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숨이 막혀왔다 당신이라는 무게의 짐이 이토록 나를 힘들게 만들었다.
없으면 좋겠어 사라져버렸으면 좋겠어. 수없이 반복하고 수없이 자책하고 수없이 울어본다.
잠겨진 그 방문을 열면 언제든 당신이 있었다. 그 해맑은 웃음. 그 손짓.
' 안녕 '
선명했다 그 목소리도 그 모습도 그 향기까지도 그런데도 이토록 짙게 슬프다.
사소한 바람이 불어도 아마 당신은 흩날리겠지. 그렇게 당신은 아마 모습을 감추겠지.
또 다시 시간이 흘러 당신을 찾아가면 늘 그러하듯 웃으며 나를 반겨주겠지.
아파하기 위해 당신을 찾아간것이 아니다. 그리움에 당신을 찾아간것이 아니다.
혹 이 마음에게 위로라도 해줄까봐서 짙게 드리운 당신의 웃음을 보면 힘이라도 날까봐서.
눈을 감고 당신을 찾아가는것이다. 자주 찾아간 탓일까 희미해져야 하는 당신이 오히려 선명하다.
당신이 사라져버린 그곳에 난 또다른 당신을 데려다 놓았다. 같은 웃음 같은 행동 같은 인사.
당신은 있지만 당신이 없다. 그곳은 그렇게 늘 멈춰있다. 아무것도 변함없이 늘 그렇게.
그러하기에 당신의 안녕이 반갑기도 슬프기도 했다. 당신의 웃음이 나를 가끔 무너지게 만든다.
알아. 그래.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이 마음을 위로한답시고 그 문을 열지 말았어야 했다.
더 견고하고 더 단단하게 걸어잠궜어야 했던건지도 모른다.
가끔은 당신이 없는 세상에 살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다.
그 세상엔 당신이 없다. 선명하던 당신이 희미해져 가는것이 아니라 당신이 없다.
그래도 슬플까? 그래도 슬픈거겠지. 당신이 없으니깐.
모르겠다 혼란스럽다. 힘들고 눈물이 난다. 아프고 쓰라리다.
견고하게 닫혀있는 그 문을 또 그렇게 조심스럽게 열어본다.
' 안녕 '
당신은 환하게 웃으며 나를 반긴다. 당신은 있지만 당신이 없다.
그게 더 슬펐고 그게 더 나를 외롭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