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새 잠이 들었는지 조용히 눈을 감고 숨을 쉬는 아이를 침대에 내려놓은 뒤,손으로 마른세수를 했다.
이 아이를 어떻게 해야할까.
어디서 나타났는지도 모를 어린 아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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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됴!!! "
" 안돼! "
짙은 눈썹을 찡그리며 입을 삐죽 내밀다가 내가 애교에 약한 것을 알게 되었는지 눈을 크게 뜨고 한껏 귀여운 표정을 한다.
그래도 이번에는 안돼. 딱 잘라 말하고 손에 들고있던 권총 안에서 탄환을 빼냈다. 그래도 부족한 마음에 안전장치를 걸었다.
높은 서랍장 위에다가 놓으니 볼을 부풀리며 나를 째려본다.
디오가 나를 찾아온지 일주일 정도가 되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적당한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 아이가 하는 말투를 따서 붙인 이름. 디오.
처음엔 어색해하고, 아이가 자신을 부르는지도 몰라서 꽤나 고생했지만 지금은 많이 익숙해졌다.
걱정부터했던 나와 달리, 아이가 있다는 소문이 퍼지자 이곳저곳에서 날 도와줬고 심지어 내가 전투에 나갈 때 대신 놀아주는 녀석들도 생겨났다.
낯을 가리지 않는 성격인지 바보인건지 우락부락한 군인들 사이에서 놀기 바쁜 디오는 특히 박찬열을 매우 잘 따랐다.
디오가 나타난 후 가장 놀라웠던건 박찬열의 아이 다루는 솜씨였다.
나 뿐만 아니라, 그에게 미친놈이라고 불렀던 다른 녀석들도 입이 벌어질 만큼 디오와 어울렸다.
그래도 내가 나타나면 피범벅이 되었든, 먼지를 뒤집어 썼든.
" 됴!! "
나에게로 달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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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 목욕하자. "
꺄르르 웃으며 도망가는 녀석을 쫓아다니는 것도 지금 10분째다.
절대로 못잡아서 그러는게 아니라, 저렇게 힘을 빼놓으면 씻을 때 얌전해져 다루기가 편안해 조금 희생하는 것 뿐이다.
살짝 지친모습이 눈에 띄자 냉큼 잡아 욕실로 달려갔다.
" 이제 탕에 들어가 있어. "
아이를 씻긴 뒤 따뜻한 욕조 안에 내려놓자 방실방실 웃으면서 한쪽에 있는 꽃잎을 한움큼 집어 물 위에 뿌린다.
피로회복을 위해 가끔 사용하는 입욕제인데 목욕 후에 내 몸에서 나는 향기의 원인인 것을 알고나선 항상 저렇게 사용한다.
덕분에 전쟁터엔 피냄새 사이로 은은한 꽃향기가 풍겼지만, 언제까지나 나와 디오만 알고있는 사실이였다.
가볍게 비누칠을 마치고 몸을 헹군 뒤 탕에 들어가니 혼자 물장구를 치고있던 아이가 다가와 품에 꼭 안긴다.
행동이라던가, 말을 알아듣는 속도를 봐선 세살 정도 되어보이는데
" 됴? "
정작 말을 제대로 하질 않는다.
" 김종인. 따라해봐, 김종인."
도통 모르겠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내 볼을 만지작 거리는 디오를 살짝 들어올려 눈을 맞췄다.
김종인. 민망할 정도로 내 이름을 반복하길 한참.
" 쫑? "
" 그래, 김종인. "
" 쫑. "
하아. 눈을 감고 한숨을 쉬자 내가 아픈거라 생각하는 건지 작은 손으로 머리를 쓰다듬어온다.
그렇게 위로 올라가는 수증기만 쳐다보다가 낯선 느낌에 아래를 쳐다봤다.
" 아... "
" 됴? "
순간 얼굴이 붉게 달아올라 급히 아이를 떼어냈다.
그러나 이미 자극에 커져버린 내 것은 그 동안 쌓아왔던 것을 알려주듯,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질 않았다.
갑자기 어두워진 내 표정에 눈치를 보는지 내 눈을 피하는 아이를 보고 어떻게든 참아보리라 다짐한 후 함께 탕에서 나왔다.
뻑뻑해져오는 아래를 무시하고 수건을 꺼내 빠른속도로 아이와 내 몸을 닦은 뒤 방으로 갔다.
남의 속도 모르고 이불 안에서 뒹구는 아이를 보고 잠시 고민을 하다가 다시 욕실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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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