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기할 곳이 없어서 여기에 주저리 써봐 새내긴데 작년에 서로 마음을 확인한 친구가 있었어 여름동안 여름보다 더 뜨겁게 좋아하다가 늦가을쯤인가 내가 우리 사이를 연인이라고 생각할 줄은 몰랐다면서 그저 좋아한다고 얘기만 해주고 싶었다고 하고는 말해야지 말해야지 하다가 결국엔 늦게 말해버렸대 그래서 나한테 상처 준 게 너무 미안해서 더 이상 다가갈 수 없다면서 그 이후로 복도에서 마주쳐도 모르는 사이인 것처럼 지내다가 결국 졸업하고는 난 타지로 대학을 왔어 그 친구는 어디로 대학 갔는지도 모르겠다 겨울방학전에 내 폰이 아예 켤 수도 없게 고장 나서 문자 내용이고 카톡 사진 번호 다 날아가서 남아있는 추억이라곤 내 기억뿐이고 졸업하면 만날 일 없을 줄 알았거든 그래서 서서히 잊어가나 싶었는데 내가 본가로 내려간 주에 꿈을 꿨어 그 친구가 나오는 거야 고등학교 때였던 거 같은데 꿈에서 서로 모르는 척 지나가고 그랬어 꿈꾼 다음날 친구랑 만나서 논다고 시내에 나갔는데 정말 우연히 만난 거야 그냥 길거리에 걸어가는데 내 쪽으로 걸어오더라고 난 전화하고 있던 상황이라 뒤쪽에 빠져있어서 그 친구는 날 봤는지 모르겠는데 난 아주 잠깐이었지만 얼굴 정확히 봤어 한번 보니까 더 계속 보고 싶더라 연락이야 페북 내 친구들이랑 그 친구가 친구니까 친추걸어서 연락하면 되는데 용기가 안 나네 그냥 추억 속에 묻어두는 게 맞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