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그말리온 02 | ||
“찬열아, 백현이랑 같이 좀 가려구나” “…….” “세상물정모르는애야. 니가 보살펴줘야돼.”
현관을 나서 학교를 가려하는데 아버지가 나를 붙잡았다. 그러다 하는 소리가 변백현이랑 같이 가라는 거다. 그런데 나는 거절하지도 못하고 대답도 하지못했다. 변백현은 아버지 옆에서 날 멀뚱멀뚱 쳐다만 보고 있길래 내가 먼저 나와버렸다. 그러자 뒤따라오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얼마안가 변백현은 내 옆으로 와서 같이 걷기 시작했다. 적막이 감돌았다. 하지만 그 적막은 변백현이 입을 떼자 그 고요함은 깨져버렸다.
“…저기, 내가 아직 길도 잘모르고 친구도 없어.” “…….” “그러니깐, 나랑 등하교 같이하면 안돼?” “싫어.”
나는 대답을 마치고 빠른 걸음으로 변백현을 버려두고 먼저 학교에 도착했다. 변백현을 버리고 혼자 놔두고 온게 잘한걸까. 갑자기 아버지의 말이 오버랩이 됬다. 세상물정모르는애야. 불안하고 초조해지고 가슴이 답답해졌다. …변백현은 친구도 없고 뒤를 따이고…따이고… 변백현이 학우에게 강간을 당하는게 머릿속에 그려지면서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아니야, 혼자서 교실에 잘도착했겠지라며 마음의 위안을 준다. 하지만 결국에는 변백현이 있는 반으로 왔다. 반을 둘러보지만 변백현은 안보이고 가방만 보인다. 아, 학교 잘도착했구나 다행이다라고 생각이 들었지만 백현의 반 학우한테 잘왔는지 물어보았다.
“혹시 변백현 왔어?” “왔는데.” “지금 어디 갔어.” “이태준이 데리고 갔을걸.” “걔가 누군데.” “김종인무리.”
걔도 참 운도 없지. 전학오자마자 김종인무리한테 찍혀서 이리저리 끌려다니는거 보면. 친구가 되주고 싶어도 걔랑 친구되면 우리가 어떻게 될지모르니깐. 그러니깐 너도 조심해. 아, 또 얘기해줄게 있는데 반에 있으면서 들은거거든? 변백현이 항상 김종인무리한테 후장대준데. 김종인네 무리들이 입에 달고 살던데. 전용 화장실이라면서. 그리고 항상 걔네들이 하는 장소가 있거든. 그런데 정확한건 아니야. 우리반애들이 창고에서 신음소리가 들린다는거야. 그런데 그 타이밍도 딱 반에 변백현이랑 김종인무리가 없을때만 들린다는 말이지. 그리고 그 창고는 아무도 안써. 어둡고 찝찝하다더라. 으…. 나는 그 학우가 하는 얘기를 듣고 정신이 멍해졌다. 그리고 창고로 뛰어갔다. 창고에 다다랐을때 살이 부딪히는 소리에 멈췄다.
“…….”
나는 숨을 죽였다. 그리고 창고로 가까이 가기시작했다. 그러자 더 선명하게 들리는 신음소리와 파열음
“아픈데… 아픈데… 흐… 조금만 아흐… 살살해주면 안돼?”
나는 창고문을 열었다. 상황은 처참했다. 내가 조금만 더 빨리 왔더라면 이런일은 없었겠지. 변백현이랑 같이 학교를 가서 변백현 옆에 있었다면 이렇게 되진 않았겠지. 죄책감이 들었다. 변백현의 모습은 셔츠단추가 다 풀어진 채에다 눈물이 얼굴을 적신채였다. 몸에는 붉은 자욱들도 보였다. 그리고 이태준은 변백현의 그런모습을 보면서 좋다고 낄낄대고 있는 꼴이 말이아니였다. 이태준은 행위에 집중했었는지 내가 온지도 모르고 열심히 허리를 움직이고 있었다. 그러다 내 말로 인해서 그 행위는 중단되었다. 그 녀석은 바지를 추스르고 나를 향해다가왔다.
“야. 그만해라.” “뭐야, 부자집도련님아니야. 니가 뭔데 내 흥을 깨냐.”
비꼬듯이 말을 하며 낄낄됬다.
“니가 여기까지 왠일이래요.” “…변백현은 내버려둬.” “너 쟤랑 상관있냐? 주먹떠는거 봐라. 주먹이나 쓰실 줄 아시려나.”
주먹은 못써도 도구는 쓸 줄 알지. 이태준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뭐야… 이 새끼 미친거 아니야…?
“야, 미친새끼야. 눈빛봐라 사람죽이겠다. 너 너 나 죽이면 감방들어갈걸.” “니가 말한대로 나는 잘살아서 너같은거 죽여도 감방안들어가.” “정말 죽일생각이였냐.”
그 녀석의 얼굴은 두려움으로 물들어갔다. 백현아 기다려. 곧 내가 끝내고 도와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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