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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메뉴판을 보는 척 했다. 이럴거면 조명은 왜 달아놨는지 모를 어두침침한 술집에 들어오자마자, 나는 깨달았다. 아직 손님이 붐비기 전의 그 어색한 침묵이 감도는 시간대라는 것을.
내가 메뉴판에 눈을 박고 메뉴들의 자태를 스캔할 동안 계속 나를 내려다보는 아츠무의 시선이 노골적으로 느껴졌다. 왠지 모를 이 어색함. 아까 내게 입술 박치기를 한 후 경기를 들어가던 아츠무의 뒷모습 때문에, 게다가 어두침침한 이 공간이 주는 어색함에 나는 식은 땀을 흘려야 했다.
소주로 한다? 나 맥주는 냄새 때문에 별로 안 좋아하거든. 그리고 안주는... 치킨?
그 말을 하며 고개를 올리자마자 아츠무와 눈이 정통으로 마주쳤다. 저 새끼는 왜 맨날천날 나만 또 쳐다보고 있어.
“ 치킨 괜찮아? ”
“ 응. ”
“ ...시킨다? ”
“ 응. ”
“ 뭐 다 응이래... ”
벨을 누르고 주문을 하고 나니 정적. 뭐 할 말도 없다. 하지만 아츠무는 할 일이 많아 보였다. 나를 쳐다본다거나, 바라본다거나, 눈에 담는다거나... 그에 반해 정작 난 할 게 없다. 뭐 똑같이 바라보면서 이 자식이랑 눈싸움이라도 할 거야, 뭘 할 거야.
물을 마시며 목을 축이느라 바쁜 척, 테이블의 모든 세균을 박멸할 것처럼 테이블을 닦는 척을 하는데, 아츠무는 그저 에피타이저로 나온 빵을 씹으며 나를 그윽하게 바라보는 것이다.
“ 진달래. ”
“ 왜. ”
나는 눈도 못 마주치면서 말은 퉁명스럽게 했다. 아까의 그 남사스러운 일이 생각나는 탓이었다. 아직까지도 입술에 선명한 그 말랑한 감촉에 나는 이상하게 속이 간질간질한 느낌이 들었다. 그 때 내 핸드폰이 띵똥!!! 울리며 싸가지 없는 알림음을 냈다. 분명 저 알림음은 라인인데. 내가 테이블에 얌전히 올려져 있던 내 핸드폰을 쏙 빼가기도 전에 아츠무가 무지막지한 속도로 내 핸드폰을 인터셉트하고 말았다.
“ 스나린. ”
“ ...엣. ”
“ 열어 봐라. ”
비밀번호(내 핸드폰은 고물이라 지문 인식 따위의 기능은 없다)라는 벽에 부딪힌 아츠무는 당당하게 내 앞에 액정을 보여주며 ‘풀어라’ 라는 눈빛을 쏘아대고 있었다.
“ 하하... 별, 별말 아닐 거야... ”
“ 어허. ”
“ 나중에. ”
“ 빨리. ”
누가 봐도 이 새‘끼가 뭐라고 지껄이는지 보자, 라는 표정을 얼굴에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아츠무의 굳은 눈빛에, 그럼 너 혼자보는 것은 용납할 수 없고 같이 보자는 소리를 해대며 나는 비밀번호를 눌렀다.
그러자 웬 음식 사진들이 툭 튀어오르는 것이다. 저 꽃무늬가 만발해있는 저 촌스러운 그릇들과, 아기자기한 반찬들은 우리 엄마의 취향이 틀림없는데... 분명 우리 집 밥상 사진이었다.
“ ...어머니가 해주신 갈비찜 너무 맛있다? ”
“ 어... 얘 우리 집에 가 있나 봐. ”
“ ... ”
“ 옆에 코타로 손도 보이네. ”
“ 니 아까 동아리 단톡방에 내랑 술 마신다고 보냈었제. ”
“ 그랬지... 근데 그건 또 언제 봤어. ”
“ 니랑 내랑 같이 있는 거 뻔히 알면서 이런 사진을 보내는 이유가 뭘까. ”
“ 뭘 또 그렇게 꼬아서 생각해... 그냥 얘 우리 집에 자주 와. 코타로랑도 친하고 해서. 그래서 그런 거지 별 거 없... ”
“ ...달래. 니 진짜 바보네. ”
“ ... ”
“ 별 거 아니라고 넘기게 만드는 거겠지. 내는 무지막지하게 신경쓰이거든. ”
“ ... ”
“ 무지막지하게. ”
난 할 말이 없어져서 그냥 얌전히 앞에 놓아진 빵이나 뜯어먹었다. 스나의 존재 자체로도 아츠무는 거슬려 할테니까.
애초부터 내 짝사랑의 상대였는데. 신경을 안 쓸 리가 없겠지. 그냥 이렇게까지 아무 상관 없는 아츠무까지 끌어당긴 내가 죄인일 뿐.
“ 스나 린타로 걔랑 언제부터 친했노? ”
“ ... ”
“ 다 설명 해봐라. 언제부터 만났고, 어떻게 걔랑 지내왔는지. ”
말하기 시룬뎅. 싫다고 하면 저 굳은 살이 툭툭 박힌 손으로 뺨 맞겠지.
“ 아니... 뭐 그냥. 고등학교 때 만났는데. 걔가 코타로랑은 거의 10년 가까이 됐거든. 배구 같이 하고 그랬어 가지고. 그래서 얼굴만 알고 있다가 고등학교 1학년 때 영어 이동 수업 옆자리 배정받으면서 친해졌어. 스나가 워낙에 말도 잘 붙이고 해서... ”
“ 스나 린타로. ”
“ 뭐? ”
“ 스나 린타로라고. 스나가 아니라. ”
아츠무가 단어 한 마디에 으르렁 댔다.
〈
“ 모든 사람한테 잘해주는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 나한테만 잘해줘서 뭔가 그런 거에 소속감 같은 걸 느꼈던 것 같아. 얘가 자기 사람이라고 생각되는 애들한테는 되게 친절하고 스스럼 없는데, 아닌 애들한테는 또 칼 같거든. ”
“ 그래서. ”
“ 한 번은 내가 걔 배구하는 거 보다가, 공에 얼굴 맞았던 적이 있었거든. 코피도 흐르고, 머리도 어질어질하고, 그 땐 안경 쓰고 있어서 알도 다 깨지고 그랬었는데, 그 때 걔가 경기도 다 때려치우고 대신 나서서 나 양호실에 데려다 주고, 경기에서 져도 나만 괜찮으면 된다고 그랬었어. 그 때 이후로 점점 좋아지게 되더라고. ”
“ ... ”
“ 그리고 수학여행 갈 때도 꼭 내 옆에 있었고, 애들끼리 밤에 방에 모여서 논다고 하면 항상 나 데리고 와서 같이 놀게 하고. ”
“ 근데. ”
“ 근데 그 뒤로 여자친구가 생기더라고. 그거 때문에 혼자 헷갈려하면서 마음 좀 썩히다가... 도저히 안 되겠어서 이제 그만 두자, 싶을 땐 어떻게 알고 또 다시 나한테 잘해줬었어. 그렇게 해서 다시 좋아지게 되면 또 여자친구 생기고. ”
“ 달래야. ”
아츠무가 나의 아련한 말이 끝나자마자, 나를 나른하면서도 분명한 눈으로 내려다보며 뭔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 니 어장 당한 거다. ”
“ ... ”
“ 그게 어장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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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츠무는 아까 내가 스나의 얘기를 하고 나서부터 굉장히 극대노 했다. 최대한 티는 안 내려고 참는 게 보였지만, 얼굴에서 이미 다 표가 났다. 그리고 안주로 나온 치킨을 질겅질겅 씹으며, 이때까지 스나가 나한테 했던 행동들 하나하나가 모두 어장이라며 핏대 높혀 주장하는 것이다.
그렇게 능구렁이같이(지가 제일 능구렁이 같은 건 모르나보다) 얌전하고 차분하게 어장치는 놈들이 제일 무섭다고 하는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스나는 정말 아츠무가 예상한 대로 똑같이 행동하고 있었다.
“ 아마 그 새낀 몇 분 지나도 니가 반응이 없으면 네 강아지랑 산책하는 사진 카톡에 올릴 거다. ”
스나린 *^^*
린린이 산책 시키고 있는 중~
이게 뭐람...
나는 소름이 끼쳐버려서 정말 할 말을 모조리 머릿 속에서 지워버렸다. 그러더니 엄마와 아버지와 린린이와 코타로까지 셀카를 찍어서 카톡방에 올리는 것이다.
“ 그래도 니한테서 반응이 없으면 잘못 보냈다는 핑계로 너희 동아리 단톡방에 올리겠지. ”
스나린 *^^*
<사진>
어 죄송합니다 닝한테 보낸다는 게 그만
그리고 또 소름이 돋았다. 나는 아츠무를 멍하게 쳐다보았다. 정말 마치 짜고 치는 고스톱처럼... 아츠무의 예상대로 흘러가는 이 상황...
아츠무가 이를 악물며 입을 열었다.
그리고 그 새낀... 둘 사이가 뭐냐며 묻는 사람들을 노리고 하나하나 너와 어떤 사이인지 설명하려고 할 거다.
4학년 56대 학생회장 세미 에이타
오 스나 닝이랑 친했어?
스나린 *^^*
네 저희 어릴 때부터 친했어요. 부모님이랑도 다 아는 사이거든요.
나는 벌린 입을 닫으며 조용히 핸드폰을 엎어두었다. 역시 선수는 다르구나, 라고 생각하며 아츠무를 바라보는데, 어쩐지 아츠무는 아까보다 심기가 더 불편해보이는 것이다.
“ 아츠무. ”
“ 응. ”
“ 혹시 신경 쓰여? 내가 이런 말 하는 게? ”
“ 내가 먼저 말하라고 했었는데, 왜. 그냥 궁금해서 물어 본 거다. ”
“ 나는... 아직도 잘 모르겠어. 아무리 스나가 어장이었더라도, 내가 좋아했던 마음은 진짜였으니까. ”
“ ... ”
알코올의 힘이란. 사람을 지나치게 솔직하게 만든다.
“ 스나 때문에 머리 아팠던 것도 있지만 네가 나한테 하는 행동들, 말들. ”
“ ... ”
“ 꼭 다 장난 같았어. 너는 나 같은 애뿐만 아니라 얼마든지 예쁜 여자 만나고 사귀고 헤어지는 거 어렵지 않잖아. ”
계속 속에서 울컥하는 것들이 올라왔다. 나는 장난감이 아닌데. 오늘 동방에서 들었던 그 자존심 상하는 말들까지도 전부 다 기억이 나면서 나는 주저리주저리 하소연을 해댔다. 내 앞에 놓인 소주잔을 가만히 바라보다 아츠무를 바라보았다. 아츠무는 어느새 한잔을 다 비운 상태였다.
“ 일주일도 이제 끝나가니까... 그 때가 되면 너랑도 헤어져야 할거고. ”
“ 닌 헤어지는 걸 전제로 깔고 사람을 만나나? 자꾸 무슨 헤어지자고 하노, 저번부터. ”
“ 그럼 우리 안 헤어져? ”
“ 우리 달래는 좀 솔직해져야겠다. ”
“ ...뭐, 뭐가. ”
“ 내랑 진짜 헤어지고 싶나? ”
아니. 그건 아니다. 이상하게 처음에 아츠무에게 느꼈던 뾰족한 감정들은 어느새 녹아있었다. 나는 차갑고, 너는 뜨겁고. 두 상극이 녹는 점에서 만난 것처럼 그렇게 말이다.
“ 아니... 그건 아닌데. ”
“ 그럴 줄 알았다. 우리 달래 내 진짜 많이 사랑하는 구나! ”
“ 그게 아니라!! 그냥 호감!! 단순한 호감이라고!! ”
“ 그게 단순한 호감인지, 사랑인지 니가 어떻게 아노. 애초에 남자애들 사귄 적도 없으면서. ”
이러다 순살되겠네.
난 갑자기 아츠무가 내게 강속구로 날린 묵직한 백트폭력에 할 말을 잃어버렸다.
거참. 그래, 나 모솔이다!! 연애 한 번 해 본 적 없는 쑥맥이다!!!
좋겠다! 넌 연잘알(연애를 잘 아는 사람)이라서!!
“ 그건... 그렇지. ”
하지만 나를 곧은 눈빛으로 바라보는 아츠무에 나는 결국 비참한 현실을 인정하고야 말았다.
“ 오히려 내가 니보다 더 니랑 헤어지는 생각 더 많이 했을걸. 그냥 지나가는 여자들로, 니처럼 어쩌다 보면 헤어지겠지 했으니까. 니가 좋다기보다, 재미있는 애인 것 같아서 사귀자고 했던 거고, 그 순간에도 니랑 헤어지는 거 생각 안 했었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 대충 지내다가 끝나겠지 생각했던 게 사실이고. 근데, 달래야. 내는. ”
“ ...응. ”
“ 이렇게 서로 마주 보고 있는데도 넘쳐 흐를만큼 내 눈에 니를 계속 이렇게 담고 싶다. 이상하게... 보고 있어도 계속 보고 싶어. ”
“ ... ”
“ 니가 옆에 없으면 계속 생각 나고, 궁금해져. 내가 너에 대해서 점점 더 알게 될수록, 그리고 네가 나중에 유치원 짓고 아이들이랑 노는 상상을 하면 할수록, 계속 너 생각이 나서 내 생활이 안 되더라. ”
“ ... ”
“ 여태껏 만났던 애들은 그냥 다 가볍게 만나고 넘어갔던 애들이겠지만, 그런 애들 중에 너 같은 애는 없었고, 내한테도 너는 처음이다이가. ”
“ ... ”
“ 내가 다른 애들을 가볍게 생각했던 것처럼... 니 내한테 그 정도로 가벼운 존재 아니다. ”
아츠무는 처음으로 나를 바라보지 않고 말을 했다. 손 끝으로 비워진 소주잔을 톡톡 치기도 하고, 괜히 머리 끝을 매만지기도 하고, 조금은 산만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말이다. 하지만 끝에는 그 깊은 눈동자가 나를 향한 채였다.
시간이 어느 새 흘러, 조용했던 가게로 사람들이 하나 둘씩, 들어오는 것이 느껴졌지만, 나는 조금도 꼼짝할 수 없었다. 콩콩거리며 뛰는 트로피칼의 배경음악이 왠지 내 심장 박동과 좀 비슷하게 뛰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무엇보다 내 앞에서 얼굴이 붉어진 채 고개를 숙이는 아츠무가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오히려 아츠무를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 왜냐하면 내가 수많은 여자들을 사겨 봤지만... 그 주변 남자애가 이렇게 신경쓰였던 적이 없어서 그렇거든. ”
“ ... ”
“ 그냥 지금 당장 전화해서 쌍욕 박아도 되나? 그냥 딱 한 마디만 할게. 이런 애들은 남자친구가 옆에서 세게 단속을 좀 해줘야지 알아서 피한단 말이야. ”
“ 아, 왜 이래!! 미쳤어? ”
“ 내 니한테 미친 것 같다... ”
“ 야!! ”
아츠무가 조금은 붉어진 얼굴로 환하게 웃는다. 다시금 장난을 치는 아츠무에 나 역시 웃음을 띌 수 밖에 없었다. 어쨌든 기분은 좋다. 이렇게 너의 마음을 낯 부끄러울 정도로 제대로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부끄러워져서 치킨 조각을 실실 웃고 있는 아츠무의 입에 쑤셔넣어주었다. 앞에서 상대방이 웃게 되면 따라 웃는 것처럼 나도 입가가 도대체가 내려가지 않았다.
“ 그럼 우리 이제 제대로 사귀는 거 맞제? ”
“ 뭐... 그런 거지. ”
“ 그러면 우리 이제 ‘야심차게 진도 빼기’ 단계로 넘어가면 되나? 내가 다 우리가 실제로 사귈 상황을 대비해서 스킨십 계획표도 짜왔거든. ”
“ 그런 쓰잘데기 없는 계획표는 또 왜 만들어!! 안 닥쳐? ”
“ 우리 뽀뽀는 언제 하노? 키스는? ”
“ 닥치라고 했다... ”
“ 요새는 막 진도를 거꾸로도 뺀대. ”
“ 닥치라고!! ”
“ 얼굴 또 빨개졌노. 귀엽구로. ”
아츠무는 정말 뽀뽀라도 할 것처럼 테이블의 반을 넘어온다. 태평양같은 어깨와... 언제 봐도 감탄하는 쌔끈한 얼굴에... 오늘따라 하필 볼캡은 또 왜 뒤로 써가지고... 사람 심장 아프게. 계속 입술을 쭉 내밀며 애교를 부리는 아츠무에 나는 결국 웃음을 터뜨려버렸다. 내가 웃자 아츠무는 똑같이 따라 웃으며 왜 웃노! 웃지 마라! 뽀뽀 좀 해줘라!! 라고 되도 않는 앙탈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 왜 웃노. ”
“ 그럼 너는. 왜 웃는데! ”
“ 니 귀여워서. ”
“ 나도 너 귀여워서. ”
아츠무는 결국 얼굴을 뾰로통하게 만들며 나를 바라보았다. 그 모습이 또 너무 귀여워서 나는 입을 가리고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정말 이렇게 치아를 드러내면서 웃었다간 정말 변태 소리 들을까봐서였다. 그렇게 입을 가리고, 덩치에 안 맞게 입을 비죽 내밀고 있는 아츠무를 보며 연신 웃고 있는데, 그 손을 단번에 아츠무가 잡아 채는 것이다. 단숨에 내 얼굴은 상체가 테이블의 반을 이미 넘어온 아츠무의 코 앞에 들이밀어졌다. 나는 너무 놀라 차마 정강이도 까지 못하고 멍하게 아츠무를 바라보았다. 그 깊은 눈이 나를 지긋히 살핀다.
술이 들어가서 그런가... 아니면 트로피칼풍의 음악을 너무 좋아하는 주인장의 플레이리스트 때문인가. 심장이 박자에 맞춰져 쿵쾅쿵쾅 경쾌하게 뛴다. 나는 분위기에 휩쓸려 나도 모르게 눈을 감았다. 앞에서 바람 빠지는 웃음 소리가 작게 들려온다.
“ 맨날 흘기는 이 눈도 예쁘고. ”
“ ... ”
“ 볼 발그레 해지는 것도 귀엽고. ”
“ ...! ”
“ 이 입으로 욕만 하는데도 섹시하고. ”
어떻게 이렇노, 니는.
내 눈, 볼, 입에 차례로 입 맞출 때마다 한 마디씩. 나는 이대로 얼굴이 빨개져 죽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눈을 천천히 뜨며 내 볼을 감싼 아츠무를 바라보았다. 구석 자리라 다행이라는 위험한 생각을 한다.
내 얼굴을 가까이에서 내려다보는 아츠무의 얼굴도 만만치 않게 붉어져 있었다. 저게 알코올이 들어가서인가, 아니면 방금 했던 이 행동들 때문인가. 후자였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이 든 건 아마 처음이었다. 아츠무는 슬며시 눈을 접으며 입을 연다. 진짜, 미쳐버릴 것 같다.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과 같은 압박에 숨을 쉴 수가 없다.
“ 뽀뽀 두 번. ”
“ ... ”
“ 오늘 목표치 다 했다. ”
진달래 두 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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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늦어서 죄송합니당 ㅜㅜ 현생도 너무 바쁘고 근래 들어 혼란도 너무 많았어가지고...
궁금한 거 있으면 댓 달아주세요!!
ex) 닝이랑 츠무는 언제 진도를 다 빼나요? / 스나는 정말 어장남인건가요? / 몇 편으 이 부분이 이해가 잘 안가요! 뭐 요로코롬한것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