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 째, 녀석의 자리 텅 비어있었다.
녀석은 병원으로 실려 가자마자 그동안 몸에 쌓아두었던 멍들로 의사를 놀라게했고 전치2주를 때려맞았다. 하지만 2주는 안된다는 강력한 여주의 주장에 결국 찢어진 머리를 꼬맨 부분이 낫고, 안정을 좀 취할 수 있는 일주일이라는 시간으로 합의를 보았다며 전화로 쫑알거렸다.
-근데 여기 병원밥도 너무 맛없고, 갑갑합니다. 제가 자꾸 2,3일만 쉬어도 낫는다고 해도 의사가 절대 안된다고, 나중에 몸 망가진답니다. 멍이랑 꿰멘 부분은 어짜피 시간이 지나야 낫는거고, 여기 있으나 일하면서 시간 보내나 똑같은거 아닙니까? 내 몸은 내가 제일 잘아는데...
"그래도 의사말 들어. 그러다 나중에 진짜 몸 상한다.
-황형사님, 근데 옹성우는 많이 바쁩니까? 전화 한통도 안합니다. 저 삐졌다고 좀 전해주십시오.
전화를 통해 목소리를 듣기만해도 여주의 표정이 눈앞에 생생하게 그려졌다. 삐져서 툭 튀어나온 입을 내 눈으로 직접봐야 더 귀여울텐데. 아니, 물론 다른뜻은 없고 그냥 막내니까 어려서 귀엽다는거다.
그렇게 범인을 체포한 이후로, 취조와 조사가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이틀이나 계속되었다. 그리고 밤을 꼴딱새어 범인과 함께 사건 현장 재현을 나갔다오면, 수많은 기자들과 맞서 싸우느라 진이 다 빠져있었다.
물론 바쁘기도 했지만, 우리가 여주의 병문안을 갈 수 없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새벽에 모든 집을 조사한다며 그 난리를 피웠으니, 사건이 메스컴에 알려지는건 당연한 일이었고 연쇄 납치 사건은 기자들이 딱 좋아하는 기사거리였다. 그 과정에서 여 형사가 위장해 범인에게 납치되고 온몸을 던져가며 피해자들을 구해냈으니, 이 드라마 같은 일을 취재하기 위한 기자들이 앞다투어 병원앞에 몰려있었다. 병원앞 뿐만 아니라, 경찰서 앞에도 한가득인 기자들 덕분에 우린 꼼짝없이 배달음식만으로 배를 채웠고 병원에 있는 여주 또한 병실밖으로 나가지를 못했다. 계속 안에만 머무르는걸 딱 지겨워하는 녀석인데 그 좁은 병실안에 갇혀있으려니 심술로 가득찼을 얼굴이 떠올라 자꾸만 웃음이 지어졌다.
"성우야, 아무리 바빠도 사랑스러운 친구가 병원에 입원했는데 어떻게 전화 한 통 없냐? 고 여주가 그대로 전해달래."
"...네."
여주와의 전화통화를 끊고 성우에게 말을 전해주었다. 지금에서야 든 생각이지만 확실히 지금의 성우는 전 과는 많이 달랐다. 뭐랄까, 그 사건 이후에 늘 풀이죽은 모습이었다. 자칭,타칭 우리팀의 에너제틱이라는 놈이 요즘엔 축쳐진 어깨로 다니며 웃는모습 조차 보이질 않았다. 그 모습에 성우가 평소 좋아하는 장난을 쳐도 돌아오는 반응은 형식적인 웃음일 뿐이었다.
"야, 황민현. 너 요새는 왜 몸에 페브리즈 안지니고 다니냐?"
"맞아. 그거 안뿌리니까 남자냄새가 가득해, 아주."
"필요하시면 직접 뿌리십시오."
"어쭈?"
나의 도발적인 대답에 가장 먼저 말을 꺼낸 하성운 형사님이 내 목을 졸라왔다. 사실, 요즘의 나도 예전과는 다른게 맞았다. 남자냄새를 없애기 위해서 뿌리던 페브리즈를 안가지고 다니는 것도 맞고, 출근 하면 가장 먼저 하던 히터와 난로틀기를 안하는것도 맞고, 졸릴 시간에 맞춰서 커피를 타주는 일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모든 이유가 인정하긴 싫지만, 김여주가 없기 때문이었다. 홀아비 냄새 라고도 불리는 남자냄새가 가득한 이곳에 홀로 여자인 여주를 위해 페브리즈와 향수를 늘 지니고 다녔고, 추위에 약한 여주를 위해 매일 아침 따뜻한 온도를 맞추어 놓았다. 그리고 막내인 여주가 매번 커피를 타는 고생을 하지 않게 먼저 커피를 타 날랐다.
솔직하게 나에게 이런 변화가 일어난건 언제부터인지 잘 모르겠다. 김여주가 몸을 던져 범인을 잡은 날?, 매번 까칠하게 구는 나에게 늘 같은 미소를 보이며 웃어주던 때? 언제부터인지 모를 감정이 자꾸만 나를 휘감았다. 아니라고, 그냥 귀여운 막내라서 챙겨주고 싶은 거겠지, 살갑고 선배한테 잘하는 애니까 호감이 가는게 당연해. 라고 애써 내 마음을 감추고 부정해봐도 나도 모르는 사이 그 마음이 자꾸만 커져갔다.
여주가 농담처럼 던진 칭찬에 귀가 빨개지거나, 여주가 다니엘과 함께 앉아있는 모습, 성우와 함께 침대에 누워있는 모습을 보면 어느새 화를 내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자꾸만 그렇게 반응하는 내 자신이 이해가 되질 않고 싫었다.
그저 매일같이 얼굴 보고, 같이 생활하는 여자를 혼자 마음속에 품고 있는 내 자신이 용납이 되지 않았다. 여긴 직장이고 그 어떤것보다 이성적인 생각으로 일을 진행해야 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했고 믿어왔는데, 자꾸만 여주의 말 한마디에, 행동 하나에 기분이 오르락 내리락한다는게 그게 너무 싫으면서도 "황형사님이랑 같은 팀이여서 진짜 좋아요!" 이 한마디에 빨개지는 귀와 미소를 감출 수 없었다.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 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모든걸 다 바치는 사람들을 보면 이해가 되지않아 그저 미친사람으로 치부해버릴 때가 많았다. 하지만 내가 이런 내 감정에 대해 확신을 갖고 인정하게 된건, 김여주가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매일 아침 "황형사님, 오늘도 진짜 좋은 향기 납니다!" 하며 웃어주어야 할 네가 내 눈앞에서 사라지고, 니가 괜찮은지 아닌지도 확인이 되지 않을 때, 그 때야 말로 정말 미쳐버릴것만 같았고 어느새 내가 그 미친사람이 되어 있다는걸 깨달았다.
그냥, 이 모든 내 감정을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나 황민현이 김여주를 사랑하고 있었고, 지금 너무 보고싶다는거.
***
건조한 병실 내에, 하얀 수증기를 내뿜는 가습기만 위잉- 소리를 내며 돌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가습기 만큼이나 규칙적인 숨을 내뱉는 여자가 ‘김여주,금식’ 이라고 써진 팻말이 붙은 침대위에서 곤히 잠들어 있었다.
그리고 그 옆 간이의자에 앉은 민현이 부드럽고 여주의 머리칼을 쓸어내리다 이내 천천히 다가가 부드럽게 입을 맞추었다. 하지만 그와는 상반되게 민현의 눈에서는 눈물이 툭 하고 흘러내렸다.
♩♪♪♪-
달콤했던 잠을 깨운건 시끄럽게 울려대는 전화 벨이었다.
“여보세요?”
-누나, 일났어요? 점심 뭐 사갈까요?”
“아, 아무거나!!”
신경질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죄 없는 다니엘이 불쌍하다는걸 알면서도 나의 달콤한 꿈을, 것도 황형사님이랑 이,입을...맞추고 있는 꿈을!!!! 깨워버렸다는게 너무 미웠다.
드르륵-
“어? 드디어 일어났네? 이야, 무슨 잠을 하루종일 자냐.”
“....이제 동안 못잔거 몰아서 잔거거든요?”
“나는 무슨 겨울잠 자는줄.”
벌써 다니엘이 왔나 싶어 문소리에 고개를 들리면 하얀 가운을 입은 재환쌤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재환쌤은 레지던트 1년차로, 내가 입원했을때 내 몸에 든 멍을 보고 기겁한 사람이자 내가 담당전문의 선생님께 입원일 줄여달라고 하면 안되냐고 그렇게 졸랐는데도 들은척도 안해주던 사람이었다. 물론 그러면서 친해져버렸고.
“쌤은 일 없어요? 무슨 맨날 여기로 와요.”
“일이 많아서 여기로 온거야. 환자 드레싱하러 간다 하고 여기 숨은건데? 어제 밤샘하고 지금까지 한번을 못 앉았다. 봐줘라, 좀.”
“의사는 진짜 할짓 아닌것 같아요.”
“네 몸 보면, 경찰도 할짓은 아닌것 같애. 너 그래가지고 시집이나 가겠냐?”
의사치고는 젊은 쌤이여서 그런지 나도 유독 재환쌤과 잘 맞았고 그래서 의사와 환자 이상으로 서로를 편하게 대하고 있었다. 사실, 동족을 알아본다고 저 쌤도 분명 정상은 아닌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렇게 편해지냐고.
그렇게 쌤과 이야기하다보면 ‘시집’ 이라는 단어에 가장 먼저 황형사님이 떠올랐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방금 꿨던 꿈이 떠올랐다.
“아, 맞다. 쌤, 저 혹시 금식 안해요?”
“네가 지금 여기 입원해서 먹은 밥이 몇그릇인데?”
“아.. 뭐지. 그럼 혹시 이 병원복 줄무늬 디자인은 없어요? 아니면 병원복 새로 바꾸거나 그럴 계획 없어요?”
“자꾸 말도 안되는 뜬금없는 소리로 내 휴식을 망치지 마라.”
너무나도 확고한 대답에 울상이 지어졌다. 아씨, 꿈에선 분명 금식이고 병원복도 이거랑 다른데. 아, 안되는데. 황형사님이랑 뽀뽀해야되는데. 또 다칠까?
♩♪♪♪-
그렇게 혼자 애태우고 있으면, 재환쌤의 전화기가 울렸다. 의자에 앉은지 1분도 지나지 않은 재환쌤이 다시 머리를 쥐어뜯으며 일어났다.
“에휴, 나간다. 금식같은거 생각하지말고 많이 먹어.”
“쌤, 힘내요.”
한걸음 걷기도 피곤해보이는 재환쌤은 한숨과 함께 문을 열었고 문을 열자 그 밖에서 “오, 머시고. 놀래라.” 하며 봉지를 손에 들고 있는 다니엘이 보였다.
“누나 마이 아파요? 어째 오늘따라 예민하노.”
“아니야... 근데 넌 운동 선수라는 애가 훈련도 없어? 어째 매번 여기로 와.”
“오늘 오전 훈련 끝내고 누나랑 같이 점심먹을라꼬 왔다아이가. 아, 매운 떡볶이 사왔다. 세트로 주먹밥이랑 튀김, 음료수까지.”
“야, 아무리 그래도 나 입원한 환자인데, 맵고 짠 음식으로 사오냐?”
“꿈에서 보니까는 이 많은걸 누나야가 다 먹길래.”
눈을 깜박이며 순수한 눈빛으로 대답하는 다니엘에게 내가 왜 자꾸 얘한테 짜증을 내고 있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되게 고마워해야할 상황일텐데.
“근데 너는 왜 자꾸 내꿈만 꿔? 좀 그만 꿔라!”
“음, 누나도 맨날 황형사님 꿈 꾼다이가. 자기가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 꿈을 자주 꾸는건가?”
엇, 진짜 그런가? 매번 황형사님 생각만 해서 황형사님 꿈이 자주 나오는건가? 하는 솔깃한 생각에 반대로 다니엘이 왜 내꿈을 자주 꾸는지에 대한 생각은 미처 하지를 못했다.
아무리 순한맛이지만 빈속에 매운게 들어가면 안좋다며 다니엘은 자꾸만 내입에 주먹밥을 밀어넣었다. 아니, 그럼 밥말고 튀김...
“그래가꼬 막 경찰들이 내를 막는데 황형사님이 딱! 내를 발견해가꼬 들여보내줘 이러니까 바로 들여보내주는거 있죠.”
밥을 먹는 동안 다니엘은 내가 몰랐던 상황들을 이야기해주느라 신이 나있었다. 진짜 밤에 잠을 자다 내가 잡혀있는집이 어딘지 꿈을 꿨고 새벽 3시에 일어나자마자 바로 거기까지 달려왔다는거였다. 거기다가 경찰들이 사건현장이라 자기를 막는데 황형사님이 들여보내줬다는 이야기를 하면서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손으로 눈꼬리를 올리고 목소리는 한껏 깔아 “들여보내줘.” 하며 황형사님 성대모사를 하기도했다. 그 모습이 25살의 저런 덩치를 가지는 애한테 나온다는게 마냥 귀엽기만 했다.
“나이가 25인데, 아직도 묻히고 먹어?”
입가에 떡볶이 국물을 묻힌줄도 모르고 신이나 이야기를 하는 다니엘의 말을 들어주다 휴지도 입가를 닦아주었다. 그러면 손으로 X자를 가려 자기 몸을 감싸안고 감동받은 표정으로,
“누나야, 내 설렌다. “
했다가 그대로 등짝을 맞았다지.
“아,맞다. 이제 기자들 다 가고 없더라.”
“진짜?! 야, 그걸 왜 이제 말해!!”
일단 먹는걸 멈출 수는 없으니까, 마저 다 입에 넣고 다니엘이 가자마자 병실 밖으로 나가 간호사 선생님을 찾았다.
“네? 환자분은 재환쌤이 밖에 나가는거 금지라고 당부하셨는데...”
“ 밖에 기자들도 이제 다 갔고, 머리에 상처 덧나지않게 거즈도 새로 갈고, 완전 조심히 갔다올게요! 저 진짜 경찰서에 자료 넘겨줘야할게 있어서 그래요. 네?”
“안돼.”
일부러 재환쌤이 다른 병실에 들어가길 기다렸다가 들어가자마자 간호사 쌤에게 달려나온 내 노력이 무색하게도 어느새 내 뒤에있는 재환쌤은 단호한 목소리로 안된다고 대답했다.
“서류 있으면 노트북으로 보내. 빌려줄게.”
“아니... 그 제가 가서 사건정리를 할게 좀...”
“전화로 해. “
“아...쌤. 제가 이렇게까지 안하려고 했는데, 저 쌤 펠로우한테 가서 아까 일 다 말합니다?”
“박간호사, 김여주 환자 외출 끊어주세요. 거즈도 새걸로 갈아주시고.”
***
환자복을 입고 밖에 나가고 싶진 않았는데, 집에서 사복을 가져와달라고 부탁할 사람이 없었다. 씁쓸하게도 그럴 가족이 없을뿐더러 성우는 연락이 되질않아 부탁을 할 수도 없었다.
결국 환자복에 황형사님이 주셨던 긴 롱패팅을 입고 경찰서로 향했다. 물론 가는길에 카페에 들리는것도 잊지않았다. 미쳤다고 입원중에 일을 하러 가냐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 만큼 황형사님이 너무 보고싶었다.
“커피 배달 왔습니다-“
“어? 뭐야?”
“야, 김여주. 너 나와도 돼?”
사무실 문을 열고 양손가득 커피를 들어보이며 인사를 건넸더니, 모두가 깜짝 놀라하며 나에게 달려왔다.
“뭐, 안되긴 한데 제 일까지 더해져서 워낙 고생하시고 계실까봐 와봤습니다.”
“어쭈, 막내. 이제 다 컸는데?”
평소 늘 장난으로 대화하던 하성운 형사님 마저도 따뜻하게 나를 쓰다듬어주셨다. 그리고 옆 팀 형사님들도 나에게 안무를 물어오시는 통에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으면 문을 열고 반장님, 황형사님, 성우가 함께 들어왔다.
“어, 반장님! 우리 경찰서 간판스타가 놀러왔답니다.”
반장님또한 반갑게 나에게 걸어오셨고 황형사님은 급하게 자리에서 무언갈 찾고 계셨다. 모두가 반가운 표정인데에 반해, 가장 잔소리를 늘어 놓을줄 알았던 성우가 의외로 조용했다.
“야, 옹성우. 너는 전화도 없고 반겨주지도 않냐?”
“....미안.”
얘가 왜이러지? 평소 답지않은 성우의 모습에 모두가 고개를 돌리며 눈치를 봤고 또 이럴때 분위기 전환의 달인인 윤형사님이 말을 돌리셨다.
“어유, 너 없을 때 반장님이 술드시고 여기로 오셔서는 자기가 작전하자고 해서 여주가 다쳤다고 얼마나 소리를 지르시던지...”
“야, 윤형사.”
“어유, 그때 새벽에 저한테 전화하셔서 한 시간을 얘기했는데 하나도 기억못하십니다.”
귀여운 반장님의 모습에 다시 모두가 웃기 시작했고 심지어는 옆 팀의 형사님들도 애써 웃음을 참는듯 했다.
“야, 황민현. 너는 왜 갑자기 향수를 뿌리냐?”
“아니, 반장님이 담배피셔서... 냄새 남을까봐 그럽니다.”
그렇게 갑자기 향수를 뿌리신 황형사님은 어느새 내옆으로 오셔서 가장 따뜻한 눈빛으로 “몸은 괜찮아?” 하고 물어주셨다. “네, 그래서 황형사님보러 바로 왔어요!” 하고 대답하면 또 빨개진 귀와 함께 자리로 돌아가셨다.
“아, 맞다. 점심시간 지난지 얼마 안되서 졸리실까봐 커피 사왔습니다! “
나 스스로에게 완전 센스쟁이라는 칭찬을 하며 선배님들께 커피를 가져다드렸다. 그리고 성우에게도 커피를 주면 내 눈을 마주치지도 못하고 “고마워.” 하더니 그대로 밖으로 나가버리는 성우였다. 이상함에 고개를 갸우뚱 했다가 마지막으로 황형사님께 향했다.
“황형사님껀 자몽에이드입니다! 커피 못드시잖아요.”
그렇게 혼자 만족해하며 자몽에이드를 건네면 그토록 보고 싶었던 부드러운 미소와 함께 고맙다며 음료를 받는 형사님이었다. 내가 커피를 건넸을 때와 자몽에이드를 건네는 지금 우리 사이가 너무 달라져서 기분 좋은 마음에 눈이 휘어져라 웃음이 나왔다. 예전에 꿈에서 본 고맙다는 미소가 저거였거든. 그땐 그게 커피가 아닌줄 몰라서 더 까칠함을 맛봐야 했었지만.
물론 황형사님이 자몽에이드를 한입 드시자, 그걸 발견하신 형사님들은 “왜 황민현만 저거야?” “커피 못드시잖아요.” “난 카페모카 좋아하는데, 알고는 있니?” 하며 귀여운 삐짐을 보이시기도 했다.
형사님들의 옆에 앉아 그동안의 사건 정리가 어떻게 마무리 되었는지에 대해서 듣고 있으면 손에 쥐고 있던 휴대폰이 울렸다.
「김여주님, 병원입니다. 김재환 선생님께서 빨리 안들어오면 입원기간 2주로 늘린다고 전해달라고 하십니다~^^」
문자를 보고 아, 아직 저녁 6시 밖에... 이나 되었구만. 하는 마음에 나도 모르게 입이 툭 튀어나오면, 옆에 앉아계시던 황형사님이 슬쩍 문자를 보시고 웃으면서 머리를 쓰다듬으셨다.
“입원기간 늘어나기전에 얼른 가. 아직은 무리하면 몸에 안좋아.”
나를 병원까지 태워주라는 반장님의 말에 간절히 황형사님이기를 바랬지만 역시나 그 몫은 막내 성우의 몫이었다. 하긴, 뭔가 아니, 많이 이상한 옹성우와 이야기를 할 필요도 있긴했다.
많이 이상한 옹성우는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보다 더 어색한 공기를 뿜어냈고 그 때문에 차에서는 나의 수다만 이어졌다.
“아, 진짜. 야, 옹성우 너 왜그래?”
“미안.”
“미안이 아니잖아! 너 진짜 이상해.”
“알아. 그래서 미안.”
도저히 진도를 나가지 않는 대화에 결국 말이 끊겼고 그 뒤로 병원에 도착할 때 까지 우리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다 왔어.”
“나 네가 이야기하기 전까지는 안내려.”
“하... 밥먹으러 갈래?”
***
시끌시끌한 고기집에 우리둘은 말이 없었고 그 사이로 고기만 지글지글 익어갔다.
“너만 밥먹고 들어가도 돼?”
“몰라, 니가 먹어달라고 했다고 하지 뭐.”
아까와는 다르게 조금씩 입을 연 성우와 (근무중이고, 환자니까) 물을 가득 채워 짠- 하고 부딪혔다. 간단히 목을 축인 나와는 다르게 물을 술처럼 꿀꺽 꿀꺽 원샷하는 성우였다.
“여주야, 미안해.”
“너 그 미안하다는 소리 한번만 더 하기만 해봐.”
“진짜 미안해. 난 진짜 실력도 없고 무능한 경찰인가봐.”
늘 자신감과 알 수 없는 허세로 가득찬 성우가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경우는 처음이었다. 아무래도 무슨일이 있었던게 분명했다.
“맨 처음에 네가 잡혀있던 그 집 조사한 경찰이 나였어. 네가 그 집에 갇혀있는데, 나는 바보같이 그 범인새끼한테 늦은밤에 미안하다고 사과까지 했어. 그리고 다니엘이 와서 그 집으로 무작정 들어가려하길래 무단침입죄라고 내가 막아서기까지했다? 진짜 한심하지않냐. 무슨 경찰이라는 새끼가, 운동선수보다 못해. “
“야...”
“맨날 남자는 힘이지, 이딴 말만 하고 살았던 새끼가 정작 경찰 되고나서는 여자인 너보다 몸사리고, 위험한 일도 네가 다 했어. 난 진짜 경찰로서 자격이 없어.”
처음 듣는 성우의 속마음이었다. 그리고 저런 바보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아이에게 어떤말을 해줘야할까 고민이 들었다.
“와, 옹성우 진짜 멍청해.”
“.......”
“다니엘, 내 사촌동생이야. 걔 진짜 신기있어. 막 가끔씩 내가 점심으로 뭐 먹었는지도 맞춰. 그런 신기있는 애를 너 같은 일반인이 어떻게 이기냐? 그리고 다른 형사님들도 거기 또 다른 지하실이 있는지도 몰랐데. 나도 거기 탈출하면서 보니까 이게 문인지도 모르겠더라. 바보같이 마음만 여러가지고, 그게 왜 니탓이야 멍청아. 경찰답게 범죄 저지를뻔한 다니엘 막아선것도 잘한거지! 하여튼 네가 이러니까 옹청이 소리를 듣는거야. 나보다 여리다니까, 진짜?”
“........”
“그리고 형사님들이 뒤에서 너 칭찬 얼마나 하는지 모르지? 내가 자존심상해서 이말은 안할려했는데, 너는 실력이 있으니까 다치기도 전에 범인을 잡는거고, 나는 실력이 없으니까 몸이라도 던지고 보는거야. 나는 널 본받아야지 하고 열심하는데 네가 그런 생각 하고있으면 내가 뭐가 되냐?”
“......김여주, 넌 진짜... 돼지야.”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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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또 빨리 돌아온 작가입니다. 오늘의 킬링포인트는..미녀니의 속마음과 여주오니까 급하게 향수뿌리는 미녀니! 그리고 입틀막 다녜리 짤 ㅎㅎ너무 귀엽죠 ㅠㅠ 하지만 가장 귀여운건 특별출연 째화니♥ 아마 앞으로도 멤버들 이렇게 특별출연시킬 예정이에요 ㅎㅎ 아, 그리고 제가 저번 글 마지막에 성우가 풀죽은 이유가 떡밥이라고 했는데 정말 중요한 부분이 아닌데 제가 괜히 이야기 한것 같아요 ㅠㅠ 그냥 우리 성우가 그 집을 조사한 경찰이었는데 그게 범인집이고, 거기 여주가 잡혀있었다니 속상할만도 하죠? 그냥 이거 다음편에 나오니까 독쨔님들 잊지말라고 기억하시라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언급했는데, 다음부턴 조심히 생각해야겠어요! 하지만 진짜 떡밥을 드리자면, 과연 여주가 꾼 뽀뽀하는 꿈이 정말 가짜일까요!? 여주가 꾸는 모든 꿈은 뒤로 갈수록 하나하나 나온답니다 ㅎㅎ 벌써 또 몇가지나 나왔죠! 그러니 여주가 꾼꿈 다들 잊지마시고 기억해주세요! 매번 사건을 쓰다보니, 이렇게 사건이 없는 편은 뭔가 심심한 느낌이 들기까지도 하네요 ㅋㅋ 그치만 쉬어가고, 그래야 달달해지기도 하고 그렇죠?ㅎㅎ 미녀니의 마음을 조금더 풀어드리자면, 스스로 감정을 숨기다가 이제야 확실히 깨달은 미녀니! 그리고 성우나 지성이가 하는 말보면 둘은 이미 눈치를 챈걸 알수있죠 ㅎㅎ 또 저는 다녜리 마음에 대해서 크게 막 티를 낸적 없는 우리 독쨔님들은 이미 다 알고 계시더라구요? 역시 우리 독쨔님들이 짱이야!! 그래서 오늘은 티 좀 내줘봤답니다 ㅎㅎ 오늘따라 말이 길어지는데 한가지 더 이야기 하자면, 고민이 있어요!! 바로 연재속도가 너무 빨라서 고민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무슨 맨날 글만 잡고 사는 사람같이 ㅋㅋㅋㅋㅋㅋ 제가 매번 자기전에 새벽감성으로 글을 쓰는데 어느새 잠보다 글 쓰는게 더 좋아져서 그런지 게속 몇시간째 글만 써내려가더라구요 ㅋㅋㅋㅋ 할일 없이 글만 쓰고 사는 사람...인가봐요.. 사실 2월 되면 많이 바빠질 예정이라서 지금은 쉬면서 그냥 글쓸래요!! 그러니 독쨔님들도 그냥.. 좋아해주시면서 읽어주세욧!!! 오늘의 말많오 작가는 이제 사라지겠습니다! 암호닉 신청은 언제든 댓글로 남겨주세요♥ + 좋은 소재나 아이디어 있으시면 댓글로도 남겨주세요 ㅎㅎ 제 스토리와 비슷하다면 많이 참고하겠습니다아-! ❤️소중한암호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