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로 올리느라 띄어쓰기 오타등 어색한 부분이 많을거에오ㅠㅠ
greg maroney 의 haiku를 들으시면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슴돠
백묵
초록 칠판에 하얀 글씨가 적힐때마다 하얀 가루가 흩날렸다. 먼지처럼 교실 안을 배회하는 가루를 눈으로 쫓다 익숙하게 누군가를 향해 시선이 고정된다.
창가에 앉아 들어오는 햇살들을 온몸으로 받는 아이. 곧게 앉아 손을 한시도 쉬지 않고 움직이는 아이. 그 손에 눈길을 뺏기는 순간 시간이 가는 줄 모를 정도로 그 손만 바라보고 있게 된다.
연필을 쥐고 공책에 열심히 적는 모습을 훔쳐보다 내 시선을 느꼈는지 나와 눈이 마주쳐 버렸다. 도둑이라도 된 것 같아서 재빨리 고개를 돌리고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는 책의 지문을 읽는 척 했다. 눈치 챘으려나 싶어 다시 아이를 봤을 땐 또 나를 향해 보고 있는 순한 눈동자와 마주치고 말았다. 이번엔 내가 아닌 그 아이가 놀라 고개를 돌렸다. 그리곤 아까보다 급한 손길로 지우개를 가지고 공책을 못살게 굴었다. 단정한 머리통에 보이는 귀가 붉어져 있다는 것을 그때 나는 알지 못했다.
"어? 쟤 너희 반 이었냐?"
"누구?"
"변백현 말이야. 창백한 애."
변백현. 아이의 이름을 부르는 김종인을 보며 나는 부러움과 동시에 묘한 질투심이 일었다. 부르기도 아깝고 조심스러워서 입안에서만 여러번 굴려본 아이의 이름을 왜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거지?
불만스럽게 쳐다보다가 쟤가 왜. 하고 퉁명스레 물었다. 아무리 남학생들만 있는 시끄러운 교실안이라지만 아이와는 그리 멀리 떨어진 자리도 아니었기 때문에 우리들 목소리가 충분히 들렸을 것이었다. 나는 부러 더 퉁명스럽게 물었다.
"쟤가 누군데?"
"쟤 몸 안 좋다고 학교에 잘 안나와. 근데 요즘 계속 나오네?"
어디가, 어떻게 안 좋은데?
눈으로 물어봐도 돌아오는 답은 없었다. 김종인은 이제 관심없다는 듯 내 책상 서랍에서 윤리책을 꺼내고 자기 반으로 돌아갔다. 아이를 봤다. 언제나 부지런히 움직이던 손이 돌처럼 굳어 있었다.
학교는 먼지가 많다. 우리가 달고 다니는 먼지. 책상, 사물함, 청소도구함에 쌓여있는 먼지들, 그리고 분필가루. 날씨는 점점 풀렸고, 햇빛은 뜨거워졌다. 땀을 흘리는 학생들은 에어컨을 틀고 창문을 꽁꽁 닫았다. 적정 온도를 무시하고 줄기차게 틀어대는 통에 여럿이 체육복을 꺼내 교복 위로 입고 수업을 들었다. 나도 주섬주섬 체육복을 꺼내 팔 한쪽을 끼우려 했다.
눈에 파리한 안색의 아이가 보였다. 평소보다 창백한 얼굴과 추운지 어깨를 움츠리고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모습이 안쓰러웠다.
쉬는 시간, 바로 엎어져 버리는 아이의 옆으로 갔다. 한 손에는 체육복을 들고서. 아이의 손등에는 실핏줄이 육안으로 보일정도로 보기 좋지 않았다. 아이의 체육복보다 훨씬 큰 내 것을 등 위에 덮어 주고 자리로 돌아왔다. 냉기에 내 팔뚝에는 털들이 곤두섰지만 왜인지 자꾸만 웃음이 났다.
내 체육복에는 이름도 뭣도 적혀있지 않았다. 아이는 그것을 몇 일 동안 가지고 있었다. 추울텐데 그 옷으로 몸을 감싸지 않고 그냥 안고만. 그럼에도 쉬지 않는 손은 공책 위에서 정성스럽게도 움직였다.
아이가 학교에 오지 않은 것은 그로부터 얼마 후 였다. 선생은 아무 말 않았고 아이에 대한 소문은 커져가다 어느 순간 사라졌다. 아이의 빈 자리를 보며 늘 햇살을 받고 앉아있던 모습을 떠올렸다. 내 체육복은 보이지 않았다. 아무렴 상관없었다.
낙엽이 서서히 떨어지고 땅을 덮을 즈음, 중요한 것을 두고 온 탓에 나는 어쩔 수 없이 주말에도 학교로 나섰다. 수위아저씨께 죄송스러움을 표하고 열쇠를 받아 교실로 들어갔다. 자리로 걸어가니 익숙한 무언가가 책상 위에 놓여져 있는 게 보였다. 이름도 뭐도 적혀있지 않았지만 아이의 냄새가 살짝 베여있는 걸로 봐선 나의 체육복이 확실했다. 체육복을 드니 왠 종이 한장이 발치에 떨어졌다.
그것을 주워들었다. 왠 익숙한 남자의 옆모습이 그려진 그림이었다. 굳이 자세히 보지 않아도 그 남자가 나라는 것쯤은 쉽게 알 수 있을 만큼 뛰어난 실력의 그림이었다. 항상 부지런히 움직이던 손이 떠올랐다.
어디가, 어떻게 아픈거니.
한번쯤 물어볼 걸 그랬다. 아무 말이나 걸어보며 체육복을 그 몸에 덮어 줄 걸 그랬다. 몰래 옆모습을 훔쳐보며 그려댔을 그 하얗고 고운 손. 언제나 부지런히 움직이던 손이 생각나 눈시울이 붉어졌다 .
fin
으악 글 아련한 척 쩌러
급하게 써재낀거라 맘에 안들어ㅜㅜㅜ
시간나는대로 글 다시 고치겠습니다.
백현이 시점으로 보충설명 하려고 했는데 급하게 올리느라 깜박했네요ㅜㅜ
별다를것 없지만 적어볼게요
백현이도 찬열이를 짝사랑 하고 있어요 몸이 안좋아서 학교에 가면안되는데도
찬열이 보려고 억지로 나와서는 옆모습 몰래보면서 초상화? 그렸던거고
그러다가 찬열이랑 눈이 마주쳐 버렸고.
여름이 왔는데 창문닫고 에어컨을 빵빵키니까 애기 몸이 안좋아져서
덜덜 떨면서 엎드려 있는데 뭔가가 덮어져요.
이름도 없는 체육복이지만 백현이는 거기에 찬열이 냄새가 나는걸 봐서 찬열이거라고 생각했고
수업시간에도 그걸 꼭 안아요 좋아서
몸이 많이 상해서 병원에갔는데 찬열이 모습을 상상하며 그림을 그려요.
그리고 체육복과 함께 돌려주는데
돌려주는 사람이 백현이 일지는 미지수.....
그냥 이런생각으로 적었어요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