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반인반수들과 동거 중 F
ep. 6 우리 애기들 하고 싶은 거 다 해.
드디어 붕대를 풀었습니다. 병원가서 꿰맬 정도의 상처였으니 관리를 한다고 해도 흉할 수밖에 없겠지요. 아무래도 지훈이가 보면 또 속상해 할 것 같으니까 가디건이라도 입고 있어야겠습니다. 옷장 구석에 있던 가디건을 꺼내 팡팡 먼지를 털어내는데 막 들어온 재환이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그 선한 눈으로 슥 다가와 내 팔뚝을 잡고 살펴보네요. 어... 재환이가 이렇게 말이 없을 때는 조금, 진짜 아주 조금 무섭습니다.... 살짝 물러나서 재환이를 살펴보는데 팔뚝을 보던 고개를 들고 저를 봅니다. 곧 안 그래도 쳐진 눈이 더 쳐지며 말하는 겁니다.
"생각보다 상처가 지저분하게 났네요. 지훈이가 진짜 찢었나봐요..."
"어? 아... 글쎄. 괜찮아, 뭐 어때."
"주인님이 더 속상하실 텐데요. 아무쪼록 흉 덜지게 노력해야겠어요."
"아... 어...."
나의 대답을 듣더니 들어왔던 것처럼 또 스윽 나갑니다. 어.... 진짜 알 수가 없네요, 재환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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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건을 입고 다니니 아이들이 신기한가 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아무리 산 속이라 해도 굉장히 덥거든요. 더구나 이틀 동안 쏟아지는 비에 습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요. 그래도 티를 낼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이유를 아는 재환이 만이 아이스티를 타와 나에게 건네줄 뿐입니다.
"좀 벗어.... 보는 내가 더워, 주인님."
"어? 아... 난 추워. 오한이 드네."
"어?! 아니. 안 아파. 그냥, 어...."
"...아. 내가 주인님 가디건 입은 모습 좋다고 해서 입어준 거야. 토달지 마."
아... 성우도 눈치를 챘나 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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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가 저를 끌고 방으로 들어왔습니다. 곧 성우는 세상 조심스럽게 가디건을 걷어 보는 겁니다. 어느샌가부터 전 성우라면 다 믿고 의지하는 것 같습니다. 참, 아이러니 하죠. 분명 이 아이는 이제 6년 된 반인반수일 뿐인데요. 근데 그럴 수밖에 없는게, 아이가 진짜.. 반인반수답지 않거든요....
"어? 아니야아..."
"주인도 그런 마음인 거겠지. 걱정시키기 싫어서. 근데, 난 주인이 솔직했으면 좋겠어. 우린, 현재 함께있잖아."
머리를 세게 맞은 것만 같습니다. 이 아이는 대체 언제부터 미래에 대한 나의 불안까지 눈치를 챈 것일까요...? 진짜 성우만큼은 더이상 걱정시키기 싫은데, 자꾸만 들켜버립니다. 제일 오랫동안 알고 지내서 일까요? 그렇지만 전 성우를 다 알지 못하는 걸요.... 왜 성우가 저한테 이렇게 복종하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넌, 나한테 왜 이렇게... 이렇게..."
"본능이야. 또 그렇게 길러졌고. 반항할 수 없었잖아, 우리들은."
아.... 눈앞이 순식간에 흐려집니다. 무너져 내리는 날 받쳐준 성우가 그대로 날 고쳐안고 달랩니다. "주인은 아냐. 달라. 날 구원해줬잖아." 그가 하는 말에 마음이 또 불편해집니다. 아직도 연구소에서는 수많은 종의 반인반수들이 잔인한 실험을 당하고 있습니다. 내가 구해준 아이들은 고작 4명.... 나를 달래주는 듬직한 모습 뒤로 성우는 아마 연구소에 두고 온 제 친구들을 생각하고 있겠죠. 아.... 어깨가 축축해지는 것을 보면 확실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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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표범, 북극곰, 호랑이, 늑대... 모두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입니다. 더군다나 10%확률로 발현된다는 반인반수지요. 그것은 즉 전 세계적으로 이 아이들같은 경우가 진짜 매우 대박 헐 리얼 드물다는 겁니다. 심지어 벌써 6년을 살고 있는 성우를 포함해서 5년째 살고 있는 재환이, 아직 크게 아픈 곳 하나 없이 잘 지내고 있는 지훈이, 잔병이 많지만 크게 아프진 않는 우진이까지... 세계 곳곳에서 탐낼 만한 이 아이들이 지금 우리 집에서 천해태평 낮잠을 자고 있습니다. 아이들 낮잠을 자는 틈에 온 선배가 그런 아이들을 둘러보며 말했습니다.
"너 아니었으면 다 죽었겠지?"
"아, 진짜. 처음 만남부터 맘에 드는 구석이 하나도 없으십니다."
"왜? 난 진심이었어. 진짜 미인이었다니까. 내가 그때 네 성격을 알았으면 그런 말 안하는 건데. 넌 그 입이 문제야."
"내 입이 뭐 어때서요. 솔직한 게 죄가 됩니까?"
"네네 어련하시겠습니까. 아무튼 더 시키실 건 없으시지요?"
"...한 가지 있긴 있는데... 무리한 부탁인 거 압니다. 거절해도 됩니다. 한 마리만 더 빼내올 수 있을까요?"
아침에 성우와 함께 이야기 했던 것이 생각났습니다. 아직도 연구소에서 힘겨워 하고 있을 다른 아이들이요. 특히... 아, 더는 생각하면 안되겠습니다. 괜히 얼굴이라도 떠올리면 선배 앞에서도 울 것 같거든요. 간신히 감정을 추스리고 선배를 보니 놀란 눈을 한 채로 말하는 겁니다.
"뭐? 어오 깜짝 놀랐네. 저번에도 말한 거 같은데. 너가 얘네들 데리고 나가면서 보안이 무려 5중이 되었단다."
"조금의 여지도 없나요? 여우 종류인데...."
"...응. 심지어 멸종위기종은 보안이 8개야. 다들 멸종위기 종은 안 맡으려고 하잖아. 들어가려면 8개 뚫어야되고, 8개 중에 몇 개는 잔고장이 심해서 10분씩 대기타야 되고. 나오고 들어갈 때 보안팀이 꼼꼼히 검사하고."
아.... 역시.... 안 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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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들어 부쩍 우울해질 때가 많아진 것 같습니다. 그나마 아이들 장난치는 모습을 보며 간간히 웃지만 그 뿐입니다. 언제나처럼 곁에 앉아 있는 성우가 내 등을 쓸어줍니다. 물론 우진이의 질투를 몰고 오죠.
"형아가 뭔데 주인 등을 쓸어? 변태야?!"
"그건 뭔 머린데! 왜 그 머리가 나한테 없데?!"
"그냥 뇌가 없는 거 아닐까?"
"그래도 꺼져라고 안 하는 게 어디야. 형이 좀 참아야 될 듯."
"고양이 새끼도 저리 가. 주인한테서 떨어져."
"아 저 개...."
하핳... 오늘도 아이들은 훈훈하네요. 이 격정적인 싸움을 말릴 수 있는 단 한 마디를 내뱉어 봅니다.
"오늘 너네랑 안 놀아."
"개...구리.. 개구리 말한 거야. 나 욕한 거 아닌데요...?"
"아무튼 내가 다 잘못했어. 내가 생각이 매우 짧았던거 같아."
우진이와 지훈이 조련하기가 세상에서 제일 쉬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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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브금이 추가 되었죠?
독자님이 추천해주어서 추가해보았씁니다!
이 노래 옹녤이즈사이언스의 노래 아닙니까?! 내가 바로 맞혔지. 헤헤헿
아 맞다. 여러분 나 자랑할 거 있어요.
진짜 대박이에요.
나 추천수 또 경신했다요. 대박이지요. 오늘은 무려49개!!!!!!!!!!!!!!!!!!!!!!!!!!!!!!!!1
마흔아홉개. 포티나인개. 욘쥬큐개. ⅳⅹⅸ개.
와.... 여러분 솔직히 말해봐요. 나 암살하려고 그러는거지? 그렇지? 앙대ㅠㅠㅠㅠㅠㅠㅠ
아무튼 진짜 고마워요ㅠㅠㅠㅠㅠㅠㅠㅠ이 자극을 받아 더 열심히 쓸게요ㅠㅠㅠㅠㅠㅠㅠㅠ
사랑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워아이니ㅠㅠㅠㅠㅠㅠㅠ아이시떼루ㅠㅠㅠㅠㅠㅠㅠ쮸뗌므ㅠㅠㅠㅠㅠㅠㅠ
암호닉 분들 내 마음속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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굥뷰죰햬, 이루, 앙랜, 0846, 설아, 정수기, 제니, 체셔, 늘부, @불가사리, 빅픽처,
뀨쮸, 크왕, 가을안녕, 정팀장, 0226, 즈쿠, 성우 야, 웅앵웅, 파랑토끼, 강아지는멍멍, 일일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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