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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열X백현


당신이 따뜻해서 봄이 왔습니다 中
w.Lucy






소매를 걷어 올리고 입김을 불면서 유리창을 닦는 백현의 손길이 분주했다. 꽃샘추위가 더 심해져서 그런지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사람들의 인원은 그리 많지 않았다. 평소보다 손님이 적은 날이면 백현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도 바로 유니폼을 걷어 올리고 청소를 시작한다. 어느 정도 반질반질 깨끗해진 유리창을 뿌듯하게 바라보고 걸레를 한 구석에 펼쳐 놓은 뒤 그 옆에 비스듬히 세워져 있는 빗자루를 움켜쥐고 빵집의 문을 여니 세찬 바람이 한꺼번에 몰려와 백현의 뺨을 쓸었다. 빵집 바로 앞터만 쓸면 되기에 하얗게 드러난 목으로 들어오는 바람에도 굴하지 않고 허리를 숙여 쓸기 시작했다. 한참을 쓸고 있는데 유니폼 앞 쪽에 넣어놨던 핸드폰의 진동이 울렸다. 차가운 바람에 앞머리를 휘날리며 어느새 살짝 얼어있는 손을 덜덜 떨고는 핸드폰 액정을 확인했다. 경수였다. 평소 중요한 할 말이 아니면 전화로 잘 하지 않는 경수임을 알기에 백현은 얼른 핸드폰 액정을 빨갛게 얼어붙은 귓가에 갖다 대었다.




“경수야!”
- 어 백현아. 지금 많이 바빠?
“아니. 지금 손님 별로 없어서 청소 중. 왜?”
- 저기…그러면 과 방에서 내 책 좀 가져다 줄 수 있을까? 나 오늘 공강이라서 집에서 과제 중인데 중요한 책을 빼놓고 왔네.
“음…준면이 형한테 물어보고 가져다 줄게!”
- 고마워! 나중에 밥 살게.
“됐어. 과제 하느라고 밥 못 챙겨 먹는게 누군데. 문자할게!”



고맙다는 말을 연신 뱉어대는 경수에게 웃으며 끊겠다고 말한 뒤 서둘러 빗질을 마무리 하고 청소하는 백현이 대신 카운터에 앉아 꾸벅꾸벅 졸고 있는 준면에게 잠시 학교 좀 다녀오겠다고 말한 뒤 탈의실로 들어가 유니폼을 벗어 놓고는 나가려는데 비몽사몽 정신을 못 차리고 졸고 있는 준면이 신경쓰여 준면의 어깨를 흔들며 다시 한번 다녀오겠다고 했다. 준면은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중얼거렸다.



“형! 저 학교 다녀온다구요. 들었어요?”
“으응…개조심, 불조심…….”
“뭐라는 거야…. 저 다녀올게요!”



손님이 오면 알아서 정신을 차리겠지라는 생각에 굉장히 급해 보이는 경수의 목소리를 상기시키며 짤랑거리는 종소리를 뒤로 하고 사거리를 지나 학교 정문에 들어섰다. 점심시간이 살짝 지난 시간임에도 칼바람은 수그러들 생각이 없어보였다. 급해 보였던 경수의 목소리에 정신없이 서두른 나머지 제대로 옷을 껴입고 나오지 않은 백현은 저절로 목이 움츠러듦을 느꼈다.



오랜만에 들어서는 학교 정문을 지나며 살풋이 웃고는 정문을 지나 얼마 안 가서 보이는 건축학과 건물로 서둘러 들어섰다. 정문에서 과 건물이 가까워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오랜만에 하면서 조금은 어색한 표정으로 과방으로 향했다. 향하는 도중 반가운 얼굴들의 인사에 어색한 미소로 답해준 뒤 과방에 사람이 없을 거라는 생각을 하고 급한 마음에 문을 쾅 열었다.



“어, 어….”
“선배…?”
“아, 안녕하세요. 그러니까 그게….”



아무도 없을 줄 알았던 과방에는 지난번 신입생, 그러니까 찬열이 노트북을 허벅지 위에 올려놓고 한참 과제를 하는 중이었다. 갑자기 쾅 하고 열린 문에 당황한 찬열과 지난번 그렇게 헤어진 이후로 일주일 만에 처음 보는 찬열이 자신의 눈앞에 있다는 이유로 당황한 백현은 서로를 놀란 눈으로 쳐다보았다. 도륵도륵 눈동자를 굴리며 백현은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머쓱한 나머지 머리를 긁적이며 말을 이어갔다.



“경, 경수가 과제에 필요한 책을 놓고 갔다고 해서요. 그것 좀 가져가려고…….”
“아….”
“죄송해요. 바쁘실텐데…. 금세 찾고 나갈게요.”
“네, 근데 선배.”
“네?”
“왜 존댓말 써요?”
“…네?”
“저 신입생이에요. 반말하셔도 되는데.”
“아…….”



백현이 할 말을 찾지 못하고 입만 벌려 벙찐 표정을 짓자 찬열이 살짝 웃음을 터트리면서 말을 건넸다.



“선배가 편한 대로 하세요. 전 괜찮아요.”
“아, 네….”
“찾을 거 있다고 하시지 않았어요?”
“아, 맞다!”



안절부절 하지 못한 채로 찬열과 눈도 못 마주치며 얘기하던 백현은 찬열의 말에 그제 서야 경수의 부탁이 떠올랐고 왼쪽 벽면에 세워진 책장을 찬찬히 훑기 시작했다. 뭐 마려운 똥강아지마냥 안절부절 못하며 손가락으로 책장을 훑어 내려가는 백현의 뒷모습을 웃으며 바라보던 찬열이 노트북을 책상 위에 내려놓고는 백현에게 다가갔다.



“제가 찾는 거 도와 드릴게요.”



갑자기 가까이서 들리는 낮은 목소리에 놀란 백현이 뒤를 돌아보자 바로 뒤에서 자신을 내려다보며 웃는 찬열이 보였다. 너무 가까워서 당황한 백현이 멍하게 자신을 올려다보는 것을 보고 찬열은 또 다시 웃으며 책 제목을 물어보았다. 백현은 자꾸만 더듬거리는 말투를 침착히 하고는 책 제목을 알려주었다. 고맙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두 사람은 경수의 책을 찾는데 열중했고 그로 인해 순간 정적이 감돌았다. 이리저리 눈동자가 굴러가는 소리까지 들리는 것 같아 찬열이 입을 열어 정적을 깼다.



“저번에 또 가겠다고 했는데. 못 가서 죄송해요.”
“아, 아니에요. 한참 바쁠 땐데, 안 오셔도 되는데…….”
“과 선밴데 당연히 가야죠.”
“아. 네….”
“그래도 이렇게 보니까 좋네요.”



백현이 책을 찾다가 웃음기가 묻어난 다정한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면 그 눈빛이 백현을 감싸 버리는 느낌이 들어 다시 책장으로 시선을 되돌렸다. 자꾸만 그 눈빛을 보고만 있으면 알 수 없는 감정이 휘몰아치는 거 같아 낯설었다. 불편한 백현의 심정과는 달리 찬열은 백현에게 계속해서 말을 걸었다.



“휴학은 왜 했어요?”



여기는 없다.



“어디 살아요?”



여기도 없어.



“여자친구는 있어요?”



여기도 없….



“저 어때요?”



아, 진짜……!



“휴학은 돈이 없어서 먹고 살려고 하구요, 빵집에서 조금 떨어진 원룸에 혼자 살구요, 여자 친구는 3년째 없어요!”
“…….”
“저 빨리 찾고 가야되는데 자꾸 그렇게 말을 거시면 어떡해요!”
“여기 있는데.”



참다 참다 폭발한 백현이 찬열을 쳐다보지도 않고 계속해서 쏟아 붙이다가 갑자기 또 바로 뒤에서 들리는 찬열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니 경수의 책을 손에 들고 까딱까딱 흔들며 여유롭게 쳐다보며 웃고 있는 찬열의 얼굴이 보였다. 단번에 찬열의 품 안에 갇힌 꼴이 되 버린 백현이 얼굴이 찬열을 올려다보더니 볼이 화르륵 달아올랐다. 찬열은 그런 백현이 너무나 귀여워서 웃음이 터지려는 것을 애써 참았다.



“저 선배 이렇게 말 빨리 하는 줄 처음 알았네요.”
“빨리 책 줘요. 저 가봐야 돼요.”
“왜 마지막 질문에는 답 안 해요?”
“……네?”
“저 어떠냐고 물어봤는데. 별론가?”
“아, 아니 저기…….”
“저 선배에 대해서 많이 알고 싶어요.”
“…….”
“어떻게 할까요, 제가.”



자신의 생각과는 다르게 능글맞지만 진지하게 물어보는 찬열의 질문에 백현은 딱히 떠오르는 말이 없었다. 갑작스러운 질문에 답하기도 어려웠고 어떻게 하면 좋겠냐는 찬열의 질문은 더욱 어려웠다. 백현은 한참을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



“…빵집으로 오세요.”
“네?”
“저 빵집에만 있어요. 문은 10시에 닫아요.”



백현은 자신의 입을 꿰매 버리고 싶었다. 누가 빵돌이 아니랄까봐 참 빵돌이다운 답변이었다. 보지 않아도 뻔히 웃음을 터트릴 찬열의 모습을 보기가 창피해 경수의 책을 고쳐 잡고 인사를 하고 과방을 나가려는데 찬열이 더 빨리 백현의 손목을 잡아챘다. 그 때와, 같은 체온의 따뜻하고 큰 손이었다.



“잠시만요.”



뒤돌아서 마주한 찬열의 얼굴은 짐짓 진지한 얼굴이었다. 미간이 약간 찌푸려져 있는 것 같기도 했다. 백현은 순간 자신이 말실수라도 한 건지 곰곰히 생각하는데 찬열은 긴 다리로 휘적휘적 책상 앞의 의자로 걸어가더니 시선을 아래에 두고 발끝으로 장난을 하는 백현의 목에 목도리를 둘러 주었다. 갑자기 자신이 목덜미에 닿아오는 부들부들한 촉감에 백현이 고개를 들었다. 바로 앞에 있는 잘생긴 찬열의 얼굴이 보여 자신도 모르게 숨을 헉 들이 마쉬고는 꼼꼼하게 목도리를 매주는 찬열의 앞에 가만히 서 있었다. 잘 매어졌는지 마지막으로 확인하는 찬열의 손길이 퍽 세심하고 다정했다. 왜 경수가 몇 없는 건축학과 여자 학생들이 찬열 때문에 난리를 피워댔다고 얘기했는지 이해가 가는 백현이었다. 찬열이 백현의 어깨를 잡고 고개를 약간 숙여 눈높이를 맞췄다. 가까이서 보는 찬열의 얼굴에 백현은 온 몸이 뜨거워지는 것 같았다. 이상했다.



“지금 밖에 얼마나 추운지 알아요? 아무리 빵집이 바로 앞이라지만 목덜미를 왜 다 드러내놓고 다녀요.”
“아…. 전 괜찮은데….”
“제가 안 괜찮으니까 하고 가세요. 제가 빵집으로 갈게요.”
“아니에요! 제가 가져다 드릴….”
“선배가 빵집으로 오라면서요.”



다시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놀리는 찬열의 말투에 백현은 몰려오는 창피함을 이기지 못하고 새빨개진 얼굴로 대충 고개를 숙여 찬열에게 인사를 하고 과방을 나왔다. 과 방 문에 등을 기대고 서서 심장 위에 손을 올리면 불규칙하게 뛰어대는 박동 소리가 손바닥을 타고 백현의 온 몸에 찌르르하고 퍼졌다. 문 건너편에는 찬열이 그런 백현의 심장소리를 듣기라도 한 듯이 문에 귀를 대고 큭큭 소리를 내서 웃었다. 보면 볼수록, 더 알고 싶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



준면은 한참을 졸다 일어나니 백현의 상태가 갑자기 이상해졌다고 생각했다. 아까는 갑자기 새로운 목도리를 하고 와서는 카운터에 그것을 올려놓고 멍하니 그것만 만지작거리질 않나. 경수는 잘 만나고 왔냐는 질문에 힘없이 고개만 끄덕이고. 손님이 오면 다시 평소의 백현으로 돌아가다가도 다시 카운터에 혼자 앉아 있으면 멍한 눈빛으로 유리창 밖만 바라본다던지, 또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계속해서 초조한 눈빛으로 빵집 문만 쳐다본다던지. 하여튼 백현의 상태가 정상이 아님을 느낀 준면은 빵을 굽다 말고 조심스럽게 백현에게 다가갔다.



“백현아.”
“…….”
“백현아!”
“네, 네?”
“어디 아파? 오늘 먼저 들어가도 되는….”
“아니요! 괜찮아요! 제가 마무리하고 들어갈게요.”



마지막으로 빵집에 있게 하지 못하면 어떻게 해버리겠다는 눈빛이어서 준면은 흠칫하고는 애써 웃으며 백현의 어깨를 살짝 토닥거리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다시 주방으로 들어갔다. 한편, 백현은 준면이 자신을 이상하게 생각하든 말든 계속해서 찬열의 생각을 했다. 아무리 머리를 일부러 이리저리 흔들면서 찬열의 생각을 머리에서 지워보려 해도 잠시만 멍을 때리면 바로 자신의 앞에서 웃으며 내려다보는 찬열의 얼굴, 눈을 맞추며 목도리를 따뜻하게 매어주는 찬열의 얼굴, 그리고 그 눈빛. 손목을 잡아오던 따뜻한 그 손의 온기가 자꾸만 백현을 휘감았다. 백현은 자신이 자꾸만 찬열을 생각하고 기다리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3년 내내 빵들하고만 연애를 했더니 애정결핍이 생긴 건가. 아무리 애정이 필요하다고 해도 찬열이 행동에서 애정을 느끼다니.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찬열에게는 그저 사소한 행동인 것들을 백현 자신은 진심으로 받아들여 가슴 떨려하고 있는 것이 한심했다.



머리를 손으로 마구 헤집고는 카운터에 힘없이 축 엎드려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시계를 쳐다봤다. 밤 9시 30분. 이제 빵집이 문을 닫을 시간은 30분밖에 남지 않았고, 서서히 사거리에는 유흥업소들의 네온사인만이 가득해졌다. 빵집에서 집이 조금 먼 준면은 오늘은 중간에 들릴 장소가 있는 터라 평소보다 더 빨리 퇴근을 한 상태였다. 준면은 힘이 없는 백현의 모습을 보고 마음이 편하지 않았지만 머뭇거리며 발을 내딛지 못하는 자신에게 애써 웃어 보이며 등을 미는 백현의 행동에 마음이 더 안 좋아진 상태로 퇴근했다. 백현은 같잖은 자신의 심리상태가 준면에게도 영향을 끼친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았다. 이제 마지막 손님까지도 나가고 빵집에는 조용한 노랫소리와 중간 중간 귓속으로 파고드는 날카로운 시침 소리로 가득해졌다. 계속해서 시계만 쳐다보던 백현은 한숨을 살짝 내쉬고는 카운터에서 나와 탈의실에서 유니폼을 벗고는 코트를 입고 락커 안에 놔둔 찬열의 목도리를 쳐다보았다. 매고, 가야겠지. 보드라운 갈색 빛의 목도리를 조심스럽게 집어 들고 서투른 손길로 대충 목덜미에 두르고는 발을 질질 끌고 탈의실을 나와 빵집의 모든 불을 껐다. 카운터에 옆에 걸려있던 열쇠를 들고 유난히 크게 들리는 종소리를 뒤로 하고 문을 열었다. 매서운 바람이 훅 온 몸을 감쌌다. 잘 떠지지 않는 눈을 애써 흘겨 뜨면서 발꿈치를 살짝 들어 열쇠로 문을 잠그려는데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잘 잠가 지지 않았다. 한참을 낑낑대면서 자꾸만 내려가려는 목도리를 왼손으로 움켜쥐고 열쇠와 씨름을 하는데 살며시 백현의 작은 손을 덮는 큰 손이 있었다. 백현은 그 익숙한 온기가 누구의 것인지 금세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말없이 발꿈치를 내리고, 열쇠에서 손을 떼고 고개를 숙였다. 큰 손이 문을 잠그고 팔을 내렸을 때도 백현은 뒤를 돌아보지 않고 고개를 숙인 상태였다. 찬열은 그 모습에 당황해 어찌할 줄 모르고 그저 백현의 뒷모습을 쳐다봤다. 한참을 말없이 그렇게 서 있다가 백현이 뒤를 돌아 찬열을 올려다보았다. 마주친 그 얼굴이 여느 때보다 더욱 더 반가웠다. 그와 비례해서 백현의 심장 소리는 점점 더 커졌다.



“…늦게 와서 죄송해요.”
“…….”
“자꾸 선배들이 붙잡아서….”
“…….”
“화…났어요?”
“…아니요.”



아니라고 말하는 백현의 말과는 모순되게 목소리는 떨렸고 눈동자는 흔들렸다. 아까와는 다른 백현의 모습에 찬열은 뭐라 하려다가 서툴게 맨 목도리에 살짝 살짝 보이는 흰 목덜미를 발견했다. 미간이 찌푸려졌다. 찬열이 말없이 백현의 손목을 잡고 빵집 옆 건물 안으로 데려가 대충 둘러진 목도리를 풀었다. 백현은 입술을 꾹 다물고 찬열이 하는 행동을 지켜봤다.



“제가 이제 항상 매드려야겠네요.”
“…….”
“부담스러워도 상관없어요.”
“…….”
“이제 편해질 테니까. 괜찮아요.”



무엇이 괜찮다는 것이 알 수는 없었지만 목도리를 꼼꼼하게 매주고 저를 빤히 보는 찬열의 눈빛에 백현은 심장이 터질듯이 뛰는 것을 느꼈다. 손바닥에 땀이 차오르고 몽롱한 기분으로 변하는 것에 정신이 사나웠다. 어떻게 받아들여야할까. 내가 지금 느끼는 감정이, 내가 정말 정의내린 감정이 맞을까. 찬열도…같은 것일까. 하지만 자신의 감정과 찬열의 감정을 동일시하기에는 성급하다고. 그런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은 어느 누구에게나 자신과 같은 마음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싶게 만든다. 그것이 강요이든, 자연스러운 감정이든 간에. 사람의 기분을 순식간에 바꿔놓음에는 틀림이 없는 것이어서, 백현은 우선 자신의 감정 만큼에는 확신 할 수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구나. 이제 서야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었다.



아까까지만 해도 말없이 입술만 꾹 다물고 서 있던 백현이 살며시 미소를 짓자 오히려 당황한 쪽은 찬열이었다. 그래도 자연스러운 백현의 미소는 찬열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기에 충분했다. 백현은 찬열이 매준 목도리를 손으로 매만졌다. 조용한 건물 안은 바깥보다는 따뜻했다. 찬열은 백현과 함께 있어서 더 따뜻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하얗게 질려있는 차가운 백현의 손을 잡고 자신의 주머니 속에 슬며시 넣었다. 옆에서 자신의 얼굴을 보는 시선이 느껴졌지만 웃음을 참으며 주머니 안에서 움켜쥔 백현의 손에 더 힘을 실었다. 백현은 찬열의 온기를 가득 느끼며 자신의 감정이 아닌 찬열의 감정을 아주 조금은, 확신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 암호닉 ♡

식탁님 벨님

 

감사합니다 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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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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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전
루시
크루엘님 감사합니다! 다음편도 꼭 보러와주세요~ 하트♡
11년 전
독자2
어휴달달해요ㅜㅠ
필력이!금이시네요ㅠ

11년 전
루시
헐 아니에요ㅠㅠㅠ감사합니다ㅎ♡ㅎ
11년 전
독자2
헣허......초달달ㄹ하네여........암호닉신청해도되나요?되면ㄴ초코머핀으로여!!!!
11년 전
루시
초코머핀님 안녕하세요! 부족한 글 칭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T.T
11년 전
독자4
헐 ㅠㅠㅠㅠㅠ 완전 달달해요ㅠㅠㅠ 대박 ㅠㅠㅠㅠ완전 금손이심 ㅠㅠㅠ
11년 전
루시
허헝ㅠㅠㅠㅠ아니에요ㅠㅠㅠ정말 감사합니다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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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전
루시
하나님 안녕하세요! 이렇게 정성스러운 댓글 정말 이 순간이 감덩입니다 T^T~♥ 저는 워낙에 문체가 단순해서 복잡한 건 잘 못쓴답니다(...) 어떻게 될지는! 다음편에서 꼭 확인해주세요^_^ 저렇게 멋진 후배가 적극적으로 다가오는데 안 넘어갈 선배가 어디있나요ㅠㅠㅠ 존댓말은 제가 꼭 써보고 싶던 장면이었는데 여기서 쓰게 되네요! 부족한 글 칭찬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됴ㅠ♡ㅠ 하트!
11년 전
독자6
암호닉 신청해도 되여?!!! 된다면 '미아' 로 해주thㅔ여 ㅠㅠㅠㅠㅠ 하 달달해 죽네여 빡찬 신입생인데 패기 ㄷㄷ해;;;
근데 백현이는 왜 존댓말을 하는 걸까요 ㅠㅠㅠ 후배인걸 알면서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흐규흐규
저는 여기서 드러눕는 걸로 ㅇ)-( 으악

11년 전
루시
미아님 안녕하세요~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ㅠ♡ㅠ 저렇게 잘난 신입생은 패기 넘쳐도 신경ㄴㄴ하져ㅠㅠㅠㅠ잘났어 정말ㅠㅠㅠ다음편에는 존댓말을 쓸까요~ 안쓸까요~? ㅎㅡㅎ 담편에서 또 봐요! 하트♥
11년 전
독자7
예전부터 작가님글은 봐왓엇는데ㅡㅠㅠㅠ회원이된지 얼마안됫거든요ㅠㅠㅠㅠㅠㅠ카백 버뮤다도 좋고 찬백이들글도 좋고ㅠㅠㅠ이번글은 달달하고 좋네요ㅜㅠ암호닉 받으시면 딸기로해주세요ㅠㅠ잘 읽고갑니다!
11년 전
루시
딸기님ㅠㅠㅠ안녕하세요ㅠㅠ 제 글을 예전부터 읽어오셨다니 진짜 감동이네요T♡T 부족한 글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1년 전
독자8
방금 상이랑 중 다 읽었는데 대바규ㅠㅠㅠㅠㅠㅠ제가 다 설레여ㅠㅠㅠㅠㅠ특히 빵집 문 닫을때 찬열이가 백현이손 덮은거!다음편도 빨리 보고싶어요ㅠㅠㅠㅠ
11년 전
루시
감사합니다ㅠㅠㅠ인상깊은 장면까지 콕 찝어서 말씀해주시구ㅠㅠㅠ감동이에요...♥ 담편 들고 빨리 오겠습니다! 하트♡
11년 전
독자9
하....저학교 어딘가요 ㅠㅠ 왜 울학교 건축학과엔 훈남이 없는걸까요 ㅠㅠ 왜 울학교 건축학과엔 여자가 넘쳐나는 걸까요 ㅠㅠㅠㅠㅠ(현실 눈물 ㅠㅠㅠㅠ) 암호닉 곰탱교교주☆로 신청할게요 ㅠㅠ
11년 전
루시
곰탱교교주☆님 안녕하세요^~^ 저도 쓰면서 저런 건축학과 다니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해서 들었어요ㅠㅠㅠㅠ제 글 읽으면서 잠시라도 대리만족 하셨다면 전 다행입니다ㅎ♡ㅎ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ㅠㅠ 하트~
11년 전
독자10
너무 좋아요 흙흙 잘읽고있습ㄴㅣ다~~~~♥♥♥♥
11년 전
루시
ㅎ류ㅠㅠㅠㅠㅠㅠ감사합니다ㅠㅠㅠㅠ하트하트♡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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