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레물을 뒤집어써 축축한 몸을 이끌고 그대로 교실 문을 걷어찼다.내 발에 걷어차이면서 열린 교실 문이 우당탕 큰 소리를 내며 열리고, 안에 있던 놈들의 시선이 내 쪽으로 돌아왔다.퀴퀴한 냄새를 잔뜩 풍기며 다 젖어서 들어오는 내게 일말의 걱정도 담기지 않은 눈으로 코를 막거나 웃는 녀석들을 보자 속이 뒤틀렸다.정확히 고등학교에 입학한지 2년 하고도 2개월이 지난 고3의 5월, 그동안 수도없는 시기와 질투로 인해 지나가다 어깨빵을 당한다던가 신발에 압정이 들어가 있던가 이동수업에 교실을 잘못 알려줘 지각을 한다던가 가방이 통째로 사라진다던가 하는 일들을 매일같이 겪던내 고등학교 생활. 세 번째로 걸레물을 온 몸에 뒤집어 쓰는 순간 이대로는 더 이상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웃음기를 가득 머금고 있는 빌어먹을 자식들에게 나 역시 괴기한 꼴로 웃어보이며 최후의 통첩을 날렸다."절교해, 씨발놈들아."취 급 주 의 ; EP 1(부제 ; 절교해, 씨발놈들아.)씻고 나오면서도 아직까지 걸레 냄새가 몸에 배인 것만 같아 킁킁대며 머리를 수건으로 털었다.드디어 미루고 미뤘던 절교 선언을 하고 집으로 나혼자 분에 가득 차 씩씩대며 돌아오는 길.내 꼴을 보고도 걱정하는 기색은 단 하.나.도 없이 웃고있는 꼴들을 생각하니 다시 한번 속이 뒤틀렸다.다섯 명의 남자와 그 사이에 끼어있는 한 명의 여자.듣기에는 좋아보일 수 도 있으나 아까도 언급했다 시피 저 새끼들과 같은 고등학교를 들어오는 그 순간부터 내 고등학교 생활은 생지옥.그야말로 주변에 악마들이 들끓는 생지옥이었다 이 말이다.내 주변에 친구 하나 사귀지 못하게 철벽을 쳐 놓곤 자기들은 반반한 얼굴과 이중적인 작태로 교내 뿐만이 아니라 이 지역의 여학생이란 여학생들은 다 후리고 다니는 그 뻔뻔한 작태란. 치가 떨릴 정도다, 옆에서 보고 있으면.처음부터 친구였냐고? ㅇㅇ, 맞다. 씨발... 부모님들끼리 친한 탓에 중학교 말 부터 강제친구가 된 여섯명 사이에서 난 존나 힘들었다.고등학교 때 난 존나 강제로 혼자였고, 항상 저 새끼들의 빠순이들에게 존나 매일 테러 당했다.감싸줘? 개소리 말아라. 오히려 내가 괴롭힘 당하는 걸 보면서 여자는 그렇게 강해지는 거라며 여자애들 앞에서 스킨십을 겁나게 하고 내 이상형은 여주같은 애야^^ 라며 날 엿먹이고.... 후 생각하니까 빡치려고 하네^^? 나가 뒤져라 이 새끼들아.아, 생각하니까 더 빡치네... 교복은 도무지 입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져서 버렸고 교복이나 사러 나가야겠다.ㅅㅂ 나간김에 존나 짧게 입어야지. 우리 학교 치마 규정 없으니까 나도 존나 자유 좀 누려보자!!!! 예!!!!! *** 교복도 새로 장만했고, 새 신발에 새 가방까지 장착하고 나니 한결 기분이 좋아져 학교에 도착했다. 신발장 앞에 서서 신발을 벗어 들고는 신발장을 여는데, 오늘도 역시나 실내화가 더러워져 있다. 보고만 있는 내 모습에 오늘도 내가 그냥 넘어갈 거라 여겼는지 옆에서 대놓고 낄낄대는 여자애 무리 중 한명의 머리채를 잡았다. - 꺄아악!!! 너 뭐야!!! 이거 놔, 안 놔?!소리 지르는 여자애의 말을 무시한채로 그 무리로 시선을 돌렸다. 그 애들을 바라보며 머리채를 잡고 있는 여자애를 바닥에 내팽개쳤다.둔탁한 소리를 내며 넘어진 여자애를 바라 보지도 않고 그대로 발을 뻗어 여자애를 발로 세게 찼다.어흑, 제대로 맞았는지 소리도 내지 못하고 부들부들 떠는 여자애를 슬쩍 내려다보고 어느새 조용해진 신발장에서 무리들을 보며 말했다."한번만 더,"퍼억-한번 더 발길질을 하고,"내 물건에 손대면."꾸욱-발을 내려 여자애의 몸뚱이를 밟고."그땐 피 보고 나서 끝날 줄 알아."발을 떼고는 가방에서 새 실내화를 꺼내어 발에 신고는 신발장에 놓여있던 쓰레기를 쓰러져있는 여자애의 위로 털어내곤 신발을 넣었다.가방을 고쳐 메고 걸음을 옮기자 내가 걸어가는 길마다 자연스레 애들이 비켜준다.공부 잘 하는 전교 1등의 지랄쇼는 어떻게 다들 잘 감상했는가 모르겠네.자리에 앉아 읽으려 가져온 책을 꺼내는데, 우리반 어떤 애가 나에게 말했다. 선생님이 교무실로 오라고 했다고.읽으려던 책을 그대로 내려놓고 교무실로 향했다. 무슨일인가 궁금하기도 했고 뭐... 아무튼 그랬다.교무실에 도착해 문을 열고 들어가 선생님의 옆으로 가는데, 이미 선생님 앞에 누군가가 있다.딱 봐도 양아치같아 보이는데, 쟨 또 뭔가 싶었지만 귀찮아서 패스하고 선생님을 불렀다.내 부름에 선생님이랑 남자애가 동시에 날 쳐다봤다. 남자애의 시선을 무시하곤 선생님만 바라보았다.- 부르셨어요?- 어, 그래. 여주 왔구나. 다름이 아니라 여주 저번에 방과후 학교에 보충 신청 했었지?- 아, 네. 그런데요? - 혹시 여주 공부에 방해가 안 된다면, 네가 얘 따로 공부 가르쳐주지 않을래? 흐음? 선생님의 말씀은 생각외의 것이었다. 어차피 공부는 수업시간에 하는거라 상관은 없는데, 얘는 괜찮은건가? 슬쩍 남자애를 돌아보자 아직도 뚫어져라 날 보고 있다. 그에 빙긋 웃어주고는 선생님께 대답했다.저야 괜찮은데, 이 친구는 하고 싶다고 한 건가요? 내 질문에 대답한건 선생님이 아니라 남자애였다. "내가 한다고 한건데."헤에, 그렇구나. 그럼 할게요. 내 명쾌한 대답에 선생님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그래, 그러면 시간표랑은 둘이 짜고 수업 들어가렴. 담당 선생님께는 내가 말 해 놓을게. 가 봐, 둘 다.선생님께 시간표를 받아들고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는 교무실을 나왔다. 교무실을 나온 내가 말없이 발걸음을 옮기자 내 옆으로 따라 붙은 남자애가 말을 걸었다. "어디로 가는데? 갈 곳은 있냐?"그런 남자애의 질문에 픽 웃으며 주머니에서 열쇠 꾸러미를 꺼내 흔들었다."네 생각보다, 전교 1등은 많은 걸 누릴 수가 있거든? 따라와, 이 시간이면 음악실이 비었을거야."내 손에 쥐어진 열쇠 꾸러미를 본 남자애가 큰 소리로 웃었다. 골 때린다는 표정을 하곤. "전교 회장 뒤에서 조용히 지내는 줄 알았더니, 너 좀 다르다?" 그런 녀석, 오세훈의 말에 슬쩍 웃어보였다. 네 눈에도 내가 그렇게 보였구나?"날 그 재수없는 학생회장과 비교하지 말아줄래? 급 떨어지거든."내 말에 뭐가 그리 웃긴지 또 막 웃어댄다. 김준면에게 들은 적이 있다, 오세훈.학생회의 가장 큰 골칫거리인 무리의 녀석이라고. 학교를 밥먹듯이 빠지고, 담배에, 폭력에, 사고란 사고는 다 치고 다닌다며 치를 떨던 기억이 난다. "너도 마찬가지야, 양아치 오세훈." 음악실 문을 열고 들어가며 내 말에도 웃는 오세훈에게 손을 내밀었다.뭐냐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리는 오세훈에게 말했다. "잘 부탁한다는 의미에서 하는 거야. 악수."내 말에 오세훈이 손을 뻗어 내 손을 마주잡았다."개인지도 잘 부탁해, 김여주.""내가 좀 잘가르쳐서, 후회는 없을거야. 잘 따라와, 오세훈." 마주 잡은 손을 풀고는 자리에 앉아서 시간표를 꺼냈다.뭐가 어찌되었던 간에,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고 있었다.
걸레물을 뒤집어써 축축한 몸을 이끌고 그대로 교실 문을 걷어찼다.
내 발에 걷어차이면서 열린 교실 문이 우당탕 큰 소리를 내며 열리고, 안에 있던 놈들의 시선이 내 쪽으로 돌아왔다.
퀴퀴한 냄새를 잔뜩 풍기며 다 젖어서 들어오는 내게 일말의 걱정도 담기지 않은 눈으로 코를 막거나 웃는 녀석들을 보자 속이 뒤틀렸다.
정확히 고등학교에 입학한지 2년 하고도 2개월이 지난 고3의 5월, 그동안 수도없는 시기와 질투로 인해 지나가다 어깨빵을 당한다던가
신발에 압정이 들어가 있던가 이동수업에 교실을 잘못 알려줘 지각을 한다던가 가방이 통째로 사라진다던가 하는 일들을 매일같이 겪던
내 고등학교 생활. 세 번째로 걸레물을 온 몸에 뒤집어 쓰는 순간 이대로는 더 이상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웃음기를 가득 머금고 있는 빌어먹을 자식들에게 나 역시 괴기한 꼴로 웃어보이며 최후의 통첩을 날렸다.
"절교해, 씨발놈들아."
취 급 주 의 ; EP 1
(부제 ; 절교해, 씨발놈들아.)
씻고 나오면서도 아직까지 걸레 냄새가 몸에 배인 것만 같아 킁킁대며 머리를 수건으로 털었다.
드디어 미루고 미뤘던 절교 선언을 하고 집으로 나혼자 분에 가득 차 씩씩대며 돌아오는 길.
내 꼴을 보고도 걱정하는 기색은 단 하.나.도 없이 웃고있는 꼴들을 생각하니 다시 한번 속이 뒤틀렸다.
다섯 명의 남자와 그 사이에 끼어있는 한 명의 여자.
듣기에는 좋아보일 수 도 있으나 아까도 언급했다 시피 저 새끼들과 같은 고등학교를 들어오는 그 순간부터 내 고등학교 생활은 생지옥.
그야말로 주변에 악마들이 들끓는 생지옥이었다 이 말이다.
내 주변에 친구 하나 사귀지 못하게 철벽을 쳐 놓곤 자기들은 반반한 얼굴과 이중적인 작태로 교내 뿐만이 아니라
이 지역의 여학생이란 여학생들은 다 후리고 다니는 그 뻔뻔한 작태란. 치가 떨릴 정도다, 옆에서 보고 있으면.
처음부터 친구였냐고? ㅇㅇ, 맞다. 씨발... 부모님들끼리 친한 탓에 중학교 말 부터 강제친구가 된 여섯명 사이에서 난 존나 힘들었다.
고등학교 때 난 존나 강제로 혼자였고, 항상 저 새끼들의 빠순이들에게 존나 매일 테러 당했다.
감싸줘? 개소리 말아라. 오히려 내가 괴롭힘 당하는 걸 보면서 여자는 그렇게 강해지는 거라며 여자애들 앞에서 스킨십을 겁나게 하고
내 이상형은 여주같은 애야^^ 라며 날 엿먹이고.... 후 생각하니까 빡치려고 하네^^? 나가 뒤져라 이 새끼들아.
아, 생각하니까 더 빡치네... 교복은 도무지 입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져서 버렸고 교복이나 사러 나가야겠다.
ㅅㅂ 나간김에 존나 짧게 입어야지. 우리 학교 치마 규정 없으니까 나도 존나 자유 좀 누려보자!!!! 예!!!!!
***
교복도 새로 장만했고, 새 신발에 새 가방까지 장착하고 나니 한결 기분이 좋아져 학교에 도착했다.
신발장 앞에 서서 신발을 벗어 들고는 신발장을 여는데, 오늘도 역시나 실내화가 더러워져 있다.
보고만 있는 내 모습에 오늘도 내가 그냥 넘어갈 거라 여겼는지 옆에서 대놓고 낄낄대는 여자애 무리 중 한명의 머리채를 잡았다.
- 꺄아악!!! 너 뭐야!!! 이거 놔, 안 놔?!
소리 지르는 여자애의 말을 무시한채로 그 무리로 시선을 돌렸다. 그 애들을 바라보며 머리채를 잡고 있는 여자애를 바닥에 내팽개쳤다.
둔탁한 소리를 내며 넘어진 여자애를 바라 보지도 않고 그대로 발을 뻗어 여자애를 발로 세게 찼다.
어흑, 제대로 맞았는지 소리도 내지 못하고 부들부들 떠는 여자애를 슬쩍 내려다보고 어느새 조용해진 신발장에서 무리들을 보며 말했다.
"한번만 더,"
퍼억-
한번 더 발길질을 하고,
"내 물건에 손대면."
꾸욱-
발을 내려 여자애의 몸뚱이를 밟고.
"그땐 피 보고 나서 끝날 줄 알아."
발을 떼고는 가방에서 새 실내화를 꺼내어 발에 신고는 신발장에 놓여있던 쓰레기를 쓰러져있는 여자애의 위로 털어내곤 신발을 넣었다.
가방을 고쳐 메고 걸음을 옮기자 내가 걸어가는 길마다 자연스레 애들이 비켜준다.
공부 잘 하는 전교 1등의 지랄쇼는 어떻게 다들 잘 감상했는가 모르겠네.
자리에 앉아 읽으려 가져온 책을 꺼내는데, 우리반 어떤 애가 나에게 말했다. 선생님이 교무실로 오라고 했다고.
읽으려던 책을 그대로 내려놓고 교무실로 향했다. 무슨일인가 궁금하기도 했고 뭐... 아무튼 그랬다.
교무실에 도착해 문을 열고 들어가 선생님의 옆으로 가는데, 이미 선생님 앞에 누군가가 있다.
딱 봐도 양아치같아 보이는데, 쟨 또 뭔가 싶었지만 귀찮아서 패스하고 선생님을 불렀다.
내 부름에 선생님이랑 남자애가 동시에 날 쳐다봤다. 남자애의 시선을 무시하곤 선생님만 바라보았다.
- 부르셨어요?
- 어, 그래. 여주 왔구나. 다름이 아니라 여주 저번에 방과후 학교에 보충 신청 했었지?
- 아, 네. 그런데요?
- 혹시 여주 공부에 방해가 안 된다면, 네가 얘 따로 공부 가르쳐주지 않을래?
흐음? 선생님의 말씀은 생각외의 것이었다. 어차피 공부는 수업시간에 하는거라 상관은 없는데, 얘는 괜찮은건가?
슬쩍 남자애를 돌아보자 아직도 뚫어져라 날 보고 있다. 그에 빙긋 웃어주고는 선생님께 대답했다.
저야 괜찮은데, 이 친구는 하고 싶다고 한 건가요? 내 질문에 대답한건 선생님이 아니라 남자애였다.
"내가 한다고 한건데."
헤에, 그렇구나. 그럼 할게요. 내 명쾌한 대답에 선생님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그래, 그러면 시간표랑은 둘이 짜고 수업 들어가렴. 담당 선생님께는 내가 말 해 놓을게. 가 봐, 둘 다.
선생님께 시간표를 받아들고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는 교무실을 나왔다.
교무실을 나온 내가 말없이 발걸음을 옮기자 내 옆으로 따라 붙은 남자애가 말을 걸었다.
"어디로 가는데? 갈 곳은 있냐?"
그런 남자애의 질문에 픽 웃으며 주머니에서 열쇠 꾸러미를 꺼내 흔들었다.
"네 생각보다, 전교 1등은 많은 걸 누릴 수가 있거든? 따라와, 이 시간이면 음악실이 비었을거야."
내 손에 쥐어진 열쇠 꾸러미를 본 남자애가 큰 소리로 웃었다. 골 때린다는 표정을 하곤.
"전교 회장 뒤에서 조용히 지내는 줄 알았더니, 너 좀 다르다?"
그런 녀석, 오세훈의 말에 슬쩍 웃어보였다. 네 눈에도 내가 그렇게 보였구나?
"날 그 재수없는 학생회장과 비교하지 말아줄래? 급 떨어지거든."
내 말에 뭐가 그리 웃긴지 또 막 웃어댄다. 김준면에게 들은 적이 있다, 오세훈.
학생회의 가장 큰 골칫거리인 무리의 녀석이라고. 학교를 밥먹듯이 빠지고, 담배에, 폭력에, 사고란 사고는 다 치고 다닌다며 치를 떨던 기억이 난다.
"너도 마찬가지야, 양아치 오세훈."
음악실 문을 열고 들어가며 내 말에도 웃는 오세훈에게 손을 내밀었다.
뭐냐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리는 오세훈에게 말했다.
"잘 부탁한다는 의미에서 하는 거야. 악수."
내 말에 오세훈이 손을 뻗어 내 손을 마주잡았다.
"개인지도 잘 부탁해, 김여주."
"내가 좀 잘가르쳐서, 후회는 없을거야. 잘 따라와, 오세훈."
마주 잡은 손을 풀고는 자리에 앉아서 시간표를 꺼냈다.
뭐가 어찌되었던 간에,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