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쓰게 해준 너에게 |
안녕 보고있니? 다시 연락할거 알지만 이 글을 쓰게 해준건 널 만났기 때문이겠지. 별거 없던 내게 다시 글쟁이란 꿈을 꿀 수 있게 해줘서 고마워. 아마 널 만난건 하느님이 내게 주신 복이 아닐까. 그래서 너와 다시 닿은 연락이 나한테 참 소중하고 감사한 일인것 같다. 새삼 느끼는 거지만 정말 고마워 정말 고맙다.
한참 힘들었을때 갈피를 못잡고 헤매는데 그런 시점에 갑작스럽게 네게서 온 연락은 나한테 더 뜻깊었지 싶다. 아직 정말 많이 부족한데 늘 잘한다고 말해주는거 정말 고맙고 앞으로 잊지 않을게. 그리고 너도 알지? 많이 좋아해 고마워 너도 나도 힘내자 그래서 성공해서 보란듯이 잘 살자. 니가 나 응원해주고 어깨 내어주는거 나도 마찬가지로 너 응원하는거 알지? 이제 이걸로 그만 담아뒀던 미련 훌훌 털어 버리자. 나도 노력하고 있으니까 너도 털어 버려. 그냥 추억이고 그런거니까…
사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고민이 많다. 실망하지 마. 나 정말 부족한데 부끄럽다. |
얼마전 휴대폰을 바꾸고 전화번호도 바꿨다. 사실 너를 내 기억속에 묻어두기 위해 바꿨을지도 모른다. 잘 모르겠다.
낡은 휴대폰에서 연락처를 슬슬 정리했다. 머릿속에 가득 찼던 먼지쌓인 연락처를 하나하나 정리했다. 한결 정리되어있는 모습에 마지막 먼지를 몰아내듯 숨을 후- 내쉰다.
그렇게 카카오톡을 툭 건드리는데 또 바보같이 문득 니 생각이 머리를 툭 스친다. 파도치듯 정리되었던 모든것들을 다시 너의 기억들로 적셔놓고 뒤로 슥 빠진다.
바다색으로 물든 너와의 기억들에 잠시 침묵했다. 재깍재깍. 방안을 가득 채우는 시계소리와 함께 나는 약속한듯 눈을 사르르 감는다. 머릿속에 커다란 스크린이 펼쳐진다.
그리고 영화는 다시 시작된다.
*
봄날. 널 보게 된것도 봄이었다. 따뜻한 햇살이 살며시 비치듯, 흩날리는 벚꽃이 내 피부를 보드랍게 스치듯, 그렇게 따뜻하고 자연스럽게 우리는 만났다.
축구부인데도 꽤 하얗고 뽀얀 피부에 가느다란 손 마디마디가 예쁜, 곱슬곱슬한 머리를 가지고 늘 좋은 향기를 풍기던 그런 너였다.키는 나보다 한뼘 조금 더 컸었을까.
떨리는 마음을 안고 옆에 다가와 네게 말을 걸면 무심히 눈길조차 주지 않고 넘겨버리는 모습에 내게 상처를 안겨줬지만 나는 그런 니가 참 좋았다.
중학교에 올라와 처음 널 봤을때 니 모습은 내 눈을 가득 채웠고 동시에 내 머릿속과 마음을 가득 적셨다. 계속 휙휙 둘러보다가도 내 눈에 툭 걸리곤 했었다.
*
한참 너에대한 마음이 아파질때쯤, 다른 반에서 늘 우리반으로 달려오던 그 애가 눈에 걸렸다. 너와는 정 반대로 말을 걸면 살갑게 대해줬다.
그런 그 애와 연락이 닿았고 그 애와의 사이는 한결 부드러워 졌다. 보송보송한 아기 피부처럼, 아니 포근한 솜이불이 맞을까 어쨌든 그 애와 나는 기분좋은 사이로 발전했다.
우리는 어렸고 진한 애정을 갖진 않았지만 매일 저녁 운동이 끝날때쯤 휴대폰을 통해 간질간질한 텍스트로 서로의 마음을 나눴다. 남몰래 조용히. 간지럽게
학교 복도에서 마주치면 따뜻하면서도 묘한 눈빛으로 서로 힐끔 보다가 눈이 마주치면 수줍게 웃기도 했고, 교실에서 커튼 사이로 빛나는 햇살을 받으며 웃기도 했다.
조금 짖궃은 장난을 치며 베시시 웃었고 그날 밤에는 어김없이 그 애의 연락이 오기만을 휴대폰만 붙잡고 기다리다 연락이 오면 후다닥 열어 또 텍스트를 주고받았다.
*
그렇게 그날도 그 애에게 연락이 오길 기다리는데 넌 파도처럼 또 문득 내 머릿속에 일렁댔다. 휴대폰을 열어 너의 번호를 찍었다. 장난 반 진심 반으로 내 마음을 전했다.
그리고 그 날 그 애 에게선 문자는 없었다.
나는 이사가 다가왔고 전학 준비를 끝낸 뒤 꽤 눈물을 흘리며 마지막 인사를 건냈고 집으로 도착해 그 애에게 문자를 보냈다. 그리고 다시 내게 돌아온 답장은 상처만 남겼다.
그렇게 나는 상처만 남은 채로 새로운 곳으로 떠났다.
*
-
프롤로그 입니다. 좀 정신없죠 글이. 제가 오늘 조금 울적합니다.
이 글을 설명해 드리긴 어렵지만 저를 도와준 친구를 위해 쓰게 된 글입니다. 흐흐
이렇게 다시 만나니 부끄럽네요. 늘 쓰던 국대망상은 쓰면서 이 글은 짧게 단편으로 마칠 예정입니다.
없는 실력으로 쓰려니 조금 부담되어 꽤 오래 고민하며 신중히 쓴 글인데도 조금 부족하네요. 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