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 어택
@Youday
09
"쟤 뭐냐.."
내 주위 애들은 모두 놀란 표정을 지었다.
왜 놀란 것이냐 하면...
"4반 골!!!"
벌써 3골째.
그 중 2골의 주인공이 정국이였기 때문이다.
*
경기는 우리 반의 승으로 끝이 났다.
모든 연습 경기를 마쳐 우리 반은 교실로 돌아왔다.
반에 돌아와서까지도 축구 경기의 열기가 식지 않아,
"와. 넌 축구도 잘 하면서 왜 이제까지 안 했냐?"
반 남자애들은 정국이를 둘러싸고 감탄하며 질문을 퍼부었다.
그에 정국이는 나를 쳐다 보며 대답했다.
"그냥 이제 할 수 있을 것 같았거든."
그런 정국이의 말에 다들 의아한 표정을 지었지만
난 웃을 수 밖에 없었다.
마치 정국이의 눈이 내 덕분이라고 말해주는 것 같아서.
*
체육대회의 아침이 밝았다.
체육대회는 학교가 아니라 좀 더 멀리 떨어진 큰 체육관에서 진행된다고 했다.
그 때문에 난 좀 더 일찍 일어났고, 집을 나설 준비를 했다.
준비를 다 하고 집을 나서려는데 아차 했다.
어제 정국이랑 별다른 말을 나누지 않은 것이 생각났다.
오늘은 따로 가야하는 건가 생각하며,
정국에게 연락을 하기 위해 핸드폰을 확인했다.
정국이한테 부재중 전화 2통과 문자가 와 있었다.
[정국이]
-버스정류장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7:06
지금 몇 시지... 7시 20분...? 미친.
난 달렸다. 살면서 이렇게 빨리 달린 적도 별로 없을 것 같았다.
저 멀리 버스정류장에 기대 있는 너의 모습이 보인다.
너도 나를 봤는지 조금씩 내게로 걸어 온다.
"넘어지면 어쩌려고 또 그렇게 뛰어 와."
가까스로 너에게 가까워졌을 때 너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미안해."
너무 빨리 달려 온 탓인지 한참 후에서야 말을 할 수 있었다.
"뭐가?"
넌 정말 모르겠다는 듯 내게 물었다.
"기다리게 해서..."
넌 내 말에 잠깐 생각하는 듯 보였고, 얼마 안 가 입을 뗐다.
"괜찮아. 이건 너가 언제 나올지 몰라서 내가 빨리 온 것도 있으니까."
"..."
"만약 그게 아니더라도 괜찮았을 거야. 너잖아."
넌 사람 설레게 하는 말을 너무 쉽게 한다.
*
나와 정국이는 버스를 타고 체육관으로 향했다.
많은 이야기를 나누진 않았지만 즐겁고, 설렜다.
그러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만약 내 진심을 너에게 말한다면
내 앞에서 웃고 있은 너의 모습을, 즐겁게 대화하는 너의 모습을, 내가 좋아하는 너를
계속 볼 수 있을까 라고 말이다.
"무슨 생각 해?"
내가 너무 오랫동안 생각에 잠겼나 보다.
"아무 것도 아니야."
난 태연하게 말했다.
사실 많이 걱정 돼 정국아.
체육관에 도착해 우리 반 현수막이 붙어 있는 곳으로 갔다.
"여기야! 여기!"
손을 흔들고 있는 지민이가 보였다.
"내가 너네 자리 맡아놨지."
뿌듯하게 웃음을 지어 보이는 지민이에 난 웃으며 잘 했다고 칭찬을 해 줬다.
"자, 탄소 넌 센터에 앉아."
라고 말하며 넌 날 세 자리 중 가운데에 앉혔다.
"나도 탄소 옆에 앉고싶거든~"
지민이는 특유의 얄미운 미소와 함께 시선을 정국이에게 뒀다.
정국이의 표정이 약간 일그러지는 게 보이자 난 황급히 화제를 돌리려 했다.
"다들 다리 아프니까 일단 앉고! 오늘 경기 순서가 어떻게 돼?"
그러자 지민이가 순서 종이를 나눠주며 말했다.
"준비 체조하고, 우리 반은 좀 대기하다가 축구 경기가 있어."
"오 내가 열심히 응원할게."
난 지민이와 정국이를 번갈아 보며 화이팅 자세를 취했다.
"안타깝게도 중간에 피구 경기도 있어서 못 하겠는데?"
종이를 보니 축구 경기와 피구 경기가 겹쳐 있었다.
"아.. 직접 응원해 주고싶었는데..."
내 말에 둘은 괜찮다며 신경 쓰지 말고 피구 열심히 해서 이겨 오라고 말했다.
"모든 학생들은 준비 체조를 할 예정이오니 경기장 안으로 들어와주시길 바랍니다."
방송소리가 들리고, 우린 경기장 안으로 들어갔다.
체조를 마치고, 남자 애들은 하나 둘씩 축구 경기를 위해 경기장으로 갔다.
둘은 무슨 얘기를 하는지 아까부터 귓속말을 하고 있었다.
"무슨 얘기해?"
둘을 번갈아 쳐다 보며 묻자, 지민이는
"아무 것도 아니야." 라고 대답한다.
정국이는 뭔가 비장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뭐지.. 축구 때문에 긴장한 건가.' 라고 단순히 생각해 버리기로 했다.
"잘 하고 와 둘 다"
경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응원을 했다.
"그래. 너도 피구 이기고 와. 나 먼저 가 본다. 전정국"
지민이는 경기장으로 뛰어 갔다.
"지민이 뭔 일 있어? 엄청 급하게 가네."
"탄소야"
"응?"
"체육대회 끝나고, 내 소원 좀 들어 줄래?"
대체 너의 소원은 뭘까.
*
경기 내내 정국이의 소원이에 정신이 팔려 집중을 하지 못했다.
몸은 공을 피하고 있지만 정신은 다른 곳에 가 있었다.
경기가 끝나고, 올라가려는 찰나에 아직까지도 끝나지 않은 축구 경기를 보기 위해 경기장으로 갔다.
열심히 뛰고 있는 너와 지민이의 모습이 보인다.
뭐가 그렇게 신난 건지 나를 발견하고는 인사를 하는 너였다.
그 모습에 웃음이 터져 나도 신나게 손을 흔들었다.
정국아 나 어쩌면 좋을까.
축구는 우리 반의 승리로 끝이 났다. 정국이와 지민이가 아주 경기장에서 날았다고 했다.
오전 경기가 다 끝나고 점심시간이 찾아왔다.
학교에서 나눠준 햄버거를 먹으며 지민이가 말하는 자신의 활약에 대해 듣고 있었을 때 어떤 남자애 한 명이 경기장 가운데로 등장했다.
"쟨 뭐하는 거야?"
"아 넌 모르겠구나. 우리 학교는 체육대회 때 경품 추첨을 하거든. 쟨 김석진이라고 전 학생회장인데 워낙 진행을 잘 해서 저런 건 쟤가 다 해"
지민이가 햄버거를 먹다 말고 대답해 줬다.
"오 경품? 한 번도 받아 본 적 없는데.. 나도 받아 봤으면 좋겠다."
"차라리 안 받는 게 나을지도 몰라."
정국이가 진지한 말투로 말했다.
"왜? 경품 받으면 좋잖아."
"조금 있으면 알게 될 거야."
너의 말에 뭐지 싶었지만 경품 추첨이 시작된 후에 왜 정국이가 그렇게 말했는지 정확히 알 수 있었다.
"에헤이. 그냥 가면 쓰나. 주는 게 있으면 오는 것도 있어야 하는 법! 자 음악 큐!"
경품 추첨이 아니라 장기자랑인 줄 알았다.
경품은 학년 반 번호 각 3개를 뽑아 추첨했다.
설마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 내가 걸리진 않겠지 라고 생각했다.
"자... 학년은.. 3학년!!"
아.. 3학년이 수가 얼마나 많은데..
"반은..... 4반!!!"
아..? 4반? 아니야 아닐 거야.
우리 반은 총 31명이었고, 난 전학을 왔기 때문에 31번이었다.
"긴장되는 가운데 번호는.... 31번 입니다!!"
....나 집에 갈래..
"3학년 4반 31번 빠르게 이쪽으로 나와 주세요."
난 착잡한 표정으로 일어섰다. 옆에서 정국이와 지민이는 웃겨 죽겠는지 꺽꺽대고 있었다.
"너네 내가 걸린 게 그렇게 웃겨..?"
난 곧 죽일 것처럼 그 둘을 쳐다봤다.
둘은 애써 웃음을 참으며 잘 다녀오라고 말했다.
난 서둘러 경기장 가운데로 갔고, 김석진이라는 애는 마이크를 나에게 건네줬다.
"자기소개 한번 해주세요."
"아.. 김탄소라고 합니다."
"소문의 그 전학생이군요! 다들 탄소양에게 박수!!"
아아.. 제발 그만.. 온몸이 오그라드는 기분이었다.
"자.. 탄소양에겐 무엇을 시켜볼까요."
이미 체념했기 때문에 뭘 시키던 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탄소양"
"네?"
"탄소양은 혹시 좋아하는 사람 있나요?"
이게 무슨... 아니 대체...
김석진의 질문으로 인해 여기저기서 환호가 들려왔다.
아니 다들 뭐가 좋다고 환호를 해요!!?
"전학생이니까 특별히 색다른 걸 해보려고요. 대답해주셔야죠. 탄소양?"
좋아하는 사람...
내가 용기를 내봐도 되는 걸까. 저 멀리 날 보고 있는 너의 얼굴이 보인다.
"네. 있어요."
다시 환호 소리가 들린다.
"그 분이 혹시 이 자리에 있나요?"
"네."
정국아 나 한 번 용기 내보려고.
"다들 탄소양에게 응원의 박수를!!"
여기 저기서 큰 박수 소리가 들렸고,
"여기 경품, 이제 들어가봐도 돼."
김석진은 마이크를 떼고 내게 다가 와 말했다.
"자, 이제 경품 추첨 끝! 지금까지 김석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뭔가 괜찮은 아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품을 가지고, 다시 내 자리로 돌아왔다.
모든 시선이 내게 있는 것 같아 얼굴에 열이 오르는 기분이었다.
내가 왜 그랬을까 생각했다.
여자 애들은 내게 와 좋아하는 사람이 누구냐고 물어댔다.
몇몇 여자애들은 내게 귓속말로 "혹시 정국이?"라는 말들을 뱉기도 했다.
그에 난 얼굴을 붉히며 대충 얼버무렸다.
그런데 반에서 좀 소위 나댄다고 칭해지는 여자애가
"박지민이구나?" 라고 큰 소리로 말한 탓에 반 모두가 그 소리를 들었다.
물론 내 옆에 있는 정국이까지. 그 때 지민이는 화장실을 가고 없는 상태였다.
난 당황해서 정국이의 눈치를 보며 아니라고 부정했다.
근데 반 애들은 의심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정말이냐고 물었다.
아무리 아니라고 대답해도 애들은 이미 확신하는 표정을 지었다.
아니.. 아니라고....
그 후로 계속 정국이는 말을 하지 않고 그런 나를 지켜 보기만 했다.
화장실에서 돌아 온 지민이가 이상한 분위기를 눈치 채고, 무슨 일이 있었냐 물었다.
"아.. 그게.."
"나 잠깐 화장실 좀 다녀올게."
정국이는 심각한 표정으로 일어나 빠르게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
"뭐야. 쟨 왜 저래. 진짜 무슨 일 있었어?"
"정국이가 왜 그러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반 애들한테 좀 오해가 생겼거든."
"뭔 오해?"
"아..내가 널 좋아한다는.."
박지민은 내 말에 잠시 생각하는가 싶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아니 내가 그렇게 싫으니...?
"진짜 호구새끼 아니야?"
굳은 표정의 지민이의 얼굴은 처음 보는 거 같았다.
"누구..말하는 건데?"
혹시 난가..
"나 잠시 전정국한테 갔다 올게."
"..그래."
그 둘은 한 동안 돌아 오지 않았다.
무슨 일이 있나 싶었지만 직접 찾아 나서기엔 길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가만히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한참 후에 지민이의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옆에 정국이는 없었다.
"정국이는?"
"곧 올 거야."
지민이는 날 안심시켜주려는 듯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
시간이 조금 지난 후에 정국이가 돌아 왔다.
하지만 여전히 표정은 굳어 있는 상태였다.
체육대회가 끝날 때까지 정국이는 말을 하긴 했지만 좀처럼 웃지 않았다.
모든 정리를 마치고, 집에 가는 길.
지민이와 작별 인사를 하고, 정국이와 난 버스정류장까지 걸어 가고 있었다.
"정국아"
넌 날 쳐다봤다.
"너 소원이 뭐야?"
분위기를 풀고싶은 마음과 궁금증이 담긴 질문이었다.
"아.."
넌 뜸을 들이는 것처럼 보였다.
"탄소야"
"응?"
"이 소원은 못 쓸 것 같아. 다른 소원 생각나면 그 때 말할게."
대체 무슨 소원이길래..
"그래 그럼. 근데 아까부터 무슨 일 있었어? 기분이 안 좋아 보이길래."
넌 내 말에 조금 놀란 듯 보였다.
내가 모를 거라고 생각한 건가. 어떻게 모르겠어. 너에 대한 일인데..
한참을 정면을 응시하던 너는 나에게로 시선을 옮기며 말했다.
"그냥. 내가 너무 늦어 버린 건가 싶어서."
넌 슬픈 눈으로 날 쳐다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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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Youday입니다!
이번 편은 다른 편보다 조금 긴 것 같네요! 제가 수능 끝나고 올 것 같아서.. 하하.. 모두 기다려 주실 거죠?
오늘은 정국이가 너무 짠내나는 화네요... 다음 편은 정국이 시점이랍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하루 하루 항상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다들 수능 끝나고 다시 만나요!!
암호닉
치명 / 1201 / 저장소666 / 전스티니 / 꾸꾸야 / 이상형 / 그린내 / 가을
마시멜루 / 오빠아니자나여 / ㄱㅎㅅ / 쫑냥 / 꾸꾸 / 땅위 / 90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