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작가님 왜 옆집 안쓰시고 자꾸 다른거 쓰세여!!!
ㅎ..할 말이 없네여...그냥 어제 새벽에 감성 터져서;;
몇 줄 끄적대다가 진지하게 써지길래 헣허 ♡
*
두시간 공강
딱히 할 일 없던 김준면과 나는
농구대 앞 벤치에 나란히 앉았다.
우리 위엔 벚꽃이 보기 좋게 흩날렸다.
" 김준면. 꽃 진짜 예쁘지 않냐? "
" 그러게. 어? 진짜 큰 꽃 떨어졌다."
" 엥? 어디? "
" 여기 "
보기 좋은 미소를 한 가득 담고선
여기 하며 나를 가르킨다.
" 김준면."
" 응? "
" 오글거려."
" 미안."
*
" ㅇㅇ아."
" 왜 "
" 나 노래 불러 줘. "
" 오빤 강남스타일~ "
" 그런거 말고 "
" 강북 멋쟁~!!! "
" 아, 그런거 말고 "
" 그런거 말고 뭐 "
" 예쁜거 "
" 나."
" 죽을래? "
" 미안..ㅇㅇ.."
*
" 김준면 우리 올 해 몇년 ? "
" 우리 올 해 4년."
" 올ㅋ 늦었지만 새 해 복 많이 받으셈."
" 나한텐 니가 복임."
" 오글거려."
" 우리가 친구사이라서 그래."
" 듣고 싶은 말이 뭐야."
" 그냥 지금이 좋아. "
*
" 김준면, 비 와."
- 어딘데?
" 여기 니네 집 쪽 미니스톱 앞에 사거리 "
- 조금만 기다려.
서프라이즈로 오려고 했는데
망했네..
" 넌 왜 여기까지 와서 귀찮게 하냐? "
" 뭐가. 나름 열심히 계획 짜서 놀러 왔구만. "
" 오, 뭐하고 놀껀데? "
" 그건 니네 집 가서 알려 줌. 빨리 가자. 뭐야, 우산 하나야? "
" 뭐가 어때서 "
능글 맞게 내 어깨에 팔을 걸친다.
" 야. "
" 왜? "
하는 짓 만큼이나 능글 맞은 웃음을 선보인다.
" 아, 좁아. 좀 옆으로 좀 가봐! "
" 야, 내 어깨 지금 다 젖고 있는거 안보이냐? "
" 남자의 젖은 어깨가 멋있는 법이야. "
" 나 지금 너 때문에 집에서 여기까지 왔거든? "
" 그러게. 오늘은 좀 멋있다. "
*
" 여어- 김준면. "
" 너 머리가 그게 뭐냐? "
" 뭐가. 너무 예뻐서 너 깜짝 멘붕이야? "
" 너무 못나서 나 깜짝 멘붕이야. 어디서 헤그리드 하나 데려왔데. "
" 좀 맞자. "
남들은 다 잘 어울린다, 예쁘다 칭찬 해 줬는데
김준면만 반응이 별로다.
" 야. "
" ... "
" 야, 김준면! "
" ... "
" 이게 친구를 앞에 두고 카톡만 해? 이래서 스마트 시대는 안돼. 0과 1로 만들어진 디지털에 니 인격을 ㅁ.."
" 나 화장실 다녀온다. "
이게 여자친구라도 생겼나.
...
....
궁금해..
탁자위에 그대로 올려놓고 간 김준면의 휴대폰이 자꾸 눈에 들어 온다.
볼까?.. 말까?...
에라 모르겠다.
-ㅋㅋ야 얘 파마함
존나 귀여워
-너 걔랑 사귐?ㅋㅋ
짜식. 솔직하지 못하기는.
*
" 아.. 졸려.. 어제 발표 준비 하느라 잠 못잤어.."
" 그럼 좀 자던가."
" 어깨라도 빌려주던가. "
" 우린 연인이 아니지 않던가 "
" 그냥 창문에 머리 박고 자는게 좋지 아니한가. "
그냥 어깨 좀 빌려주면 어디 덫나?
퉁-
" 아야...아 대박 아파.."
버스가 급정거를 하는 바람에
창문에 제대로 이마를 박았다.
손으로 슬슬 이마를 비비며 눈을 떴는데
" 김준면. 그렇게 예쁘냐? "
김준면이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다.
" 창문 깨질까봐 걱정돼서 본거야. "
" 참나-.. 됐다. 나 잔다. "
살짝 잠이 들려 하는 찰나에 따듯한 손길이 느껴진다.
머리엔 딱딱한 창문 대신 포근한 느낌이 새겨진다.
오래 전 부터 맡아 오던 준면이만의 향기가 난다.
진작 그럴 것이지.
*
ver.준면이
" 에헤라디야~ 지화자 얼씨구나 좋구나!! "
" 여자 애가 술을 얼마나 마신거야. "
" 준면이?? 준면이구나~ 내 친구 준면이!! "
" 어이구. 정신을 놨구나. 얜 내가 데려갈게. "
" 미안. 딱히 부를 사람이 너 뿐이여서. 고마워. "
새벽 1시
ㅇㅇㅇ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놀라서 달려 갔더니 제 정신이 아니다.
" 정신 차리고 업혀. "
" 저 그래도 대열?ㅎㅎㅎ "
" 너 버리고 가도 대열? 빨리 타라 "
" 네~ "
" 무겁긴 더럽게 무겁네. "
" 네~ "
" 여자 애가 새벽까지 이게 뭐냐? "
" 네~ "
" ㅇㅇㅇ. 아주 네 밖에 못하지? "
" 네~ "
" ㅇㅇㅇ 나랑 사귈래? "
" 싫은데요~ "
" 이거 완전 취한척 하는거구만? "
" 네~ "
취했어도 할 말은 한다 이거냐?
술주정인걸 알면서도 괜스레 서운하다.
" ㅇㅇㅇ.. 우린 평생 친구지 ? "
" 당연하죠~ "
그래. 우리 꼭 평생 가자.
*
" 김준면. "
" ... "
" 뭐야- 너 왜 자꾸 내 말 씹어. "
"... 너 어제 소개팅했냐? "
" 어?... 응.. "
" 넌 진짜-... 됐다. 그만 하자. "
" ... 뭐가? 할 말 있으면 끝까지 해. "
" 됐다고. 그만 해. "
" 뭘 그만 해? 우리가 뭐 하긴 했어? "
" ㅇㅇㅇ.. 그만 하자. 어? "
" 난 이해가 안돼. 뭘 그만 하자는거야? 너 나랑 사귀어? 아니잖아.
내가 소개팅한게 니가 화날 일이야? 아니잖아. "
" 그래. 맞아. 니가 소개팅을 하건 헌팅을 하건 나랑 상관 없는 일이야. 이제 됐어?
나 이만 간다. 내일 봐. "
*
어제 친구가 하도 사정 사정을 해서 소개팅에 나갔다.
완전 대박이네 어쩌네 후회 안할꺼네 하더니
뭐야. 김준면 새끼 손톱만도 못 따라 오는게
순 오징어구만.
혹시나 하는 기대로 새 구두도 신고 나왔는데 이게 뭐야
그래도 예의상 밥도 먹고 영화도 봤는데
이런.. 발 뒤꿈치 다 까졌네.. 아오-
다음 날 학교 학생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김준면이 하는 말을 족족 무시해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어제 소개팅한 것 때문이란다.
고작 그것 때문에 여지껏 울상이였나 싶어
타박했더니 오히려 더 성질이다.
김준면과 싸우다니..
얘랑 몇년만에 싸워보는거냐
화해할 땐 어떻게 하는거더라..?
*
좁은 방 쇼파에 앉아 한참을 고민했다.
그리고 해답을 찾아 헤맸다.
수십 번 생각 해 봐도 답은 하나였다.
- 여보세요?
" 김준면 우리 지금 좀 만나. "
- 나 피곤해. 내일 보자.
" 아니. 안돼. 지금 봐야 해. "
- 넌 진짜 무슨 애가 항상 니 멋대로야?
왜 이렇게 이기적인건데??
내가 예상했던 반응과 너무도 다른 김준면에
애써 고민 해 찾은 해답은 무용지물이였다.
"...미안. 난 니가 날 그런식으로 생각 하는 줄은 몰랐어.
정말 미안.. 내일 보자고? 아냐. 그냥 .. 우리 그냥.. 쭉 보지 말자."
- ....끊는다.
전화는 끊긴지 오랜데 내 손에선 핸드폰을 내려 놓을 줄을 몰랐다.
그래. 차라리 잘 됐어.
오히려 이게 잘 된걸 수도 있어.
*
동네 골목길 어귀에서 예쁜 구두 하나를 발견 했다.
보자마자 구매한 뒤 신고선
정처 없이 계속 돌아다녔다.
사실 정처 없이 돌아 다녔다고 정확히 말 할 순 없다.
목적지는 없어도 어느 한 곳은 피해 다녔으니까.
어느 순간 피해 왔던 그 곳으로 나도 모르게 와 버렸으니까.
원했다. 항상 투덜대고 우린 평생 친구라 하고 다녔지만
사실 난 김준면을 원했다.
주변 사람들의 연인이란 오해에 난 나도 모르게 기뻐하고 있었고
부정 아닌 부정만 해댔다.
그렇지만 영원이란게 보이지 않는 연인의 관계로
사랑이라는 걸 이유로 서로를 구속하고 싶진 않았다.
우린 지금 상태를 유지할 것을 암묵적으로 약속했다.
그치만 어느 순간 우리의 약속은 깨져버렸고
우리 둘은 어긋나기 시작했다.
- 여보세요?
" 김준면-.. 나 지금 너희 집 앞이야. 잠깐.. 얼굴 좀 보자."
- ....알겠어.
*
" 오랜만이야.. "
" 그러게."
하마터면 보고싶었다는 말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뻔 했다.
" 잘 지냈어? "
" 그만하자. 그런건 헤어진 연인들 대사잖아."
맞다. 나도 모르게 연인 행세를 하고 있네
" 밥은? "
" ..얼굴 봤으면 됐잖아. 이만 가라. "
" .. 야. 김준면. 너 진짜 해도해도 너무 한다? "
" 뭐가? 처음부터 선 딱 그은게 누구야? 너 아니였어?
평생친구 운운하면서 내가 니 연인행세라도 하면 바로 딱 선 긋던건 너야.
이제 그만하고 돌아가. 못 데려다 줘서 미안하다. "
그 자리에서 주체할 수 없을 정도의 설움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 맞아-.. 나 너랑 평생 친구 하려고 그랬어.. 그런데.. 니가 자꾸 좋아지는걸 어떡해?
근데 너랑 난 친구잖아. 아니다.. 이제 친구도 아니지. 그래 나 갈게. 안녕-.."
얼굴도 못 든채 뒤 돌아 도망치듯 달렸다.
마지막인데..
이게 정말 마지막일텐데 김준면 얼굴 한 번이라도 더 보고 가야 하는데
그 순간 김준면이 다가와 내 팔을 세게 잡아 끌었다.
그리고 제 품에 날 가뒀다.
" 바보야. 마지막인데 얼굴도 안보여주고 가냐?
안되겠다. 난 너 안보곤 못 살아. "
" ... "
" ㅇㅇㅇ.. 니 말대로 우리 이제 친구 아니야. 근데 그럼 어때?
친구 말고 연인하면 되지. "
" ... 오글거려.. "
" 그 놈의 오글거려는 맨날 입에 달고 산다. 으휴-.. "
" ... 김준면. "
" 왜. "
" 김준면.. "
" 뭐- "
" 나 업어줘. "
" 아주 애기네 애기야. 안돼. 너 저번에 업었는데 무겁더라. 아야-!! "
저 못된 입.
여지껏 나한테 모질게 굴었던게 밉기도 해
정강이를 세게 걷어 차버렸다.
" ㅇㅇㅇ. 업혀- ."
" 됐거든? "
" 그렇게 발 절뚝 대면서 그런 말 할꺼야? "
저번 소개팅 때 발 뒤꿈치가 다 까졌었는데
상처가 덜 여문 상태에
또 구두를 신고 다녔더니 더 까져버렸는지
나도 모르게 절뚝 대고 있었다.
" 으이구- 한번 말 하면 꼭 안듣지. "
" 너 뭐해?? 안 내려놔?? "
" 그러니까 업힐래? 말래? "
" 알겠어. 알겠으니까 좀 내려 줘. "
길 거리에서 흔히 말하는 공주님 안기를 행하고 있다.
아.. 쪽팔려
" 내려주면 뭐 해 줄껀데? "
" 뭘 원하는데? 식권? "
" 아니. "
" 그럼? "
" 뽀뽀 "
" 그냥 이러고 가. 너만 힘들지 뭐- "
" 하여간-.. 보통 여자가 아니라니까. "
" 그래서 좋아? "
" 어- 그래서 좋아. "
" 나도 김준면 너가 좋아. "
아까까진 못된 말만 나불거리던 김준면이 더 할 나위 없이 예뻐 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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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 익숙한 글이네? 하시는 분들은
엑독방 새벽까지 달리신 분들
어제 완결 못 내고 가서 미안했어요ㅋㅋㅋ
그리고 줅님이 글잡에서 반말 사용 가능하데요!
반말 하실분들은 편하게 반말하세요
전 존대 반말 상관없어요!!ㅋㅋㅋ
그럼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