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랑 영화 촬영은 경수 개인 스케줄이고
이렇게 개인 스케줄이면 스태프들이 확실히 줄어들어
가장 많이 줄어드는 스태프 인원이 우리 코디팀인데
웬만하면 우리 코디팀에서 대표로 한 명만 따라가고 많으면 두 명임
그래서 우리는 당연히 큰오빠나 이여사가 대표로 경수 촬영장 가곤 하는데
- 막내 의상실이야?
“어 나 출근했어요”
경수 촬영 있는 어느날에 이여사한테서 아침 일찍 전화가 걸려온 적이 있었음
- 의상실에 또 누구 있어?
“사무팀 오빠들이랑 현장팀은 없는데 뭐 해야 될 거 있어여?”
아, 하고 이여사가 잠시 말이 없었음
나는 뭔가 불안해서 이여사한테 뭔데여 뭔데여 하고 계속 물어봤는데
- 그럼 막내야
“아...”
이여사가 날 저렇게 부르는데 나는 이미 주섬주섬 자켓을 챙겨입고 나설 준비를 하고 있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자켓 챙겨 입는 거 보고 사무팀 오빠들이 오자마자 어디 가냐고 하는 거야
나는 말없이 입술을 물었ㄷr....
- 응 오늘 하루만 내 대타 좀 뛰자ㅋㅋㅋㅋㅋㅋㅋ경수 차 바로 갈 거야 얼른 내려가 늦어서 혼나지 말고
“앟ㅎㅎㅎ저두 알아여 옷은 차에 다 있고?”
- 새벽에 다 실었어 그리고 내가 이따가 홍렬이 출근하면 거기로 가라고 할 거거든?
이여사가 전화로 이것저것 알려주고 나는 네네 대답하면서 의상실 건물 바깥으로 나왔음
나오니까 기다렸다는 듯이 경수 차 도착해서 전화 끊고 트렁크에 의상이랑 소품 다 확인하고 차에 탔는데
“안녕”
맨날 조수석에 타던 도경수가 뒷자리에 타 있는 거야
그래서 나는 올라타다가 잠깐 흠칫하고 도경수 옆자리에 탐
게다가 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색하게 안녕 이러는데
원래 우리 만날 때 안녕 이런 거 한적 여태껏 한번도 없었음
그래서 내가 오늘 뭐 잘못 먹었냐고 그랬는데 걍 창문쪽으로 고개 돌리면서 웃더라
그리고 오랫동안 우리는 아무런 말도 안 했다고 한다
나는 그게 도경수가 안녕이라고 말한 것 때문이라 생각함
도경수랑 내 자리 뒷자리에 메컵언니들 두명이나 더 있었는데 차 안이 엄청 조용했음
나 포함해서 다들 폰만 만지고 있거나 아님 자고 있었는데
갑자기 나한테 이 아침부터 루한오빠한테 전화가 왔음
“어 오빠 왜?”
- 아직 오려면 멀었어?
??
뭐짘ㅋㅋㅋㅋㅋㅋㅋㅋ오빠는 굉장히 뜬금없이 말했음
아침이라 잠에서 막 깬 목소리 들릴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었음
“어디를?”
- 바지 가져다주기로 했잖아 막내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까먹었지 너
아침에 의상실 들려서 옷 날짜별로 정리만 하고 내가 엠숙소에 갔어야 됐음
루한오빠 사복 하나가 의상실에 있어서 내가 아침에 의상실 가는 김에 갖다준다고 했는데ㅠㅠㅠㅠㅠㅠㅠㅠ
근데 내가 깜빡하고 그냥 경수 촬영장행 차를 타버린 거
“맞다 헐 오빠 근데 나 지금 경수 촬영장 가고 있는데”
잘듯 말듯 졸린 얼굴로 폰 만지던 도경수가 통화 소리에 고개 돌려서 나 쳐다봤음
왜? 하고 입모양으로 말하니까 도경수가 누구, 하고 입모양으로 물었음
- 어디?
“경수! 경수 촬영장”
- 그럼 못 와?
“내일 공항에서 줄게ㅠㅠ”
- 아니야 막내 끝나면 전화하자
어어어ㅓ 알겠어 오빠 진짜 미안해ㅠㅠㅠ하고 끊었음
도경수가 누구, 하고 물어봤을 때 오빠가 어디? 하고 물어보길래
도경수 말은 씹고 오빠랑 통화 계속 했는데
전화 끊자마자 도경수가 누구냐고 또 물어보는 거야
“사무실 오빠”
그래서 내가 한번 걍 구라쳐봤음
역시나 도경수는 아, 하면서 고개 끄덕이고 말았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속았닼ㅋㅋㅋㅋㅋㅋ속았엌ㅋㅋㅋㅋㅋㅋㅋㅋ하고 속으로 좋아했음
맨날 도경수는 내 머리 위에서 놀았으니까 가끔 걍 이러케 구라쳤는데 속으면 기분 좋았음
“루한이형 목소리 다 들리던데”
“......”
“사무실 맞지?”
고개 끄덕이고 마는 것 같았던 도경수가 진심 아~~무것도 안 담긴 목소리로 말했음
안 그래도 차 안 조용했는데 사무실 맞지? 하고 묻는 도경수 목소리를 끝으로 차 안이 정말 조용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운전하면서 다 듣고 있던 매니저형이 라디오 틀어줘서 다행이었다
사무실 맞냐는 도경수 말에는 걍 대답 못했음
자켓 뒤집어쓰고 자는 것처럼 보이게 하고 폰 만졌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도경수가 저렇게 톡한거야
그래서 내가ㅋㅋㅋㅋㅋㅋㅋ그렇다고 자켓 바로 확 내려버리면 쫌 쪽팔리니까
자켓 눈밑까지만 내려서 도경수한테 왜, 하고 말했음
그랬더니 얘가 또 웃다가 걍 고개 다시 창문으로 돌리는 거
지가 무슨 드라마 남주인 줄 아나 진짜..ㅎ하고 오늘도 속으로 말했다
촬영 중간에 점심 겸 저녁 먹었는데
도씨 팬들이 밥차 보내줬는데 문제는 밥차랑 팬들이랑 같이 와서
오히려 스태프들은 다 먹고 있는데 경수만 못 먹고 있는 셈이 돼버린 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근데 진짜 맛있다 그쳐 홍렬언니”
“내 말이ㅋㅋㅋㅋㅋ우리 일하면서 밥 제대로 먹은 적 처음인 듯”
나랑 중간에 합류한 홍렬이언니는 도경수가 그러던지 말던지
걍 스태프들 사이에 앉아서 엄청나게 흡입하고 있었음ㅋㅋㅋㅋㅋㅋㅋㅋ
밥차에 음식 종류도 진짜 많아서 우리 너무 행복해서 울면서 먹는 줄
그렇게 우리 다 먹고 이제 물 마시는데
도경수가 그제야 밥차쪽으로 와서 밥 받는 거야
ㅠㅠ쟤도 참 불쌍하다 홍렬이언니랑 막 이러면서 일어나려는데
도경수가 접시 들고 있는 손 말고 나머지 다른 한 손으로 테이블 받치고 딱 일어나는 내 손목 잡아서 나 다시 앉히는 거
그래서 홍렬이언니한테 헐 어떡하냐는 눈으로 막 쳐다봤는데
언니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웃으면서 먼저 홀라당 가버리는 거임
“다 먹었어?” 도경수가 천천히 먹기 시작하면서 물어옴
“다 먹었지 글서 일어나려고 했잖아”
평소 같았으면 근데 말투는 왜그러는데, 하고 물어왔을 애가 암말도 없이 걍 먹는 거야
나도 평소 같았으면 걍 내비두고 갈텐데
오늘따라 걍..뭐랄까 좀 안쓰럽고 그랬음 갑자기ㅋㅋㅋㅋㅋㅋㅋ
딱 나한테 답없이 고개 쳐박고 밥 먹는 그때 딱 갑자기 그랬음
“맛있어?”
“......” 도경수는 답이 없었음
“난 맛있더라 그 특히 그거 불고기”
그래서 내가 일부러 말도 걸고 그랬음
그래도 얘가 말이 없었음
그래서 걍 한 손으로 턱 괴고 먹는 것만 쳐다보고 있는데
먹다가 갑자기 나한테 불고기를ㅋㅋㅋㅋㅋㅋㅋ젓가락도 아니고 숟가락으로 퍼서 주는 거야
“잘 먹는다”
나는 당빠 받아먹었지
단독으로 먹으니까 좀 짜서 밥도 한 숟갈 달라하면 밥도 퍼주고 그랬음
난 걍 받아먹었을 뿐인데 도경수가
자꾸만 이렇게 웃었음
어쨌든 힘 없던 애가 웃으니까 옆에서 같이 시무룩하던 나도 막 들뜨는 거야 뭔지 알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그래서 왜 웃냐고 나 먹는 게 보기 좋냐고 좀 무리수 두고 물어봤는데
얘가 그렇다고 하는 거야
;;;
글서 난 당황했음
뭔 헛소리냐는 둥 차라리 그럴 거면 가라는 둥 그럴 줄 알았는데
암튼 도경수가 피곤해서 내가 헛것으로 보였는지 이때 엄청 뭐랄까 나한테 잘해줬음
이때 잠깐이 좋았었지..ㅎ좋은 줄 알았어야 했어 난 당황해서 얘가 왜이래 왜이럴까 이런 생각만 했었음
“막내 집 가?”
“아니요 저 루한오빠 이거 바지 갖다주고!”
경수 촬영이 거의 저녁 여덟 시 쯤에 끝남
촬영장이 서울이랑 그렇게 안 멀어서 의상실까지는 빨리 왔는데
문제는 루한오빠였음ㅠㅠ
오빠랑 촬영 중간에 톡했는데
의상실에 있는 오빠 바지가 빨리 오빠 손에 들어가야 돼서
나는 의상실에 도착하자마자 홍렬이언니한테 인사만 하고
다시 택시타고 오빠 녹음중이라길래 녹음실 앞으로 가서 기다렸다가
오빠가 녹음 중간에 나와서 거기 앞에 그냥 작은 놀이터 있었는데
거기 벤치에 앉아서 자판기 커피 마셨음
“안 피곤해?” 물어오는 오빠가 더 피곤해보여서
“별로?” 안 피곤하다 대답했음
오빠가 모자 쓰고 집업 입고
마스크도 쓰고 있어서
게다가 가로등 몇 개 켜지지도 않은 사람 없는 놀이터였으니까
뭔가 오빠 분위기가 디스패치에 찍힌 남자 연예인st였음
“가자 가자”
오빠가 나랑 계~속 앉아서 얘기할 만큼 시간이 많은 게 아니여서
잠깐 앉아있다가 다시 녹음실 쪽으로 걸어갔음
그때 내가 콧구멍에 벌레인가 먼지인가 암튼 둘중에 하나가 들어가서 재채기를 심각하게 했는데
오빠가 나 추운 줄 알고 집업 벗어서 걸쳐주는 거야
내가 나 추운 거 아니라고 코..콧구멍에 이상한 거 들어가서 그런거라 했는데도
그런 이상한 거짓말은 안 쳐도 된다면서 꿋꿋이 집업 나한테 벗어줬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흡 거짓말 아닌데
덕분에 또 다음날에 집업 주러 오빠한테 가야 했었지만 ^^
“바지 고마워 막내”
“응응”
“집 가서 쉬고”
“응응”
“예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오빠가 갑자기 예쁘다 하더니
내 어깨에 걸쳐 있던 집업 입혀주면서 코까지 덮이도록 잠가줬음
내가 숨막혀서 바로 목까지 내렸는데
오빠가 막 웃으면서 자연스럽게 한 팔로 내 어깨 감아서 진짜 잠깐 안았다가 떨어짐
그게 너무 자연스러워서 막 얼굴 빨개지고 설레고 이럴 틈이 없었음 걍 인사하는 것 같았음
“나 갈게여”
오빠 바지 주머니에 있는 핸드폰이 자꾸 울렸는데
녹음실이라고 생각돼서 걍 오빠 빨리 보내버림
오빠가 건물 들어가서 엘베 기다리는데 계속 뒤돌아보길래
저러다가 엘베 놓칠 것 같아서 걍 오빠가 엘베 타고 올라가기 전에 내가 먼저 가버렸음
일케해서 어쩌다보닠ㅋㅋㅋㅋㅋㅋㅋ하루 일과가 되었지만
분명 애들 공백기인데 종일 너무 바쁨ㅠㅠㅠㅠ스케줄 하나에 열시간 이상을 소모함
연예인>메컵>매니저>코디 순으로 바쁘다고 생각하는데
코디도 일케 힘든데 연예인은 얼마나 힘들까 하고 생각하게 된 날임
긴 시간 촬영한 도경수도 그렇고 새벽까지 녹음실에 있는 오빠도 그렇고ㅎㅎㅎㅎㅎㅎㅎ
♥막내가족♥
경짱 / 구사즈 / 권지용 / 김종대학병원 / 냐냐 / 눈두덩 / 눈빛 / 늦가을 / 다운로드 / 돼지바 / 됴민대 / 됴블리 / 뚜시뚜시 / 망덕 / 머리끈 / 미역 / 바베큐 / 바수니 / 북극곰 / 뱀 / 빽 / 상큼사과랑 / 소담 / 소띠 /솜사탕 / 아이폰 / 안아주는느낌 / 야이대지야 / 영상있는루루 / 오수 / 옥금 / 요징 / 우럭 / 우럭우럭 / 웨하스 / 이리오세훈 / 인수니 / 잡초 / 절봉이 / 정수정 / 준짱맨 /줄자 / 쪼똥이 / 쮸쀼쮸쀼 / 추리독자 / 츄파츕스 / 치아 / 치즈 / 카메라 / 쿵쨕쿵쨕 / 크림치즈 / 토익 / 하닁 / 하이 / 하트 / 하하핳 / 핫초코 / 호두 / 활력소
암호닉 신청했는데 목록에 없으면 꼭 말씀해주세요!
오늘 좀 심층적이었져 특히 경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4화에 걸쳐 멤버별 에피를 끝내려 했지만
종대랑 찬열이 개인 에피가 필요한 것 같아서
5화도 4화와 같이 두 명의 멤버가 에피 구성을 이룰게요
6화부터는 이제 일화로 길~~~~~~게 가도록 할게영
님들 글고..벌써 연휴 ¾일째에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들 남은 연휴 잼나게 보내시길
물론 막내썰과 함께..♥
오늘도 감사드리며, 오늘도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