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전/태운지코] 그것만이 내 세상 - 4
W.양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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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뭐야. 누군데...
사정없이 몸이 흔들리는것 느끼고 눈을 떠보니, 짜증난다는듯한 표정의 김유권이 내 어깨를 부여잡고 있다.
그렇지, 오늘은 입학식 날이다.
평소처럼 아침자습시간에 엎드려 잠깐 눈을 붙인다는게, 잊고 있었다.
"빨리좀 와, 답답하게!! 빨리가야 1학년 애들 들어오는거 본다고."
이번 1학년 여자애들 물이 어쩌고 저쩌고, 떠들어대는 김유권의 목소리가 막 잠에서 깬 귀에 윙윙거린다. 하여튼, 김유권.. 여자 존나 밝혀.
이미 빽빽하게 들어선 학생들의 뒷모습만이 보이는 강당. 심지어 입학식도 이미 시작한 것 같다. 앞으로 파고들 수가 없어, 대충 강당 문 앞에 섰다.
- 다음은 총 학생회장의 환영사가 있겠습니다.
좀 가만히 좀 있어라. 아주 그냥 정신이 하나도...
"....야. 학생회장 선거, 언제 했냐."
.....내 눈이 이상한가.
"...야 우지호. 저사람 너네 형님 아니야?"
"오 쩐다. 선배님 회장 되셨나보네."
"......"
저 빌어먹을 새끼.
"이상하네. 원래 회장은 3학년이 하지 않냐? 작년엔 왜 2학년이 한거지?"
"...우태운 작년에도 3학년이었어."
"뭐?"
"꿇었다고, 저 새끼."
졸업을 해버리면, 나와 떨어지니까. 나하고 떨어지면 우태운 못살지.
유학은 개뿔 무슨 유학이야. 돈이면 안되는게 없지.
환영사가 끝나자 박수가 터져나오고, 동시에 시끄러운 기집애들의 환호소리도 귀를 파고든다.
"와, 인기 장난없네. 역시 남자는 비주얼로 일단 먹고 들어가야.."
단상 위에서 강당 문까지의 상당한 거리로 봐서 그럴리 없다고 생각하려 했지만,
김유권을 봤다.
.....소름이 돋는다.
내가 지금 왜이러지. 이런다고..... 아, 씨발.
입학식이 끝나고 나서도 내내 소놉을 물어뜯으며 고민했는데,
답이 없다.
"근데 왜 갑자기 집엘 혼자 가. 야, 아 씨발 좀 서봐."
......착각이 아니야.
..씨발..... 미쳐서 헛것이 보이는 거였으면 좋겠다.
기다렸다는듯 골목길에서 다가오는 그 모습에.
"왜 이리 늦었어. 청소라도 했어?"
익숙한 듯 웃어보이는 그 징그러운 가식에. 꾹 말아쥔 손아귀에 땀이 고인다.
"어? 안녕하세요."
아무렇지도 않게 유권이 반갑다는 듯 인사를 한다.
살짝 눈을 접어 웃으며 김유권을 응시하는 그 모습에, 움직일 수가 없었다.
"지호 친구야?"
"응.. 친구구나."
말은 김유권을 향하지만 눈은 날 향한 채 말한다.
"자주 집에 놀러오고 그래, 유권아."
대답하려는 유권의 말을 자르고 쏘아붙였다.
너, 허튼 생각 하지마.
"지호야. 유권이가 너랑 헤어지기 싫은 모양인데."
"......"
어떻게, 어떻게 하라는거야. 씨발 나 지금, 내가 어떻게 해야돼.
내 표정을 잠시 바라보던 유권이 웃으며 우태운의 팔을 잡는다.
".....왜?"
아쉽다. 다음에 꼭 와.
모르겠지, 넌.
"새끼야, 왜 그런진 모르겠는데 풀어. 사내놈이 꽁해서는.. 간다."
끝까지 나에게 달래는 듯한 어투로 일관한 유권이 가볍게 손을 흔들고 뒤돌아 걸어간다.
그리고, 우태운은 아무말 없이 그 뒷모습을 끝까지 응시한다.
그런데..
"우지호."
"불쌍하다."
"우태운...!"
불길하다.. 위기감? 공포심?
살짝 웃으며 그제야 김유권이 사라진 방향에서 고개를 돌려 날 본다.
그리곤 표정을 굳혀버린다.
씨발...
순간, 표정을 풀며 갑자기 우태운이 웃는다.
"걱정 마. 김유권, 안건드려."
.....어?
"아직 아니야. 천천히.. 나중에."
"기대해."
우태운의 눈을 봤다.
텅 빈 표정.
김유권. 씨발....
-
착잡하던 속이 더 복잡하다.
너를 위해야 해?
널 위한 길은, 내가 또다시 외로워지는 길. 날 위한 길은, 네가 괴로워질수밖에 없는 길.
장난스럽게 어깨를 툭 치며 옆자리에 앉아버리는 그 웃음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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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우태운은 1년 꿇은 고3이에요 스무살임
우지호는 고2 니까 18살
두살차이임 투다리임 투다리
우태운은 왜 굳이 유급을 했을까요.....짜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