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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T] 돈 많고, 어리고... 잘생긴 소년들 혹은 소년 둘 | 인스티즈 

 

 

[NCT] 돈 많고, 어리고... 잘생긴 소년들 혹은 소년 둘 | 인스티즈 


 


 

돈 많고, 어리고... 잘생긴 소년들 혹은 소년 둘 

作 현혹 


 


 


 

  정윤오와 김여주가 입 맞추고, 진득하게 혀가 섞이고…… 맞물린 입술이 떨어질 줄 모르며 질척이는 소리만 만들어낼 때 비로소 시작되는 평화와 가슴 한곳에서 들끓는 결핍. 축축히 젖어든 손바닥이 여주의 목을 감싸면 그제야 돋아나는 소름에 몸 떠는 그녀, 그러면 꼭 감은 눈 지그시 마주하며 절대 눈 감지 않는 그. 그러니까…… 고작 열아홉 먹은 것들의 욕정 어린 그 순간. 바라만 봐도 무언가 끓어오르며 폭발해 버릴 것만 같은…….  

   


 

  ㅡ 그, 윤오야. 나…… 이제 가볼게. 

  ㅡ ……. 

  ㅡ ……어, 나중에 봐! 


 


 

  돈 많고, 잘생겼는데 성격까지 죽여주는 그 정윤오. 학교에서 정의 내려지고 평판 좋은 정윤오는 딱 그 한 문장 그 자체였다. 그러니까…… 표면적으로만 봤을 때. 학생들이 입 모아 말하는 성격, 성적, 외모, 재력 그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정윤오. 표면적으로, 겉으로 드러나는 윤오는 그랬다. 언제나 촉망받으며 담임의 지지를 받는 우수한 학생, 학급 친구들에게 칭찬 들어 마땅한 일들만 자처하는 그러한 반장, 게다가 저들의 눈을 즐겁게 해 주는 수려한 윤오의 외모.  

  그리고 윤오는 그런 상황에 질렸다는 듯 항상 말했지. ……개좆같네, 안 그래요? 하고. 누구에게? 제 등하교를 책임지는 기사에게. 

  도련님, 오늘은 또 무슨 일이……. 하고 묻는 기사에게 윤오는 답을 않았다. 익숙한 듯 꺼내든 담배 한 개비를 입에 문 윤오는 불을 붙였다. 좁아 터진 차 안에서의 그 배려 따위는 좆깐 행동에 기사는 혀를 내둘렀고…… 그 사실을 알면서도 윤오는 연기를 내뿜었고. 기사를 조롱이라도 하는 마냥 낄낄대며, 미친 사람처럼. 


 

  그리고 윤오는 입을 연다, 이게 벌써 몇 번째더라. ……. 셀 수도 없다. 


 


 

  ㅡ 기사님, 한 대 태우실래요?  


 


 

  하고는 그 재수 없고 불쾌한 눈깔을 달고선, …… 그 눈깔과 어울리지 않는 아주 어여쁜 미소를 달고선. 


 

  문득 떠오르는 여주의 잔상이 윤오의 머릿속을 헤집으면 비로소 꺼내드는 과거의 이력이 떠오른다. 애써 묻어둔 기억에 윤오는 미친 듯이 입을 찢으며 웃었다. 요망한 계집년, 아주 많이 요망하고, 계략적인…… 그런 계집.  


 


 

  여주는 날 적부터 가난했다. 찢어질 듯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진정으로 찢어질 것만 같은 집에서 살았고, 찢어질 것만 같은 옷을 입었고……. 매일이 지옥이었고 원망의 연속이었다. 여주는 그 상태 그대로 학교라는 소굴에 발을 들였다. 여주가 가진 것이라곤 꽤나 쓸 만해 보이는 얼굴 고작 하나일 그 시절. 

  여주는 윤오를 만났고, 여느 여학생들과 다를 바 없이 짝사랑 따위의 것을 했다. 그 시절 다른 여학생들에게도 꼭 한 번씩은 거쳐가는 사춘기 뭐 그런, 비슷한 거. 여주는 생각했다. 나도 다르지 않겠지? 그냥, 쟤는 잘생기고 돈이 많으니까……. 그런데 여주의 예상과는 다르게 윤오는 여주의 마음속 깊은 결핍까지 끄집어냈다. 기분이 개좆같았던 윤오는 학교 뒤 소각장에서 담배를 익숙한 듯 꺼내 물었고, 때마침 담임의 심부름으로 소각장에 갔던 여주는 그 장면을 맞닥뜨렸다. 

  그리고 여주는 생각했다. ……어? 그 정윤오가, 일탈을, 하네. 그리고 그 순간 여주는 윤오에게 반했다. 열아홉이 막 시작됐을 그 무렵, 잘생긴 와꾸에 현혹된 것이 아닌 진정으로 가슴이 뛰는 그런 사랑. 그러니까, 열아홉이 알면 뭘 얼마나 알겠어…… 싶기도 하지만 아무튼 어른들이 하는 사랑을 흉내낸 듯한 사랑이 여주를 찾았다. 여주는 성큼성큼 보폭을 늘려가며 윤오에게 빠르게 다가섰다. 윤오는 당황하지도 않은 제 특유의 눈깔로 여주를 바라보면……. 그 요망한 계집이 한마디 하더라. 


 

  윤오야, ……그거 맛있어? 나, 나…… 담배 한 번도 안 피워봤는데, 한 번 피워보고 싶어. 그런데 있지. 나. ……. 키스해 줄래, 윤오야. ……. 저기, 그러니까. 그거, 연기. 한 모금만. ……. 해 줄 수 있어? 나아, 어……. 


 

  내뱉는 단어들의 수위는 아는지 모르는지 잔뜩 붉어진 볼을 달고 서있던 여주는 고개를 푹 숙였다. 그런 여주를 바라보던 윤오는 미친 듯이 깔깔대고, 그대로…… 여주의 볼을 쥐고는 입 맞췄다. 덤으로 그녀가 원하던 매캐한 담배 연기도 함께 내뿜어 주는 선심도 부려가며. 아직 반도 채 태우지 못한 담배 한 개비는 아슬하게 윤오의 검지와 중지 사이를 차지하다가 그대로 바닥에 툭. 윤오는 여주의 어깨를 쥐었다. 더 깊게도 맞물리는 입술이 진득했다. 갈망이 이루어지는 순간이었다. 순식간에 채워진 갈증에 기분 좋은 웃음을 지었던 건 여주였고, 윤오는…… 아무런 표정이 없었고. 


 


 

  그 뒤로 틈만 나면 정윤오와 김여주는 키스했다. 마치 굶주려 뒈지기 직전의 미친 개들처럼. 서로의 입술이 먹이라도 되는 마냥, 그렇게.  

  여주는 진심이었고, 윤오는 장난이었다. 여주의 진심이 윤오에게 닿는 만큼 윤오는 여주에게 흥미를 가졌고, 장난을 쳤고, 입을 맞췄고…… 그런데 그게 다였을 뿐이야. 윤오는 생각했다. 그게 다야, 여주야. 윤오의 심장박동은 언제나 정상 수치를 벗어나지 않았다. 규칙적으로, 그렇게. 


 


 

  ……윤오는 이를 까보이며 웃었다. 그 모습 마치 맹수와도 같았고, 아무튼 뭐 그랬다. 


 


 


 

돈 많고, 어리고... 잘생긴 소년들 혹은 소년 둘 

作 현혹 


 


 


 

  재민이 히죽였다. 형, 난 어리잖아요. 그런 재민을 빤히 바라보던 윤오도 재민을 따라 웃었고……. 재민은 윤오가 맘 터놓고 어울릴 수 있는 유일한 존재였다. 그 말은 윤오의 가면을 벗은 모습을 재민은 퍽 잘도 알았다. 윤오와 재민의 역사는 길었지만 깊지는 않았다. 비슷한 배경, 비슷한 환경…… 어른들이 점지해 준 소꿉놀이의 대상이 서로였을 뿐이었다. 윤오가 한 살 형이니까 재민이가 말 잘 들어야 된다, 알겠지. 고작 여덟 살 먹은 애들이 뭘 알겠어. ……네.  

  퍽 심심했던 첫만남과 다르게 윤오와 재민은 서로에게 흥미를 느끼며 오랜 시간을 버텨왔다. ……물론 비슷한 취향이 그들의 연에 한몫 크게 보탰다. 


 


 

  ㅡ 형, 저도 좀 보여 주세요. 

  ㅡ ……뭘? 

  ㅡ 아, 왜…… 그 있잖아요. 


 


 

  김여준가, 뭔가. 궁금하잖아, 천하의 정윤오가 이렇게 오래 데리고 다니는 것 보면요. 

  윤오와 재민은 깨나 비슷한 부류의 인간이었다. 고작 한 가지 다른 점을 꼽자면 윤오는 그 성정을 숨기며 가면을 쓴 채로 살아왔고, ……재민은 굳이 그러지 않았다. 윤오는 제가 싫은 사람에게 웃으며 압박을 가할 줄 아는 인간이라면 재민은 제가 싫은 사람에게 대놓고 욕지거리를 박아 줄 줄 아는, 그런…… 정윤오보다는 조금 덜 재수 없는 인간이었다. 날 적부터 그렇게 배우며 살아왔으니까. 고귀한 품성과 행동을 가장 중요시 여기며 뒤로는 별 개짓거리를 다 하고 다니는 아버지 밑에서 자란 정윤오와, 돈 많은 것 하나로 이 세상 모든 걸 쥘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그리고 정말로 원하는 것은 손에 쥐어 버리고 마는 아버지 밑에서 자란 나재민.  

  순식간에 차갑게 불어튼 공간이었다. 윤오는 제 입을 찢어가며 낄낄댔다. 전혀 진심이 담기지 않은 제스처는 덤이었다. 그런 윤오를 보던 재민이 이를 까득였다. ……저 형은 있지, 좆나 씨발 내 취향인데 재수가 없는 게 흠이란 말이지. 별다른 대꾸 없이 눈앞에 거슬리는 앞머리를 뒤로 한 번 쓸어넘긴 윤오가 재민과 눈 맞췄다. 허공에서 마주한 두 눈깔들이 마치, 먹잇감을 발견한 듯…… 빛나고. 


 


 

  넘보지만 마, 재민아.  

  ……. 

  형이 아직 안 버렸거든, 걔. ……아직, 재밌거든.  


 


 

  윤오가 생각했다. 그의 머릿속을 간파한 재민이 눈을 꿈벅이며 답을 대신했다. 아니, 하지 않았다는 편이 더 정확할지도……. 왜냐하면 나재민은 자신이 없었거든, 천하의 그 정윤오가 감싸고 도는 그 씨발 김여주가 어떤 인간인지, 얼마나…… 탐이 날지. 재민은 빨라지는 심장박동을 온몸으로 한껏 느끼며 탐욕했다. 대면이 기다려지는 순간은 제 18년 인생 처음이라고 느끼던 재민은 애써 미소 지었다. ……형, 여기로 불러요.  


 

  그리고 여주는 윤오 앞에서만 유독 자존심이 없었다. 정말이지 씨발 없어도 너무 없네. ……하며 재민은 생각했다. 둘만의 아지트로 여주를 부른 윤오는 지금 당장 오겠다는 여주의 대답에 마치 승리한 인간처럼, 그렇게……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리고 재민은 그런 윤오가 재수 없다고 생각했다. 실내를 가득 메우는 에어컨의 소리만이 그 정적을 메웠다. 윤오는 따분하다는 듯 제가 앉은 소파 옆 테이블을 검지로 톡, 톡, 톡. ……. 그리고 나재민은 그 순간까지도 재미있다고 느꼈고. 

  천하의 그 김여주를 마주할 생각에 재민은 진짜 씨발 너무 신이 났다. 마구잡이로 솟구치는 기력이 그것들을 증명이라도 해 주는 듯 재민의 체온을 높였다. 덥다, 더워. 생각하던 재민은 제 가까이 있던 에어컨의 리모컨을 집어들었고, ……띵. 맑고 경쾌한 소리를 내며 작동한 리모컨의 탓으로 에어컨의 희망 온도는 18을 겨우 찍었고. 그리고 띵동, 하며 울린 초인종에 윤오와 재민의 진득한 시선이 허공에서 맞닿았다.  


 


 

  ㅡ 저, 윤오야. ……. 어. 


 


 

  교복 그대로 입고 활기차게 등장한 여주는 낯선 인영의 등장에 몸을 떨었다. 공간에서 낯선 인물을 굳이 따지자면 그것은 여주 본인이었음에도 여주는, 그랬다. 재민은 그런 여주를 바라보며 웃었다. 아주 개씨발 매력적인 미소를 지어가며, 고른 치열을 드러내며……. 재민과 여주의 시선이 그 얼마나 진득하게 마주했는가. 그것도 모르는 윤오는 여주에게 손짓했다. 이리 와, 김여주. 재민의 시선에 빨려 들어갈 것만 같은 기분을 느낀 여주가 이내 고개를 저으며 윤오에게 다가섰다.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여주를 제 무릎에 앉혔다. 평소답지 않은 행동에 놀란 것은 여주였다. 여주는 놀라 윤오의 이름을 입안에서 마음껏 굴렸다. 차마 입밖으로 꺼내지 못한 그 이름 석 자가 여주의 입안을 마음대로 헤집었다. 


 


 

  ㅡ 인사해, 여주야. ……나재민이고, 아마 알지 않아? 유명하잖아, 얘. 

  ㅡ ……어, 그... 안녕하세요. 


 


 

  잔뜩 기어들어가는 목소리의 여주가 답했다. 윤오의 말대로 재민은 유명했다. 개양아치, 개날라리…… 잘생기고, 어리고, 돈 많은 것 그렇게 세 가지나 믿고 존나게 깝치고 다니는 걸로 유명했다. 여주가 아는 재민의 소문은 이게 다가 아니었다. 또, 뭐더라. ……. 자꾸만 저를 좇는 그의 시선이 퍽 부담스러워진 여주는 잔뜩 몸을 떨어댔다. 윤오는 그런 여주를 더욱 꽉 제 품에 안았다. 공기의 흐름이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누가 봐도 어색한 제스처를 눈치 빠른 재민이 알아채지 않을 리 없었다. 재민은 저를 견제하는 듯한 윤오의 행동이 깜찍하기만 했다. 


 


 

  ㅡ 안녕하세요, 누나. 듣던 대로 존나 예쁘네요, …… 여주 누나? 


 


 

  나재민 여자 많대. 들리는 소문으로는 남자도…… 많다던데. 꼬시는 게 장난 아니래, 걔. 

  학우들이 마음껏 떠들어대던 재민의 소문이 문득 떠오른 여주는 갑갑한 가슴을 애써 부여잡으며 대꾸했다. 으응, 안녕……. 


 


 

  형, 미안해요. 

  ……넘보지 않겠다는 말에 그러겠다고 대답한 적은 없으니까, 이해해 줄 수 있죠. 


 


 

  재민은 웃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그 누구라도 연놈 가리지 않고 넘어갈 만한 웃음을 흘리며, 생각했다. 윤오의 무릎에 앉아 부끄럽다는 듯 선연한 분홍빛 볼을 달고 있는 여주가 탐이 난다고, 꼬시고 말겠다고, ……꼭 제 것으로 만들어야 직성이 풀리겠다고. 생각했다.  

  흐름은 순식간에 제 판이함을 드러내며 뒤집혔다. 멍청한 여주만이 눈치 까지 못한 그 상황에 윤오는 핏줄을 드러내며 여주를 감싸안은 팔에 힘을 줬다. 개중에 여유로운 것은 재민뿐이었다. 재민이 한쪽 입꼬리를 잡아당겨 미소 지었다. 주도권을 쥐고 말겠다는 거만하고 오만한 표정이 윤오의 심기를 깔짝였다. 재민은 어쩔 수 없는 제 아비의 새끼였던 것이다. 탐이 나는 것 앞에서 이빨을 드러내는, ……그런 맹수와도 같은. 


 


 

  소년들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었다.  


 


 


 

돈 많고, 어리고... 잘생긴 소년들 혹은 소년 둘 

作 현혹 


 


 


 

  그 뒤로는 일상이었다. 틈만 나면 여주는 그들의 아지트에 발도장을 찍었고, ……재민은 그런 여주에게 눈도장을 찍었고. 아지트 안에서의 생활에서 달라진 것이 하나 있다면 여주가 소년들의 일상에 침투했다는 것 하나뿐이었다. 전보다 윤오와 여주가 입 맞추는 일이 잦았고, 그러면 재민은 그런 둘을 바라보며…… 그러니까 정확히는 채 눈 감지 못하고 급급한 윤오의 입맞춤을 받아내는 여주와 눈 맞추고. 재민은 잘도 매력적인 웃음을 흘려댔다.  


 


 

  누나, 밥 먹었어요? 

  안 추워요? 

  ……누나, 누나, 누나. 


 


 

  여주는 퍽 난감했다. 남들 앞에선 일절 아는 체를 하지 않는 윤오와 다르게 재민은 오히려 남들 앞에서 제게 더 다가왔다. 그녀에게 높게 쳐진 윤오라는 장벽을 깨부수기라도 하겠다는 듯 성큼 다가오는 재민의 유혹이 여주에게는 아찔함 그 자체였다. ……응, 재민아. 저만치 떨어진 윤오의 눈깔이 무엇인지 모를 짜증을 마구 내뿜었다. 여주는 등졌고, 재민은 빤히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서였다. 그러면 재민은 웃으며 어깨를 으쓱였다.  

  윤오는 정말이지 재민이 개씨발 좆같아 참을 수가 없었다. 여주를 앞에 세워두고는 재수 없는 웃음을 달고서 어깨를 으쓱이는 재민이, 윤오는, 재수가, 없었다. 당장에라도 복도를 뒤엎고 싶다는 상상에 잠긴 윤오는 정신을 깨웠다. 상상은 상상일 뿐이었다. 애써 정신을 붙잡은 윤오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짜증이 잔뜩 담긴 눈깔로 그들을 바라보는 것 하나밖에는 없었다. 윤오가 마치 성난 사자와도 같은 숨을 내뿜으며 이를 까득였다.  

   

  그러면 킥킥대던 재민이 여주의 귓가에 속삭였다. 재민의 한마디에 여주는 침을 꼴깍 삼키곤 그와 눈을 마주했다.  


 


 

  ㅡ 누나랑, 키스하고, 싶어요. 


 


 

  여주는 딱히 거절하지 못했다. 아니, 않았다. 

  한참이나 말이 없는 여주를 빤히 쳐다보기만 하던 재민이 그녀를 이끌었다. 재민에게 붙들린 손목이 아려왔다. 여주가 재민의 팔뚝을 살짝 움켜쥐었다. 그러면 재민은 욕정하고, 진짜 씨발 이리도 긴 복도를 굳이 지나쳐야 돼? 싶은 생각에 잠겼다. 그녀의 가녀린 손목을 쥔 손에 힘을 준 재민이 서둘러 걸음 했다.  


 

  저만치 선 윤오의 표정이 눈에 띄게 일그러졌다. 그러면 지나가던 학생 하나가 묻겠지. 윤오야, 무슨 일 있어? 

  윤오는 애써 미소 지었다. 그 미소 얼마나 어색하기 짝이 없는지도 모르면서. ……아니, 아무 일도. 


 


 


 

돈 많고, 어리고... 잘생긴 소년들 혹은 소년 둘 

作 현혹 


 


 


 

 여주는 결국 재민과 서로의 입술을 탐했다. 윤오에게만 향할 것 같았던 제 순정이 재민의 손짓에 허물을 벗어내고 있었다. 여주가 한숨을 폭 내쉬었다. 재민과의 입맞춤 한 번이 여주에게 일으킨 파장은 깨나 큰 영역을 차지하기 이르렀다.  


 


 

  ……아, 나 어떡해. 

  정말, 어떻게 해……. 


 


 

  문득 반짝이는 윤오의 생각에 제 주제도 모르고 잔뜩 뛰어대던 심장이 이내 그 화기를 꺼트렸다.  

  지이잉, 징, 징. 적막을 깬 것은 여주의 핸드폰이었다. 교복 치마의 주머니를 뒤지던 여주는 이내 떨리는 손을 애써 붙잡으며 손에서 놓쳐 떨군 핸드폰을 집어들었다. 아스팔트 바닥에 그대로 처박힌 액정에는 금이 가있었다. ……지금 아지트로 올래요? 금이 간 액정을 가득 채운 재민의 문자가 그 파동의 주인이었다. 

. 

. 

. 

  아지트의 공기가 차가웠다. 차가운 공기의 흐름과 적막을 참을 수 없었던 재민이 이를 까보이며 웃었다. 윤오의 날카로운 시선을 마주하던 재민이 순식간에 표정을 굳혔다. ……아, 형. 왜 그래요, 표정이. 애써 살가운 표정으로 윤오에게 말 붙이던 재민을 바라보던 윤오가 예의 그 재수 없는 눈깔로 재민을 마주했다. 윤오 특유의 재수 없는 눈깔이 재민에게 닿은 것은 정말 처음이었다. 재민이 어깨를 으쓱였다. 

  ……그 정도였다고, 김여주가, 정윤오한테.  


 


 

  ㅡ 재민아, 너……. 

  ㅡ 네, 형. 

  ㅡ ……여주랑 뭐 했냐? 


 


 

  띡 띡 띡. 띠리링. 

  타이밍이 정말이지 짜맞추기라도 한 것처럼 죽여줬다. 고 재민은 생각했다. 호랑이도 제 말을 하면 온다더니 아지트에 모습을 드러낸 여주였다.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아지트로 들어서며 여주가 말했다. 그러니까, 뭘 모르냐면……. 


 


 

  ㅡ 재민아, 나 왔는……데. 

  ㅡ ……. 

  ㅡ …….  


 


 

  여주는 숨을 들이마셨다. 재민 혼자 있을 것 같았던 아지트에는 그토록 보고 싶었지만, 보고 싶지 않았던 윤오 또한 자리했다. 당황한 여주의 표정은 그녀의 안면을 가득 메웠다. 갈피를 잡지 못하고 이리저리 흔들리는 그녀의 눈동자가 외쳤다. 나, 지금, 여기, 왜…… 있는 거냐고. 그토록 눈치 없고 멍청한 김여주도 알아차릴 만큼 싸하게 굳은 공기가 공간을 파괴했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며 입구를 가만 지키고 서있던 그녀를 재민이 불렀다. 


 


 

  누나, 빨리 왔네요. 이리 와요. 


 


 

  재민아, 재민아, 재민아. ……. 영원히 제 손아귀에서 장난감처럼 굴려질 줄 알았던 그 김여주의 배반이었다. 윤오는 여주가 내뱉은 다정한 그 이름에 치를 떨었다. 진짜 씨발 너무나도 좆같다고 생각했다. 참패의 감정이 윤오의 머릿속을 지배했다. 마구잡이로 뒤섞이는 정신에 어질한 머리를 붙잡은 윤오는 금방이라도 속을 게워내고 싶었다. 그토록 바라던 상황에 재민이 미친 것처럼 깔깔댔다. 적막은 깨졌다.  

  매서운 분위기에 여주가 침을 꼴깍 삼켰다. 피식을 집어삼키고 싶었던 포식들의 결말이었다. 피식을 삼킨 포식과, 삼키지 못한 포식. 윤오와 여주를 번갈아가며 눈깔에 담던 재민이 단말마의 신음을 터뜨렸다. 아아……, 씨발. 한껏 격양된 욕지거리를 뇌까린 것은 덤이었다. 곧장 재민의 뒤집힌 눈깔이 윤오와 마주했다.  


 


 

  형 

  덕분이에요 

  이게 다 

  ……고마워서 그래요 형 

  진짜 고마워서 


 


 

  소년들의 종말이었다. 각기 다른 소년 둘의 시선이 맞물리면, 그제야……. 재민이 다시금 히죽였다. 


 

  명백한 승자의 미소였다.  


 


 


 

 

[NCT] 돈 많고, 어리고... 잘생긴 소년들 혹은 소년 둘 | 인스티즈 

 

 


 


 


 

  제가 정윤오보다 잘난 게 뭐가 있냐고요?  

  ……어린 거? 

  요새는 연하남이 대세 아닌가 


 


 


 

  

+ 

윤오의 나쁜 모습이 보고 싶으시다던 독자님의 의견 + 연하남 재민... 솔직히 마지막 짤이 다한 듯한 그런 글이네여 = 그러니까 아무튼 오늘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암호닉 관련 문의가 많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들어와서여 신청해 주시면 감사하게 작가의 머릿속에 집어넣을게여! 브금은 그냥 어울릴 것 같아서 넣어봤는데 머 들어 주셔도 되고 안 들어 주셔도 크게 상관없다는 말씀 전해요~ ㅎㅎ 


 

♡♥ = 99 딸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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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선댓 달고 달립니다 작가님 오늘도 글 올려 주셔서 감사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
6년 전
비회원155.125
우와 타이밍
6년 전
독자2
오늘도감사합니다 작가님 잘읽고가여ㅜㅜ
6년 전
비회원32.162
작가님 정말 사랑 그거 합니다
6년 전
독자3
와우..... 쩌네요..... 정재현 나재민 완전 섹시....... 여주 부럽...... 오늘도 분위기 대박적이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 작가님 좋은글 감사합니다💚💚💚
6년 전
비회원137.111
와하우,,, 영앤 리치 핸섬 그것은 최고되는 것입니다 따흐흑 타투 재민도 엄청나게 재밌게 봤는데 이런 캐릭터의 재민ㅇㄱ도 신선하구 재현이도 좋고 다 좋아요ㅠㅠ! 작가님 혹시 암호닉 [영] 으로 신청 가능할까요??
6년 전
독자4
ㅠㅠㅠㅠㅠㅠ휴ㅠㅠㅠㅠㅠㅠㅠ 정말ㅠㅠㅠㅠㅠㅠ 하,,, 대박이에요,,,,,,, 최고,,,,
6년 전
독자5
헐 진짜 분위기 너무 좋아요 너무너무,, 오늘 진짜 힘들었는데 글 보고 힘이 막 샘솟아요ㅠㅠㅠㅠ 내일 뭔가 잘할수 있을거 같은 느낌!
6년 전
독자6
99입니다!!!자까님~!!!!!! 작가님의 공지까지 읽기 전 마지막에 있는 하트2개 = 99 딸랑이라고 적혀있길래 제 닉네임보고 한 번 놀라고, 작가님이 독자분들께 남기신 암호글인가 싶어서 다시 한 번 봤다가 공지 다 읽고 이해했네요헤헤
😀아 저는 재현이의 반듯한 이미지 뒤의 모습과 글에서의 꾸밈없는 재민이의 양아취적 모먼트를 좋아합니다 진짜 딱 이런 캐릭터 짱좋아해요엉엉 지짜..저 글읽으면서 때릴 샌드백 하나 사야할 것 같아요 (먼산) 오늘도 잘 읽었쑵니다헤헤 예쁜 하루되세요😆

6년 전
독자7
작가님 진짜 최고,, 비지엠도 최고,, 내용도 최고고 재현이도 최고고 재민이도 최고예요 ㅋㅋㅋㅋ 물론 작가님이 제일 최고,, 암호닉 [로에]로 신청할게요!
6년 전
독자8
다시 보러 왔어요ㅎㅎ 글잡 한달 전으로 돌아가니까 여러 작품 다시보게 되네요ㅎㅎ
6년 전
독자9
작가님 어디 계세요 ㅠㅠ 작가님 글 보고 싶어서 다시 찾아왔어요...TT,,
4년 전
현혹
아직까지도 찾아 주시다니...... 오랜만에 얻은 선물에 기분이 좋아요 ㅎㅎ 모쪼록 감사드리구 좋은 밤 보내세요... ♡ 언젠가 올 수 있다면 올게여!
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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