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에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있어서 연재가 많이 늦어요 죄송합니다 ㅠㅅㅠ 날씨 추운데 다들 감기 조심하십쇼! 체육대회로 인해 얻은 건 상금과 몸살이 다였다 상금은 정말 기대도 안 했 건만 우리 반이 종합우승을 떡하니 차지해 버렸다 학교 일정을 대체 누가 짰는지 체육대회 다음날이 수련회라 걱정했는데 다들 아침 일찍 피곤하지도 않은지 나를 제외하고는 다들 안색이 평온하다 못해 생기가 돌았다 월요일에 사정이 있어 조퇴를 했는데 그때 정한 건지 버스 좌석에 이름표가 붙어 있었다 창가 쪽으로 들어가 짐을 내려 놓고 바로 이어폰을 휴대폰에 꽃았다 어렸을 때부터 멀미가 심해 잠을 자든 노래를 듣든 둘 중에 하나는 꼭 해야 하는데 이상하게도 잠이 오지 않아 일단 휴대폰에 이어폰을 연결했다 역시나 아직 출발하지도 않았는데 머리가 지끈거리기 시작해 결국 이어폰을 귀에 꽃고 눈을 감았다 옆에 누가 앉는 소리가 나 눈을 떠 확인해 보니 교실 내 앞자리에 앉는 친구였다 평소에 인사만 하는 사이라 다시 눈을 감아 다른 생각을 하려고 했으나 옆에서 들려 오는 목소리에 이어폰을 뺐다 " 무슨 노래 들어? " " 그냥 골고루, 짝은 언제 정한 거야? " " 너 조퇴한 날 뽑기했는데 이렇게 됐어 " " 아...... 그래 " 원래 성격이 낯가림이 심해 친하지 않은 사람들과는 얘기를 오래 못 한다 계속해서 어색한 분위기가 흐르자 시선을 휴대폰에 고정시키고 메신저 친구 목록만 쓱 훑었다 이내 파란 불빛을 내며 메신저 알림이 떴다 평소에 연락 한 번 없던 한빈 오빠한테 웬일인지 먼저 연락이 와있었다 심심하기도 했고 반가운 마음에 들떠 막힘없이 써 내려갔다
짧은 대화가 끝나자 트랙이 바뀌면서 딱 내가 좋아하는 노래가 흘러 나왔다 그렇게 아마 쭉 잤던 것 같다 눈을 떠 보니 휴게소였고 친구들은 거의 다 내린 듯 싶었다 내리기 귀찮아 그냥 창밖만 바라 보고 있었을까 검은색 뒤통수가 점점 다가오더니 이내 밖으로 나오라는 손짓을 해 보였다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아 더 가까이 붙어 확인해 보니 준회였다 반가운 마음에 바로 의자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자 옷에 신경 쓴 티가 엄청 나는 영락 없는 고등학생 구준회가 서 있었다 슬그머니 옆으로 다가가니 키 차이가 너무 나는 것 같아 그냥 주저 앉아 버리려고 했으나 그런 나의 행동을 누가 덥썩 막아냈다 " 너는 무슨 여자가 그렇게 털썩 주저 앉아 "
교복이 아닌 이상 치마를 자주 입는 편이 아니라 내가 오늘 치마를 입었으리라 상상도 못했던 것 같다 " 이야 우리 준회 착하네 무릎 굽혀줄 줄도 알고 본인밖에 모를 줄 알았는데 " " 내가 너냐, 야 그리고 너 아까 외간 남자 옆에서 잘자더라 "
" 너 나 봤어? 너 자리 어디인데? " " 너 바로 뒤거든요 관심 좀 가지지 내가 너한테 쏟는 관심에 반이라도 좀 줘 봐 "
" 야 네가 나한테 주는 건 관심이 아니라 갈굼이지 갈ㄱ...... " 말하는 도중에 준회와 눈이 마주쳤는데 살기가 돋는 것 같아 마무리 짓지 못한 채 입을 조용히 닫았다 " 말을 하다 말아 뭐 마실래? 사다 줄까? "
" 아니 괜찮아 이제 머리도 좀 괜찮은 것 같으니까 들어갈래 " 내 말이 끝나자마자 모두 차에 타라는 담임 선생님의 목소리에 발길을 돌려 차에 올랐다 한숨 잠을 잔 탓인지 아무리 눈을 감아도 잠이 오지 않아 결국 눈을 떴다 날 기다렸는지 내가 눈을 뜨자마자 옆에 있던 친구가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 어디 아파? " " 아니 그냥 멀미가 좀 심해서 이제 괜찮아 " 라며 나름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 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내 옆에 앉아 있던 친구의 의자가 쿵 소리를 내며 살짝 들렸다 놀라 눈을 크게 뜨고 있었을까 이내 이제는 익숙한 톤이 흘러 나오더니 " 야 앞에 조용히 좀 하지 연애하러 왔냐 , 남자가 말이 많아 "
그걸 듣자 옆에 짝은 머쓱한지 도착할 때까지 더이상 나에게 말을 걸지도 입을 떼지도 않았다 지루하던 시간을 견뎌 도착한 곳은 기대보다 좋았다 방으로 가 짐을 풀고 식당으로 모인 후 늦은 점심을 해결하는데 학교에서는 항상 준회와 밥을 같이 먹어서 여자 친구들과 먹는 기회가 적었는데 오늘은 정말 오랜만에 친구들과 같이 먹게 되었다 자리에 앉아 얘기를 하며 밥을 먹는데 회색 식판이 줄줄이 우리 테이블로 들어오더니 자연스럽게 내 옆에 앉았다 고개를 들어 확인해 보니 준회와 준회 친구들이었다 " 왜 나 안 기다렸어 " " 애들이 밥 같이 먹자길래 그냥 왔어 어차피 너 어디 방 쓰는지도 모르고 " 내 말이 끝나자 준회 친구가 입을 열더니 " 구준회 여태껏 너 찾다 왔어 우리가 식당에 있을 것 같다고 가자는데도 말 어찌나 안 듣는지 겨우 끌고 왔다 " " 야 그런 걸 왜 말해 여기서 " " 너는 왜 얼굴 빨개지냐 이상해 이거 뭐 있지 너희 " " 시끄러워 밥이나 먹어 " 날 찾았다는 말에 기분이 들떠 준회 머리에 손을 올려 쓰다 듬었다 " 어휴 우리 준회 오늘 착한 짓만 골라서 하네 예쁘다 " " 까불지 말고 밥이나 먹어 " 말도 예쁘게 하면 좋을 텐데 정말 구준회는 흔히 말하는 츤데레의 정석인 것 같다 그렇게 기분 좋은 상태로 그릇을 비운 후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물고 방으로 가는데 파란 불빛과 함께 메신저 알림이 떴다
뭐 츤데레도 나쁘기만 하진 않은 것 같다 다음 편과 이어집니다 꿀 주말 보내세요 독자님들 '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