
절대 저 눈빛이 무서워서 말리는 거 아니다. 머리카락 빠질 텐데.
그래도 물 뚝뚝 떨어지는 것보다는 낫겠다 싶어 한참을 말리고 정리하고 나가니 선호랑 매트 위에 앉아 놀고 있는 우진이가 보인다.
" 선호야, 예쁜 짓! "
" 어? "
" 여 와가꼬 계속 저라고 있다. 선호가 귀여우니까 봐주지. "
아니야... 둘 다 귀여워... 저게 뭐야... 우진이가 볼에 손가락을 콕 찌르니 똑같이 따라 하며 손을 볼에 콕 대며 웃는 선호를 보니 내 심장이 남아나질 않는다.
세상에. 어떻게 저렇게 귀여운 생물이 있을 수 있을까. 심지어 둘이나. 곱게 무릎을 꿇고 얌전히 구경을 하니 선호가 웃으면서 내 쪽으로 기어 온다.
아. 잠시만. 너무 예고 없이 내 심장을 때리는 거 아니니. 선호를 안아들고 다니엘 쪽으로 가니 선호 이유식부터 먹이라며 숟가락과 밥그릇을 준다.
아기 의자에 앉히고 조금씩 먹이는데 얼마나 잘 먹는지 귀여워서 이러다 정말 심장에 무리가 가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 잘 먹어요? "
" 어. 완전 잘 먹어. 귀여워 죽겠다 진짜. 아, 우진아 선호 좀 먹여줄래? "
" 아, 네. 그럴게요. 선호야, 아 하세요. 아~ "
확실히 우진이가 아기를 잘 돌보네. 그래도 내가 데려온 손님인데 같이 음식을 준비해야지 싶어 우진이에게 선호를 맡기고 옆에서 이것저것 만드는데 다니엘도
처음에는 말리더니 포기한 듯 제 할 일을 한다. 나만 너한테 지는 게 아니라니까. 오늘따라 기분이 좋아 꿈틀꿈틀 몸을 움직이며 필요한 재료를 썰다 선호를 보니
숟가락을 이로 놔주지 않는 건지 우진이와 씨름하는 게 보인다. 아... 귀여워서 코피 터질 것 같다는 건 이런 건가. 계속 구경하다 다시 도마를 보는데 약간 머리가 띵하다.
" 마, 니 코피. 칼에서 손 떼라. "
아니 그렇다고 진짜 코피 나는 건 뭔데 몸뚱어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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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표현이 그렇다는 거지 진짜 코피가 나는 몸이 어디 있어. 내 코를 바로잡고 이것저것 응급처리를 하는 다니엘에 가만히 받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거, 실화인가요. 아무래도 시험기간에 갑자기 무리한 게 이유인 것 같다. 그래도 타이밍 참... 거즈로 코를 막고 나니 답답한 게 영 기분이 나쁘다.
뭘 도와주려고 해도 쉬고 있으라는 두 남자 덕분에 정말 얌전히 의자에 앉아있었다. 정말 미안해 죽을 것 같다.
" 그리 죽을 상하지 말고 수저 깔고 있어라. "
" 네... 미안... 못 도와줘서 "
" 됐다. 우진아 니도 선호 다 먹였나. "
" 네, 이제 다 먹었어요. "
" 밥 묵자. 다 됐다. "
불고기부터 된장찌개까지 나름 솜씨를 발휘했나 보다. 다니엘을 쳐다보며 엄지를 올려주니 뿌듯하다는 듯 웃는다. 자취 기간이 느니까 니 요리 실력도 느는구나.
잘 먹겠습니다를 외치고 먹으려는데 계속 안기려는 선호에 어쩔 수 없이 안고 먹었다. 차라리 밥을 빨리 먹고 놀아주는 게 나았을까.
무릎 위에 앉히니 오히려 움직여대는 선호에 숟가락을 놓았다.
" 아 주라. 먹고 있어라. 내가 보고 있을게. "
" 너 배고프다며. 내가 보고 있으면 되지. "
" 피도 흘린 기 무슨. 기력 보충이나 해라. "
저 코피는 한동안 우려먹을 생각인가. 옆에서 바로 선호를 안고 거실로 나가 놀아주는 다니엘에 더 미안해졌다. 자기도 배고플텐데...
얼른 먹어야겠다는 생각에 젓가락질을 빨리하려고 했다. 분명.
" 천천히 무라. 코피까지 흘렸는데 체하지 말고. 시험 다치고 병원 신세 지고 싶나. "
어떻게 알았는지 바로 제지하는 목소리에 급 속도를 낮추자 앞에서 그 모습을 보던 우진이가 웃는다. 뭐가 그리 웃기냐.
" 뭔가 선배가 형한테 지고 사시는 것 같아서요. 재밌는 것 같아요. "
" 재밌기는... 내가 져주는 거지 지는 게 아니야. "
" 맞아요. 져주는 게 이기는 거라 했으니까. "
" 근데 왜 쟤는 형이고 나는 선배냐. "
" 음... 그러게요. 누나라고 부를까요? "
" 어. 그게 편해. "
" 누나 "
말을 마치자마자 누나라고 불러오는 우진이에 씹던 밥을 멈췄다. 놀래게 바로 부르냐. 대답을 안 해서 그런지 계속 누나, 누나 거린다. 왜 이 사람아.
" 누나는 왜 남자친구 없어요? "
" 풉...! 콜록, 어우 야, 콜록 놀래라. "
" 괜찮아요? 아, 놀라게 하려고 한 건 아니었는데. "
" 괜찮아, 괜찮아. 안 뿜어서 다행이지. "
" 정말 괜찮아요? "
어, 어... 하마터면 마시던 물을 얼굴에 뿜을 뻔했다. 갑자기 무슨 남자친구 질문이야. 아마 너 학교 들어오기 전까지 남자친구 있었어. 완전 쓰레기 한 명이 있었지...
이야기를 해주니 고개를 끄덕인다. 갑자기 그게 왜 궁금하대. 그럼 넌 여자친구 있냐.
" 여자친구는 없는데 좋아하는 사람은 있어요. "
22개월입니다!
갑자기... 왜 숨김 기능이 안되는 지....
오늘 제가 빨리왔죠! 그건 바로 내일 못 올 것 같아서 바짝 쓰고 왔습니다!
오늘은 우진이 분량이 많습니다. 그래도 곧 다니엘의 분량이 많아질 예정이니 걱정마세요!
선호 행동을 쓰는데 많이 도움을 주신 새싹님 감사합니다 ㅎㅁㅎ!
저는 다시 현생에 치이러 갑니다... 엉엉 8ㅁ8
읽어주시는 독자분들과 댓글 써주시는 독자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특히 댓글에 재밌다는 내용이 많아서 매번 읽고 감동 한답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그리고 암호닉은 다음편에 정리하여 올리겠습니다! 제가 암호닉도 처음 받아보고 이렇게 많은 분들이 사랑을 주실 줄 몰라서 많이 미숙합니다.
신청해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