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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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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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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글이든 뭐든 쓰고 싶어서요,
혹시 단어 주실 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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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둥익
늘 행복하거라.
희망이요 :D
5년 전
소회
산 사람의 제사를 자주 지냈다
글쓴이
잘 지내고 있을까, 당신. 문밖으로 가을 냄새가 나요. 기를 쓰고 떠올릴 땐 잘 생각도 안 나면서, 코앞으로 다가오면 귀신같이 알아채죠. 냄새라는 거. 이 향기를 전해줄 수 있음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계절로 된 향수가 있음 괜찮겠단 생각도. 당신은 웃겠지만.
누가 넘겨주는 것도 아닌데 참 시간은 잘 가요. 오늘의 6시는 어제의 6시보다 어두워. 당신은 가을을 꽤 좋아했잖아요. 나도 그랬고. 봄보다야 가을이 더 좋았는데, 요즘은 그래도 봄이 더 낫다는 맘으로 살아. 이런 식으로 다들 변하는 거겠죠. 이쪽에서 저쪽으로. 누가 넘겨주는 것도 아닌데, 어느 순간 뒤돌면 더 어두워져 있는 것처럼.
요즘의 난 그런 일에 희망을 걸어요. 당신에게 몽땅 걸었던 날 조금씩 더 덜어내서. 가을이 더 나았던 내가, 봄이 조금 좋아진 것처럼. 당신이 전부던 내가, 당신 없이 사는 삶도 꽤나 좋아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바람이 차요. 감기라도 안 걸리게 단단히 입고. 당신의 하루 역시 조금은 덜 고단하기를 바라. 조금은 더 웃었으면. 아프지 말고, 아프게 하지도 말고. 생긴 건 곧 죽어도 안 아프게 생겨놓곤, 한 철 감긴 나보다 더 잘 걸렸잖아요. 결국에는 행복하란 맘이어서, 끝까지 미워도 못 해요 난. 아예 나쁜 사람이면 더 쉬웠을 텐데.
5년 전
사랑둥익
늘 행복하거라.
잘 읽었어요, 가을 냄새를 잘 맡기도 하고 좋아해서 훨씬 더 몰입하고 읽게 되었네요.
그래서 그런지, 누군가가 저한테 얘기해주는 것 같아서 말 한 마디 한 마디마다 괜히 울컥해져서 이야기를 해주는 화자를 아련히 걱정하게 되네요 ㅋㅋㅋ
고작 단어 2글자로 이런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가끔 생각나는 날이면 보러 와서 브금이랑 같이 듣고 보고 갈게요, 고생하셨어요♥
5년 전
소회
산 사람의 제사를 자주 지냈다
글쓴이
소재가 희망인데 써놓은 건 그것치고 슬퍼서. 거기다 막상 써놓고 보니 또 뭔가 잘 쓴 건가 싶어서 고민 중이었는데- 에고. 8ㅅ8
그래도 마음에 들어 해주셔서 다행이에요..! 항상 말씀도 예쁘게 해주셔서 많이 많이 위로받고 있어요. 그것도 너무 감사드리구요. :) ㅎㅎ
5년 전
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5년 전
소회
산 사람의 제사를 자주 지냈다
글쓴이
잃어버리고도 기다리는 일은 참 도가 텄었다. 지하철 화장실 안에 우산을 놔두고 온 후에도, 자격증 시험을 친 교실에서 신분증을 떨어뜨린 뒤에도. 쉽게 찾을 것처럼 보이던 건 외려 안 왔지. 영영 잃었구나, 하는 순간 뜬금없이 닿던 소식 덕에 지금껏 이 버릇이 그대로인지 몰라.
마음도 그래. 시험을 친 곧장 다음날. 가는 데만 30분이 넘던 그 학교를, 정신없이 찾아가선 바닥을 다 헤집어도 종적 없던 신분증이, 몇 주 만에 집 앞 동사무소로 배달됐던 일처럼. 곧 죽어도 뒤나 한번 쳐다볼까, 하던 네가 갑작스레 와줬으니까. 그날부터 나는 덜컥 믿은 것 같아. 너는 그런 사람이구나. 언제라도 이렇게 또 닿을 사람이구나.
입버릇처럼 말했었지. 끝이 나도 끝이 난 것 같지 않다고. 더 웃긴 건 나만 그랬던 게 아냐, 너도 같은 맘이었잖아. 그러니 우리는 진짜 운명이 아닐까, 그랬었잖아. 몇십 번을 헤어지고, 몇십 번을 부대끼면서도 우리 못 놨었잖아. 빨간 실 얘기를 주야장천 하면서. 손에 묶인 이 두 실이 이렇게나 붉은데, 인연이 아닐 수가 없다며.
당신, 이제 와 돌이키면 있잖아.
실이 그렇게나 붉었던 건 우리가 낸 상처 때문 아니었을까. 처음부터 붉던 실이 아니라, 우리 둘이 그렇다고 믿고 싶어서. 그렇게 못 놓고, 기어코 또 묶고 엮이면서 우리 손이 다 헤진 탓에. 지금도 내 손은 이렇게나 붉은데, 새끼손가락은 이렇게 자국만 까만데. 당신. 어쩌면 우리는 이 흉터를 붉은 실이라고 내내 믿었던 거 아닐까. 믿고 싶었으니까. 우리 둘은 끝내 닿은 인연이라면서, 어리석게 믿고 싶었으니까. 난 이제서야 그런 생각을 해. 이제야 그래.
그럼에도 끝끝내 또 보고픈 건 어쩔 수 없고.
5년 전
소회
산 사람의 제사를 자주 지냈다
글쓴이
좀 전에 적어둔 글이기는 한데, 저한텐 이게 가장 잔인한 비관이었거든요. ;) 혹여나 마음에 안 드실까 봐 걱정이네요
5년 전
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5년 전
소회
산 사람의 제사를 자주 지냈다
글쓴이
헐, 네 그럼요! 얼마든지요. X)ㅎㅎ 마음에 드셨다니 다행이에요. 😊😊
5년 전
미필적 고의
잠식
5년 전
소회
산 사람의 제사를 자주 지냈다
글쓴이
그거 알아요? 물밑을 계속 내려가다 보면 아무런 노력 없이 가라앉게 되는 순간이 찾아온대요. 프리다이빙에선 그 시점을 '자유낙하'라고 부른대. 수심 20여 미터에서부터 다시 바닥을 밟게 되는 시간 동안 끝없이 떨어지는 거예요. 신기하죠, 물속에서도 추락할 수 있다는 거. 떨어진대요. 빛은 점점 아득한데, 더 어둡고 더 새카만 곳으로. 나 혼자만 덩그렇게 그렇게 계속.
무서울까요. 그런 어두움이 끝도 없이 펼쳐지면요. 외롭고, 차갑고 겁이 나서 결국 살고플까요. 막힌 숨에 잡아먹혀 아님 죽고플까요. 참을 새도 없이 당신 품만 떠올랐어요. 나는 20미턴커녕 5미터 아래에도 내려간 적 없는 사람인데, 당신을 떠올리면 자꾸 그 아래를 본 것 같아서. 찰나 정돈 산 것 같아서. 당신은 몰라도 난 그랬던 것 같아서.
있잖아요, 내가 거기서 죽었다면 당신은 덜 외로웠을까. 그 아래서 죽었다면 지금보단 덜 보고플까. 내가 살아버려서. 죽을 자격마저 없어서. 차라리 다 죽었으면, 그랬으면 내가 지금 덜 사랑일까.
5년 전
소회
산 사람의 제사를 자주 지냈다
글쓴이
당신과 헤어지고서는 꽤 많은 영화를 몰아보곤 했어요. 슬프다는 영화란 영환 다 쌓아두고 실컷 울 심산으로 슬픈 부분들만 켜두는데, 그럴수록 이상하게 눈물 한 방울이 안 나던 거 있지. 저 여자가, 남자가 꼭 우리처럼 헤어지는데, 저렇게 우는데 나는 결국 눈 밑만 조금 젖어들곤 그게 끝이었어요. 울 수가 없었어. 왜 슬프질 못할까, 차라리 숨도 못 쉴 만큼 엉엉 울면 이 속이 풀릴 것도 같은데 왜 울질 못할까. 한참 동안 그 생각만 하며 화면만 봤거든. 그러다 시간이 잠시 엇나가선 행복한 장면이 문득 켜지는 거예요. 그래서 장면을 맞추려고 무심코 손을 들었는데, 아, 있지. 그제야 왈칵, 쏟아지더라. 그 무수한 이별 장면들보다도 고작 두 사람의 눈 맞춤이, 서로로만 가득 찬 그 시선이. 웃음이, 포옹이. 이미 감춰지지도 않는 사랑이, 찢길 줄도 모르고서 커진 마음이, 거기서야 왈칵, 했던 거 있죠. 그게 너무 나 같아서. 곧 헤어지는데, 이 바보가 곧 버려질 텐데 그것도 모르고. 겁도 없이 사랑만 한 내가 거기 있어서. 그제야 눈물이 막 쏟아지던 거 있지.
아, 어쩔까요. 이젠 이별보다 사랑이 더 무서운 줄 알게 됐는데.
5년 전
소회
산 사람의 제사를 자주 지냈다
글쓴이
처음 거 써두고 생각보다 마음에 안 들어서, 밑에 건 예전에 쓴 건데 같이 올려요..! 둘 중에 하나는 괜찮으셔야 하는데 걱정이네요. :(
5년 전
규별
∞
협박
부탁 드립니다
5년 전
소회
산 사람의 제사를 자주 지냈다
글쓴이
갑자기 너무 이상해요, 우리는 왜 영영 못 봐요? 그만큼 좋아해 주고선 이렇게 왜요? 손잡았잖아요. 괜찮다고, 다 괜찮다고 안겼잖아요. 어디 안 간다고 했으면서, 도망 안 갈 거라 했으면서. 내가 부른 이름 덕에 이래서 이름이 있구나, 했었잖아요. 나 때문에 목소리가 좋아졌다며. 하고 싶은 게 많아서 잠 설쳤다며. 그렇게 다 좋았다며, 진심이라며.
세상일이 마음 같지 않다 해도 당신까지 그럴 필욘 없었잖아요.
왜 도망갔어요? 왜 가고서야 행복해요, 왜 다신 안 와요? 왜 그렇게 멀쩡한 건데. 왜 고맙다 해요. 왜 날 벌써 추억해요, 왜 그렇게 기억해요. 나는 손끝 하나 못 묻어서 또 엉망인데 왜 당신만 그래.
나는 그냥, 보고 싶어요. 결국 하고 싶은 말은 이것밖에 없어, 보고 싶어요. 잊기 싫어요. 계속 여기 서 있을래, 가지 마세요. 내가 부를 이름까지 없애진 마요, 그거라도 남겨줘요. 나 그래야 살아.
5년 전
소회
산 사람의 제사를 자주 지냈다
글쓴이
우린 그냥 사랑하다 죽어버린 걸로 해요. 그 자리, 그 시절에서 눈 콱 감고 죽어버린 걸로 해. 당신 목소리를 베개 삼아 잠이 들던 새벽녘, 네 숨소리, 웃음소리 그 모든 게 이젠 내 것이 아니란 걸 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으니까, 차라리 우리 죽은 걸로 해요. 당신을 죽은 사람이라 생각하고 평생 그리워하는 편이 차라리 나아.
5년 전
소회
산 사람의 제사를 자주 지냈다
글쓴이
다른 분들한테 써드린 것보다 내용이 짧은 것 같아서 예전에 쓴 글 같이 붙였어요..! :)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다
5년 전
규별
∞
우와~ 너무 감사합니다
예쁜 하루 보내세요!!!
5년 전
화이트러시안
러시안으로 해주세요!
5년 전
소회
산 사람의 제사를 자주 지냈다
글쓴이
혹시 아직도 글 괜찮으시면, 써보고 있기는 한데 소재가 생각보다 어려워서요..! 다른 소재 던져주실 수 있으실까요? ;)
5년 전
화이트러시안
네네네네 그럼요! 어.. 그럼... 새벽으로 부탁드랴여!!
5년 전
소회
산 사람의 제사를 자주 지냈다
글쓴이
아득바득한 울음. 때를 놓친 마음이란 재난이고, 절망이고, 더할 나위 없는 악몽인 줄 다 알면서도.
내가 놓친 무언가들을 본다. 하나같이 젖은 얼굴들. 어디선간 숨도 쉬고, 예쁘게도 웃고 너는 그러겠지만. 여태껏 이름 하나, 숨소리 하나 못 지워낸 나에게는 영영 모를 일이니까. 있잖아, 나 오늘은 가장 슬픈 글을 읽었다. 한 여자와 한 남자가 결국에는 마주쳐서, 결국 서로 운명임을 믿었다는 글. 너는 내가 놓친 거니 탓할 수도 없지. 네가 내게 운명이라는데, 그 운명을 놔버린 건 바로 나니까.
그럼에도 재야. 너는 내가 놓친 불행들 중 가장 예뻤다. 가장 애틋했던 손끝이고, 눈 감고도 외워지던 다정이었어. 지나쳐온 모든 계절들엔 겁도 없이 네가 한 조각씩 있고. 나는 여태 그 모서리가 아파서, 새벽 내내 젖은 두 뺨을 문지르지만. 그래도 재야. 너는 내게 사랑이었다고 하면, 너는 믿을래. 너를 닮은 누굴 만나 고갤 기대고, 닮지 않은 누굴 만나 숨을 쉬며 다 잊은 양 굴었어도. 맨 마지막 순간에서 다시 손을 잡고 싶던 사람은 너 하나였다고 하면. 언제까지라도, 결국에는 다시 만나 운명이고 싶던 사람, 그게 너였다고 하면. 너 믿어줄래.
5년 전
소회
산 사람의 제사를 자주 지냈다
글쓴이
어디서는 허튼 꿈도 꾸다가, 언젠가는 이른 봄도 맞다가 그렇게 살았습니다. 간절했던 것도 아니면서 괜찮은 양 넘기려니 이내 툭툭 붉어지는 게, 꼭 사랑하는 일만큼은 천성였어요.
분명 웃고 있었는데요. 그렇게 잘 살았는데요. 새벽마다 발작처럼 찾아오는 슬픔들은 아직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뒤만 돌면 새카맣게 그대로라 어떤 표정을 더 지어야 하는지를 모르겠어요. 나는 여태 이만큼을 머저리라, 그립고 또 그립고 그래요.
5년 전
소회
산 사람의 제사를 자주 지냈다
글쓴이
에고- 다른 분들한테보다 적어둔 게 짧아서 하나 더 덧붙였어요, 마음에 드실지는 잘 모르겠네요.. 😂
5년 전
화이트러시안
소회에게
헛 글 너무 예뻐요 ㅠㅠㅠ 마음에 들어요 진짜루 ㅜㅜㅜ 짧아도 괜찮은데.. 예쁜 글 써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해요 💜💜
5년 전
소회
산 사람의 제사를 자주 지냈다
글쓴이
화이트러시안에게
마음에 드셨다니 다행이에요, 잘 읽어주셔서 제가 더 감사하고요. X) ㅎㅎ 💕💕
5년 전
ㄴㅇㅅㅌ
바이나인 쁘띠
음악이 안나오네여,, 소음 할게요
5년 전
소회
산 사람의 제사를 자주 지냈다
글쓴이
헐, 저는 잘 나오는데 왜 안 나올까요.. 8ㅁ8 혹시 다시 눌러봐도 안 되시나요?
5년 전
ㄴㅇㅅㅌ
바이나인 쁘띠
새로고침 하고 다시 눌러도 시간이 계속 0:00 에 머물러있어요
5년 전
소회
산 사람의 제사를 자주 지냈다
글쓴이
혹시 지금은 어떠신가요?
5년 전
소회
산 사람의 제사를 자주 지냈다
글쓴이
잡을 새도 없이 굴러떨어진다. 터진다. 동시에 발끝으로 끈적한 이물감이 잔뜩 튀었다. 여자는 나지막이 욕을 읊조렸다. 반쯤 열린 냉장고 문을 닫고는 꽤 젖어있는 걸레를 집어다 노랗게 번져버린 바닥을 닦아냈다. 옅은 비린내가 콧잔등을 스쳤다.
왜 다 깨져버린 것들에는 하나같이 비린내가 나는지. 그래, 왜 다 깨진 것들은.
더 좋은 사람 만날 수 있을 거야.
여자는 입술을 깨물었다. 언제 터진지도 모를 입술 사이로 쌀한 피맛이 번졌다. 그랬다. 바로 그날 남자의 말끝에도 그와 같은 피맛이, 참기 힘든 비린내가 묻어 있었다. 꼭 날씨 얘기라도 꺼낸 듯이 태연하게, 당신과 내가 행복했던 그때와 단 한치도 바뀌지 않은 목소리로 미안, 우리 그만하자.
다른 남자 만나, 괜찮아질 거야. 미안해.
달걀 껍질들이 한 번 더 깨어지는 소리가 빈 허공을 갈랐다. 퉁퉁 부은 눈으로 잔해들을 주워 담던 손 아래에서 그만 잔뜩 으스러진 껍질들이. 여자는 비린내 범벅인 두 손을 닦아내지도 못한 채 그대로 주저앉았다. 고개를 파묻었다. 이제는 어디서에부터 올라온 지 모를 이 비릿함들을 더 견딜 수가 없어서.
너는 나 없이도 괜찮지. 괜찮지 않게 날 만든 주제에.
5년 전
소회
산 사람의 제사를 자주 지냈다
글쓴이
제대로 잘 안 적어져서- 결국 예전에 적었던 글 하나 가져왔어요. 말소리나 깨지는 소리나, 그런 걸 소음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아가지구
느낌이 잘 맞을지는 모르겠네요. :( 나중에 더 예쁘게 적어드리겠습니다.. 8ㅅ8 엉엉
5년 전
신혼
넥타이요 ~ 노래 잘 들려요
5년 전
소회
산 사람의 제사를 자주 지냈다
글쓴이
당신, 있잖아. 이게 정말 마지막이면. 마지막의 마지막이면, 내 유서면 말이에요. 이게 당신에게 쓰는 내 마지막 이야기면, 당신은 끝까지 살아. 어떻게든 살아서 어떻게든 행복해져요. 예쁘게 웃어. 누구보다 잘 살아서 남부럽지 않은 집도 가지고, 결혼도 하고. 일전에도 말했듯이 부인 이름, 아기 이름 약지에다 반지처럼 문신도 하고. 이제 와서 웃기지만, 한때에는 그 이름이 내가 되길 바라기도 했어. 내 손에도 당신 이름 새겨놓고 싶었어요. 그런 삶을 진심으로 바랐었어. 나. 당신은 아길 예뻐하니까 아이 낳으면 참 좋아하겠지. 가뜩이나 그런 당신인데 당신 닮은 아이면 또 얼마나 예쁠까. 그런 모습을 다 지켜보는 그 사람은 또 얼마나 좋겠고.
하루가 아니라 평생을 당신 곁에 눕고 싶었어요. 눈을 감고 뜨는 일이 네 옆이기를 바랐어. 내가 읽는 책 구절을 당신 듣다 끼어들고. 나는 얼른 자라면서 당신 눈을 감기고. 잠시 투닥대다 당신 잠들면, 나는 그 숨소리에 같이 잠들고. 또 있잖아요. 아침이면 같이 눈을 떠서 하룰 시작하고 싶었어. 먹거리를 챙겨주고, 넥타이를 골라주며 배웅을 하고. 돌아오면 함께 장을 보고, 이야길 하고. 그런 날이 평생이길 내 목숨보다 바랐어요. 그랬어, 나는.
당신이 손잡을 만큼 사랑한 사람이면, 아마 나보다도 잘 해주겠죠. 나보다도 당신 잠든 숨소리를 잘 외워서, 잠이 든 그 머리맡을 조그마한 다정들로 채워줄 거고. 그러면 참 다행이에요. 더는 당신이 춥지 않아서.
나 있잖아요. 당신이 정말 행복하기를 바라. 정말 끝이 오고서야 진심으로 바라. 살아생전 손 놓는 건 도무지 나한텐 어려웠나 봐. 마지막은 오히려 할 말이 적어요. 그냥, 내가 많이 사랑했어요. 그 말을 꼭 하고 싶었어. 그럼에도 너는 내게 사랑이 맞다고, 이기적인 맘이래도 난 그랬다고. 너무 늦게 알아봐서 미안했다고. 미운 소리들만 잔뜩 해서, 내가 했던 말을 내가 다 잊은 양 굴어서, 미안했다고. 사랑했고, 보고팠다고. 결국 끝은 이런 맘이네요. '그러니까 잘 살아야 돼'. 당신은 내가 무엇보다 사랑했던 사람이니까. 사랑한 것조차 미안했을 만큼 사랑했으니까.
안녕, 당신. 정말 당신 말처럼 영원히 안녕이야.
고마웠어, 사랑했어. 잘 있어요. 잘 지내요, 당신.
5년 전
신혼
오,,,,,,글 너무 슬퍼요ㅠㅠㅠ 엉엉
자잡에서 님을 만난 게 참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매일? 은 아니지만 자주 이렇게 좋은 글 성심껏 써주셔서 늘 기분좋게 받아보고 있습니다 항상 감사해요 ♡ 그리구 님 행복하세요
5년 전
소회
산 사람의 제사를 자주 지냈다
글쓴이
세상에, 저 역시도 따뜻해지는 생각이네요. 😊😊 저도 이렇게 만난 거 너무 좋아요, 좋은 분이신 것도 되게 잘 느껴지고-
오늘 새벽은 신혼님 덕분에 기분 좋게 잠들 것 같아요, 저도 많이 많이 감사드려요. :) ㅎㅎ 신혼님도 저한테 빌어주신 만큼 행복하세요!
5년 전
예셍
우리끼리 행복하자❤
Cloud9 으로해주세요.
5년 전
소회
산 사람의 제사를 자주 지냈다
글쓴이
글 적어보고 있기는 한데, 소재가 생각보다 어려워서요- 혹시 아직도 글 괜찮으시면, 다른 소재 던져주실 수 있으실까요..! 8ㅅ8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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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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