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동경하는 거 사실 너야. 이미 너도 눈치챘겠지만. 버스에서 너를 바라보며 많은 생각을 했었어. 머리 잘랐구나? 예쁘다, 라고 자연스럽게 말을 건네 볼까. 벽보 걸린 거 봤어? 라고 자연스럽게 물어볼까. 그런데 나는 결국 버스에서 내릴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못해. 낮은 목소리로 잘 가라는 말 밖에는, 그것도 대답도 듣지 않고 도망치듯 내리는. 너는 아마 월요일에 또 나를 피하지 않을까. 나는 밖에 안 나갈 거야, 차라리. 그냥 밥 먹을 때 빼고는 교실에 박혀 있을래. 내가 너무 바보같아서 화나는데, 그렇게나 용기가 없는 내게 화나는데, 이런 상황을 만들어낸 나한테 더 화가 나. 어쩌다 이런 사이가 되어버린 걸까. 나는 아직도, 일부러 네 근처에 서 있고 싶어하는 그 때 그 열일곱일 뿐인데. 아직도 너를 참 많이........ 정말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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