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뚫어지게 바라보던 그 눈과 마주친 순간.
교실에 있던 모든 것들이 사라지고,
마치 꿈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그런 몽롱한 느낌이 들었다.
꿈, 그 두번째 시작.
"이름아, 인사해야지."
멍하니 그 눈과 마주하고 있다 담임 선생님의 말씀에 꿈에서 깨듯 시선을 피할 수 있었다.
기분이 이상하다.
몽롱하면서도 정신은 멀쩡한, 그런 기분.
첫 날을 망칠 수는 없어 자연스레 구겨진 미간을 손가락으로 꾹꾹 눌렀다.
좋은 첫인상을 남겨야 내가 편하니까.
"나는 성이름이라고 하고, 어...
앞으로 잘 부탁해.
친하게 지내자."
의무적이고 성의 없는 박수 소리.
관심 없다는 듯, 귀찮은 표정들.
이번에는 느낌이 좋지 않았다.
친해지기 어려울 것 같은, 직감이라고 하나.
"이름이 자리는..."
"제 옆 비는데요."
선생님의 말씀이 끝나기도 전에 들리는 기분 좋은 저음에 바닥에만 머물러 있었던 고개를 든 순간,
다시 마주쳤다.
"제 옆으로 오면 될 것 같아서요.
제가 잘 챙길게요."
그 꿈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하는
그 눈과.
"그래, 그럼.
이름이는 지훈이 옆으로 가고.
수업 열심히 들어."
어색하게, 왜 하필.
지훈이라는 그 아이의 옆에 가방을 놓고 앉자마자 다시금 느껴지는 시선이 부담스러워 고개를 푹 숙였다.
아까부터 왜 계속 이렇게 보는 거지.
분명 전학생에게 주는 관심 치고는 과한 관심과, 시선이었다.
"저기..."
"응?"
"내가 반장이거든.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이야기 해."
"아... 응."
"그리고."
다시금 두 눈이 마주쳤다.
맑은 그 눈동자에 홀린 듯,
나는 눈도 깜빡일 수가 없었다.
내가 감히 그 눈을 피해도 될까, 라는 생각이 온 몸을 옭아맸다.
"그리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