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U`EST - Daybreak (Minhyun&JR)
응급의학과 또라이 02
“환자분, 여기 어디예요. 제 목소리 들리세요?”
“13번 베드 비우고 NS 트랜스퍼 해.”
*트랜스퍼 (transfer): 전문 분야가 다를 때 다른 과로 환자를 이동시키는 것
*NS (Neurosurgery) : 신경외과
“나 혼자서는 안 될 것 같은데. 황민ㅎ..”
아 맞다..
얘 지금 없지...
민현이가 없다는 걸 잊고 있다가 갑자기 생각이 났다.
응급실은 오늘도 역시 환자들로 가득하다.
이곳은 언제나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더군다나 지금은 민현이가 없어서 더 그렇다.
아무래도 레지 한 명이 빠지는 건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황민현 여기 왔습니다.”
언제 왔는지 가운을 입으며 걸어오는 황민현이다.
“뭐야 너”
그리고 내 물음에는 그냥 씩 웃고 만다.
쉬러 간지 겨우 한 시간은 지났는지 모르겠다.
“조금 더 쉬라니까...”
“이렇게 바쁠 거 아는데 어떻게 계속 누워있어.
나 이제 멀쩡해.”
말도 지지리도 안 듣고...
하여간 직업 정신도 참 투철하다.
오늘은 백만년 만에 오프인 날이다.
쉬는 날에는 이것저것 다 하겠다 다짐했었지만 그게 좀처럼 쉽지는 않다.
막상 오프가 되면 그냥 부족한 잠이나 채워야겠다는 생각 밖에 안 든다.
그래서 오늘도 그냥 곧장 집으로 향했다.
며칠 만에 오는 집인지 기억도 잘 안 난다.
여기저기 어지럽혀진 집을 바라보는데 한숨이 절로 났다.
애써 무시하고 그냥 침대에 누워 티비를 보다가 잠이 들었다.
그렇게 한참을 자다가 일어나보니 어느새 밤이었다.
청소라도 해야겠다 싶어 거실에 나갔더니 뭔가 아까와 달랐다.
널브러져 있던 물건들은 다 제자리에 가있었다.
“일어났어?”
태연하게 화장실에서 나오는 황민현.
“피곤한데 우리집은 왜 왔어”
“혼자 밥 먹기 싫어서 너랑 밥이라도 같이 먹을까 하고...
너 좋아하는 족발 사왔는데.”
“아니 그럼 나 깨우지... 청소는 또 왜 했어 바보야”
“오빠가 또 한 깔끔하잖아.”
돌아오는 황민현의 대답은 나를 어이없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아무리 청소를 좋아해도 그렇지...
하루종일 병원에 있다가 와서 청소하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됐어. 배고프니까 얼른 먹자.”
그래서 시작된 족발 파티, 웃기게도 정말 맛있었다.
잠에 취해 밥도 한 끼 안 먹었더니 잘도 들어갔다.
“투덜대더니만 잘만 먹는다 너?”
“...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지.”
“많이 먹어. 너 다 먹어.”
몇 점 먹지도 않고 내 앞으로 접시를 들이민다.
“이렇게 안 먹으니까 살이 빠지지.”
“알았어.”
“너 약은 가지고 왔어? 계속 먹고 있지?”
“...”
아니 대답은 안 하고 왜 웃기만 해...
“하여간 이성경 잔소리는...”
“아니 그래도 네가 약을 잘 안 챙겨 ㅁ...”
“으휴 나도 의사야. 걱정하지 마.”
그러고는 가방에서 약봉지를 꺼내 보였다.
한껏 수척해진 민현이가 너무 안쓰러웠다.
그래도 예전에는 볼도 빵빵하니 귀여웠는데...
예전에 학교 다닐 때가 생각이 났다.
“또또... 속상해하는 표정이네..
그래도 이성경이 걱정해주니까 좋다”
“... 면도라도 해 예쁘게”
“알았어. 내가 쓰던 면도기 아직 있지?”
결심한 듯 민현이는 거울을 보고 쉐이빙 폼을 발랐다.
“웬일로 내 말도 잘 듣고 예쁘네?”
“당연하지.”
폼을 꼼꼼히도 바르더니 면도기로 슥슥 밀어낸다.
면도를 하는 건 볼 때마다 신기했다.
“나도 해보면 안 돼?”
“또 내 얼굴에 상처 내려고?”
의심의 눈초리를 쏘아대는 황민현이다.
“치... 안 해.”
“알았어알았어. 살살 해봐.”
면도기로 긁어낼 때마다 말끔해지는 민현이의 얼굴이다.
새삼 느끼는 거지만 가까이에서 보니 참 잘생겼다.
뻑하면 밤도 새면서 피부도 좋고...
내 남자친구지만 너무 부럽다.
“그런 눈빛은 좀 곤란한데”
“푸흡... 무슨 눈빛인데?”
“몰라 뭔가 좀... 밤에는 위험한 눈빛이야.”
얼굴은 왜 또 빨개진대..
괜히 머쓱해져 화장실을 나왔다.
대충 얼굴을 헹구더니 민현이도 나를 따라 나왔다.
그리고 내 옷장에 있는 자기 옷을 찾더니 꺼내 입는다.
“자고 가게?”
“그러면?”
너무 당당해서 순간 말이 안 나왔다.
“나 오늘 청소도 다 하고 맛있는 것도 사왔는데?”
“나 그냥 가?”
“응?”
황민현은 내 마음을 충분히 흔들어 놓고는 심지어 침대에 먼저 누워버린다.
저런 고양이 같은 눈빛으로 말하는데 어떻게 보내...
“아오... 알았어. 마음대로 해.”
막상 눕고 보니 또 좋았다.
역시 나도 지조는 없는 사람인가 보다.
팔 한 쪽을 펼치더니 이쪽으로 오라며 손가락으로 톡- 하고 치는 민현이다.
“팔 아플텐데 괜찮겠어?”
“묻기도 전에 와놓고서는”
들켰다.
뭐가 그리 좋은지 자꾸 웃음이 흘러 나왔다.
오늘따라 네가 건네는 말들이 더 달았다.
그래서 더 편히, 더 깊게 잠이 들었다.
병원에서는 근무를 시작하기 전에 환자에 대해 함께 얘기를 나눈다.
보다 신속하고 정확한 처치를 위해서다.
오늘은 황민현과 출근해서 함께 회의에 참석했다.
자꾸 요상한 눈짓을 건네며 장난을 쳐오는 황민현 때문에 회의에 집중이 안 됐다.
“박진우 환자는?”
“... 아 네.. 그게 그러니까..”
“NS 트랜스퍼 완료했고 석 교수님이 내일 바로 수술 진행하신답니다.”
내가 대답을 못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는지 당황하며 대신 대답을 하는 황민현이다.
“왜 네가 대답해? 이 환자 이성경 담당 아니야?”
“아... 네. 죄송합니다.”
아...
대신 대답해준 건 고맙지만 그래봤자 혼나는 건 똑같다.
“이성경 선생은 정신 좀 차리자. 이제 시작이야 너”
“네 죄송합니다. 주의하겠습니다.”
인턴 때부터 많이 혼나긴 했지만 혼이 날 때마다 참 서글프다.
회의는 이곳에서 가장 기본적인 건데 그것도 하나 제대로 못하고 혼이 났으니...
내 자신에게 화가 났다.
“미안...”
“네가 왜 미안해. 내가 잘못했는데.”
괜찮다고 했지만 황민현은 하루종일 내 눈치를 봤다.
어떻게 보면 민현이는 평소처럼 장난을 쳤을 뿐이고 정신을 못 차린 건 나다.
그래서 자꾸만 눈치를 보는 민현이가 좀 귀여웠다.
애초에 민현이에게는 화가 나지도 않았는데 자꾸 화난 척을 하게 됐다.
“밥 먹으러 갈까?”
“아니면 커피라도?”
아직도 너는 내가 단단히 화가 났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짜증나게도 네가 귀여웠다.
“아니.”
“뽀뽀해줘.”
“.. 어...? 뭘 해달라고..?”
“너가 좋아하는 그거 있잖아.”
“야... 너 화난 거 아니었어? 이제 연기까지 하네..”
“내가 화가 왜 나! 근데 좀 얄밉긴 했다 자꾸 장난치고?”
“너 진짜 화난 줄 알았잖아 나는...”
“그래도 미안... 이제 안 할게..”
그 이후로는 회의 중에 장난 치는 황민현을 다시 볼 수 없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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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오늘 글 쓸 시간이 생겨서 2편 업로드 하게 됐어요! 1편도 프롤로그만큼이나 좋아해주셔서 너무 감사해요ㅠㅠ 여러분들의 댓글을 보면서 저 얼마나 행복했는지 몰라요 흐흐... 2편도 귀엽고 달달하게 쓰려고 노력했는데 어찌 읽으셨을지 궁금하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하네요!ㅜㅜ 오늘도 감사하고 사랑합니당 독자님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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