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도경수] 가장 슬픈 날 당신을 만났습니다.
"우리 나라의 마지막 왕이 셨던 고종황제의 딸이자 마지막 공주셨던 덕혜옹주는
어린 나이 일ㅂ.........야! 거기 너희 둘 나와!!"
"아........씨발......넌 디졌어 박찬열"
"헿 먄"
한국사 시간 수업에 피해는 주지 않으려고 조용히 잠을 자려고 했는데,
박찬열이 갑자기 옆에서 장난을 쳐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무시했는데, 정도 껏에서 끝이 나질 않아서 좀만 놀아주자라는 생각으로 놀아주다가 그만 선생님한테 들키고 말았다.
저 선생님은 수업 시간에 걸리면 꼭 도서실 청소 시키는데 하필이면 재수가 없으려니깐 이 선생님한테 걸리고 난리다.
역시나 수업시간 내 교탁 옆에서 벌을 서있다가 종이 치자 선생님 입에서는 "너희는 오늘 도서실 대청소야!" 이렇게 소리치고 나가셨다.....박찬열을 죽여야겠다.
하필이면 한국사가 마지막 수업이었던지라 조퇴도 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청소 생각에 화나있는 나에게 굽신거리며 초코우유를 사준 박찬열에 화를 삭이며 종례가 끝이 나자 싫은 티를 팍팍 내며 도서실로 향했다.
"아 짜증나 책은 또 왜 이렇게 많이 쌓인건데........하......"
"그러게 그냥 땡땡이 치자니깐 한국사 어차피 오늘은 확인 안 하잖아 내일은 죄퇴해 버리자고"
"입은 뚫렸다고 말은 막 내뱉네 이 새끼......니는 몰라도 난 학교 좀 조용히 졸업하고 싶거든?
됐고 청소 내가 마저 하고 있을 테니깐 빵 좀 사다 줘"
"아....현빈이 형한테 욕 먹는데....이번에는 내가 잘 못 했으니깐 뚫어준다. 다음부터는 얄짤없는 거....알지?"
"어 그니깐 빨랑 사와"
대화를 보면 알겠지만 나는 소위 말하는 발라당 까진 뭐..........그런 부류의 애다.
내가 좀 삐뚫어진 것에 대한 변명을 한 가지해보자면 부모 없이 어려운 가정에서 자라서 그렇다고 치자
뭐......그래도 나는 담배, 술은 해도 사고는 절대 안 친다. 눈에 띄고 싶지도 않기도 하거니와 뒷바라지해 줄 가족들도 없기 때문이다.
난 그냥 적당히 학교 다니다가 적당한 곳에 취업해서 평범한 가정을 이루는 게 소원이니깐
그리고 나는 내가 그렇게 나쁜 아이라고도 생각하지는 않는다.
돈을 뜯지도 물건을 뺏지도 괴롭히지도 않는다 뭐 굳이 피해 주는 걸 찾으라면 반평균 떨어트리는 정도?
그리고 책 읽는 걸 좋아하니깐....우리 반 착한 애들은 다 책을 좋아하더라......그니깐 나도 착한 거겠지
"이거 좀 재밌어 보이네.........."
그렇게 영양가 없는 생각을 하다가 오늘 새로운 책들이 들어와서 기존에 있던
책들을 빼내어 내는 중에 표지가 마음에 드는 책이 보였다. 생긴 것 과는 다르게 책 읽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나는 그 책을 찾자마자 도서실 가운데에 자리 잡은 긴 소파에 누워 책을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어차피 시간만 적당히 채우고 시간이 부족해서 다 정리는 못 했다 죄송하다 하며 죄송한 척을 하면 될 테니
박찬열이 오기 전까지 책 읽으면서 시간이나 때우자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한 시간 두 시간 읽어내려가도 박찬열도 선생님도 올 생각을 안 하길래 박찬열에게 전화를 걸어보아도 받지 않아서
속으로 욕을 해대며, 읽던 책을 가방에 우겨 넣고는 교문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박찬열 씨발놈"
결국 내 돈도 빵도 날아갔다는 생각을 급짜증이 일기 시작해 박찬열 욕을 해대기 시작했다. 당장 집엑서 뻗고 싶었지만,
그래도 먹고살기는 해야 했기에 터덜터덜 집 근처에 내가 저녁 타임을 뛰는 편의점으로 향했더니 오늘은 그 넘치던 폐기도 없어 저녁까지 굶었다.
박찬열한테 시키는 게 아니었다 차라리 그 돈으로 라면을 먹을 것을저녁까지 굶어 신경이 곤두서있던 나는
결국 잠까지 설쳐서 뒤척 거리다가 새벽녘에나 잠에 들 수 있었다 잠에 들어가며, 나는 단 한가지 생각을 했다 내일은 결석을 해야겠다고
"아 씨발 햇 빛........짜증나"
늦잠을 자려 했건만 신은 날 돕지 않으려는지 새차게 몰아치는 햇 빛에 늦은 아침에 잠이 깨버리고 말았다.
'커튼을 사서 달던가 해야지.....' 그렇게 혼잣말도 하고 뒹굴 거리며 잠투정을 하다 배에 꼬르륵 소리에
밥은 먹고 화를 내도 내자라는 생각에 라면이라도 사러 가려고 잠 자리에서 일어나 눈을 떠보니
"이제.......일어나셨네요"
왠 이상한 남자가 내 이부자리 옆에 앉아 나를 보며 점잔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순간 수려한 외모와 더불어 당황스러운 마음에 이상한 것도 느끼지 못 하고 있다가 이제 일어나셨냐는 남자의 말에 정신이 번뜩 들었다.
"ㄴ.....누구세요?"
"아 당황하셨으면 죄송합니다.....어젯밤에 길가에 쓰러져 계시길래 깨워 보기도 했지만,
일어나지 않으시기에 추운 날 감기라도 걸리실 까봐 일단 저희 집으로 모셔온 겁니다 . "
뭐야 이 사람 말로는 내가 저녁에 집에서 잘 자고 있다가 갑자기 길 거리에서 자고 있었다는 거야 뭐야 따지고 싶었지만
거짓말 치거나 사기 칠 얼굴은 아닌데.....뭐지? 나 몽유병 있나......라며, 별별 쓸 대 없는 생각을 하며
다시 방을 둘러보니 확실히 구조는 비슷해도 내 방은 아니였다. 내 방은 이렇게 깨끗하지 못 하다.
"......ㅇ....아니에요 감사합니다......그것보다 제 핸드폰은 옆에 없었나요?"
"핸드폰.......말 입니까?........그 게 뭡니까?"
"핸드폰이요? 핸드폰은 말이ㅈ.......잠깐만요 핸드폰이 뭐냐고 하셨어요 방금?"
"네........외래어인 듯 한데 대체 어떠한 물건인지를 잘 모르겠네요...죄송합니다"
다시 들어보니 이 사람 말투도 겁나 이상해 조선시대 선비 뺨 후려칠만한 말투네
이 사람 산에서만 살던 사람인 건가....아님 좀 지능이 딸리는 건가.... 이건 뭐 대놓고 물어볼 수도 없는 노릇이고, 나 참 미치겠네
결국 물어보지 말고 내가 찾자라는 생각에 그 사람 시선을 피해가며, 방안을 구석구석 눈으로 해집는데......
"뭐야......아저씨.....아니.....저기 암튼 그쪽! 저 달력 ㅁ...뭐에요?"
"네? 아 저 달력 말입니까? 저희 촌장님께서 작년 겨울에 마을 사람들께 쫙 돌린 달력 입니다. 밑에 마을 이름도 쓰여 있고요"
"아니 내 말은 그게 아니라.....저 날짜가........"
"아! 왜 1월달로 펴져 있냐고 물으시는거면 제가 달력을 워낙 안 봐서요 그냥 안 뜯고 나두다 보니 3월에도 1월 달력이네요 하하"
"ㄱ.....그렉 아니라 왜 1960년 이냐구요!!!"
"예?.......뭐.......왜 1960년이냐고 저한테 물어보시면......자연의 이치 라고나 할까요?"
그렇습니다. 눈 떠 보니 제가 있는 곳은 1960년의 한국 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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