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몇시간전에 올렸던 글인데
수정하려다가 수정한게 자꾸 로딩만 되서 그냥 다시 새로 올려요 ㅠ
아... 공부해야하는데 ㅠㅠ
브금은 무한도전에서 마지막에 겁나 슬펐던 장면 ㅠㅠㅠ 에서 나온 서른즈음에 입니다
아 노래 들으니까 다시 보고 싶네요 ㅠ
축의금 10포인트...? |
생각외로 내 멘탈은 정말 강했나보다. 뻔뻔하게 들릴지 모르겠으나, 마냥 여리고 깨지기 쉬운 쿠크 심장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어째, 가지말라고 붙잡은게 엊그제인데도 오늘 턱시도 입은 모양새를 보니 딱히 별 다른 감정도 들지 않는다. 결국, 입이 먼저 나가는대로, 면전에 아무말이나 지껄여댔다. "형, 잘 어울린다." 내 말에 형의 표정이 묘하게 일그러진다. 그 얼굴을 보자니 차라리 양가 부모님께 어색히 웃어보이던 표정이 더 낫다고 생각이 들었다. 왜 그런 표정 지어. 웃어. 형의 어깨를 툭, 치며 장난스레 말하고 싶었지만 형이 내 의도 없는 말을 잘못 해석한 것을 알기에 그저 형을 대신해 내가 웃어보일 뿐이였다. "그런 뜻으로 말한거 아냐." "승현아." "그냥 순수히 잘 어울려서 말한거 뿐이라고. 그리고 승현이라니. 형 입으로 들으니까 징그럽다." 두 팔을 교차시켜 팔뚝을 문질러대니, 이제서야 입꼬리를 말아올리는 형이다. 그래, 그렇게 웃으니까 좀 낫다. 형 결혼식인데 왜 형이 울상이야. 속에서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정작 나오는 말은 없다. 결국 침묵을 만들어 어색한 정적만이 공간을 더욱 숨막히게 했다. "보고...가는거지?" 정적을 깬 목소리는 유난히 탁했고, 평소보다 긴장된 음성이었다. 내가 아는 음성은 이게 아닌데 말이지. 무엇이 그의 목소리를 그렇게 만들었는지 모르겠으나 그마저도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계속 듣고 싶은 목소리. 계속, 계속. 긴밀했던 관계가 끊어진것은 약 2년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대한 생각은 변하지 않았다. 그 때문에 더더욱 발걸음을 떼기가 어려운거 일지도. 푸흐, 헛바람 빠진 소리만 내었다. "보고 가." 이기적인 생각일지도 모르겠는데, 결혼식 보고 가줘. 형의 말에 차마 아니라고, 이기적이지 않다고 예의상의 말도 해줄 수 없었다, 진심으로, 형이 너무도 이기적이라고 생각 되었기 때문이었다. 지난일이라지만 우리의 관계가 현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일이었고 아직도 우린 서로에 대한 감정을 다 버리지 못했는데. 아니, 정확히 내가 다 버리지 못했는데. 그러한 사실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내가 아닌 형임에도 불구하고, 형이 그런 말을 했다는것에 난 당연히 이기적이라고 생각들 수 밖에 없었다. 형이 날 모르는건가. 자신만 생각하는건가. 아니면 내게 더 깊은 상처를 주고 싶은건가. 그 어떤쪽이든 난 별 상관이 없었다. 글쎄, 난 쿠크심장 아니라니까. 나 형 턱시도 봐도 아무렇지 않는 강철멘탈이라고. 쿡, 찔러대도 막아낼듯한 그런 멘탈말야. "바빠서." 하지만, 나중에 폭발할듯한 다이너마이트 일것이다. 잔해도 남아있지 않을만큼 강한 위력의 다이너마이트. 형이, 식장안에서 신부와 한걸음, 또 한걸음을 같이 할때마다 무너지다 못해, 깨지다 못해 폭발해 사라질 다이너마이트. 그리고 나도 함께 사라지겠지. 아니, 죽겠지. "사실 지금도 바쁜데 와봤어. 이제 형 봤으니까 나갈게." '갈게.' 라고 말을 끝내면서 하염없이 목소리가 떨리었다. 그래도 다행인게 마침 문을 열어서 문밖의 소음덕분에 내 목소리는 묻혀졌다. '갈게' 그 말도 함께. 다시 말해야 겠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끝내 입밖으로 나가지 못했다. "... 있잖아. 전생은 믿지 않는데," 2년 전, 커다란 손을 살짝, 잡아쥐며 얼굴을 마주보았다. '형, 전생 믿어?' "우리가 다시 태어나서 만나거든" 내가 좋아하는 그 얼굴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그보다 더 좋아했던 목소리는 그렇게 내 귓가로 속삭였다. '하지만 정말 다시 만날 수 있다면, "다음 생엔 꼭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다시 만나자." 다음 생엔 꼭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다시 만나자.' 결혼식하는 형의 모습을 보면 터질 줄 알았던 내 다이너마이트는 결국, 지금 터지고 말았다. 불쌍한건 나인줄 알았는데, 난 게이에 대한 세상의 시선이 무서워 아무 여자나 잡고 결혼하는 미친놈에게 버려진 피해자인줄 알았는데, 난 오늘에서야 가장 불쌍한 사람이 내가 아니었음을 알게되었다. 형은, 나 모르게 다 알고 있었구나. 나를 대신해 다 겪어왔었구나. 나도, 나중에 형처럼 다 알면, 다 겪으면, 형도 내 결혼식에 올까? 아니, 그런일은 절대 없을거야. 그렇게 잔해도 남지 않을 줄 알았던 내 심장은 형의 마지막 그 표정을 남기고 터져 사라져버렸다. 마지막, 낙인처럼 찍혀진 내 마음속의 형에게 말을 건넸다. 승현 형. 다음생엔 헤어지지말자. 오늘은 최승현의 결혼식이었다. 참고로 신부는 저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