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은 가진 것이 없었다. 소년은 말을 하지 못한다. 소년은 몸이 약하다. 소년의 곁에는 항상 한 여자가 있었다. 소년은 그녀의 손을 놓으려고 하지 않았다.
소년의 입이 마침내 떨어졌다. 그러나, 그녀의 귀에 들어오는 것은 없었다. 소년이 그녀의 귀를 잡아당겼다. 바람이 만들어내는 소리, 난 천사가 되고싶어.
그녀가 소년을 끌어안았다. 소년이 작은 몸으로 그녀를 담으려고, 작은 몸으로 그녀를 기억하려고 했다. 곧이어 소년은 혼자가 되었다.
"난 천사가 되고싶어, 천사가 되고싶어..천사가 되고싶어…"
소년이 되뇌이는 말은 똑같았다. 모두가 소년이 미쳤다고 생각했다. 소년의 친엄마는 죽었으며, 소년를 지켜 줄 사람도 없었다. 소년의 엄마가 죽자 소년은
이상한 소문을 달고 다녔다. 모두가 소년을 피했다. 소년 또한 사람을 피했다. 소년은 제 엄마를 기다렸다. 제 엄마가 어서 안아주기를..말을 걸어주기를..
하지만 소년의 엄마는 오지 않았다. 그러나 소년은 제 엄마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소년은 제 손에 쥐어진 책을 제 가슴에 품었다. 하얀 배.
소년의 엄마가 마지막으로 소년에게 준 선물. 소년은 그 책을 안고, 기차역으로 갔다. 어린 소년이 기차를 기다리자 모두들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아무도 소년을
막지 않았다. 소년은 책을 붙잡고 달리는 기차로 다가갔다. 기차가 다가왔다, 소년의 발도 떨어졌다. 그리고, 기차는 떠났다. 소년은 보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