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히 걸어가는 도중, 그 남자가 애견카페를 발견했다.
언니의 강아지.. 정은이를 데리고 애견 카페로 향했다.
신발을 벗고 신발장에 넣느라, 내가 생각해도 행동이 굼떴다.
들어가니 미리 입장한 언니와 그 남자.
그 남자가 내 입장료까지 계산을 마친 상태여서..
조금은 미안한 마음으로 애견카페에 발을 디뎠다.
처음 가보는 애견카페.. 기대감을 안고 들어갔는데..
정은이 같은 조그마한 강아지들로 북적일 것만 같았는데,
사람만큼이나 큰 개도 있었다.
강아지라고 부르기엔 너무 큰.. 개..
입구에 서서, 큰 개를 보고 못 들어 가고 있는 나를 보고 그 남자는,
“먼저 들어갈 테니까 뒤따라 들어오면 되요.
그러면 개들이 나한테만 들이대서 무섭지 않을 거예요.”
라는 말로 나를 안심 시켜 주었다.
그 남자의 말대로.. 커다란 개들은 그 남자를 따라 들어갔고,
어린 강아지들이 낑낑 거리며 내 주변에 모여 들었다.
순간.. 그 남자가 나를 챙겨 주었다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좋았다.
나도 모르게 미소를 띄우고 있었던 것 같다. 그 남자 덕분에..
“강아지 많이 좋아하나 보네? 기분너무 좋아 보이는데?”
멍하니 미소 짓고 있는 내 옆으로 언니가 와, 자리로 데리고 가주었다.
자리에 앉기 무섭게 조그마한 개들이 모여 들었고,
몇몇 개들은 내 허벅지를 쿠션 삼아 앉기도 했다.
강아지들에게 둘러 쌓여, 그 남자를 바라보았다.
장난감을 물고 오는 개와 놀아주기도 하고, 간식을 나눠 주기도 하고..
동물들과 친한 사람인 것 같았다.
동물들도 그 남자를 거리낌 없이 대하고..
그러던 와중, 주변에 몰려 있는 강아지들을 보면서
언니를 처음 만난 그날이 생각 났다.
그날.. 난.. 나를 소중하게생각 해 줄 주인 같은 사람이 내 옆에 있길..
그런 사람이 내 옆에 있어 주길 바랬는데..
이 강아지들도 다, 나와 같은 생각을 하겠지..
결국, 나도 이 강아지들과 같은 존재였던 걸까..
사랑이 필요하고, 손길이 필요하고,누군가와 놀고 싶고..
내가 그날 그 조그마한 강아지에게 내 이야기를 할 수 있었던 이유..
난.. 그 조그마한 강아지를 통해..내 모습을 봤기 때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