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땡겼는데.. 나한병만. 같이마셔."
"그러던가."
아씨 내돈. 됬다. 다음에 사달라 하지 뭐.
나란히 놀이터 평상에 앉아 맥주 한병씩 따서 들고있으니
옛날 생각난다. 너랑 처음 술 마셨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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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무슨 남정네가 이렇게 술을 못마셔..
같이 소주 두병비우고 나니 애가 혀가 꼬부라지고 눈웃음 살살치는게
태어난지 얼마 안된 강아지 보는 기분이다.
만난지 거의 6개월 만에 첫 술인데. 너나 나나 참..
"막 막 니가 도서관에서 앉아있는 뒷모습이 너어~무 이쁜거야.
그때 반했어. 너한테. 워언래 과제에에 피료한 책 찾으로 간곤데에.
그담날 가니 니가 또있고! 또 그담날가니 니가 또또있고! 맨날가니 맨날있네?"
아.. 이이야기만 지금 세번째다. 물론 나도 술 잘 못하지만 넌좀 심해.
그래도 듣기 좋아. 니가 나 좋아한다니까.
"내가 숫기도없꼬! 남자애들이랑만 친해서 어떡할찌~~~를 모르겠는고야아.
그래서~ 내가 그냥 옆짜리를 딱! 앉았찌이."
"아..그래꾸나아."
그래 우리둘다 말이아니다.
초가을의 날씨라 밤에는 쌀쌀하다.
"현..너집에 가야돼. 짤가아아~"
"우웅. 아. 가야돼. 너 데려다줘야해."
"웅. 가자 우리집."
둘이서 소맥을 실컷 즐기다 나오니 둘다 헤롱헤롱.
밤바람 맞으면 술이 깰줄알았던 나의 큰오산으로 현이를 데리고 내 자취방에 왔다.
그리곤 둘이 꼭 껴안고 잠들었지. 그 때 느꼈다. 아 이게 연애고, 사랑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