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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하늘에서 - 로코베리

[방탄소년단/전정국] 나의 여름에게 : 01 | 인스티즈



나의 여름에게 01

w.도파민








2014년 겨울. 열여덟



왜, 남에겐 그저 빛 바래진 사진 조각일지 몰라도, 자기 자신에게는 특별하고도 구구절절한 사랑들 하나쯤은 있지 않는가. 혹여 누군가 볼까 부끄럽고 창피하지만, 빛 바래져 낡은 그 나름의 애착과, 익숙함. 그것들이 정점에 다다라,  진한 여운이 남는 추억이 될 수 있는 그런 사랑.. 그리고, 우정. 전정국과 나는 그런 사이였다. 어떠한 말로 형용할 수 없이 서로를 좋아하는, 누군가에게 말하기엔 낯부끄럽지만, 그래도 서로를 끔찍이도 아끼는. 사랑이 아닌, 18년의 우정으로 탄탄히 쌓여진 우리. 2014년,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갓 올라온 병아리 같은 일학년도, 입시와 수능에 찌들어 있는 3학년도 아닌, 우리 관계만큼이나 애매하기 짝이 없는 고등학교 2학년, 우린 열여덟이었다.








"야, 니.......짐, 다챙깄나."
"..... 어."
"그, 히야는.... 어딨는데."
"... 내가 어제 오빠야 먼저 갔다 안 캤나!!!"
"..니는 왜 마지막까지 씅질인데!"
"...니, 내한테 할 말 없나!"
"....."
"......"
"... 잘 가고, 아프지 말고.".
"....."
"날씨 추븐데, 따시게 입고 댕기고."
"....."









그리고, 2013년 겨울. 열일곱




교장선생님께서는 입학을 하기도 전에 반 배정식에서 남녀 합반은 절대 안 된다는 강력한 의사를 내보이셨다. 3학년을 제외한 모든 학생들은 남녀 분반이었다. (3학년을 남녀 분반으로 짜게 돼버리면, 이과 여자만이 1반도 체 나오지 않기 때문이라나, 뭐라나. 이것도 어쩔 수 없이 만들어진 탓에, 교장은 못마땅하게 봤다.) 남녀공학의 꿈을 가득 품고 들어온 학교였으나, 운동장을 가운데에 두고 ㄷ자 모양으로 남자, 여자가 분리되어 있어 공학의 꿈은 무슨, 낙동강 오리알이 된 셈이었다. 허상 된 꿈을 꾼 거구나. 하고 절망을 해댔지만, 정국은 그런 여름을 살뜰히도 챙겼다. 아침을 먹지 못하고 온 날이면 매일 같이 여름의 교실에 들러 매점에서 사온 소시지 빵과, 투박하고 삐뚤하게 써 둔 포스트잇을 붙여두곤 했다. 정국의 그런 챙김 아래에서 보냈기에, 여름의 고등학교 1학년 시절은 꽤나 행복했다.





"와씨, 올해 첫눈을 니들이랑 바야겠나."
"내도 싫거든 지지배야. "
"첫눈, 그게 뭐 대수라꼬. 내는 눈이 젤 실타."
"와 싫은데. 눈오면 담임도 늦게 온다이가. 을마나 좋노."
"니는 얼라가. 와그렇게 단순하노. "
"그면, 닌 왜 싫은데."
"..... 몰라, 안말할끼다."
"하여간에, 글쓰는 아 아니랄까봐 괜히 감성은,"
"... 아, 그런거 아이거든!"






그 해 겨울은 유난히도 추웠다. 부산, 특히나 우리 동네에서는 잘 내리지 않을 법한 눈이 하늘에서 구멍이라도 뚫린 듯 펑펑 내렸다. 눈 내리는 창가 앞에서 여름과 친구들이 오밀조밀 모여 수다를 떨기 바빴다. 하늘이 뚫릴 듯이 내리는 눈들은 어느새 온 세상이 하얘질 만큼, 학교 뒷산이 하얀 눈으로 소복이 덮일 만큼 쌓였다. 여름은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은 것인지, 바깥을 보며 계속해서 툴툴 거렸다. 그녀도 8살 무렵 즈음에는 어린아이처럼 눈을 좋아했다. 
눈이 마구 쌓여, 다음 날에 전정국이랑 눈싸움하고 놀 수 있게 해주세요- 하고 소원을 빈 적도 여럿 있었다. 그러나 나이를 먹다 보니 그런 눈이 마냥 좋아 보이지 않았다. 내릴 때는 세상 물정 아무것도 모른 다는 듯이 누구보다 맑고 하얀데, 며칠 시간이 지나버리면 누군가에 의해 짓밟혀 결국엔 잿빛으로 잔뜩 물들어버려 더러워지니까. 때묻지 않은 순수함을 이런저런 사회에 치여 짓밟혀 버린 것 같달까. 그런 눈을 보는 게 괜스레 마음이 시려와, 언제부턴가 싫어진, 괜스레 감성에 가득 젖은 그녀였다.  






"그래도, 한여름 이제부터는 눈 억수로 좋아하겠노."
"... 머가. 내 눈 안 좋아한다꼬."
"니, 글 자주 쓰니까 알겠네. 첫눈같이 보는 남자랑 사랑이 이루어진다매!"
"..니는 언제 적 이야기를 하노."
"창문 봐봐라. 니 운명의 상대를!"
"......."










[방탄소년단/전정국] 나의 여름에게 : 01 | 인스티즈






친구가 가리킨 창문 그 너머엔, 눈을 보며 어린아이처럼 해맑게 웃고 있는 전정국의 모습이 보였다. 언제부터 툴툴거린 여름의 모습을 보고 있었던 건지. 아주 턱까지 괴고 창문 앞에 자리를 잡아 그녀를 보고 있었다. 주변 친구들의 짓궂은 장난들 속에서도 뭐가 저렇게 행복한 건지,  입이 귀에 걸릴 듯, 씨익 웃어 보이는 정국이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펑펑 내리는 눈 속에서 서로를 바라보며 웃어대기를 몇 분이 흘렀을까. 결국, 폭설로 인해 학교는 휴교령을 내렸고, 교내에 있는 학생들은 모두 하교해주시기 바랍니다. 하는 방송들이 계속해서 나오기 시작했다. 방송이 나오자마자 신이 난 정국은 교문 앞에서 여름이  나오기까지 기다렸다. 꼬꼬마 시절 때부터 여름의 옆집에 살았던 정국과 그녀는 항상 등하교를 함께 했다. 이렇게 눈이 오는 날이면 더더욱. 멀리서 걸어오는 여름의 모습을 바라보며 손을 번쩍 들고 선 이쪽! 이쪽! 하고 배시시 웃는다. 







정국은 하얀 눈을 유별나게 좋아했다. 눈을 밟으며 실실 웃어대는 정국에게 닌 왜 그렇게 눈이 좋은데. 하고 물으면,
눈 쌓이면 학교안간다이가! 라고 말하는 게, 꼭 어린애처럼 보였다. 여름은 그런 그에게 아 맞나. 하며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그리곤, 얘도 똑같은 얼라구나. 싶어 한숨을 푹 쉰 뒤, 쌓인 눈을 뽀득뽀득 밟으며 집으로 향했다. 그렇게 몇 분을 말없이 걸었을까. 갑자기 발걸음을 뚝 멈추는 정국이다. 그리고...니랑 하루종일 눈구경하고 놀 수 있다이가. 시선은 신발코에 푹 숙이며 말을 덧붙이는 정국이었다. 말하는 그의 목소리에 왠지 모를 떨림이 느껴진다. 차마 귀까지 숨기지 못한, 고개를 푹 숙인 정국의 귀 끝이 붉다. 때 묻지 않고 마알간, 정국의 모습에 여름의 볼도 붉게 물들었다. 한여름. 이름과 어울리지도 않는 눈을 처음으로 좋아하기 시작한 날이었다.










다시, 2014년 겨울.



가볍게 흩날리는 눈과는 다르게, 날씨는 꽝꽝 얼어 집 안이나, 밖이나 매한가지로 추웠다. 괜히 추운 날씨를 탓하며 성질을 부리는 정국에게 원래, 이사가는 날은 춥다카더라. 하고 대답하니, 그게 뭐가 또 맘에 들지 않는지 이네 입을 꾹 닫아버리고선 트럭에 마지막 짐들을 실어 넣었다. 여름의 친오빠 한석진이 당당하게 건국대에 붙어버릴 거라곤, 둘 다 예상하지 못했겠지. 그리고 그게 둘의 이별일지도 몰랐겠지. 부모님께서는 한석진의 합격 통지서를 보자마자, 오빠와 여름의 공부를 핑계로 서울로 이사 갈 채비를 바로 해버렸다.  여름마다 산딸기를 따먹으러 정국과 갔던 뒷산도, 진달래 꿀을 따먹던 추억들도 모두 다 소중한 추억이었는데... 까맣게 잊어버리고선 짐 정리를 하는 부모님을 보며 여름은 괜스레 미웠다. 그녀는 정국의 성화에 털 모자에 장갑에 목도리까지 챙겨 입었지만 추운 날씨에 코끝이 붉었다. 그런 여름 앞에 멀뚱히 서있는 정국도 매한가지였다. 여름은 괜스레 아무 말 없이 툴툴거리는 정국이 얄미웠다. 그래도 18년을 알고 지낸, 베스트 뿌렌드-. 가 이사를 간다는데, 그리고 우리가 보통 사이도 아니고... 쓸데없는 건강 챙기라는 정국의 말에 눈물이 글썽거렸다.







"...야, 니 우나."
"....흑,.우리가 보통사,이가."
"울지마라. 뚝, 뚝."
"흐으...흐어.."
"......."
".....연락 자주하면 되지.내가 엄마 쫄라가 서울 구경도 가께."
"......"
"뚜욱. 뚝 해라.."
"....."





뚝, 뚝. 하고 달래는 정국의 목소리에 여름은 괜히 눈물이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그 자리에서 엉엉 울어버리는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정국은 당황하다 어설프게 끌어안고선 어린아이를 달래듯 토닥였다. 18년을 함께한 정국과 쌩이별을 해야 한다는 게 서로에겐 청천벽력과도 같은 일이었다. 귀가 먹먹해질 정도로 울어대는 여름을 보며 한숨을 푸욱 쉬더니, 토끼 같은 정국의 눈에서도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자신의 어깨가 축축해지는 기분이 든 여름이 정국의
품에서 빠져나와 니는 사내새끼가 울고 지랄이고! 하고 빽 소리를 질러댔다. 그는 제 얼굴을 두 손으로 벅벅 문지르고선, 아무 말 없이 여름을 꼭 끌어안아버리는 정국이었다.







"....... 우리 약속하자."
".... 먼 데."
"내 꼭 공부 잘해가, 서울 갈 테니까. 그때까지만 내 쫌 기다리도."
"......"
"마이 어설프나... 내, 고백이다."
"....."
"... 알았제. 말이 없노."
".... 응."  





그렇게 전정국의 어설픈 고백으로 열여덟의 사랑은 끝이 났다. 그래서 여름은 정국을 하염없이 기다렸냐고? 2018년이 된 지금, 20살이 된 둘은 눈물 없이 들을 수 없는 아름다운 재회를 해, 서로 예쁘게 사랑을 하고 있냐고? 아니. 아니다. 그건 소설 속 장면에서 나오는 허구적인 이야기들일 뿐이다. 아무리 여름과 정국이 우리 둘은 남들과 같은 평범한 사랑이 아니야. 특별해!라고 말해도, 사람의 관계는 모두 변하기 마련이다. 그게 사랑이든, 우정이든. 그렇다면, 때묻지 않은 순수했던 열여덟의 그들이 아닌, 스물둘의 한여름과 전정국은 어떻게 지내고 있냐고?







[방탄소년단/전정국] 나의 여름에게 : 01 | 인스티즈






그리고, 우리의 2018. 겨울





"야, 야 잔 비우지 말고 어서 마셔!!! 내가 쏘는 거니까!"
"자자, 2018, 상망대 영화학도들을 위하여!!"
"위하여!!!!!"




"으, 쓰다 써."
"여름, 체리 먹자 체리. 아-,해"
"응, 아-"
"잘 먹네, 잘했어"
"근데 저 선배는 왜 또 단체 소집하고 난리야, 나도 촬영 안 하는 날은 좀 쉬자."
"그게, 누가 복학한다구. 모이자구 했대."
"누구길래,.. 아. 피곤해.."
"우리랑 동기, 입학하자마자 일 년 쉬었, 저기 좀 많이 피곤해 여름아?"
"우응..좀 많이."










신입생들의 입학식도 시작하지 않은 2월이었다. 난데없이 고학번 학회장은 신입생 단톡방은 물론, 17,16학번들의 단톡방에서도 회식필참이라며 연락을 해댔다. 술자리 모임을 좋아하지 않는 나는 쉴 새 없이 울려대는 카카오톡 알림을 꺼두고선,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학번에 관계없이 다 같이 영화를 제작하는 과제들이 태반이기 때문에 내 의지와 관계없이 모든 과동기들은 물론이요, 선후배들과 친해야만 했다. 그래서 우리 영화학도 학생들의 2,3월은 분주하다. 2월즈음이 되면, 신입생은 물론이요 복학하는 학생들, 휴학하는 학생들이 어느 정도 정해지는 시기이다. 이번 학기의 과제에 피를 보고 싶지 않으면 익히 이름 정도는 외우고 있어야 한다.






 오늘 웬일로 촬영이 없다 싶었어. 괜히 좋아했네. 하고 생각한 여름은 대충 코트를 챙겨 입고선, 술자리 장소로 향했다. 술집 앞에는 추위에 새빨게진 손을 호호 불며 오매불망 여름을 기다리는 태형이 있었다. 멀리서 걸어오는 여름을 보며 여기야 여기! 하고 손을 흔들어대다, 못 기다리겠는지 이내, 주인에게 달려가는 강아지처럼 여름에게 뛰어온다. 그런 여름은 그를 보며 잠깐이나마 열일곱의 정국을 떠올렸다. 매일 교문 앞에서 오매불망 자신을 기다렸던 정국을. 잘 지내려나. 하고선 생각에 잠겼다가, 태형의 새빨게진 손을 보고선 호호 불어주며 추운데 왜 여기서 기다려. 하고 걱정 어린 말을 한다.  그게..그치만, 너두 춥잖어. 그리구 이거 핫팩인데 이짜나. 너 줄라구 사왔는데! 라며 그녀의 양쪽 코트 주머니에 핫팩을 넣어주고선 맘에 들었는지 배시시 웃어 보이는 그다.







술집에 들어서자마자 벌써부터 잔뜩 취한 동기들이 보였다. 그들은 여름과 태형을 보자마자 반갑게 인사를 하며, 둘의 손에 술잔을 쥐여주었다. 뭘 보자마자 술을 들이밀어. 하고선 술잔을 테이블 위에 두고, 코트를 벗어 의자에 걸어두었다. 술에 잔뜩 취한 동기는 태형과 여름이  테이블에 둔 술잔을 보며 빨리 잔 들어. 하고 술을 한가득 채웠다. 그리고선 유치찬란하게 2018 영화학도! 구호를 외치며 건배사를 외쳤다. 원채 태형과 여름은 술을 좋아하는 성격이 아닌지라, 서로 빨리 마시고 가자.라는 생각에 맥주 잔에 가득 담겨있던 술을 억지로 꿀꺽꿀꺽 마셨다. 취기가 올라오며 쓴맛이 입속에 맴돌아, 여름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너무 써. 하고 인상을 찌푸리니, 태형은 안절부절하며 앞에 있는 체리를 집어 들어 여름에게 먹여준다. 그리고선 서툴지만 자상하게, 그녀의 툴툴거리는 투정을 받아준다.







"선배, 오랜만이네요."
"어! 정국이 왔구나! 얘들아, 정국이 왔다!"
"전정국? 너 이번에 복학한다는 애가 그럼.."
"네, 저 요번에 복학합니다."
"그래? 잘 됐네! 한여름! 김태형!"
"....."
"....."
"둘 다 왜 말이 없어! 너네랑 같은 학번인데, 휴학해서 처음 보지? 16연출 전정국! 인사해!,"
"....."
"여름이, 오랜만이네."
"오~뭐야 둘이 아는 사이? 전 남친이라도 되나 봐 뭐야?"






그렇게 술자리가 계속될 때까지 여름은 하염없이 툴툴거리며 태형에게 하소연을 하고 있었다. 태형은 그녀의 눈을 지긋이 쳐다보며 누구보다도 신중하게 그녀의 말을 들어주고 있었다. 그때, 짤랑. 하고 경쾌한 종소리와 함께 문을 열고 들어온 건, 정국이었다. 열여덟, 수줍게 여름에게 고백했던 어린 정국의 모습은 어디 가고 어엿한 성인 남자가 된 스물둘의 정국이었다. 그는 과선배에게 인사를 나누다, 여름과 눈이 마주치고선, 다정히도
여름아- 하고 불렀다. 정국은 특히나 억양이 셌던 사투리들을 언제 또 고쳤던 건지 제법, 서울 사람이 다 된 것처럼 표준어로 여름에게 말을 걸어왔다. 정국을 두 눈에 담고 있는 여름의 눈빛이 떨려왔다. 입을 꾹 닫고 묵묵부답으로 정국을 빤히 쳐다보기만 하는 여름의 모습에, 선배는 짓궂게도 전 남자친구냐며 장난을 걸어왔다. 보통 같았더라면, 여름은 손사래를 치고 짓궂은 선배를 아프지 않게 때릴 법도 한데. 볼이 붉어진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그런 여름의 모습을 보며 정국은 웃으면서 술잔에 담긴 술을 마시며 말했다. 뭐...그거보다 더 찐-한 사이긴 하죠 저희가. 하고. 괜스레 찐-에 악센트를 주어가며.

 







"뭐야, 김태형 질투 나겠는데? 뭐야~ 무슨 사이야!"
"... 제가 여름이 좋아해서, 졸졸 쫓아다녔긴 했죠."
"....와 진짜? 그럼... 이번 학기에 한여름 현장 안 나가는 거 알고, 복학한 거야?"







악센트를 주며 말하는 정국의 모습에 괜스레 태형이 흠칫, 하고 놀란다. 그런 태형의 모습을 본 건지, 선배는 장난을 멈출 생각이 없어 보였다.  태형이의 질투를 왈가왈부하며, 정국과 여름. 그리고 태형의 사이를 흔들어댔다. 선배는 여름이 정국에게 정신 팔려 멍하게 있는 모습을 보고선, 비어있는 그녀의 술잔에 또다시 한가득 술을 채웠다. 여름이 양평으로 촬영을 갔던 탓에, 저번 모임에 참여하지 못했다는 걸 못마땅하게 생각한 선배였다. 그래서 이렇게 여름이 괜히 불편하도록 상황을 계속 만드시는 거겠지. 그제야 정신을 차린 여름은 그녀의 술잔을 꽉 쥐고선, 한숨을 푸욱 내쉬었다. 그런 여름을 보며, 태형은 익숙하게도 그녀의 손에서 잔을 빼가, 대신 마셔주었다. 그리고 그 모습들을 쭉 지켜보는 정국의 눈동자가 정처 없이 흔들리다, 선배의 물음에 푸흐, 하고 소리 내어 웃어 보인다.







[방탄소년단/전정국] 나의 여름에게 : 01 | 인스티즈


"제가, 열여덟도 아니고.. 이제 그럴 나이는, 지났죠."







소리 내 웃던 정국이 무표정으로 무섭게도 선배를 쳐다봤다. 낯선 정국의 모습에 여름은 당황했다. 열여덟, 그 당시의 패기 있는 전정국이었다면.
한여름 때문에 복학한 거 맞아요. 하고 말할 법도 한데, 저만치도 무서운 표정을 짓는 정국의 모습이 낯설기까지 했다. 예상치 못한 대답에 잠깐이나마 두근거렸던 그녀의 심장은 쿵. 하고 밑바닥을 쳤다. 선배는  내가 또 뭔 말 같지도 않는 소설을 썼다 야! 미안해 정국아. 하며 말을 더듬거리며 자리를 빠져나가셨다. 정국은 태형과 여름을 계속해서 시선에 두곤, 자신의 빈 술잔에 술을 따라 마셨다. 오랜만이네, 잘 지냈어?라는 멘트 하나 하지 않고선, 정국과 여름은 서로를 빠안히 쳐다보기만 했다.  그래. 그들은 이제 티 없이 마알간 눈 같은 열여덟이 아니다. 그들은 자동차 바퀴들에, 사람들의 발에 짓눌려버린, 잿빛을 도는 눈이 돼버린 스물둘이었다. 창밖에서는 또 티 없이 맑은 눈들이 내리기 시작했다. 2018년 한여름. 그녀는 이름과 제법 어울리게, 눈을 싫어했다.







🎈



읽어주신 우리 사랑스러운 도짜님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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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진짜 너무 사랑스럽고 귀엽다...... 완전 재밌어요 작가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6년 전
독자3
흑흑 너무 재밌어요 ㅠㅠ 다음편만 기다려요 ㅍㅍ
6년 전
독자4
(0207)로 암호닉 신청하고갈께요 생각보다 글이 너무 재미있어요... 진짜 기대됩니다ㅠㅠ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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