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하나쯤은 있지 않나. 그러니까, 소위 '양아치' 또는 '날리리'라 불리는 아이들 말이다. 말만 뱉으면 비속어에, 어른들에겐 반항적인 면모, 싸움, 가오...
그리고 결론적으로 무섭다. 왜냐? 난 찌질이기 때문이다. 그냥 개 무서워... 보기만 해도 그런 애들만의 포스에 내가 다 납작하게 찌그러지는 기분이거든. 그런데 다행이게도 (?) 나는 예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튀는 성격도 아니었고, 아주아주 평범한 일개 여자 고등학생이기 때문이었기에 그들과의 접점 따위는 1도! 1도!!!!!!! 존재하지 않았다. 예쁘지 않은 것에 대해 감사했다. 진심이다. (개구라)
그런데 말이다.
지금 내 짝이 그, 소위 쌩양아치 또는 쌩날라리로 불린다는 박지민이다.
전혀 그렇지 않게 생겼다고? 너흰 지금 속고 있는 거다. 저 눈웃음 따위에 속는 사람이 없었으면 한다. 나는 박지민의 눈웃음만 봐도 소름이 끼치고 오금이 저린다. 왜냐? 난 찌질이니까. 박지민에 대한 소문은 아주 많았다. 첫 번째, 귀여운 얼굴과는 상반되게 싸움을 아주, 그러니까 그들의-내가 말하는 그들은 양아치다-말을 빌리자면 오질 나게 잘한다고 한다. 몇 달 전, 골목길에서 박지민과 그의 친구들이 다른 고 학생들과 시비가 붙어 싸움이 났는데 13대 1로-물론 박지민이 1이다-이겼다고 한다. 두 번째, 박지민의 트레이드 마크인 눈웃음을 무기로 이제까지 사귄 여자만 해도 우리 반 아이들 수를 훨씬 넘는다더라. 세 번째, 중학교 때 강전을 수차례나 당했다더라. 이 소문들 말고도 무수한 소문들이 있지만... 할말하않.
아, 내 짝이 박지민이 된 계기는.
며칠 전, 자리 바꾸기 제비뽑기를 끝마치곤 반 아이들 모두가 나를 안쓰럽게 바라보았다. 박지민이랑 짝이 되었으니 그럴 만도 하지... 나도 내가 너무 안쓰러워 얘들아. 그날 기분은 솔직히 한마디로 개같았다. 사실 이 말은 속마음이기 때문에 말할 수 있는 거다. 박지민 앞에서 이런 말을 내뱉으면 난 아마 안전하지 못할 것이다. 사실 그럴 용기조차 없지만. 호호홍.
어쨌든 나는 내 짝지가 된 박지민이라는 아이 때문에 조용하던 내 학교생활에 금이 갔다.
-너 이름이 뭐야? 김탄소? 이름 존나 특이하네.
-...
-근데 너 왜 대답 안 하냐?
-...ㅇ, 아니, 그, 그러니까, 그게 아니고... ㄷ, 대답 하려고 했는데...!
...아 존나 찌질해 김탄소.
*
가끔은 지같이 무섭게 생긴 양아치 친구를 데려온다. 그럴때마다 자리를 뜨고 싶지만, 아까도 말했다시피 난 찌질이기 때문에 그럴 깡이 없다ㅎㅎ^^...
-야, 김태형. 내 짝지 이름이 김탄소래. 씨발, 이름 존나 특이하지 않냐?
-오, 개 특이해.
-근데 더 웃긴 건 뭔줄 알아? 동생 이름이 김산소랑 김질소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동생 있다고 한 적 없거든 시부럴... 외동이라고.
최강일찐 지민이와 자기 말로는 평범한 찌질이...라는 여주와의 러브러브
녜 마쟈여 젼 클리셰를 좋아합니다 ^ㅁ^...
엠웨이브 투표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