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할지 모르겠다
너무 힘든데 털어놓을 곳이 없어 여기에라도 남긴다
그냥 묻혀도 좋을거같아 누가 알아보면 어떡해
일단 얘와의 첫만남부터 설명해야겠다
처음 봤을때는 사실 별 생각 없었어
그냥 이유는 모르겠지만 인기가 지나치게 많은 귀염상인 애 딱 이정도
늘 애들한테 둘러쌓여있는 애였어
나도 나름 대인관계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얘한테는 비빌수 있는 정도가 아니더라ㅋㅋㅋ
그러다가 얘랑 친해졌는데 그 계기가 뭐냐면 내가 얘한테 장난으로 윙크한거야ㅋㅋㅋ
하나도 안친했는데 나도 왜했는지 모르겠다
어쩄든 그 후로 우린 진짜 빠르게 친해졌고 맨날 얘기하고 붙어다니는 친구사이가 되었어
이때까지만 해도 나 정말 가슴에 손얹고 얘한테 아무런 감정이 없었어
내가 동성에게 끌릴수도 있다는걸 단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던 때거든
어쩌다 반했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그냥 흔히 말하듯 스미듯이 감정이 깊어진거같아
이성을 상대로도 이런 감정을 느껴본적이 없던 터라 나도 내가 너무 당황스러웠어
내가 얘한테 느끼는 이게 뭘까 고민했는데 답은 짝사랑이었고 인정하니까 맘편하더라
근데 사실 동성애라는게 주변에서 흔한건 아니자나
나도 얘가 이성이었으면 질러나보자 식으로 고백이라도 했을텐데 얘한테는 그게 안될걸 나도 알아서 짝사랑을 인정함과 동시에 반은 포기했다
난 아무렇지 않게 걍 친구처럼 얘랑 연락하고 만나고 그랬어
근데 언제부턴가 우리 사이에 긴장감이 생기더라
보통 친구사이에는 없을 묘한 기류 있잖아 그게 느껴지는거야
얘도 나 못보는 날이면 보고싶다하고 감정표현이 드문 앤데도 사랑한다하고 그러더라
이러니까 나로써는 솔직히 기대가 생기잖아 나도 보고싶다 어쩐다 다 받아줬지
이때 연락한거 보면 진짜 뭔 연인사이같은 느낌이다 진짜
그렇게 연락하다가 나랑 걔랑 뽀뽀한다 어쩐다 장난치다가 어쩌다보니 정말 내가 걔한테 해주기로 했어
나도 저 상황이 안믿긴다ㅋㅋㅋㅋㅋ
그래서 볼에 해줬는데 계속 해달라고 조르더라
이때 귀여워서 질식할 것 같단 말이 뭔 말인지 뼈저리게 느껴졌어...ㅋㅋ
뽈에 뽀뽀해주는데 애가 고개를 점점 틀더니 입을 딱 갖다대ㄹ더라
그래서 입에도 뽀뽀하고 어쩌다보니 키스까지 하게됬어
나도 알고 너도 알겠지만 우리 보통 친구끼리 키스하진 않잖아
더더욱 동성이면 말야
저렇게 한번하고 만게 아니라 좀 여러번 했어
난 그러면 고백받을 줄 알았거든?
근데 아니더라
우리 둘 다 이성을 사귄 경험밖에 없어서 난 정말 얘도 감정이 통해서 날 좋아하게 된게 아닐까 이런생각도 해봤는데 고백 안하면 말 다한거지 뭐
그리고 현재는 싸웠다가 화해는 했는데 어색해서 내내 말도안하고 연락도 안하는 상태야
사소한 이유로 싸운게 오래가서인지 난 점점 지쳐
싸운날부터 지금까지 하루도 안빼먹고 내내 우니까 없던 안구건조증이 생기더라
솔직히 예전처럼 사이 돌리는건 너무 큼 욕심이지?
차라리 잊으려고 이성을 사겨볼까 생각도 했는데 노력해도 마음이 안가더라
짝사랑이 너무 오래갈까봐 무서워
울려고 좋아한건 아니지만 자꾸 울게 돼
처음으로 동성을 좋아하고 처음으로 너무 깊은 감정을 알려준 그 애가 없으면 안될거같아
내일을 화해하길 소망하며 그냥 글 마칠게
내가 너무 못써서 아마 다들 중간까지 보다 말았겠네
게다가 소설이 아니라서 결말도 분명하지 않고 애매하다
만약 여기까지 읽어줬다면 너무 고마워
혹시 누군가 짐작간다 해도 그냥 머릿속에서 지워주라
친구랑 안고 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