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힛동 방탄고
전학온지 1주일이 지났고, 석진오빠에게 '오빠'라고 부를 수 있게 되었고, 계란사건 때 민윤기를 (민윤기한테는 오빠라고 부르기 싫다!!!!!!!) 선생님한테 갖다바친 이후로 민윤기를 피해다녔고, 그런 나를 계속 민윤기 앞에 가져다 놓으려는 김태형의 등짝을 수없이 스매싱 했었고, 김남준과 음악실 칠판에 한 번만 더 쓰레기가 보이면 너의 장기를 폭파시켜버리겠다고 써놓은 이후로 쓰레기가 없어진 덕분에 청소시간마다 김남준이랑 노닥거렸고, 박지민을 정확히 1396번째 놀렸고, 정국이한테 정확이 9699번째 심장어택을 당했고, 자칭 세계최고 예쁜이라는 김순자라는 병신을 만나서 친해졌다.
그렇게 꽤나 많은 시간과,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나도 차차 새로운 학교에 적응을 해갔다 (하지만 민윤기는 절대 적응이 되지 않았다. 날 볼때마다 눈에 불을 키고 달려온다. 무서운놈).
거지같은 김태형의 드립에도 적응했고 (자두를 먹으면 나 자두돼니?) , 박지민의 색다른 병신미에도 (나 진짜 너무 고래를 애완동물로 키우고 싶어! 해적보고 고래한테 반함!) , 석진오빠의 살떨리는 무서운 말 반복병에도 (※ 말 반복병: 한 번 말을 꺼내면 그 말을 수없이 반복하는 증세로, 김석진이 의도치 않게 ㅇㅇㅇ을 괴롭힐 때 쓰임. 요즘 김태형이 ㅇㅇ을 놀려먹으려고 애용한다) , 그외의 수많은 것들에도 적응을 완료하셨다!
내가 참 뿌듯했다.
어떻게 그런 병신들한테 적응을 했나몰라!
그렇게 나 자신에게 감탄을 하고 있는데, 아오씨 김남준 애는 왜 이렇게 안와........... .
청소를 하다가 김남준이 롤 얘기를 꺼내길래 닥치고 서든이라고 말했더니 김남준이 어마무시하게 화를 내더라.
그러고는 롤의 매력을 알려주겠다며 오늘 단축수업 기념으로 피씨방에 가자며, 안 가져가면 니 장기가 멀쩡히 있지 못 할거라며 협박을 해서 김남준과 피씨방에 가기로했다(절대 쫀건 아니다!).
그런데 지가 약속을 쳐 잡아놓고서는 지금 날 10분째 기다리게하고있다.
추워 죽겠는데!
입모양으로 개새끼를 반복하며 덜덜 떨고있는데 계단에서 내려오는 노랑머리가 보인다.
김남준 너이시키!
"야!! 너 왜 이제나와!!"
"아, 뎨동. 한 번만 봐정."
"너 이 개새끼......... ."
뒷목을 잡고 쓰러지는 시늉을 하는 나를 한 손으로 탁 받쳐들고는 뻔뻔하게 ' 어디 피씨방 갈래? ' 하고 물어는 김남준에 다시 한번 뒷목을 잡았다.
아이고 혈압이야!
"나 여기 이사온지 얼마 안됐거든? 니가 알아서 데리고가!"
"와, 너 이제 내가 편한가보다? 이제 막 성질도 부리네."
"더 성질 부려봐? 빨리 안 모셔가?"
"어어, 알겠네요~"
고개를 대충 끄덕이며 걸음을 옮기는 김남준을 따라갔다.
개샛기가 다리만 존나게 길어서 걸음도 빠르다.
분명히 걷고 있는것 같은 김남준 옆에 열씸히 뜀박질 하는 내가 있었다.
..........내가 지금 뭐하고 있는거지? 여긴 어디지? ........나라는건 무엇일까?
자아 분열을 막 시작하는데 어디서 웅웅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내가 이런거에 쓸데없이 예민해서 진동소리 같은건 콕콕 캐치한다.
유일한 자랑거리임.
"김남준, 니 폰인갑다."
"뭐가?"
"지금 진동 울리잖아. 내건 아님."
"........오, 진짜네. 너 이런건 잘 듣는다?"
"이런게 아니면 못 듣는다는 걸로 들린다?"
"이해는 잘 하네. 너 귀 고자잖아. 아, 나 전화 좀 받고."
내 이빨이 으득거리는 소리를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능청스럽게 전화를 받는다.
이새끼.........(부들부들)
생각보다 더 사가지가 없으시다!
"어, 뭐."
- ' 김남준김남준! 영화보자! '
"뭐. 언제."
- ' 이따! 나 학원 끝나고! 그 신민아 나오는거 보장! '
"돈은."
- ' 더치페이해! 나올거지, 응? '
"어. 이따 전화해."
- ' 응!! '
옆에서 통화로 목소리만 듣는데도 밝음과 희망이 피부로 느껴지는 남자와 통화를 마친 김남준에 다시 걷기 (나는뛰기!!!!!!ㅂㄷㅂㄷ) 시작했다.
정말 사!가지 없게 딱딱하게 대답을 하는 김남준에도 기죽지 않고 꿋꿋하게 희망을 표출하는 남자가 왠지 존경스러워졌다.
나같으면 통화하다가 김남준 (A.K.A 단답머신) 때문에 열뻗쳐서 끊어 버릴 듯...... .
재랑은 통화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며 다시 열심히 걸었 (실상은 뛰었!) 다.
김남준도 분명히 내가 뛰느라 힘들엇 헥헥거리는거 인식하고 있을텐데.
왜 점점 걸음이 빨라지는 거 같냐.
니 입꼬리 왜 올라간거같냐.
너 왜 자꾸 앞에 보는 척 하면서 나 뛰는거 힐끔거리냐.
씨밸 너 죽고싶지.............?(뒷목을 잡는다)
*********
김남준에게 롤 영업을 당하고(사이좋게 나도 서든 영업을 시전했다) 서로 뿌듯하게 피씨방을 나선 후 집으로 향했다 ( ' 데려다줘?' ' 조까. ' '응! ').
가는 도중 집에 먹을 게 없는 사실을 기억해냈고, 며칠전부터 먹고 싶어서 죽을뻔했던 엄마는 외계인을 사기로 결정했다.
베라가 어디있더라.......... .
전에 김태형에게 하프갤런을 얻어 먹었던 베라 위치를 더듬더듬 기억해냈다.
발걸음을 돌려 베라가 있던.......것.......같은(.........)! 거리로 향했다.
"아 씨발 김남준 개새끼!!!!!!!!!!!!!!!!!"
............응............?
"어우 씨발!!!!!!!!!!!!!!!!!!!!!!존나 문자만 하나 달랑 보내면 끝이냐!!!!!!!!!!!!!!!!!!"
...........어라.........?
"아 김남준 이 씨발....................아 뒷목."
어디선가 익숙한 이름이 들려오길래 그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 두리번 거리다 휴대폰을 (부서질 듯) 들고 소리를 지르는 남자를 발견했다.
괜시리 무서워져 주춤주춤 뒤로 물러섰다.
마치 맨 처음 김남준을 보고 쫄았을 때의 느낌...... .
거칠게 휴대폰에 번호를 꾹꾹 누르더니 통화를 하려는 듯 귀에다가 휴대폰을 가져다댄다.
다리가 얼어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절대 쫄아서 그런건 아니다. 절대.......... .진짜로............. .) 가만히 남자를 쳐다보고 있는데, 조금 시간이 지나고 전화를 안 받는지 휴대폰을 보고 인상을 찡그리는 남자에 움찔했다.
"김남준 시벌새끼야!!!!!!!!!존나 나를 바람맞히셨겠다? 응? 나 그럼 좀 일찍 거절하던가!!!!!!!존나 준비 다 하고 나오게 만들어 놓고서는 문자로 안 가 하면 다냐!!!!!!!!!!!!나가 죽어!!!!!!!!!!!!"
아마도 음성 사서함에 대고 욕을 하는 것 같다........... .
진짜로 열 받았는지 얼굴이 씨벌개져선 욕을 하는 모습에 다시 한번 쫄았다.
그런데 들어보니 김남준이 잘못했네.
분명 아까 전화로 김남준이랑 약속잡은 남잔 것 같은데.
가겠다고 해놓고선 바람을 맞혀?
혀를 끌끌 차면서도 저러다가 나중에 김남준 큰일 나겠다 싶어서 그 남자에게 용감하게 (용,.........감하게! 사실 다리 졸라 떨었다) 다가갔다.
".........저기요........ ."
"지옥가 시발놈아!!!!!!!!!!!"
"....저겨........... ."
"누군 너랑 보고 싶었냐!!!!!!!!!!!"
"저기욕!!!!!"
"....................네?"
어이쿠야.
계속해서 내 말을 의도치 않게 씹는 남자에 열이 뻗쳐 소리를 질러버렸다.
계속해서 휴대폰에다가 대고 악을 쓰다가 내 목소리에 놀라서 움찔 하고는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대답하는 남자가 아까 그 소리를 지르던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순둥해 보인다.
"저.......그 뭐냐. 아, 제가 그."
"...........?"
"김남준 아는 사람인데요. 그, 아마 김남준이 약속 깐거 같은데."
"네."
"어.........,그.......김남준이 오늘 제사가 있어가지고여!"
"............네?"
"그....그래서....오늘 일찍 집에 내려가야 한다고 해서! 그래서! 약속 취소했을 거에요!"
"김남준네가 큰 집인데요."
아 그래요?
땀을 뻘뻘 흘리며 변명을 해주고 있던 와중 훅 들어오는 어택에 정신을 못 차리다(김남준네가 큰 집일 줄이야....... .) ' 할머니집 내려갔을 거에요! 아마. ' 하고 어설픈 변명을 내놓자 잠시 뜸을 들이다가 고개를 끄덕이는 남자다.
오, 믿는건가?
"아, 알겠어요."
"네, 헤헤........ ."
바보같이 웃어보이며 남자에게 잘 보이려 애썼다.
괜히 여기서 내가 이상한 짓 하면 김남준한테 피해갈 것 같아서.
내가 이렇게 착한년이다!
김남준 너 보고있나.
"그럼 김남준이 저 바람 맞혔으니까."
"네!"
"그쪽이 저랑 같이 영화 보는걸로."
"..........예.............?"
나니요시발?
"가요. 저 예매까지 다 해놨는데."
"아....... ."
"김남준 그 씨발새끼! 가 바람 맞혀서. 아까운 돈 버리기 싫거든요. 그 개새끼 내가 이렇게 예매까지 다 하고! 돈도 내가 이렇게 깜짝선물로 다 내고! 하는데! 바람을!"
"........... ."
"아 죄송해여. 갈까요?"
김남준 너 하프갤런 준비해라.
니미 씨팔! 김남준 나가 뒤져!!!!!!!!!!!!!!!!!!!!!!!!!!!!!!!(고함)
분량이 좀 늘은 것 같아서 포인트 쪼......쪼금 올렸어여(소심)
계속 김남준 이름을 치다 보니까 주저리 쓸때 김남준이 조금 늘은 것 같아서 포인트 올렸다고 쓸 뻔했어요......ㅎ
혹시 읽는데 불편한 거 없으신가요!
글 폭이 너무 좁아서 읽기 불편하시다던가.
똥글 읽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암호닉 현기증님 재밌게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ㅎㅅ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