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징어] EXO의 D.O로 살아간다는 것은 03
W. 올리비아
하트님 루하니님 빙수님 감사합니다♡
" 어제 여의도 팬사인회 뽑기 당첨된 6명 누구라고 했지? 손들어봐. "
오늘 팬사인회 하는 날이다. 맞아. 여의도가 우리집 근처라 당첨되려고 앨범 6장이나 샀는데 당첨 안되서 엄청 서럽게 울었었는데.
팬사인회에 오는 사람을 어떻게 뽑다 했더니 제비뽑기를 하는거였구나.
몰랐던 사실이다. 아마 팬들 중에 아는 사람은 나밖에 없겠지?
" 찬열, 세훈, 민석, 종대, 루한...왜 다섯명밖에 없어? "
라며 루한이 내 어깨를 툭 친다.
아..나도 팬사인회 가는거야? 나는 놀랐지만 아무렇지 않은척 " 아 맞다! 깜빡했네.. " 라며 머쓱하게 웃었다.
"어제 밤에 뽑았는데 그걸 까먹냐? " 라며 백현의 타박이 들려오지만 나는 머리를 긁적이며 웃어 넘겼다.
그런데 어쩌지? 난 사인 할 줄 모르는데?
" 그럼 경수까지는 옷 갈아입고, 무대 뒤에 차량에 탑승하고 나머지들은 연습실에서 연습하다가 같이 라디오 가자. 오케이? "
" 네-!! "
라며 레이가 헤맑게 제일 큰소리로 대답한다. 매니저가 귀엽다는듯이 레이의 어깨를 다독이며, 핸드폰을 들고 대기실 밖으로 나간다.
팬사인회에 가는 나를 포함한 멤버들을 제외하고는 또 다른 매니저의 보호 아래 대기실 밖으로 나갔다.
나가는 와중에 수호가 "찬열이 옆에 꼭 붙어 있어-" 라며 머리를 헝크리고는, "찬열아- 경수 잘 챙겨라! " 라는 말도 남긴채 나가버린다.
나를 왜 챙기라고 하는거지? 그 궁금증은 찬열에 의해 바로 해결되었다.
" 저번처럼 너 깔릴까봐 걱정되서 그래. 그러니까 내 옆에 꼭 붙어 있어라. "
" 그땐 발이 삐끗해서 그런거고. 이제는 안그래.. "
나는 기억이 났다. 그때 그 동영상. 경수가 몰아치는 팬들에 의해 깔렸던 동영상. 그때 팬들 사이에서 말이 많았던 사건이었기에 모를 수 가 없다.
코디형이 건네는 축 처지는 스타일의 기하학적 무늬로 어지러운 흰 반팔티와 꽤 달라 붙는 블랙진을 내밀었다.
주름 한 점 없이 세탁이 잘 된 옷이었다. 세훈과 찬열은 받은 자리에서 입고 있던 옷을 훌러덩 훌러덩 벗어 갈아 입는다.
여자 코디들도 있는데 이게 무슨..고마워.. 생각했던 것보다 찬열과 세훈의 몸에는 잔근육들이 식립되어 있었다.
나도 그냥 여기서 벗고 갈아입어야 하는건가? 아님..탈의실에 들어가서 입어야 하는걸까? 마침 탈의실에서 종대가 나온다.
너무 심하게 달라붙는 흰색 진에 민망한듯 어기적어기적 허벅지를 문지르며 나오는 폼이 영 웃긴다.
" 형, 이거 너무 붙는거 아니에요? " 라며 종대가 코디에게 투정아닌 투정을 부리자. 코디가 " 넌 다리 얇아서 이뻐. 괜찮아." 라며 위로 한다.
잉? 아닌것같은데. 발차기 한번하면 가랑이 찢어질것 같은데...
부리나케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 입고 나왔는데 신호가 왔다. 이건 내게 찾아온 가장 큰 위기라는걸 직감하는 순간이었다.
난 거울을 보며 한껏 멋진 표정을 짓고, 구렛나루를 정리하고 있는 세훈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가 녀석의 셔츠를 잡아 당겼다.
그리곤 나를 바라보는 세훈
" 형, 왜요? "
" 있지 세훈아.. 나 쉬마려워. 같이 가자. "
" 화장실요? 우리 둘이선 위험한데. 화장실 가고 싶은 사람 있어요? "
라고 세훈이 외치자 손을 드는 종대와 찬열이다. 둘이서 가는것도 민망한데 넷이서 가자고?
난 그냥 세훈이 화장실을 이용하는 법을 보고 배우려고 했던것 뿐인데. 우리는 둘둘씩 짝을 지어 화장실로 향했다.
화장실 앞에는 가수들이 몰래 통행하는 후문이 있는데 팬들은 어떻게 알았는지 그 앞에서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경비 아저씨들의 조금은 허술해 보이는 경비 아래에 막혀 있지만, 우리들을 보고 한껏 흥분한 팬들이 그 막을 뚫고 뛰쳐 나올 기세다.
엎친데 덮친격 화장실 문이 뚫려있다. " 경수랑 세훈이 먼저 "라는 찬열은 종대와 화장실 입구 앞에에 서있는다.
외부의 침입과, 눈을 막기 위함을 알게 되었다. 화장실 안에 들어한 세훈은 문 한칸한칸 달 열어보고 사람이 있는지 확인한다.
다행이 아무도 없다. 세훈은 아주 자연스럽게 변기 앞에 서서 볼일을 본다. 이런 보고 싶지않아. 내 가수의 프라이버시.하아..그런데 너무 급하다.
나 또한 아주 부자연럽게 변기 앞에 섰다. 한평생 앉아서 싸기만 했지 서서 싸본적인...손이 떨린다. 후아..후아
" 형, 빨리 싸요.. "
라며 세훈은 벌써 손을 씻으러 세면대로 간다. 뭐야.. 왜 이렇게 빨라. 나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온몸에 흐르는 전율과 함께 방광의 고통이 덜어졌다. 생각보다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눈을 감았기에 손의 감각으로만 일을 처리했다.
앞으로 걱정되는건 오늘 숙소로 돌아갔을때 어떻게 샤워하는가 였다. 하아..그만 생각하자.
=
여의도 팬사인회로 향하는 도중에 차량 맨 뒤에 있는 작은 상자 안에서 우리 사인CD를 몇 개 발견했다.
앨범 사진을 본다는 핑계로 사진 아래 사인을 외웠다. 멤버들 몰래 외우는거라 허벅지에 그려가며 대충 형태를 외웠다.
대충 그리고 하트 많이 그려주면 못알아채겠지? 나는 불안했던 마음이 놓였다.
엑소 멤버들이 인터뷰에서 했던 말은 모두 사실이었다.
비글 라인 종대와 찬열은 단 2분도 쉬지 않고 조잘조잘 말을 해댔다. 민석은 어린 애들의 장난을 보며, 귀엽다는듯이 웃을 뿐이었고,
세훈은 이어폰을 꼽은지 오래였다. 루한 또한 귀에 해드셋을 끼고 잠을 청하고 있었다.
종대와 찬열의 대화를 아주 잠깐 귀 기울여 들어보았다. 정말 쓰잘대기 없는 대화였다.
노래를 했다가, 걸그룹 춤을 따라췄다가, 드라마 이야기를 했다가 서로 몸 장난을 치다가. 어후 정신 사납다.
그렇게 시끌벅적한 차량이 여의도 팬사인회 장소에 도착했다. 우리는 둘둘 짝을 지어 장소 안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
벌써부터 차량을 둘러싼 팬들에 의해 매니저 형은 예민해져 있었다.
창문을 살짝 열어 팬들을 향해 소리쳤지만, 선텐된 창문에 손을 집어가며 두드리는 팬들은 비켜날 생각이 없어 보이는듯했다.
두려웠다. 창문을 깨부스고 날 잡아 당길것 같았다. 멤버들 또한 한껏 긴장한 상태였다. 뒤 늦게 나타난 경호원에 의해 차량은 보호 되었다.
" 경수야 손 꼭잡어- " 라며 찬열이 깍지를 껴온다. 따뜻하다. 부드러워. 그 손 한번 꼭 잡아 보는게 꿈이었는데.
길다랗고 얇은 손이 작지만 곧은 내 손과 맞닿자 온몬에 전율이 일렁인다. 황홀함에 얼마나 빠져 있었을까.
어떤 정신으로 팬사인회장에 들어왔는지 모르겠다.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을때 멤버들 모두 헉헉 거리며 고른 숨을 내쉬고 있었다.
어느새 찬열과 맞잡은 손에는 땀으로 축축해져 있었지만, 찬열은 놓지 않았다.
" 종대 팔 긁혔네. "
" 어. 손톱 자국. 쓰라리네. "
" 경수, 넌 안다쳤어? "
" 어?어..몇대 맞은거 빼고는. 하하- "
어색하게 웃자 멤버들 표정이 다시 돌아왔다. 이런거구나. 가수의 입장에서는.
팬들이 고맙고 사랑스럽고, 지켜주고 싶은 존재 임과 동시에 상처를 주는 존재. 나는 생각에 잠겼다.
멍을 때리다가 정신을 차렸을때는 난 이미 멤버들과 함께 단상에 서서 마이크를 잡고 있었다.
" 안녕하세요. EXO의 디오입니다! "
" 와아아!!!!경수 잘생겼다~ "
" 경수야!!! "
팬들이 내 인사에 환호성을 지른다. 큰 목소리로 내 이름을 부르거나, 대포 같이 큰 카메라로 나를 찍기 바쁘다.
엄청난 프레쉬로 인해 눈이 따갑기 까지 하다. 그치만 좋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서 사랑받는 기분만큼은.
" 많이 덥죠- " 라는 간단한 내 안부 물음에 다들 하나같이 "네~" 라고 대답한다.
" 많이 기다렸어요? " 라는 민석의 말에 팬들은 아니요~ 라며, 괜찮다는 반응을 보여준다.
인사도 얼마 하지 못하고 매니저에 지시 아래 각자 의자에 줄줄이 앉았다. 순서는 종대-찬열-나-세훈-루한-민석 이었다. 난 세번째였다.
" 오빠- 아..떨려...항...진짜 잘생겼어요.. "
" 아, 감사합니다. 이름이 뭐에요? "
" 저요? 저..지은이요..박지은..와..진짜 잘생겼다.. "
" 하핫..아니에요.. 학교 끝나고 온거에요? "
" 아니요..오빠 볼려고 아프다고 하고 야자 빼고 왔어요.. "
" 그럼 안돼요. 학교에서 공부 해야죠.. "
" 아..하트 두개만 더 그려주세요...저 공부 못해요..공부 저랑 안맞아요. "
" 흐흐..저두 그랬어요. 그래도 공부 열심히 해요. "
넘어갈게요- 라는 말에 여고생 팬이 실망한 표정을 짓는다. " 다음에 또 봐요- " 라고 하자 팬이 네! 라는 말과 함께 세훈에게 넘어간다.
기분이 좋다. 내가 팬 입장을 멤버 누구보다 더 잘알고 있다. 좀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고, 달달한 대화를 나누고 싶고 나는 최선을 다했다.
팔이 떨어질것같은 위기를 몇번 경험했지만, 참고 견뎌냈다. 잠깐의 휴식타임이 있었다.
내 뒤 상자에 가득 쌓인 선물들 틈에서 비타민 물을 꺼내 한 입 들이키고, 세훈에게도 건냈다.
세훈이 같이 입을 대고 마시자, 팬들이 또 함번 환호한다. 세훈은 아무렇지 않은듯 했지만, 나는 귀가 빨개진다. 간.접.키.스 잖아. 흐흣.
세훈이 갑자기 내 앞으로 얼굴을 훅 들이밀더니 귓속말을 한다. " 저기 앞에 하늘색 옷 이쁘지 않아요? " 라며. 헐..귓속말로 이런 얘기 하는거였어?
...그런데 진짜 이쁘다. 너도 사람이었구나 세훈아. 괜한 질투심에 나 또한 세훈에게 귓속말을 했다.
" 내 스타일은 아니야." 라고. 세훈이 웃기시네- 라며 내 어깨를 밀친다. 야. 내가 형이야.
여대생 팬이 준 곰돌이 인형 손으로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는 찬열의 표정이 아이같다.
내가 찬열의 어깨에 살짝 기대자 찬열이 오른팔로 어깨동무를 하듯이 하더니 내 옆통수를 쓰담거린다. 몇 팬들이 쓰러지려고 한다.
아..나도 쓰러질것 같아. 내가 고개를 들어 찬열을 향해 웃어보이자 찬열이 왼쪽 손으로 내 왼쪽 뺨을 살짝 꼬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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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