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겠다. 친구 많아서.."
"아.. 선생님 들어오면 다시 깨웡.."
"우리가 같이 다녀주는 게 아니라. 거의 강제잖아. 네가 같이 안다녀주면 자퇴할 거라고 죽인다고.."
"야!"
야! 하고 지수가 소리를 지르면 박지민은 시끄러운지 두 귀를 막고선 옆에 남자와 같은 자세로 엎드렸다.
아, 그래도 나 왕따 되는줄 알았는데 다행이다.. 이렇게 다가와주는 천사가 있다니.
"서울 애들이랑은 다르지 애들이?"
"음. 확실히 분위기가.."
"더 예쁘지!"
"아니! 네가 더 예쁜데.."
"에에이이이 네가 더 예뻥."
"아니야! 네가 더 예뻐.."
"아니야아아아! 을아! 네가 더 예뻐!"
쯧쯧- 앞에 앉아 엎드려있는 박지민이 혀를 찼고, 지수는 다리를 뻗어 발로 박지민의 의자를 밀었다.
근데 정말 서울에도 이렇게 예쁜 애가 있었나.. 지수는 진짜 여신인 걸..
"을아 다른 애들이 와서 밥 같이 먹자고 해도, 내 이름 대면서 절대 안 된다고 해야돼!"
"아, 응."
"너 싫대잖아."
"아니야! 그치 아니지!! 거봐 아니라잖아!"
"대답도 안듣고 혼자 묻고 대답하냐.."
"닥쳐라. 이제 쌤 올 시간 됐으니까. 자리로 가야겠당."
지수가 나한테 손키스를 날리고선 내 옆자리에서 앞으로 3번째칸으로 향하길래 대충 웃어주었다.
내가 워낙 말도 없고, 낯도 많이 가리는지라 저렇게 말을 걸어오면 대답을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아무튼..
어느샌가 앞자리에 앉은 두명은 바른자세로 앉아서는 게임 얘기를 하기에 계속 듣다보면 결국 자기 자랑 뿐이었다.
그러다 갑자기 박지민이 아닌 옆에 앉은 애가 자신의 앞에 앉은 학생이 엎드려서 자면서 엉덩이골이 보이자
그 사이로 종이를 끼워넣는데 웃긴 거 참느라 죽는줄 알았다.
낄낄 거리며 둘이 웃고있기에 웃음을 참기위해 창밖을 보았다. 아, 날씨 좋다.
"자리 앉아라."
딱 봐도 무섭게 생긴 선생님이 들어왔다. 수학 선생님.. 키는 170중반쯤 되어보이고.. 나이는 40대 중반..
머리는 조금 까져있으며, 앞에 있는 애들이 엉덩이골에 볼펜도 꽂아 넣다가 선생님을 보자마자 정자세로 앉는 걸 보면
저 선생님은 정말 무서운 선생님임이 분명하다.
"펼쳐."
선생님의 말에 거의 앞자리에 앉은 지수는 옆에 앉은 여학생에게 몇페이지였지?하고 선생님의 눈치를 보았다.
그리고 나도..
"……."
아직은 교과서가 없다. 소심해서 앞에 앉은 애들에게 하나만 빌려달라고 하기에도 뭐하기에 멀뚱히 앉아서 허공만 바라보고 있으면
선생님은 출석부를 들고선 이름을 부른다. 그러다 내 이름이 불러지면 선생님은 전학생이냐며 익숙한듯 얘기하고선 교과서를 펼쳤다.
나는 정말 바보인가봐..
"어. 웬일로 수업을 다 들어오냐. 요즘 한가한가?"
선생님의 목소리에 고개를 천천히 들어 선생님을 보면 선생님은 뒷문을 바라보며 말하셨고, 뒷문쪽을 보자..
"네."
키도 크고 잘생긴 남자애가 이쪽으로 다가왔다. 나를 지나쳐서 가겠지 싶었지만 그 남학생은 내 옆에 서더니 곧 내 빈 옆자리에 앉는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면.. 자리가 여기밖에 없구나.
괜히 뻘쭘해서 가만히 그 남자애를 바라보자, 남자애는 정면을 보다가 곧 나를 보았다.
"……."
먼저 피한 건 남자애였다. 나를 좋지 않은 눈으로 보기에 괜히 당황스럽고 뻘쭘해서 책상만 내려다보았다.
나도 차라리 여자애랑 앉게 해주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아까 그 지수라던가.. 지수라던가.. 지수라던가.
앞에 앉은 남학생 두명이 뒤돌아 내 옆에 앉은 애에게 인사를 하는 걸 보면.. 친한가보다.
더 뻘쭘하잖아..
"……!!."
갑자기 내 배 앞으로 손이 보이기에 놀래서 남자애를 보면 남자애는 내 책상 서랍에 손을 넣었다.
뭐하는 짓인가 싶어서 숨을 꾹 참고 남자애를 보았다.
남자애는 서랍에서 수학책을 꺼내 가져가 자신의 책상 위로 교과서를 올려두었다.
아.. 설마.. 여기...
"숙제는 했나. 다들."
이 남자애 자리였어? 어떻게 민망해.. 민망하잖아. 너무 민망해.
다음 시간은 내 옆에 앉은 남자애는 엎드려서 자기 바빴다. 어떻게 수업시간에 이렇게 대놓고 잘 수가 있지 신기했는데.
지수와 같이 화장실에 왔더니 지수가 말하길.
"걔는 운동부야. 축구. 그래서 선생님들이 딱히 뭐라고 안해. 완전 부럽지. 걔 잘생기지 않았어?"
"…잘생겼더라."
"응. 우리 학교에서 인기 많은 애들중에 포함이야. 내 친구들이 이렇게 자랑스럽습니다요."
"아."
"축구 경기 있을 때는 다 전정국 좋아하는 애들뿐이라니까? 그래서 내가 걔 경기 보러가지를 않아요."
"그렇구나…."
"너."
"응?"
"너무 귀여웡."
귀엽다며 나를 끌어안는 지수에 당황스러워서 허허- 하고 웃으면 또 귀엽다며 나를 끌어안고 뽀뽀를 해준다.
이런 친구는 처음이라 너무 당황스러워서 침을 꿀꺽 삼켜버렸다.
"근데…."
"응?"
"내가 앉았던 자리가 원래 그 애 자리야?"
"엉. 그랬던 것 같은데. 어어 맞다. 맨날 창가에 기대서 잤었다."
"…아."
"왜?"
"난 그것도 모르고 앉아 있었거든.."
"에이 뭐 어쩔 거야. 그냥 앉아."
그래도..하고 소심하게 얘기를 하면 지수는 아이 귀여워- 하며 나를 또 꼭 끌어안았다.
풀이 죽은채로 지수와 같이 교실에 들어서자 여자애들은 무리 지어서 얘기를 하기 바빴다.
남자 셋이서 어디 가고 없었고, 곧 얼마 지나지 않아 김태형이 매점에서 산 빵을 입에 물고선 교실로 달려들어온다.
앞자리에 세이브- 하고 앉기에 조용히 그 애를 불렀다.
"저기."
"야 김지수! 가서 음료수 사와. 음료수 사오는 거 깜빡했어."
"뭐래 미친놈이."
"저기.."
"네가 그때 사준다며!!!!!!!!"
"저…."
"엉?"
"밑에 돈 떨어졌어."
"아, 땡큐."
땡큐- 하고 김태형이 바닥에 떨어진 돈을 주웠고, 곧 김태형은 빵을 한입 더 베어물고선 아, 맞다. 하고 뒤돌아 나에게 말했다.
"거기 원래 정국이 자리 아니었나? 나 기억이 가물가물하네."
"아, 응. 맞아! 그래서 옮기려고.."
"뭐하러 옮겨? 걔 햇빛 너무 든다고 그 자리 많이 안앉았어. 그냥 앉아."
"아, 그래..?"
"아, 너 혹시 이거 좋아해?"
이거 좋아하냐며 손바닥을 펼쳐 나에게 보여주는데.. 아이셔였다. 꽤나 좋아하는 젤리이기에 고개를 끄덕이면
"나도 좋아해."
나도 좋아해.. 하고 자신의 입으로 넣어버리기에 너무 당황스러웠다.
하나 주려고 물어본 거 아니었어...? 일단 저 친구는 정상이 아닌 것 같다.
생긴 건 잘생기고 멀쩡하게 생겨서.. 조금 독특한 친구인 것 같다.. 그리고...
"아아 김지수 걷지마! 땅 울려! 아 지진이다!!"
"아! 진짜 김태형 돌았냐!?"
기다리라며 지수가 체육복을 입자 김태형은 어디 해보라며 지수를 약올렸고, 둘은 교실 뒤쪽에서 레슬링을 한다.
그래 일단.. 그럼.. 서랍 안에 있는 책들을 옆책상에 옮겨야겠다.. 서랍 안에 손을 넣어서는 책들을 꺼내 옆에 책상 서랍에 넣으려고 했을까.
발소리가 들려서 고개를 돌리면 전정국 그 남자애가 박지민과 같이 이쪽으로 다가왔다.
아.. 그래
"아, 저기. 혹시 자리 어디가 좋아..? 원래 여기가 네 자리라고 들었ㅇ.."
"……."
갑자기 서랍 안에 손을 넣고있는 게 다 뻘쭘하게끔 옆에 있던 책상을 끌어다 옆에 두고선
책상을 서로 바꿔치기를 한다.. 내 말엔 대답도 안해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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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작병 도져보겠습니다.
생각해뒀던 거 천천히 다 내봐야게딹 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