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혁
작업실
W. 글쓰는 미대생
의대 다음으로 등록금이 비싸다는 미대에 재학 중인 동혁은
물감값이라도 벌겠다는 생각으로 교수님이 추천해준 알바자리를 넙죽 받아왔다.
그저 한 작가님의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리기전 젯소를 발라놓거나
완성 된 그림에 픽사티브를 뿌리는 등 미대생이 할 수 있는 허드렛일 따위를 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학교를 마치고 매일 작업실로 출근하길 일주일 정도 지났다.
오늘도 수업이 끝난 뒤 과실에 남아 작업을 하다 작가님의 작업실로 가던 중
계속 누군가 자신을 따라온다고 느낀 동혁은 힐끔힐끔 뒤를 돌아 보았다.
마침 작업실도 인적이 드문 곳에 있던 터라 불안한 생각이 든 동혁은 걸음을 더 빨리 하였고
그에 따라 뒷사람의 발걸음 역시 빨라졌다.
작업실 입구까지 따라온 뒷사람에
동혁은 어서 문을 열고 들어가려했지만 손이 자꾸 미끄러졌고
이윽고 동혁의 바로 뒤까지 온 남자는 동혁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동혁은 깜짝놀라 주저 앉았고 남자는 동혁의 옆에 쭈그리고 앉아 다시 동혁의 어깨를 잡으며 말했다.
-저기요.
동혁은 고개를 살짝 들어 매섭게 생긴 남자의 눈을 맞췄고
그남자는 다시 동혁에게 물었다.
-저 여기서 일하세요? 저 오늘 여기 작가님이 모델 구한다고 해서 왔는데
남자의 말이 끝나자 동혁은 긴장했던 온몸에 힘이 풀려 한숨을 내쉬곤 대답했다.
-아 저번부터 오신다던 분이 그쪽이세요?
그남자는 고개를 끄덕였고 먼저 자리를 털고 일어나 동혁을 일으켜 세운 뒤 작업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자신의 우스운꼴에 헛웃음을 지은 동혁은 그남자를 뒤따라 작업실로 들어갔다.
그남자를 모델로 작업을 하던 작가님 옆에서 이것저것 허드렛일을 하던 동혁은
작가님의 소개로 그남자의 이름이 구준회라는 것을 알았고 모델일을 배우고 있으며 나이도 제 동갑이란 것을 알았다.
동혁은 제법 키도 크고 얼굴도 반반하게 생겨서 이런 허드렛일을 하는 저완 다르게 이런 알바를 하는 준회를 보고 역시 모델은 태가 다르구나하고 생각했다.
이것저것 허드렛일을 마치고 작가님에게 인사를 한뒤 작업실을 나가려는 동혁을 준회가 따라나서며 물었다.
-어디가?
갑자스럽 준회의 물음에 당황한 동혁은 말까지 더듬으며 대답했다.
-아, 어, 저도 작업할게 있어서 다시 학교 가려구요.
준회는 시계를 한번 쳐다보고는 말했다.
-이시간에?
아무리 동갑이라지만 제멋대로 말을 놓는 준회의 태도가 마음에 안들었지만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준회는 어깨를 으쓱하고는 동혁의 팔을 잡아 끌며 말했다.
-데려다 줄께. 대낮에도 그렇게 겁이 많은데 이밤엔 어쩌겠어.
준회의 말에 발끈한 동혁은 뚱한표정을 짓고 준회를 쏘아보며 말했다.
-무슨 겁이 많아요. 그냥 좀 놀랜거지.
그런 동혁을 보고 웃음을 터트린 준회는 손을 올려 동혁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말했다.
-화내는 거 되게 귀엽네. 이러니까 더 데려다주고싶네
동혁은 준회의 말을 듣고는 왠지모르게 얼굴이 달아오르는 기분이었다.
글쓰는미대생입니다
시험기간이라 공부빼고 모든게 흥미로워서 이렇게 또 독방에서 커플링과 단어를 받아서 조각글을 쓰네요!
즉흥적으로 쓰는거라 많이 어색하고 형편없을지라도 그냥 심심풀이라고 생각하고 읽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