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ㅇ추모공원 납골당 부탁드립니다"
한 남자가, 택시에 탔다. 나이도 어련해 보였고 쫙 빼입은 정장 차림에 지나가던 여자마저 고개 돌릴만한 그런 남자가, 손으로 만지작 꽃을 만지더니 주머니를 뒤적인다
그리고 방지함인지 꺼내어 손으로 만지작거리더니 살포시 웃는다. 그리곤 싱글벙글한 표정으로 있자 앞 좌석 택시기사 아저씨가
"뭐 좋은 일 있으신가 봐요?"
"고백할 거거든요"
"와, 손님 같은 얼굴이라면 다 반하죠~ 여자분 좋으시겠어요"
시끄러운 택시기사의 말에도 웃음으로 보답하는 젠틀한 남자였다. 그리고 20분간 바퀴가 찢어지도록 달렸을까, 택시에서 내린 남자는 공원 뒤편에 있는 납골당으로 향했다.
텅 비어있는 아무도 없는 납골당 옆 성당도 있었다. 성당 또한 텅 비어져있었고, 남자가 발걸음을 향한 건 납골당이었다. 미소로 가득 채운 얼굴로 납골당으로 향했다.
그리고, 찬찬히 둘러보던 남자의 시선이 꽂히고 발걸음을 멈춘 건 텅 비어져있는 한 칸 이였고, 남자는 웃으며 꽃에 가득 박혀있는 하나의 뿌리에 두 갈래로 나누어져 있는 꽃이라기보다는
소복한 하얀 가루가 떨어지는 것 같은 꽃 하나를 뽑았다. 그리고 칸 안에다 집어넣으며
"해오라기 난초"
그리고 배시시 웃는 남자. 꽃만 전달한 채 남자는 납골당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바로 옆에 있는 성당으로 향했다. 성당에 입성하자 아무도 없는 성당을 가득 매우는
피아노 소리가 인상적이었고, 그 피아노를 치고 있던 한 남자가 걸음 소리가 울리는 소리가 들리자, 피아노 소리를 멈추고 남자를 응시했다.
"왔어?"
"놀러 가야지"
"... 응"
미소를 가득 머금은 채, 피아노에 앉아있는 남자를 향해 다가가자 남자는 웃으며 그의 손을 받았다. 그리고
"태일이 형, 어디 가고 싶어?"
"집말고 다른데 다"
"집은 안 갈 거야"
"왜?"
"바다 봤다가 산도 갈까?"
"산은 싫거든~"
웃음으로 가득 매워진 성당안을 나가는 두 남자는, 행복해보였다. 누가봐도 의심할정도로 두 남자에게 다가가면 달달한냄새가 날 정도록 말이다.
아,
그리고 오늘은
4개월이 다 채워지는 마지막 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