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지소완((玉指素腕)
옥지는 옥처럼 아름다운 손가락을 말하고 소완은 흰 피부의 팔을 말한다.
옥같이 아름다운 손가락은 또 가늘어야 한다. 그래서 섬섬옥수라는 말이 나왔다.
섬은 가늘다의 뜻이다.
즉 곱고 가는 여인의 손을 말한다.
이처럼 중국 사람들은 옛날부터 옥지소환을 매우 중시했다.
그러다보니 관상에도 손을 중시했다.
수상이 그것이다.
중국 사람들의 속담에 '열손가락에 일생의 길흉이 있고 백년의 영화가 달려있다.
십지위일생교졸지소관 백세지소계(十指爲一生巧拙之所關 百歲榮枯之所喬)'라는 말이 있다.
대체로 손가락이 부드러운 사람은 총기가 있으며 뾰족하고 긴 사람은 지혜가 있다고 한다.
이상을 종합하면 가장 이상적인 손가락은 뾰족하고 가늘고 길며 부드러워야한다.
지금도 중국 사람들은 즐겨 손톱을 기른다.
길고 뾰족하게 가는데 다 이런 생각에서 나온 것이다.
세요설부(細腰雪膚)
세요는 가는 허리이며 설부는 눈처럼 흰 피부를 말한다.
예나 지금이나 미인은 허리가 가늘어야 했던 모양이다.
이 점은 동 서양이 같다.
가는 허리를 봉요 또는 유요라고도 한다.
벌처럼 잘록하고 마치 버드나무처럼 하늘거리는 허리를 말함이다.
자고로 중국에서 미인은 두가지 타입이 있었다.
하나는 당나라의 양귀비 스타일이고 또 하나는 후한 성제의 후궁이었던 조비연 스타일이 그것이다.
중국 사람들은 각기 그 특징을 말하는데
양귀비는 부귀모란형이며 조비연은 임풍양류형이다.
다시 말하면 양귀비는 마치 모란꽃 처럼 풍만하고 요염한 스타일이며
조비연은 바람에 휘날리는 버드나무가지처럼 날씬한 스타일이다.
그러자면 허리가 가늘어야 한다.
조비연은 춤을 잘 추었는데 몸이 가볍기가 마치 제비 같다하여 그런 이름이 붙여졌다.
그러나 중국 사람들이 더 중시했던 것은 조비연 같은 스타일이었다.
이 점은 중국의 문학작품에도 많이 등장한다.
옛날 춘추시대 초나라의 영왕은 허리가 가는 여자를 좋아했다.
그러자 굶어 죽은 궁녀가 줄을 이었다고 한다.
연말(蓮步小襪)
연보란 전족을 한 작은 발을 말하며
소말은 그것을 싸는 일종의 조그마한 양말을 말한다.
홍장분식(紅粧粉飾)
화장술인 셈이다.
지금에야 화장품의 종류가 수를 셀 수 없을 정도롤 많지만
옛날 중국 사람들의 화장에는 홍분과 백분 두 가지 뿐이었다.
중국에서 그 기원은 매우 오래되었다.
백분이 더 빠른데 아득히 은나라 말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3천 년이 넘는다.
홍분은 기원전 6세기인 춘추시대 때부터 사용되었다고 한다.
지금도 분이라는 말을 사용하는데 대체로 흰색이다.
홍분은 주 또는 연지라고도 하는데 홍람화라는 꽃에서 추출한 액을 사용하였다.
원래는 흉노들이 재배하던 것을 전국시대에 연나라에서 대량 재배하여 보급시켰다고 한다.
당시 흉노의 황후의 이름이 알씨였는데 그것의 중국 발음이 연지였다.
연지는 붉은 색이다.
기향패훈(肌香佩薰)
기향이란 피부에서 발산되는 향기를 말하며 패훈은 향낭(香囊:향기주머니)을 패용한다는 뜻이다.
지금의 향수와 같은 이야기다.
이것은 분에서 나오는 향기와는 전혀 다르다.
즉 특수한 향료를 사용하여 몸에 착용함으로서 피부에서 은은한 향기가 나도록 되어 있다.
서시(西施)라면 춘추시대의 미인으로 유명하다.
당시 오나라와 월나라는 철천지 원수사이였다.
한번은 월왕 구천(句踐)이 오왕 부차(夫差)에게 포로로 잡혀있게 되었다.
그러자 그는 미인계를 쓰기로 했는데 이때 바친 미녀가 서시였다.
그때 구천은 몰래 향낭을 준비하여 서시에게 차고가게 했는데
그만 부차의 마음을 사로잡고 말았다.
서시가 목욕을 하니 욕탕이 향기로 가득했다.
그래서 향수천(香水泉)이라고 불렀으며 쓰고 남은 목욕물은 궁녀들이 다투어 퍼갔다고 한다.
결국 부차는 서시에게 빠져 나라를 잃고 만다.
이 밖에도 한 나라의 조비연이나 합덕(合德), 당나라의 요영(瑤英), 청나라의 향비(香妃) 등도
향낭을 사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오발선빈(烏髮蟬嬪)
미인들은 머릿결이 칠흑(漆黑)같이 검은빛을 내야만 했다. 서 있을 때에는 긴 머리카락이 검은 폭포처럼 아래로 흘러내렸으며, 광택뿐만 아니라 사람들을 넋을 빼앗는 향기를 발하였다
오발이란 까마귀처럼 검은 머리를 말하며 선빈은 매미 날개 같이 옅은 귀밑 머리를 말한다.
그런데 검은 머리라고 해서 무조건 미인은 아니다.
그래서 또 따졌다.
즉 숱이 구름처럼 많아야 할 뿐만 아니라 발 끝에 닿을 정도로 길어야하며
그것도 윤기가 흐르고 향이 은은하게 풍겨야 했다.
이상의 조건을 갖추었다고 해도
문제는 남아 있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머리칼이 희어지기 때문이다.
옛날에는 염색약도 없었다.
그래서 아무리 미녀여도 나이가 들면 허사다.
중국 사람들이 오발선빈을 중시하는 데는 유래가 있다.
오발에 관해서는 <좌전>에 나와 있다.
그 기록에 보면 옛날 은(殷)나라에 유잉씨(有仍氏)라는 제후가 있었는데
그에게는 아리따운 아내가 있었다.
그런데 그녀의 머리카락이 바로 까마귀같이 검은 데다 윤기마저 흘렀던 것이다.
선빈은 위나라 문제(文帝. 曺操의 아들 曺丕 말함)의 후궁 막경수(莫瓊樹)라는
여인이 그러했다 하여 삽시간에 유행되었다고 한다.
운계무환(雲 霧 )
계나 환은 모두 머리에 꽃는 장식으로 일종의 비녀라고 보면 된다.
이것을 머리를 틀어 얹되 구름처럼 높이는 것을 말한다.
후한 문제(文帝)의 황후는 매일 아침 머리를 감은 뒤 빗었다.
하루는 푸른 뱀이 나타나 바로 알에서 또아리를 트는 것이 아닌가.
여기에서 영감을 얻어 머리 스타일을 바꾸어보니 보기가 좋았다.
이때부터 유행되기 시작하였다.
아미청대(蛾眉靑黛)
아(蛾)는 누에이고 미(眉)는 눈섭이다.
그래서 아미는 누에같은 눈썹을 말하는데
다름아닌 누에의 나방에 붙어 있는 가늘고 긴 두 개의 촉각에서 따온 말이다.
그래서 초승달을 아미월(蛾眉月)이라고도 하는데
아미란 바로 초승달 같은 눈썹인 셈이다.
아미는 중국에서 아름다운 눈썹의 대명사로 널리 사용되었다.
그래서 <시경(詩經)>과 같은 옛 문학작품을 보면 자주 등장한다.
아미가 눈썹의 모양을 말한다면 청대는 눈썹의 색깔이다.
청(靑)은 푸르다는 뜻이고 대(黛)는 눈썹에 바르는 물감을 말한다.
즉 짙고 푸른 눈썹인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어디 쉬운가?
그래서 요즘도 여인들 중에는 눈썹을 일부러 밀어내고 칠을 하는 사람이 있는데 사실 중국에는 지금부터 3천 년 전인 주(周)나라 때부터 성행하였다.
명모유반(明眸流盼)
모(眸)는 눈동자로서 명모란 요새 말로 하면 해맑은 눈동자가 되겠다.
유반은 눈을 흘겨보는 것이다.
그러니 초롱초롱한 눈을 가진 사시(斜視)라면 일단은 미녀의 축에 낄 수 있다.
눈은 마음의 창이라고 하여 맑은 눈을 중시한다.
중국 사람들도 그랬다.
미목전신(眉目傳神)이란 말이 있다. '눈섭과 눈은 곧 그 사람이 마음'이라는 뜻이다.
미인을 미목(眉目)이라고도 한다.
입 뿐만 아니라, 눈도 감정을 전달하는 도구의 하나이다. 이른바 (미목전정 : 눈으로 마음을 전하다)이라는 말도 바로 이러한 것을 뜻한다.
한쌍의 아름다운 눈은 고대로부터 미인을 만들어주는 중요한 조건 가운데 하나였다.
(명모)란, 크고 검고 빛이 나는 눈을 말하고, (류면)이란 살살 눈웃음을 치는 눈을 말한다.
주순호치(朱脣皓齒)
주순이란 붉은 입술을 말하며 호치는 흰 이를 말한다.
흰 이는 지금도 미인의 필수조건이다.
연지가 붉은 까닭은 입술이 붉어야 했기 때문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면 입술이 붉기만 하면 되는가? 그렇지 않았다. 붉되 모양도 있어야 한다.
바로 앵도 같은 입술이 그것이다.
앵두는 선홍색에다 작다.
그래서 자고로 미녀는 입이 크면 안된다.
앵두같은 입술에 비치는 하얀 이, 얼마나 아름다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