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호스트와 재벌의 상관관계 02
W. Red
자동차 핸들을 잡은 손에 저절로 힘이 들어가는 성규는 괜히 드는 초조함에 손가락을 위, 아래로 까닥 이며 움직 였다. 그럴때마다 드는 예전 기억들에 원래 없었던 멀미도 나는거만 같고 비싼 외제차 시트도 가시방석이 따로 없었다. 자꾸 들썩 거리는 몸이 지금 이라도 핸들을 꺾으라고 명령 하지만 머리는 이미 다른쪽을 향하고 있었다. 궁금하다. 또 알고싶다. 부현이형이 왜 갑작스럽게 사라졌는지. 차 신호가 바뀌는거도 모르고 있던 성규는 뒷차의 경적 소리에 놀라 엑셀을 급히 밟았다. 철 없던 시절 강렬 하다면 강렬 하고 날카로워도 찔리고 피 나는게 두렵지 않던 위험한 첫 사랑 이었다. 적어도 성규 에게는 그랬다. 8년이 지난 지금도 부현 이라는 존재에 이렇게 안절부절 못하고 우왕좌왕 거리며 혼란스럽도록 만들었으니까. 부현, 우현, 부현, 우현, 부현… 성규는 핸들을 꽉 쥐었다. 홈쇼핑 세트장이 있는 회사 건물이 조금씩 성규의 검은 눈동자에 보이기 시작 하였다.
아무렇게나 주차를 하고 내리는 성규를 알아본 몇명의 직원들이 고개를 꾸벅 숙이고 성규는 대충 고개를 끄덕 이고서는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고층의 건물 이라 빠른 속도의 엘리베이터 때문에 매번 귀가 멍멍해지고는 했지만 오늘은 그러지 않았다. 곧 19층에 엘리베이터는 멈추고 성규는 두근 거리는 심장 보다 더 빠르게 발걸음을 엘리베이터 문 밖 으로 내딛었다.
" 아, 죄송합니다. 제가 지금 급해서…. "
" 아닙니다. 괜찮으세요? "
엘레베이터에 올라 탈 사람을 배려 하지도 않고 급하게 내리던 성규는 결국 누군가와 부딪히고 말았다. 뒤로 밀려나 어정쩡해진 몸을 바로 세우는데 마주친 얼굴에 성규가 입을 일자로 꾹 다물었다. 남우현 이다. 부현이형과 닮아도 너무 닮은.
" … 남우현. "
" 네? "
" 부현이형 동생… 맞죠. "
성규의 입 에서 나온 '우현' 이라는 저의 이름에 눈을 동그랗게 뜨던 우현은 곧 '부현' 이라는 이름에 표정을 굳혔다. 지금 저의 행동이 꽤나 무례하고 또 뜬금 없다는거를 잘 아는 성규 였지만 기회를 놓칠수는 없었다. 매일매일이 경영수업 으로 눈 코 뜰새 없이 바쁘고 또 지금 아니면 다신 이런 기회를 잡을 수 없을거만 같았다.
" 김성규? "
" ……. "
" 아ㅡ. 맞네. 김성규. "
자신의 물음에 대한 대답 대신에 나온 저의 이름에 성규는 미간을 좁혔다. 성규의 회사에 딸린 홈쇼핑의 호스트 라고는 하지만 자신의 아버지와 직접적 으로 연계된 직원들이 아니면 자신을 잘 몰랐기 때문이다.
" 나 알아요? "
" 알죠. 알아도 너무 잘ㅡ 알죠. 이 회사 회장님의 손자. 그리고 사장님의 아들 또…. "
" ……. "
" 우리 형 예전 애인. "
우현의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닫히려는 엘리베이터 문에 우현이 급하게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저 바빠서요. 라고 내뱉는 말투는 텔레비전에 나와 제품을 소개 하는 남우현과 달라도 너무 달랐다. 성규는 멀어지는 정신을 붙잡고 기억을 더듬었다. 부현이형이 날 다른사람들 한테 말을 한 적 있나? 아닌데. 절대 없을텐데… 특히 가족은.
" 남자랑 사귄다고 해서 이쁘게 생긴줄 알았더니 아니네. "
무덤덤한 목소리로 빠른 속도로 내려가며 바뀌는 엘리베이터 층수를 올려 보며 우현이 말 했다. 당황스러워해도 우현이 그럴거라고 그리고 자신이 부현에 대해 물으면 의심스러워하고 그럴거라는 우현의 반응을 예상 하면서 왔는데 오히려 당황스러운 쪽은 성규 였다. 성규는 고개를 숙이고 앞머리카락을 헤집다 비상정지 버튼을 눌렀다. 덜컹 거리며 멈추는 엘리베이터에 잠시 휘청 이던 우현이 신경질적으로 성규를 쳐다보았다.
" 나를 어떻게 알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묻고 싶은게 있어서 왔어요. "
" 당신 궁금하다고 남의 시간을 이렇게 마음대로 뺐어도 되는 겁니까? 지금 일하는 중 입니다. 저. "
" 나 때문에 피해본 타임들은 배상 해 줄 테니까 꼭 대답해 줬으면 좋겠어요. "
정신이 없고 머리속이 금방 이라도 펑 터져버릴거 처럼 복잡하고 또 복잡 하였다. 집 에서 서류더미들을 정리 하다 피곤함에 잠시 휴식을 갖기 위해 거실에 나와 텔레비전을 틀었더니 예전 자신의 첫 사랑과 닮아도 너무 닮은 첫 사랑의 동생이 나오고 있었다. 그것도 자신의 회사에 딸린 홈쇼핑의 호스트로. 그 사실에 묻지도 따질거도 없이 성규는 지금 우현을 만나러 왔고 또 만났다. 그 이후로 단 한번도 연애를 해본 적 도 없었고 잊었다고는 하지만 부현을 잊은적은 단 한순간도 없었다.
" 우리 형 한테도 이랬나? "
" ……. "
5년만에 입에 담는 이름은 꽤나 낯설고 이질적 이었다. 무의식적으로 내뱉고 생각은 했었지만 의식적 으로 그 이름을 내뱉고 언급 하려니 힘들어 몇 번 이고 입술을 달싹 이던 성규를 보던 우현이 먼저 입을 열었다.
" 우리 형 한테도 이랬냐구요. "
" … 뭘요. "
" 제 타임 갚는다면서요. 피해본 만큼. "
" … 네. "
" 그러니까 우리 형 한테도 이런 식 이였냐구요. "
" 지금 무슨 말 하는건지 이해가 잘…. "
" 제 말은 형 한테도 이렇게 막무가내로 굴었었냐구요. "
우현의 말에 성규는 입을 열 수 없었다. 우현이 부현과 저의 관계에 대해 얼만큼 알고 있는지에 대해 알 수 없었고 또 우현의 억눌린 목소리 때문에도 입을 열 수 없었다.
" 난 형 하고 달라요. 돈 은 당신 부럽지 않을 만큼 벌어 놓았고…. "
" ……. "
" 자신 궁금 하다고 이렇게 무작정 으로 밀고드는 당신과 달라도 너무 다른 사람이고. 알아 들어요? "
" ……. "
" 피해본 타임을 당신이 갚아?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마요. 필요 없으니까. "
엘리베이터 안 정적 속 에 경비원의 짧은 목소리가 울리고 다시 엘리베이터는 움직 였다. 우현은 멍 한 얼굴로 정신을 놓고 서 있는 성규를 쳐다보다 몸을 돌렸다. 형에 대한 소식은 우현 저도 모르고 있는 상태 였다. 우현이 중학교 3학년 16살 때. 소위 말하면 잘나간다던 일진 무리에 껴 있는 부현은 집 에서 마주치는 시간 보다 들리는 소문 으로 통해 우현은 부현의 안부를 듣는 시간이 더 많았다. 오늘은 어디 학교랑 패싸움을 한다더라… 혹은 어떤 여학생 이랑 사귀고 또 머리를 노란색 으로 염색을 했다더라… 하는 그런 소문. 솔직히 말이 소문 이지 소식통을 통해 들려오는 소식들은 전부 진짜 였다. 그러던 어느 날 부현이 남자와 사귄다는 말이 들려오고 우현은 믿지 않았지만 점점 오고가는 말들에 의해 확실시 되어가는 소문을 가장한 소식에 충격을 먹었었다. 형이? 말도안돼. 그리고 아무 말 없이 부현은 사라졌다. 그렇게 9년 이라는 시간이 흘러 입사한 회사 에서 들은 낯 익은 이름에 우현은 자신의 귀를 의심 하였다. 형의 이름이 왜 이 회사 에서 들려? 그 물음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여나갈때 우현은 이 회사 사장의 아들이 자신의 형 과 사귀던 사이 였다는걸 알 수 있었다. 김성규. 지금 자신의 바로 옆 에 서있는 남자.
" 하나만, 딱… 하나만 물어 볼게요. "
" ……. "
" 부현이형 지금… 어디 있어요? "
성규의 떨리는 목소리에 우현이 성규를 마주 보았고 모른다고 대답을 하려다 성규의 어깨를 잡아 끌고 그 앞 에 얼굴을 살짝 들이밀었다. 놀란 성규의 얼굴. 그리고 열리는 엘리베이터문. 회사 경영을 이어나간다는 사람이 회사에 관심이 없어도 너무 없네. 그 소문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 다 모르는척 하는거지. 이 회사 이사진들을 빼면 다 아는 그 이야기를… 왜 당사자는 몰라.
" 닮았죠? "
" … 사, 사람들 보는데. "
" 그리 형을 좋아하지도 않고 친하지도 않았었지만. "
" ……. "
" 형은 몰라도 당신은 좀 역겹네요. "
무표정한 얼굴로 독한 말을 쏟아내는 우현에 성규는 주먹을 말아 쥐고서는 자신의 어깨를 잡은 우현의 손을 떼어버리고 엘리베이터 에서 내렸다. 다른 사람들이 보면 오해 할 만한 자세인 두 사람의 모습에 구름떼 같이 몰려든 사람들을 밀치고 성규는 차 문을 열고 자동차에 올라 탔다. 그리고 핸들에 머리를 박았다. 달라. 달라도 너무 달라. 하나도 안 닮았어. 형은 저러지 않았어.
" 엘리베이터가 잠시 멈추는 바람에 저 분이 놀라셔서… 폐쇄공포증이 있으신가 봐요. "
우현의 여유로운 말과 행동에 사람들은 아, 아ㅡ. 하며 수긍을 하고 엘리베이터에 올라 탔다. 한편 우현은 손목에 찬 은색의 손목시계를 한 번 신경질적 으로 보고서는 발걸음을 재촉 했다. 더러운 소문에 일조 한다는거는 싫었다. 형과 저는 달라도 너무 다른 성격 이었고 또 자신이 형의 동생 이라는 말이 나돌아 다니는건 더더욱 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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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링 그대의 소재 하고는 조금 다른 방향 으로 나가는데 괜찮을런지..ㅠ3ㅠ 부현과 성규의 예전 이야기는 나중에 나올 예정 이구요! 아니면 그냥 우현과의 이야기들에 자연히 섞여 회상 하는 정도로 나오는 정도로 등장 할 수 있어요ㅋㅋ 팬픽을 안쓴지 오래 되서 좀 난잡? 하고 똥퀄 일수도 있어요ㅠㅠㅠ 이해 부탁드려요ㅠㅠ 부현에 대한 기억들에 다시 흔들리는 성규와 그런 성규를 싫어하는 우현이는 과연 어떻게 이어질까요! 두근두근두근! 은.. 저도 모르는 함정...ㅋㅋ 우현이와 성규는 내용 속 에서 동성애자는 아닙니다. 끌리는 사랑을 좋아하는 전 일단 서로에 대한 존재에 끌려 만나는 설정 으로 둔 거니 우현이와 성규는 절대적인 이성애자 입니다ㅋㅋ 부현형아도ㅋㅋㅋ 오늘 사담이 쪼매 길어요.. 다 읽어주시는거ㅈㅕ? 미더요!ㅋㅋ 이야기속 인물 해설을 따로 올려드릴려고 하는데 아마 내일 올라올거 같아요ㅋㅋ 그럼 안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