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아닌일인것처럼 살아가고 싶었다.
아침에 눈을 뜨면 그건 잠시잠깐 기억되다 사라지는 꿈같은 그런 일.
바람이 불어 머리를 흩날리다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는 그런 일.
낮과 밤이 끝없이 반복되는 그런 흔한 일.
그 깊이가 그 농도가 그렇게 중요하지 않길 바랬다.
애쓰지 않아도 그렇게 잊혀지길 바랬다.
잠시 잠깐 진심으로 울고 아파하면 곧 그 모든게 아무것도 아니길 바랬다.
하지만 마음이 무너져 내리는 일은 나를 그리 온전하게 남겨놓지 못했다.
무수히 많은것이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것이 남겨졌다.
그 혼란은 나의 모든것을 잠식했고 파괴하기 시작했다.
사랑이 사랑이길 바라는게 이렇게 아픈것이였다.
사랑이 사랑이 아니길 바라는게 이렇게 아픈것이였다.
그런 적절하지 못한 타이밍은 지독히도 나를 괴롭혔다.
말하지 않으면 감춰졌고 말하면 그건 비수가 되어 다시금 나에게 날아왔다.
서로의 관계가 어긋나버리면 그 모든건 다 아픔이 되었다.
슬프게도 지독히 슬프게도 그렇게 새겨졌다.
사랑은 온전히 사랑일때가 가장 슬픈것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