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그 남자를 만나고, 그 남자가 언니 동생 이라는 걸 알고..
그 남자와 함께 애견카페에 가서 이야기를 하고..
그 남자의 이름을 듣고.. 그 남자의 미소를 보고..
어떻게 집에 돌아 왔는지 기억도 안 날 정도..
정말, 눕고 싶어서 누웠을 뿐인데,내 방 침대여서 놀랬다.
난.. 아까 까지만 해도 애견카페에서..
서준원 이라는 그 남자와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언제 집으로 돌아온 건지.. 어떻게 돌아온 건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다만, 그 남자의 이름.. 서준원.. 이라는 이름이 계속 입안에 맴돌았다.
서준원.. 서준원.. 서.. 준원.. 준원.. 준원..
그 남자의 이름을 내뱉으면서 왜 웃음이 지어지는 건지..
거울 속에 있는.. 나와 똑 닮은 저 사람은.. 왜 계속 미소 짓는지..
거울 속, 내 옆에는.. 서준원.. 그 남자가 서 있었다.
나를 내려다 보고.. 언니가 그랬듯이,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거울 속에서.. 비록, 현실이아닌 거울 속에서..
비록, 현실이 아닌 거울 속에서만 가능한 장면이지만..
내 눈에 보였다는, 그 자체 만으로도 행복하고 행복했다.
거울 속에 있는 나와 그 남자는.. 서로를 마주 보며 웃고 있다.
내가 이렇게 웃던 때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해맑게 웃고 있었다.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 하는 것도, 개그 프로그램을 보면서 웃는 것도,
나에겐 너무 힘든 일이라고 생각 했었다.
서준원 이라는 그 남자를 만나고,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던 그 때.
그 때가 나에게 큰 용기를 주었던 때가 아닐까?
미소 짓는 법도 잊고 있었다고 생각 했는데..
감정 이라는 것도 다 잃어 버렸다고 생각 했는데..
나를 미소 짓게 했던, 내 미소를 찾아 주었던 그의 등장으로
어쩌면 나는 세상을 다시 만난 걸지도 모르겠다.
서준원. 그 남자 덕분에 새로운 세상에 한 발을 내밀었다.
미소 지을 수 있는, 웃을 수 있는..
누군가를 바라보면서 행복 할 수 있는..
그리고, 나를 그렇게 만들어 줄
타인을 기다릴 수 있는.. 새로운 세상.
그 세상에 지금 막 발을 내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