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일년이 다 되어가요
8시간의 시차가 있는 곳에 살던 나는 오전에 단톡방에서 당신의 소식을 들었고
그게 무슨 소리냐 하고 바로 뉴스를 확인했어요
내가 들은 것 중에 가장 생소한 소식이었거든요
당신의 이름과 죽음이라는 말이 너무 안 어울리는 것 같아서
나는 3일 내내 울고 부은 얼굴로 집을 나서곤 했어요
집에 도착하자마자 옷을 벗어 던지고 침대에 누워 울기만 했어요
엄마와 통화하다가도 울었어요
작년 한 해 동안 가장 많이 울었던 나날들이었던 것 같아요
해가 짧아지던 겨울, 타지에서 적응하지 못하던 그 때
당신이 더 이상 없다는 사실이 너무 무겁게 숨이 막히도록 나를 짓눌러와서 나는 어디 아픈 곳 없이 한참을 앓아야 했어요
그래서 더더욱 나는 이 계절을 잊지 못하게 되겠죠
나는 고등학교를 다닐 때 당신이 부른 혜야를 반복재생하곤 했어요
그리고 그건 내 이름 중 한 자와 같기 때문에 더 애착이 가기도 했어요
나는 당신의 목소리를 참 좋아했어요
원래 푸른밤의 애청자였기에, 매일은 아니더라도 가끔씩 당신의 목소리와 또 만날 수 있었죠
문득문득 계속 생각이 나요 그렇게 당신 생각을 하면 미소를 짓고 있다가도 당신 생각에 잠겨요
나는 사후 세계같은 걸 믿지 않았어요
근데 당신이 편안할 수 있다면 행복할 수 있다면 그런 공간이 있다고 믿고 싶어져요
그래 당신이 편안할 수 있다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