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린 그냥 그렇게 지나친거야. 헤어진지 3시간도 채 되지않은 상태에, 여자친구까지.
나는 헤어지는 순간까지 너를 믿었었는데 말이야.
대단해, 루한.
.
"민석아, 그러고보니 너 요즘 루한이랑 안다닌다?"
"걔 여친있잖아. 여친챙겨주느라고 바쁠텐데, 뭘."
동아리 부서 안, 선후배들이 조금씩 모여들어 부서실을 채울때 준면과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갑자기 뜬금없이 루한이야기를 꺼내며 의아한듯 물어오는 준면의 말에 아무렇지 않게 답했다.
뭐, 거짓을 말한건 아니니까. 박찬열의 강제게임초대로 시작한 게임에서 카운트다운이 세어지며 게임이 시작되고 손을 분주하게 움직였다.
준면이 루한이 여친이 생겼다고? 조루한이? 하고 말하며 순간 뭔가를 생각하듯 아무말없더니 근데… 하고 말끝을 흐렸다.
"그래도 너희 한번도 떨어진적없었잖아."
맞다, 나와 친해져 다닐때 루한이 여자친구를 사귄적은 많았다.
그때도 여자친구보단 내가 먼저를 보여주는 행동에 여자친구와 헤어지기를 반복했고 결국엔 그 뒤로는 여자와 어울리지도, 여자와 사귀지도 않았다.
준면의 말에 멈칫하며 손을 멈췄다. 그러자 게임 캐릭터가 바닥 아래로 떨어져 게임이 끝나버렸다.
그런 내 행동에 준면이 재차 물어보았다.
너희 싸웠냐?
후으, 작게 한숨 쉬고 눈동자를 돌리며 게임시작에 다시 손을 움직였다.
준면은 내 대답을 기다리는듯 그저 나를 쳐다보고있었다.
모르는 척, 계속 게임을 이어가기엔 따갑다고 느껴질만한 준면의 시선에 게임을 중간에 끝내고 입을 열었다.
눈은 계속 휴대폰을 향한 채,
"걔랑 나랑 친구일뿐, 그 이상도 아니잖아."
싱긋, 웃으며 말을 내뱉었다. 답없는 준면에 휴대폰에서 이리저리 굴리던 눈을 들어 준면을 쳐다보았다.
준면이 아무말없이 앞을 바라보고있길래 나 역시 준면의 눈길을 따라 앞을 바라보았다.
"…."
루한이 묘하게 일그러진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있었다.
그저 지긋이 나를 쳐다보더니 옆에서 다가온 여자로 인해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나 다른곳으로 가는 내내 나를 계속 바라보고 있었다.
왜, 어째서? 누가 먼저 헤어지자고 했는데 그런 표정으로 날 바라보는건지 모르겠어, 루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