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릿한 덕질 라이프!
w. 뚜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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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 06:59
- ♬ ♪♩
" ……… "
- ♬ ♪♩ ♬ ♪♩
" …… 아, 누가 아침부터 전화를 걸어.
네, 윤지성입니다…. "
- 형! 형! 형! 지성이 형! 지성이 형!
자다 깬 지성은 휴대폰 너머로 들리는 재환의 목소리에 벌떡 일어났다.
내가 잘못 들었나. 뉴욕에 있는 김재환이 이 새벽부터 전화 올 리가 없는데. 꿈인가.
" 잘못 거신 것 같아요. 끊겠습니다. "
- 지성이 형! 나 재환이! 끊지 마! 나 재환이라니까?
" 아, 진짜 재환이네.
재환아, 다 좋은데 지금 한국은 아침 7시인 거 까먹지 말아줄래.
용건만 말하고 끊어. 나 다시 잘 거야……. "
- OH, I'M SORRY. 이 시간에 형 일어났을 줄 알고 전화했지.
형 소속사에 성이름 있다고 그랬지?
" ……성이름? 있지. 신인 때 내가 케어하다가 팀장으로 올라왔잖아.
그건 갑자기 왜 물어봐. 그게 궁금해서 새벽에 형을 깨운거야? "
- NO, NO. 내가 그 정도까지 눈치없지는 않아.
형 동생 대니얼 지금 한국 갔어. 아마 거기 시간으로 10시면 도착할 걸?
" 어. 알았어. ……… 어? 뭐라고? 다니엘이 갑자기 왜 나와? "
- 말 그대로야, 형. I'M SO SO SORRY. 내가 대니얼 말렸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어.
자세한 건 대니얼한테 들어. 인천공항에 10시 쯤이면 도착한다고 형보고 나와달래.
" 다니엘이 여기 왜 오냐니까? 회사생활 안한대? "
- 아 몰라! 내가 대니얼한테 얼마나 시달린 줄 알아? 짜증나, 강다니엘.
OH, JENNY! HOW ARE YOU? …… 손님 왔다. 끊어. 형! 10시! 인천공항!
지성은 아침부터 심란해졌다.
다니엘이 지성에게 미리 연락을 하지 않고 한국에 오다니, 처음 있는 일이었다.
머릿속이 정리가 되지 않았다. 다시 전화를 걸고 싶어도 카페에 손님 왔다고 하니 전화도 못 하겠고.
재환이 저렇게 급하게 말하는 걸 보면 다니엘이 한국 왔다는 게 거짓말은 아닌 것 같고.
갑자기 재환이 이름 얘기를 한 것도 의심스럽다.
재환이가 덕질하는 애 중에 이름이는 없었는데?
" 오늘 오후 출근인 건 어떻게 알고 귀신같이…. "
지성은 그저 울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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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은 결국 공항에 도착해서 다니엘을 기다리고 있었다.
다니엘을 만나면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물어보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하는 지성이다.
게이트 문이 열리고 잠시 후, 캐리어 두 개를 끙끙거리며 끌고 오는 다니엘이 보였다.
다니엘도 곧 지성을 봤는지 환한 웃음을 지으며 지성에게 다가왔다.
" 지성이 형! "
" 야, 너는 대체 어떻게 된거야. 재환이가 전화와서 오늘 너 온다고 가보라는 얘기 밖에 안했어. "
" 허허. 나 이것 좀 들어줘. 캐리어 너무 무거워. "
" 갑자기 한국은 왜 온 거야? 너 회사 다니고 있었잖아. 오늘 평일인데? "
다니엘이 준 캐리어 하나를 끌면서 얘기를 이어갔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렇게 갑자기 한국에 온 이유를 모르겠단 말이지.
그리고 비행시간 너무 길다고 찡찡될 줄 알았던 다니엘이 생글생글 웃는 것도 좀 수상하다.
" 아, 형! 내가 하나 물어보자.
형 소속사에 성이름 있는 거 맞지? "
" 김재환도 물어보더니 너까지 그걸 왜 물어봐. 그게 갑자기 왜 궁금해서! "
" 대답 먼저 해줘. 맞지? 성이름 있지? "
" 그래! 성이름 우리 소속사야. 됐지? 너 왜 왔냐니까? "
" 헤헤, 형. 우리 차 타서 얘기하자. 캐리어 들었더니 너무 피곤해. 형 주차 어디다 해놨어? "
재환이도 그렇고 다니엘도 그렇고 이름이 우리 소속사인지 왜 궁금한거지.
무슨 꿍꿍인지 모르겠다.
캐리어 하나를 들고 주차장 쪽으로 가는 다니엘을 보며 지성은 한숨을 폭 내쉬었다.
다니엘이 한국에 온 날도, 하늘은 참 밝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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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니엘, 너 진짜 미쳤지? "
" 에이- 그래도 나 아버지한테 정식으로 허락 맡고 휴가 나온거다. 그래서 아버지도 뭐라 못해.
DON'T WORRY. MY BRO. "
" 너 운전 중만 아니었으면 한 대 때렸어. "
차에서 다니엘이 하는 얘기를 듣던 지성은 너무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이 나올 정도였다.
재환이가 보여준 영상 속의 이름을 보고 사랑에 빠졌다고 하시는 이 철부지 강다니엘을 어쩌면 좋을까.
다니엘의 사랑이 조용히 끝날 수도 있었는데 다니엘이 한국까지 온 건 백퍼센트 김재환의 영향이 클 것이라고 지성은 생각했다.
재환은 그만큼 덕질에 도가 텄기 때문이다.
" 너 김재환이 알려줬지? "
" ……뭐, 뭘. "
" 내가 성이름이랑 같이 일한다는 거. 분명 다니엘 니가 찾아보진 않았을 거란 말이야.
김재환이 덕질 하루 이틀 하는 것도 아니고. "
" 이 형은 눈치가 너무 빨라. "
" 조금만 생각해도 바로 나와. 이 강다니엘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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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과거)
" 너 지금 뭐하냐. "
다니엘의 생활은 성이름으로 시작해서 성이름으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일어나서 이름이의 과거 영상을 보다가
밥먹을 때 쯤 되면 재환이 하는 카페에 와서 빵과 커피를 마시며 영상을 보고
다시 집에 와서 사진과 영상을 보면서 잠에 빠지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다니엘은 그저 행복했다.
오늘도 어김없이 재환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이름이의 영상을 보며 헤헤 웃고 있는데
재환이 아메리카노를 들고 왔다.
" 대니얼, 내가 곰곰히 생각해봤거든? "
" 근데. 빨리 말해. 중요한 부분인데 니가 와서 멈췄단 말이야. "
" 지성이 형 어디서 일하는지 기억하냐. "
" 형이 어디서 일하는지 내가 어떻게 알아. "
" 형, 성이름 소속사에서 일해. "
" ………거짓말. "
" 내가 긴가민가해서 어제 찾아봤는데 맞아. 형 거기 팀장이야. "
" ……지성이 형 보러 가야겠다. 그치, 재환아? "
" 당연한 거 아니야? 덕질에서 가장 중요한 게 인맥이야. 성이름 봐야지. 우리 대니얼. "
" WOW! 벌써부터 짜릿해! "
재환의 말을 들은 다니엘은 한국에 가야겠다는 생각을 굳혔다.
하루빨리 이름을 두 눈으로 직접 보기 위해.
그 날부터 다니엘은 짐을 싸기 시작했고
정확히 이틀 뒤 출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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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현재)
" 형 오늘 회사 가? "
" 내가 회사 출근해도 너는 안 데리고 갈거야. 괘씸해서. "
" 내가 뭘~ "
" 형이 어디서 일하는지 관심도 없다가 우리 이름이한테 뿅 가서 나를 찾는다 이거지? "
" 아 형! 우리 이름이라니! "
" 뭐! 이름이랑 친해서 이름 부르겠다는데. 뭐! 뭐! "
섭섭한 척을 했지만 사실 지성은 다니엘이 귀엽게 느껴졌다.
다니엘이 아버지 따라 회사일에 집중하면서 많이 차가워졌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어렸을 때의 다니엘과 똑같은 것 같았다.
어렸을 때도 인형 하나에 푹 빠져서 헤헤- 웃고 다녔었는데.
출근할 시간도 다가왔기에 곧바로 회사로 향하는 지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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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장님, 일찍 오셨네요. 오후에 출근하신다더니. "
" 어쩌다보니 그렇게 됐네요.
유리 씨. 프로젝트 하느라 고생했어요. 정말. "
" 에이, 아니에요. 팀장님이 더 고생하셨죠.
근데 옆에 계신 분은 누구세요? "
" 아, 제 사촌인데 아마 자주 볼 거에요. 이름은 강다니엘.
다니엘, 여기는 우리 팀 손유리 씨. "
" 반갑습니다. 강다니엘이라고 합니다. "
" 안녕하세요, 손유리에요. 형제가 나란히 유전자가 우월하네요.
아, 팀장님. 이사님이 프로젝트 때문에 할 말 있으시다고 잠시 보자고 하셨어요. "
" 아, 고마워요. 바로 가 볼게요.
유리 씨, 오늘 쉬엄쉬엄 일하고 칼퇴 해요. "
다니엘을 데리고 사무실로 들어온 지성은 곧바로 자리에 앉아 노트북을 켰다.
다니엘은 사무실이 신기한지 소파에 앉아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비행기에서 오랜 시간 보내서 온 몸이 피곤할 텐데 아직 쌩쌩해 보이는 다니엘이다.
" 다니엘, 너 여기 잠시만 있어. 나 이사님 보러 갔다 온다. "
" 내가 애도 아니고. 꼼짝 말고 여기 있을 테니까 어서 다녀와. "
" 재환이한테 연락 한 번 하고. 너 도착하면 연락 달라 했는데 이제 생각났네.
다녀온다. "
할 일이 딱히 없는 다니엘은 휴대폰을 들어 재환에게 연락 하기로 했다.
그러고 보니 한국 도착해서 폰을 한 번도 안 봤네.
재환이 얼마나 애가 타고 있을지 안봐도 눈에 훤했다.
전화를 건지 얼마 안 되서 재환이 바로 전화를 받았다.
- 대니얼! I MISS YOU!
" I MISS YOU, TOO. "
- 기분 좋은 거 티내냐? 어? 혼자 한국가니 좋아?
" 어. 당연한 거 아니야? 너도 빨리 카페 정리하고 한국 오라니까? "
- 말이 쉽지! 카페 접고 한국 가는게 인간적으로 가능하냐? 짜증나, 강다니엘.
" 재환아…, 나 지금 지성이 형 사무실에 있는데 왜 이렇게 설렐까. "
- 그 정도면 병이야. 덕질 초기 증상. 거기 간 김에 그 소속사에 새로 나온 신인 걸그룹 있거든? 거기에 예쁜 애 완전 많아.
" SHUT UP. 성이름이 짱이야. "
- 누가 너한테 영상을 보여줬을까~ 누가 지성이 형이 성이름이랑 일한다고 알려줬을까~
" 아, 그래. 고맙다. 진짜. "
- 똑똑, 딸깍
" 오빠! 지성이 오빠! "
" …? "
" …누, 누구세요? "
" …… OH, MY GOD! 말을 하네! "
" 네, 네? "
" 너무 예뻐요. 정말. 진짜. 너무 예뻐요! BEAUTIFUL! "
" ……하하, 감사합니다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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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재환 씨, 다 듣고 계셨죠.
A. 아 진짜 웃겨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니얼 당황한거 처음 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예쁘다만 몇 번을 말하던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니엘 제가 듣고 있던 것도 모를 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평생 놀릴 거야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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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드디어 1편을 들고 왔습니다.
계속 고치고 고치다 보니 제가 생각했던 날보다 늦게 왔어요 ㅠㅠㅠㅠㅠㅠ
많은 분들이 봐주신 것 같아서 저는 그저 행복합니다 :)
지성이가 등장했죠! 지성이는 다녤의 사촌 형이자 여주 소속사 팀장님이에요!
여러모로 다녤에게 힘이 되어줄 캐릭터입니다!
아 그리고 정말 깜짝 놀랬잖아요 ㅠㅠㅠㅠ 저 진짜 생각도 못했는데...
여러분 함께해요! 영원히!
다니엘은 덕질에 대해서 1도 모르는 친구라서
재환이가 여러모로 가르쳐줄거에요!
혹시나 보고싶은 게 있으시다 하는 소재가 있으시면 언제든지 댓글로 적어주셔도 됩니다!
그러면 최대한 반영해서 적을게요 ㅠㅠㅠㅠㅠ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
최대한 빨리 다음 편 들고 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