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재중인 Candy Family 와 일부분 입니다. 이 글은 주로 세훈이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에 제목은 Candy Family 가 아닌 Spring Rain 으로 바꿨구요!
이 글의 주인공인 세훈이는 루민 아들 세훈이가 맞아요. 그럼 세훈이의 이야기도 재밌게 잘읽어 주세요 'W'
CANDY FAMILY
Spring Boy
# Ep 01 :: 소년, 소년을 마주하다.
대한민국의 일반적인 고등학생이라면 보통 아침 7시 반 부터 저녁 10시까지 학교에서 생활한다. 18살, 고등학교 2학년인 세훈도 예외는 아니었다. 집 보다는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훨씬 많은, 부모님과 형제자매보다 친구와 붙어있는 시간이 더 많은, 집은 그저 잠을 자기위해 들르는 곳인 그런 딱한 평범한 고등학생이었다.
오늘도 어김없이 아침 일찍 일어나 등교해서 오전 수업 듣고, 점심을 먹고, 또 오후 수업을 듣고, 석식을 먹으니 이미 해는 종적을 감춘 지 오래였고, 벌써 하루가 다 끝나가고 밖이 어두워져 있었다. 야자 할 시간이 되었다. 모든 학생이 그렇듯 세훈 또한 야자는 언제나 따분한 존재 이었다. 가끔 집중이 잘 되어 공부가 잘 되는 날도 있었지만, 보통은 석식의 영향으로 조금 졸다가 주로 학교에서 내주는 많은 양의 숙제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감독 선생님 몰래 이어폰을 끼고, 유행하는 음악을 들으며 그나마 가장 좋아하는 과목인 수학을 공부하려고 마음을 먹었다. 언제나 수학 문제를 풀면 시간이 잘 갔다. 몇 문제를 푼 것 같지 않은데도 시간은 빠르게 흘렀다. 그게 수학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이었다. 책상 서랍에서 수학 문제집을 꺼냈다. 노트 한 장이 벌써 수식으로 가득 찼다. 오늘은 공부가 잘되는 날 인 가보다. 괜스레 기분이 좋아졌다. 콧노래라도 흥얼거리고 싶은 것을 볼펜으로 몇 번 따각 거리는 것 조차 민망하고 감기에 걸려 기침이라도 계속 하게 되면 정말 미안한 조용한 자습시간임을 감안하여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멜로디를 마음속으로만 따라 불렀다.
수학 문제를 계속해서 열심히 풀다보니, 조금은 지친 것 같아 손에 쥐고 있던 샤프를 내려놓고 눈을 감았다, 떴다, 목을 좌우로 왔다 갔다 하며 풀어 주었다. 몇 시쯤이나 됐나 싶어 교실 벽에 걸려 있는 시계를 슬쩍 쳐다보았다. 얼추 쉬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3 분 후면 종이 칠 것이다. 스스로에게 3분의 먼저 쉬는 시간을 내리기로 정했다. 오늘 열심히 했으니까... 턱을 괴고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하고 있는데, 쉬는 시간 종이 쳤다. 멍하니 앉아, 듣던 음악이나 마저 듣고 있었다. 이어폰을 끼고 있었지만, 워낙 아이들이 큰 소리를 내다보니 이어폰을 통과하여 그 소음들이 세훈의 귀에 꽂혔다. 정확히 말하자면 귀 뿐만이 아닌, 온 몸으로 듣고 있었다. 음악의 볼륨을 높여 봤지만, 소용은 없었다. 교실의 온갖 소리들이 몸속으로 스며드는 기분 이었다. 존나 시끄럽네. 세훈이 미간을 찌푸리며 입술을 깨물었다. 잠을 잘 생각은 없었지만, 쉬는 시간을 짜증난 채로 보내고 싶진 않았던 터라 속으로 아이들을 씹어 댔다. 한참을 그렇게 멍하니 음악과 시끄러운 소리를 듣고 있으니, 다시 자습을 알리는 종이 쳤다. 목소리를 키우며 떠들고 장난치던 아이들도 얌전히 자리에 앉아 다시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책상에 얼굴을 박고 열심히 손을 놀리자, 세훈도 다시 볼륨을 줄이고 아까 전 풀었던 문제의 다음 번호의 문제를 풀어 나가기 시작했다.
오늘 따라 푼 문제들에 동그라미도 많았다. 평소에 안 풀리던 문제들도 풀리는 기분 이었다. 다시 기분이 좋아졌다. 그렇게 한참을 신나게 문제를 풀어 내려가고 있었다. 갑자기 싸한 향기가 코끝을 자극해 왔다. 비오면 나는 냄새. 아스팔트 때문인지, 흙 때문인지 는 모르지만, 어쨌든 비가 내리면 나는 냄새였다. 창밖을 보았다. 열어둔 교실 창문 밖에는 작게 비가 내리고 있었다. 학교에서 오랜 시간을 머무르다보면 으레 아침에 내리던 비가 오후에는 그치기도 하고, 지금처럼 오전에는 내리지 않던 비가 집에 갈 시간에는 내리기도 하였다. 오늘 비 온다는 말 없었는데....우산을 챙기지 않은 세훈이 걱정이 되었는지, 교실 창문을 보던 좀처럼 시선을 다시 거두지 않았다. 그때 번뜩 하고 생각이 났다. 다행히 아빠 민석의 꼼꼼한 덕분에 새 학기에 혹시 모를 비상용 우산을 사물함에 놔두었던 -사실상 쳐 박아둔- 것이 기억났다. 난 천재라니까.. 사물함에 있을 우산 생각이 나자, 다시 공부에 집중을 하였다.
10시 정각이 되었다. 하루의 마지막 종이 쳤다. 끝났네.. 이미 9시 56분부터 풀고 있던 책을 덮고 집에 갈 준비를 했었다. 자리에서 슬쩍 일어나서 교실 뒤편의 사물함으로 향했다. 사물함 문을 열었다. 교과서들이 제멋대로 꽂혀 있었다. 망했다. 아, 언제 찾아... 그래도 비를 맞고 걷는 것 보단 낫겠지 싶어 사물함의 책들을 하나씩 꺼내 옆에 두었다. 한 권씩 뺀 것이 꽤 되었다. 그래도 좀처럼 우산은 보이질 않았다. 아오.... 언제 찾냐. 결국 그 많던 책이 겨우 두세 권 남았을 쯤에 사물함 맨 끝에 박혀 있던 작은 삼단우산을 발견했다. 찾았다! 그토록 힘들게 찾은 우산을 아더왕이 엑스칼리버 뽑듯 사물함에서 빼고는 이 우산을 찾느라 빼두었던 교과서들을 다시 사물함에 쳐 박았다. 교실을 빠져나왔다. 복도는 조용했다. 우산을 찾는데 꽤 많은 시간이 걸렸나보다.
비가 내려 그런지, 날씨가 좀 쌀쌀했다. 마이 가져올걸.. 의자에 걸어 두고 온 동복 마이가 생각났다. 천천히 고요한 계단을 혼자 걸어 내려갔다. 금방이라도 불이 꺼질 것 같았다. 생긴 것과 다르게 겁이 많은 세훈이 걸음을 재촉했다. 그렇게 계단을 다 내려오고, 1층 현관에 도착했다. 저기 누구 한 명이 서 있었다. '왜 안가고 서 있지?' 라는 의문을 품으며 한 손에 들고 있던 신발을 바닥으로 내리고 운동화를 신었다. 우산을 펴고 나가려 하는데, 아까 보았던 그 뒤통수가 신경 쓰였다. 힐끔 쳐다보았다, 우리 반 인 것 같은데... 그...이름이 뭐더라... 준면? 맞나? 명찰을 보니 확실했다. '김준면' 이라는 명찰이 붙은 마이를 입고 있었다. '우산 씌어주면 오지랖 넓어 보이나? 그렇다고 모른 척 하기엔 좀...' 이런 저런 고민을 하는 사이 상대도 세훈을 바라보았다.
"어 아, 안녕?"
같은 반 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한 번도 대화를 나누어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방금 내뱉은 말은 첫 인사 치고는 너무 바보 같았다. 눈이 마주치는 바람에 당황해서 말까지 더듬었다.
"어, 안녕...."
살쌀하게 비와 섞여 부는 바람과 숨 막힐 듯한 텁텁한 공기를 뚫고, 준면도 세훈에게 어색하게 대답을 해왔다.
"저기.. 우산..... 없으시면 같이...쓸..아니, 씌어 줄까?"
마주보는 두 소년의 사이에 어색한 기운이 맴돌았다. 자신의 말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고개를 끄덕이거나, 어떠한 조그만 대답도 하지 않는 준면을 보며 세훈은 후회했다. 말은 왜 한 번 뱉으면 주워 담을 수 없는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던 세훈에게 준면이 휴대폰 액정을 한번 쳐다보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래도 돼?"
응! 준면의 물음에 세훈이 마음이 놓인다는 듯 크게 긍정했다. 다시 준면이 입을 열었다. 그럼, 나 저기 교문 앞까지만, 부탁할게.
세훈이 우산을 폈다. 고등학생이라고 해봤자, 이미 체격은 성인이나 다름 없는 두 소년이 우산 안에 들어갔다. 좁았다. 두 소년 모두 어깨 한 쪽씩은 작은 우산 밖으로 삐져나와 있었다. 서로 조심 조심 걸으며, 어느새 교문에 도착했다. 고급스러워 보이는 검은색 차 한 대가 헤드라이트를 켜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 불빛 덕분에 가느다란 빗줄기가 보였다.
"고마워. 나 갈게. 내일 보자."
"어, 그래 잘가!"
준면이 고맙단 말을 하고 차 쪽으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세훈이 급하게 잘가라는 말을 뛰어가는 준면에게 외쳤다. 준면이 차 조수석 문을 열기전 세훈을 한번 힐끔 돌아보며 웃었다. 하얀 얼굴에 옅게 웃는 모습이 세훈의 눈에 들어왔다. 고.마.워. 준면이 그렇게 말 하고 있었다. 준면의 말을 알아 들은 세훈 살짝 웃었다. 준면이 이내 차에 몸을 실었고, 준면을 실은 차는 떠났다. 멍하니 차가 떠나는 모습을 보다가, 정신을 차리고는 집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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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집까지는 많이 멀지 않았다. 집에 도착해보니, 교복 바지 밑과 어깨 한쪽이 조금 축축했다. 세훈의 살짝 젖은 모습에도 민석이 걱정을 했다.
"아들, 왔어? 오늘 좀 늦었네. 아, 밖에 비 많이 와? 우산은 있었고? 감기 걸리면 어쩌지?"
"괜찮아요. 전에 아빠가 챙겨준 우산 쓰고 왔어요."
"그래? 그럼 다행이다. 다음에는 아빠가 진짜 꼭 데리러 갈게."
지치고 피곤하고 젖은 몸을 이끌고, 욕실에 들어왔다. 샤워기에서 나오는 따뜻한 물을 온몸에 적시고 있으니, 피로가 조금 풀리는 기분이었다. 물을 맞으며 생각해보았다. 오늘 내린 비에 대하여, 갑자기 내린 비에도 뜻밖에 우산이 있었고, 온전히 쓰고 왔고, 젖은 것은 아주 소수에 불과했다. 조금 찝찝하긴 했지만, 금방 마를 것 이며, 감기는 걸리지 안을것 같았고, 비가 온 덕에 준면을 돕게 된 것까지 모두 긍정적 인 것 같았다.
근데 내가 원래 이렇게 긍정적 이었던가? 모르겠다. 그냥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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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마침 비도 오고, 부제가 (April showers) 인데..... 4월이 끝나가서......ㅠㅠ 부랴부랴 썼습니다...... 어휴.... 평소에 쓰던 것과 조금 다르게 쓴것 같아서 걱정도 되네요... ;; 음.. 그래도 예쁘게 봐주셨으면... 항상 감사해요! 조만간 이 글의 설정, 인물에 대한 탐구 등등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사실 이거 어디 종이에 써 놨는데... 한 가득...근데 그거 잃어 버렸어요... 세륜 나.....ㅠㅠㅠㅠㅠ 누가 볼까 겁나요 파친.......) 아, 그리고 아직 우리 독자님께 말하지 않은 사실이 두 가지 있는데 하나는 곧 스프링레인에 나올것이며, 다른 하나는 위의 글에 써놓을게요 ㅎㅅㅎ 그럼 20000 ! |
삼걸스 님 만두 님 미니 님 즐람 님 비글 님 개지 님 까만콩 님 딱지 님 꼿감 님 인어 님 패릿 님 돈까스 님 체리새우 님 에그타르트 님 넠다운 님 김미원 님 보름달 님 (제사랑 비회원님 맞으시죠? 할 말있는데.... 혹시 이글 보시고 댓글 써주시게 되면은.... 이메일 주소 좀 남겨주thㅔ요....) 사랑해여 ♥워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