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가 나랑 6살 때부터 지금까지 17년 지기 친군데
군대도 동반입대로 갔다올만큼 되게 각별한 사이거든
어쩌다 보니까 학교랑 과도 같이 가게 됐는데 그냥 여기선 콩콩이라고 할게
오늘 수업시작 전에 강의실에 과 동기 애들이랑 후배들 쫙 있었는데
동기 애들 중 한 명이 이번 주 토요일날 고백데이라서 나(봉봉이라고 가명 지을 게) 엄청 기대하고 있을 거라고 막 놀리는 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내가 뭔 소리냐고 하니깐 옆에 있는 애가 "봉봉이 꿈이 자기야 라는 말 들어보는 거래" 이러니까
강의실 안에 있던 애들 다 빵터지고 난 진심 쪽팔려서 그냥 웃어넘기고 있었거든?
근데 콩콩이가 내 옆에 앉아있었는데 갑자기 나한테 어꺠동무 하더니
"자기야. 오늘 밤에 우리 집 비는데.. 라면 먹고 갈래?"
이러는 거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자애들 다 꺄악거리고 남자애들 오오오 거리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나는 얘가 이런 드립치는 거 너무 익숙해서
나는 제발 좀 니가 아니라 미래의 내 여친 (커밍아웃 안 한 상태니까) 한테 듣고싶다고 ㄲ지라고 걍 욕 몇 번 해줬는데
원래 보통 이렇게 욕 몇 번 하면 반응 재미없다고 그만 두거든?
근데 갑자기
"음.. 내가 여친은 못 돼도 남친은 돼줄 수 있는데. 어때 자기야 우리 17년 우정 끝내고 찐하게 연애 한판 할까?"
이러더니 애들이 막 난리치더니 사겨라 사겨라 키스해 키스해 거리고 난리난거임
그래서 내가 진심 당황해서 너 왜 이러냐고 하니까
귓속말로 "좋냐?" 이러는 거임
순간 그 말 들으니깐 왠지 모르게 얼굴 열 올라오는 거야
그거 보더니 콩콩이가 "좋나보네" 하고 머리 헝클어트림...
솔직히 익명이니까 여기서 말한 거지만...
진심 설렜다....
얘가 막 잘생긴 건 아니어도 훈훈한 편인데다가
맨날 목욕탕 같이 다니면서 볼 거 안 볼거 다봐도 진심
마음의 동요가 1도 없었는데
오늘 처음으로 친구놈한테 설렜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