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우리가 예절교육을 하는 이유는 뭘까요? 우리 모두들 함께 사는 세상에 서로를 아끼고, 사랑할줄 알아야 하잖아요~근데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어도 말과 행동이 따로 놀면, 그 마음이 전달되지 못하는거에요. 저는 당신을 존중합니다~하고 직접말하지 못해도 그걸 간단히 표현하는게 예절이에요." "네~" "예절을 실천하는건 어렵지 않아요~가장 기본적인건 바로 존댓말이에요. 어른들께서 물건을 주시면 두손으로 받는 것, 어른들이 먼저 수저를 들기전까지 먹지 않는것 등등 익혀야 할건 아주 많지만 존댓말부터 차근차근 실천해볼까요?" "네~" "자, 선생님들이 하는 것을 보고 옆에있는 친구랑 같이 따라해봐요. 당신을 존중합니다,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서 사랑한다고 하는거에요. 준회선생님~사랑합니다~"
"어..흠,으흠. 네. 저도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동혁선생님."
나왔다. 김동혁표 오호스킬. 오호스킬이란, 준회가 만든 말로, 바로 '오해해서 나만 호구만들기 스킬'이란 뜻이다. 또또, 김동혁이 자꾸만 자신을 알듯말듯 자신감 넘칠듯말듯하게 만드는 바람에 둘은 본의아니게 썸을 타는 기분이다. 불알친구에서 썸남이라...소소해 보이지만 꽤나 장족의 발전이라 괜시리 뿌듯해진다. 동혁은 준회의 진심어린 대답을 금세 무시한채 아이들의 활동을 바라보고 있었다.
"탸당해요~"
"지원아, 사랑함니다."
"지난님,사랑한다요~"
옆에 앉은 친구에게 릴레이로 사랑을 전하는 도중 윤형이의 반존대를 시작으로 장난끼 넘치는 인사로 변질되었다. '어휴~진짜...못말려...' 귀여운 아이들의 장난에 동혁은 흥미진진하게 다음 차례 진환이를 본다.
"동혀기선샌님, 사랑함니다~"
'으으...너무 귀여워어ㅜ' 준회에 이은 사랑합니다 릴레이에 몸둘바를 모르겠다. 앞으로 이런건 자주해야지-동혁은 오늘의 활동에 만족감을 느끼며 아이들에게 마지막 당부를 한다. "모두들 정말 잘했어요!앞으로도 어른분들이나 예의를 지켜야하는 상대방이 있다면 오늘처럼 존댓말을 쓰는거에요, 알겠죠?" "네~" × × × × × "실례하겠슴니다아~" 이 소리는 어른들 사이를 지나가는 한빈이의 작은 외침이 아니다. 유치원에 늦어 머리만 빼꼼 내밀고 인사하는 지원이의 목소리도 아니고 여선생님의 립밤을 빌리겠다는 윤형이의 목소리는 더더욱 아니다. "다녀오겠습니다, 신발님." 이 목소리는 바로 저번 예절교육 이후로 모든 어른들, 심지어 사물에게까지 존댓말을 쓰는 진환이의 목소리었다. 처음에는 너무 귀여워서 장난치는건가? 했던것이 계속되니까 동혁 자신에게 엿을 먹이는려는 것인가 진지하게 고민도 했다. 하지만 저 천진난만한 표정은 말해주고 있었다. 진환이는 정말로 저 모든것을 존중하고 있다고.그러니 어쩌겠는가? 최대한 아이들의 자유는 지켜주자 주의인 동혁은 그냥 그대로 두기로 했다. '귀엽잖아.' 진환이는 밥을 멉을때도 반찬들에게,
"배부르게 해주셔서 감사함니다.꼭꼭 씹어드릴게여.
산책을 하다가도 강아지에게,
"만져도 돼여?나 물지 마세요.."
공놀이를 하다가도 공에게,
"으아아!너무 높이 이써여!!"
하고 시도때도 없이 존댓말을 사용했다. 하루는 윤형이의 나이차이가 많이나는 형 민호가 유치원에 잠시 놀러왔었다. 그 사실을 윤형과 준회, 동혁을 빼고는 아무도 몰랐던 터라 민호를 다른 아이들에게도 소개시켜줄겸 함께 교실에 들렸었다. 누가왔는지 눈치도 못채고 정신없이 뛰노는 아이들의 뒤로 민호가 다가가 구경을 하다 앞에 서있던 진환과 살짝 부딪혔다. 버릇처럼 뒤돌아 인사를 하려던 진환이는 눈이 마주치자 얼어버렸다. '무..무서어...' 나름 아이들을보며 해맑게웃던 민호였는데,강한인상에 진환이가 겁을 먹은 것이었다. 분명히 눈을 마주쳤지만 진환이는 어색하게 다시 고개를 돌렸다.
그날, 낮잠 시간에 진환이는 울면서 잠꼬대를해 동혁의 가슴이 철렁하게 만들었다.
"끄윽..흡..유녕이네형..흐으,인사모태 미아네여....형도...조..존중하능데...제성해여.,킁.."
>>정신차려보니 또 독방가서 이런글 저런글을 쓰고 있더라구요ㅎㅎ너무 오만랜이라 죄성한 마음에 나름길게길게..ㅎㅎ5편다음에 7편인 이유는,사실 6편이 한빈이 생일편으로 독방에 올렸어요.여기 가져오기엔 흐름이 끊길까봐 순서를 바꿔서 올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