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 어택
@Youday
06
"탄소야"
오늘 내 이름이 몇 번 불린 건지 잘 모르겠다.
*
첫 수업임에도 불구하고, 교과서를 피시는 선생님들의 모습에 놀랐다가
고3이라는 사실에 수긍했다.
그래... 진도 나갈 게 얼마나 많은데..
공부를 좋아하는 건 아니었으나 열심히 하는 편이었기 때문에 수업에 집중했다.
"탄소야."
옆에서 조용히 날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옆으로 고개를 돌렸을 때 생각보다 너무 가까운 너의 얼굴에 몸을 움찔했다.
쳐다봐도 별 말 하지 않고 나를 계속 응시하는 너에 난 의아해 하며 다시 책으로 시선을 옮겼다.
그게 한 번이 아니었다.
밥을 먹다가도 넌
"탄소야."
내 이름을 부른 뒤 아무 말 하지 않고 날 쳐다 보기만 했다.
할 말이 있는 건가 했지만 반복 되는 너의 행동에 답답하기만 했다.
정국이가 잠깐 화장실에 갔을 때 지민이에게 너가 대체 왜 그러는 지 물었다.
"글쎄. 그건 너가 더 잘 알텐데."
아니 모르니까 너한테 물어봤지...
야자 시간까지 넌 내 이름만 부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난 자동으로 지민이와 얘기 할 시간이 많았고, 덕분에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사실 박지민은 말이 많지 않았다. 단지 호기심이 많을 뿐이었고,
전정국은 공부를 잘 한다고 했다. 미안하지만 좀 의외라고 생각했다.
정국이는 지민이를 제외하면 친한 친구가 없다고 했다. 다른 애들과는 거리를 두고 지낸다고.
그런 너가 내게 먼저 다가 왔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이 둘은 고등학교 1학년 때 만나 친해졌고, 처음에 정국이가 지민이를 무지 싫어했다고 했다.
어떻게 친해진 건지 궁금했지만 타이밍을 놓쳐 물어보지 못 했다.
'나중에 물어봐야겠다..'
야자가 끝나고, 정국이와 함께 하교를 했다.
몇 분을 기다려 버스를 타면서까지도
계속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정국이가 답답해 먼저 말을 꺼냈다.
"오늘 계속 내 이름만 부르던데. 할 말 있어서 그런 거야?"
"...아."
갑작스런 나의 질문에 놀란 건지 얼굴이 붉어지는 게 눈에 보였다.
"그게 아니라.."
"그게 아니면 뭔데?"
"너랑 같이 있는 게 꿈만 같아서. 계속 너를 불렀어."
사실 잘 모르겠다. 난 너와 만난지 이제 하루가 지났고, 이야기를 많이 한 것도 아닌데. 대체 넌 왜 이렇게 나를 대하는 것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붉어지는 내 얼굴에 오늘은 모르는 게 투성이인 날 같았다.
이대로 가면 집에서 잠을 못 잘 것 같았기 때문에 어렵게 말을 꺼냈다.
"정국아"
넌 대답 대신 고개를 돌려 내게 시선을 옮긴다.
"솔직히 난 잘 모르겠어. 너가 나한테 왜 이렇게 잘 해주는 건지. 우리 어제 처음 만났잖아."
"처음 아니야."
"..그게 무슨."
장난이라기엔 너는 꽤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너 이제 내려야 겠다."
넌 나 대신 벨을 누르며 말했다.
"내일도 같은 시간에 기다리고 있을게. 늦게 나와도 되니까 또 뛰지말고. 넘어지면 큰일 나. 내일 보자."
"..그래."
이렇게 대화가 어정쩡하게 끝났다. 정말 나랑 정국이는 처음 만난 게 아니었을까?
아무리 기억을 되짚어보려해도 머리 속이 하얗기만 했다.
그냥 언젠간 정국이가 말해 줄 거라 믿기로 했다.
궁금증이 남았지만 우린 서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지냈다.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를 하며 서로에 대해 조금씩 알아갔다. 과거에 관한 이야기를 제외하고.
어느 새 둘이 있어도 어색하지 않고, 가끔씩 장난도 칠 정도로 우린 친해졌다. 물론 박지민한테도 해당되는 말이다.
그렇게 그 문제는 점점 잊혀져 갔다.
*
때는 4월
고3에게 제일 중요한 게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성적? 생기부? 수능?
적어도 지금은 체육대회다.
체육대회까지 아직 10일 정도의 시간이 남았지만 우리 학교는 난리가 났다.
반마다 1등을 하겠다는 열의에 불 타고 있었다.
그래서 자동으로 수업을 빼고 체육대회 연습에 한창이었다. 마침 다른 반도 수업을 뺏는지 경기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여자는 피구 , 남자는 축구를 하기 위해 흩어졌다.
피구 경기가 생각보다 우리 반의 승리로 빨리 끝나서 남자 애들의 축구 경기를 구경 할 수 있었다.
저 멀리 뛰고 있는 지민이가 보였다.
정국이는 어디 있나 찾아 봤지만 운동장에 너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여기 저기 둘러 보다 너가 저 멀리 운동장 근처 벤치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것이 보였다.
'어디 아픈가.. 아까까지만 해도 괜찮았는데..'
하고 걱정을 하고 있을 때
"오!! 야 쟤봐!!!"
옆에서 여자 애들이 소리를 지르기 시작해 운동장으로 다시 시선을 돌렸다.
"와..."
박지민이 상대 편 남자 애들을 다 제치고, 골을 넣었다.
보고 있는 걸 알았는지 나를 보며 브이를 날리는 박지민에 엄지를 치켜 세웠다.
전반전이 끝나 박지민이 내 쪽으로 왔다.
"아까 멋있더라."
하고 말해주니 활짝 웃는 너였다.
"근데 정국이 어디 아파? 왜 같이 축구 안 해?"
"아. 걔 축구는 안 해."
"왜?"
"그건 당사자에게 묻는 게 좋지 않을까?"
꽤나 진지해진 표정으로 말하는 너에 아차 했다.
축구 후반전이 시작되는 호루라기 소리가 들리고 난 정국이가 있는 벤치로 향했다.
꽤 가까이 갔음에도 불구하고 넌 내가 온 걸 눈치채지 못했는지 책에 시선 고정하고 있었다.
그러다 넌 운동장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운동장을 바라 보는 너의 눈이 슬퍼 보였다.
내 착각일지도 모르지만 넌 축구를 하고 싶지 않아 하는 거 같진 않았다.
곧 서 있는 날 발견 했는지 놀란 표정이었다.
"언제부터 있었어?"
"음 조금 전부터?"
"옆에 앉아."
하며 내가 앉을 곳을 손으로 털어 주는 너였다.
사실 묻고 싶었다. 왜 그렇게 슬픈 표정을 하고 있었는지.
하지만 고민했다. 내가 물어봐도 되는 건지. 내가 너의 상처를 감싸주고싶지만 오히려 더 아프게 할까봐 걱정이 됐다.
"탄소야."
너가 날 불렀다. 넌 분명 웃고 있지만 슬퍼 보였다.
"난 어렸을 때부터 축구선수가 꿈이었어."
처음 듣는 얘기였다. 좀처럼 과거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으려 했던 너였기에 조금 놀랐다.
"지금부터 내가 하는 이야기 들어 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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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Youday입니다!
정국이가 드디어 무슨 말을 하려나 봐요!!
많이 기대 되시죠!?!? 그렇다고 믿고싶네요..
부족한 작품 많은 관심 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하도록 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이 전에 있는 암호닉/공지 글 꼭 읽어주시고,
다들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