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am B. 헝거게임]
『김한빈네꽃밭』
내가 그 아이를 처음 보았을 때는 재작년 이였다.
그 시즌은 여름이였다. 헝거게임의 투표가 끝나고 모두들 광장에 모여서 숨막히는 경기를 보고있었다.모두들 예상이나 했듯이 우리구역, 즉 12구역의 여자와 남자는 시작한지 하루도 되지않아 죽어버렸다.헉, 하고 숨을 들이키는 남자들과 눈물을 펑펑 쏟는 여자들. 그리고 아무것도 모른채 비참한 표정으로 모든걸 지켜보아야 했던 우리들.형 옆에 서서 벌벌 떨고 있던 나는 말라오는 입안을 느끼며 주먹을 말아 쥐었다. 이로써 92회 헝거게임을 마치겠다는 정부의 사람들의 지휘 아래에 모두들 뿔뿔히 흩어졌다.형 손과 누나 손을 붙잡고 안면이 없던 이 구역을 대표하여 나간 두 남녀의 명복을 빌며 집으로 향했다.엄마를 먹여살리기 위해, 그리고 우리 허물어져 가는 집안을 살리기위해 몇 번이고 나와 형, 그리고 누나는 헝거게임 투표볼에몇 십번이고 종이를 넣어댔지만 10살 이후로 꽝만 맛보고있었다. 한편으로는 다행이였지만 이것이 내가 19살때 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가 의문이였다.19살이 되기 전에 뽑혀서 죽은 사람들처럼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고 싶지않았다. 나는 오로지 우리엄마와 가족들의 지원이가 되고싶었다.12구역이라는 곳 아래에서 지옥을 경험하지 않았다만 이게 진짜 살아있는 생판 지옥이라고 느낄 정도였다. 누나는 어느덧 20살을 넘긴 숙녀가 되었고, 형은 19살을 바라보고 있었다.나는 고작 16살이라는 것이 허무했다. 3년이라는 시간을 더 버텨야 했다.형은 올해 시즌이 마지막이였다. 허탈한 듯 하면서도 먹여살려야 하는 것은 이제 너 뿐이라는 안쓰러운 눈빛이 섞여서 날 덮었다.그 시선을 떨쳐내고 싶어서 보란듯이 투표볼에 계속해서 넣어댔다. 1구역과 12구역의 갭은 참으로 엄청났다.1구역부터 4구역 까지는 나름 살만한 축으로 여긴다는 선생님의 말을 아직도 기억하고있다.12구역만은 나라에서 골칫덩어리로 여길만큼 열악하다는 사실도.나는 그 사실이 너무나 싫어서 내가 왜 태어났을까 싶기도 했지만, 우리 가족을 보면서 참아냈다. 헝거게임이 끝난 후는 마을이 조금이나마 평화를 유지했다.하지만 비가 상대적으로 많이 오는 날씨역 덕분인지 그 해 비는 꽤나 자주왔었다.투표볼 덕에 얻은 식량과 기름들을 모두 집으로 옮긴 뒤 땔감으로 쓸 목재를 짊어지고 있었다. 멀리서 보이는 한 인영. 온통 창백한 피부에 두 눈은 감겨있었고, 파란 입술을 띄고 있던 한 여자아이.주변 나무에 기대서 정신을 잃은 얼굴이였다.비가 한참 쏟아지고 있던 터라 주변은 아무도 지나가지 않았다. 주위를 둘러봐도 나와 그 아이 뿐이였다. 그 아이의 곁에 서서 한참동안 우산을 들고 서있었다.무슨 정신이였는지 나도 모른다. 목재를 짊어진 채 후줄근한 모습이였지만 그냥 지나칠 수 없을만큼 여자아이는 무언가를 잡아당기고 있었다.약간 물기가 말라감을 느꼈는지, 여자아이는 눈을 희미하게 뜨기시작했다. "...""..." 그 아이는 뭔가를 말하려고 하는 듯 입을 벙긋거렸지만 끝내 목소리는 나오지않았다. "괜찮아?" 그 아이에게 물었다.여자아이는 자신의 얼굴을 닦더니 손을 벌벌 떨며 총을 챙겼다.조심스러운 손길에 앙상한 손목이 겹쳐보여서 덥썩 잡고 그녀를 응시했다. 너, 여기서 한참동안 쓰러져 있었어. 내 말에 얼굴을 붉히는 아이였다.내 손을 팽개칠 힘은 없었는지 여러번 휘두르다가 끝내 힘을 주욱 빼고 날 쳐다봤다. "이것좀...놔." 여자아이는 드디어 말문을 트기시작했다.찝찝한 기분이 듦에도 불구하고 나는 소중한 것 마냥 천천히 내려놓아줬다.더운 날씨가 가득한 계절임에도 오늘만큼은 유독 그렇게 추웠을까.보다못해서 목재 하나를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 뭐냐는 그녀의 눈빛에 어서 가져가라고 고개짓을 했다.여자아이는 잠시 망설이더니, 이내 고맙다며 천천히 자신의 품으로 챙겼다.그 날 가져갔던 목재는 비로 흠뻑 젖어서 불을 붙히는데 애를 먹었지만 유난히 따뜻했던 것 같았다.너는, 어땠니. 그 날 이후로 여러번 그 아이가 있던 자리를 힐끔 쳐다보고 지나가곤 했다.혹시나 마주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헛된 기대에도 나는 그 길을 지나갈때마다 너가 있었으면 했다.하지만 너는 없었다. 내 기대에도 불구하고.2년이나 지난 지금, 심부름이나 하러 간단히 나갈때 너의 인영이 겹쳐보일 지경까지 이르렀다. 2년이나 지나면서 그 아이를 못 본건 아니다. 그 아이네 아빠란 사람이 산 속에서 자살을 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그 아이네 집안은 반 공개적으로 신상이 누출되었다.먹여살리기 힘들다는 메세지와 함께 미안하다고 하고 그 아이네 아버지는 세상을 등졌다.장례식은 12구역 사람들이 참석해줬다. 조촐하고 보잘것 없는 장례식이였지만 낯선사람들이 참석했다.누나와 형과 함께 따라간 그 장례식에서 그 아이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새까만 옷을 입고 눈물을 뚝뚝 흘리는 그 아이의 어머니와 옆에서 같이 울고 있는 그 아이의 남동생.그리고 묵묵히 참다가 끝내 사라져버린 그 아이.좀 뒤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녀는 자신의 아버지가 그 뒤로 어떻게 됐는지 모른다고 했다.산소를 만들었는지, 강에 뿌려졌는지, 동물들에게 먹이로 나눠줬는지 모른다고 했다. 쓰러진 채로 앓아 있던 그녀를 1년만에 만났다는 것은 이상한 쾌감을 불러일으켰다.날 기억하냐고 물어보고싶었지만 너의 모습이 비정상적일 정도로 다가가기 힘들어서 한참동안 머뭇거렸다. 알고있니, 나를. 널 보고 있을 때도 나는 과거의 너가 떠오른다.너는 어떨지 몰라. 날 기억할지도 몰라.모르는 척 하고 있지만 언제한번 물어볼려고 하는데.그 전에 내가 죽을까, 너가 먼저 죽을까. 16살의 너와 16살의 김지원은 서로가 기억하는 모습이 어땠을까? 비참하게도 우리 둘은 서로를 겨누는 피의 전쟁을 시작하는 불쌍한 희생자들이지만 말이야.내가 만약, 만약에 너와 내가 둘이서 남았더라면.나는 가차없이 널 죽일거야. 널 죽이고, 그 죽어가는 과정에서 나는 내 손으로 날 찌르고 같이 죽어가는거야.서로 처음만났을 때 처럼, 내가 널 바라보면서 그렇게. 안타깝지, 우리둘다.난 너가 숨이 끊기기전에 말할래.2년 전에 널 본 것들과, 1년 전에 널 본 것들. 그리고 인정하기 싫지만 첫 눈에 반했다는 것도. * 안녕하세요, 김한빈네꽃밭입니다.오늘은 늦은관계로 지원이의 이야기를 잠시 써봤어요.지원이의 이야기는 이게 다가 아니랍니다.제가 매주 3~4편 연재를 하려고 하네요. 괜찮으실지...자유 연재구요! * 여자주인공 이름 뭘로 할지 고민되요!추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암호닉 [뿌요][들레][뜨뚜][♥기맘빈과김밥♥][지나니?] 암호닉은 항상 받습니다. 여러분, 사랑해요!
그 시즌은 여름이였다.
헝거게임의 투표가 끝나고 모두들 광장에 모여서 숨막히는 경기를 보고있었다.
모두들 예상이나 했듯이 우리구역, 즉 12구역의 여자와 남자는 시작한지 하루도 되지않아 죽어버렸다.
헉, 하고 숨을 들이키는 남자들과 눈물을 펑펑 쏟는 여자들. 그리고 아무것도 모른채 비참한 표정으로 모든걸 지켜보아야 했던 우리들.
형 옆에 서서 벌벌 떨고 있던 나는 말라오는 입안을 느끼며 주먹을 말아 쥐었다.
이로써 92회 헝거게임을 마치겠다는 정부의 사람들의 지휘 아래에 모두들 뿔뿔히 흩어졌다.
형 손과 누나 손을 붙잡고 안면이 없던 이 구역을 대표하여 나간 두 남녀의 명복을 빌며 집으로 향했다.
엄마를 먹여살리기 위해, 그리고 우리 허물어져 가는 집안을 살리기위해 몇 번이고 나와 형, 그리고 누나는 헝거게임 투표볼에
몇 십번이고 종이를 넣어댔지만 10살 이후로 꽝만 맛보고있었다.
한편으로는 다행이였지만 이것이 내가 19살때 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가 의문이였다.
19살이 되기 전에 뽑혀서 죽은 사람들처럼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고 싶지않았다. 나는 오로지 우리엄마와 가족들의 지원이가 되고싶었다.
12구역이라는 곳 아래에서 지옥을 경험하지 않았다만 이게 진짜 살아있는 생판 지옥이라고 느낄 정도였다.
누나는 어느덧 20살을 넘긴 숙녀가 되었고, 형은 19살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고작 16살이라는 것이 허무했다. 3년이라는 시간을 더 버텨야 했다.
형은 올해 시즌이 마지막이였다. 허탈한 듯 하면서도 먹여살려야 하는 것은 이제 너 뿐이라는 안쓰러운 눈빛이 섞여서 날 덮었다.
그 시선을 떨쳐내고 싶어서 보란듯이 투표볼에 계속해서 넣어댔다.
1구역과 12구역의 갭은 참으로 엄청났다.
1구역부터 4구역 까지는 나름 살만한 축으로 여긴다는 선생님의 말을 아직도 기억하고있다.
12구역만은 나라에서 골칫덩어리로 여길만큼 열악하다는 사실도.
나는 그 사실이 너무나 싫어서 내가 왜 태어났을까 싶기도 했지만, 우리 가족을 보면서 참아냈다.
헝거게임이 끝난 후는 마을이 조금이나마 평화를 유지했다.
하지만 비가 상대적으로 많이 오는 날씨역 덕분인지 그 해 비는 꽤나 자주왔었다.
투표볼 덕에 얻은 식량과 기름들을 모두 집으로 옮긴 뒤 땔감으로 쓸 목재를 짊어지고 있었다.
멀리서 보이는 한 인영.
온통 창백한 피부에 두 눈은 감겨있었고, 파란 입술을 띄고 있던 한 여자아이.
주변 나무에 기대서 정신을 잃은 얼굴이였다.
비가 한참 쏟아지고 있던 터라 주변은 아무도 지나가지 않았다. 주위를 둘러봐도 나와 그 아이 뿐이였다.
그 아이의 곁에 서서 한참동안 우산을 들고 서있었다.
무슨 정신이였는지 나도 모른다.
목재를 짊어진 채 후줄근한 모습이였지만 그냥 지나칠 수 없을만큼 여자아이는 무언가를 잡아당기고 있었다.
약간 물기가 말라감을 느꼈는지, 여자아이는 눈을 희미하게 뜨기시작했다.
"..."
그 아이는 뭔가를 말하려고 하는 듯 입을 벙긋거렸지만 끝내 목소리는 나오지않았다.
"괜찮아?"
그 아이에게 물었다.
여자아이는 자신의 얼굴을 닦더니 손을 벌벌 떨며 총을 챙겼다.
조심스러운 손길에 앙상한 손목이 겹쳐보여서 덥썩 잡고 그녀를 응시했다.
너, 여기서 한참동안 쓰러져 있었어.
내 말에 얼굴을 붉히는 아이였다.
내 손을 팽개칠 힘은 없었는지 여러번 휘두르다가 끝내 힘을 주욱 빼고 날 쳐다봤다.
"이것좀...놔."
여자아이는 드디어 말문을 트기시작했다.
찝찝한 기분이 듦에도 불구하고 나는 소중한 것 마냥 천천히 내려놓아줬다.
더운 날씨가 가득한 계절임에도 오늘만큼은 유독 그렇게 추웠을까.
보다못해서 목재 하나를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
뭐냐는 그녀의 눈빛에 어서 가져가라고 고개짓을 했다.
여자아이는 잠시 망설이더니, 이내 고맙다며 천천히 자신의 품으로 챙겼다.
그 날 가져갔던 목재는 비로 흠뻑 젖어서 불을 붙히는데 애를 먹었지만 유난히 따뜻했던 것 같았다.
너는, 어땠니.
그 날 이후로 여러번 그 아이가 있던 자리를 힐끔 쳐다보고 지나가곤 했다.
혹시나 마주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헛된 기대에도 나는 그 길을 지나갈때마다 너가 있었으면 했다.
하지만 너는 없었다. 내 기대에도 불구하고.
2년이나 지난 지금, 심부름이나 하러 간단히 나갈때 너의 인영이 겹쳐보일 지경까지 이르렀다.
2년이나 지나면서 그 아이를 못 본건 아니다.
그 아이네 아빠란 사람이 산 속에서 자살을 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그 아이네 집안은 반 공개적으로 신상이 누출되었다.
먹여살리기 힘들다는 메세지와 함께 미안하다고 하고 그 아이네 아버지는 세상을 등졌다.
장례식은 12구역 사람들이 참석해줬다. 조촐하고 보잘것 없는 장례식이였지만 낯선사람들이 참석했다.
누나와 형과 함께 따라간 그 장례식에서 그 아이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새까만 옷을 입고 눈물을 뚝뚝 흘리는 그 아이의 어머니와 옆에서 같이 울고 있는 그 아이의 남동생.
그리고 묵묵히 참다가 끝내 사라져버린 그 아이.
좀 뒤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녀는 자신의 아버지가 그 뒤로 어떻게 됐는지 모른다고 했다.
산소를 만들었는지, 강에 뿌려졌는지, 동물들에게 먹이로 나눠줬는지 모른다고 했다.
쓰러진 채로 앓아 있던 그녀를 1년만에 만났다는 것은 이상한 쾌감을 불러일으켰다.
날 기억하냐고 물어보고싶었지만 너의 모습이 비정상적일 정도로 다가가기 힘들어서 한참동안 머뭇거렸다.
알고있니, 나를.
널 보고 있을 때도 나는 과거의 너가 떠오른다.
너는 어떨지 몰라. 날 기억할지도 몰라.
모르는 척 하고 있지만 언제한번 물어볼려고 하는데.
그 전에 내가 죽을까, 너가 먼저 죽을까.
16살의 너와 16살의 김지원은 서로가 기억하는 모습이 어땠을까?
비참하게도 우리 둘은 서로를 겨누는 피의 전쟁을 시작하는 불쌍한 희생자들이지만 말이야.
내가 만약, 만약에 너와 내가 둘이서 남았더라면.
나는 가차없이 널 죽일거야.
널 죽이고, 그 죽어가는 과정에서 나는 내 손으로 날 찌르고 같이 죽어가는거야.
서로 처음만났을 때 처럼, 내가 널 바라보면서 그렇게.
안타깝지, 우리둘다.
난 너가 숨이 끊기기전에 말할래.
2년 전에 널 본 것들과, 1년 전에 널 본 것들.
그리고 인정하기 싫지만 첫 눈에 반했다는 것도.
* 안녕하세요, 김한빈네꽃밭입니다.
오늘은 늦은관계로 지원이의 이야기를 잠시 써봤어요.
지원이의 이야기는 이게 다가 아니랍니다.
제가 매주 3~4편 연재를 하려고 하네요. 괜찮으실지...
자유 연재구요!
* 여자주인공 이름 뭘로 할지 고민되요!
추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암호닉
[뿌요]
[들레]
[뜨뚜]
[♥기맘빈과김밥♥]
[지나니?]
암호닉은 항상 받습니다. 여러분,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