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 오늘 정체성 확립 했어

오늘부터 다들 나를 바이라고 불러줘!!!! 

진짜 너무 행복해 지금까지의 모든 고민이 해결됐어 

아 이게 나구나 이걸 느꼈어ㅠㅜ 바이란걸 확신했을 때 쾌감 아직도 잊지 못해... 행복해..

[우동1]

어떻게 확신했어??

[글쓴우동]

난 예전부터 내가 이성애자는 아니라는걸 어렴풋이 확신하고 있었어. 그러다가 최근에 들어서 나의 정체성에 대해 많이 고민해봤는데 나에게 계속 질문을 했어. 내가 지향하는 성은 무엇인지.. 전부터 바이일거라고 생각은 갖고 있었는데 확신은 못했었어. 이게 단순한 착각일지 아니면 진짜 나일지. 그러다가 오늘 내가 지금까지 호감을 느낀 사람들과 그 호감의 정도를 생각해보는데 2년간 짝사랑했던 또래 남자애에게 느꼈던 감정과 고등학교 1학년 때 담임선생님께 느꼈던 감정이 진심으로 내가 좋아한다고 명명할 수 있는 감정이란 생각이 들었어. 동갑이었던 남자애랑 있었을 때와 선생님이랑 있었을 때 느꼈던 감정이 똑같았거든. 오늘 나는 고 1때 내가 느꼈던 감정이 사랑이었음을 깨달았고 그래서 내가 바이라는 정체성을 확신할 수 있게 되었어. 단순히 선생님이 나에게 잘해주니까 좋아했던건 아닌가 생각을 해 봤는데 그 정도로 얕은 감정이 아니었던 것 같거든. 선생님한테 밉보이기 싫어서 내가 친구들이랑 같이 한 번 혼난 적이 있었을 때 자발적으로 장문의 반성문을 써서 내고(...) 원래 스킨쉽을 싫어하는 편이었는데 선생님이 날 볼 때마다 항상 안아주셨단 말이야 그 이후로 나는 제일 좋아하는 스킨쉽이 포옹이 되었어. 또 선생님이 어느날 목이 잠기신 적이 있었는데 그 날 내가 챙겨먹던 보약 가져다 바치고ㅋㅋㅋㅋ 확신이 들었던게 2가지 있는데 1번째는 작년에 담임선생님이 제자들 모르게 비밀리에 결혼 하셨는데 그걸 우리가 알았단 말이야 그 날 나는 울었어. 밥도 안 먹고. 그냥 슬프고 섭섭했어. 사싱 지금도 눈물 나려고 해 생각만 하면. 2번째는 최근에 선생님을 만났을 때 정말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쁘고 심장이 뛰었거든. 그래서 그 당시에 '선생님 만난건 좋은데 왜 이리 심장이 뛰지?' 했었어.. 오늘 다 살펴보니까 그게 사랑이었어. 이게 내린 결론이고 결론은 바이로 정체화 했어. 너무 글이 길어져서 미안해ㅠ 혹시나 불편한 내용이 있으면 말해줘!

[글쓴우동]

이렇게 결론을 내렸을 때 온 몸에 소름이 돋으면서 내 눈 앞을 가리던 안개가 사라진 느낌이 들었어.. 그래서 더 확신할 수 있었던 것 같아

[우동2]

우와 내가 받은 답글 중 젤로 정성스럽다 ㅜㅜ 슬픈 짝사랑이네.. 나도 내가 바이인거같은데 짝사랑이든 뭐든 누군가를 진지하게 사랑해본적이 없어서 확신을 못하겠더라구..나도 동이처럼 확신을 갖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ㅜ

[글쓴우동]

내가 느꼈던 감정을 막 써내려가다 보니까 길어진거같아ㅎㅎㅎ 그렇네.. 내 첫사랑은 애초에 이뤄질 수가 없었네. 이렇게 생각하니까 슬프긴 하다..ㅎ 나도 오늘 계속 안고 왔던 고민을 끝내니까 무척이나 행복했어! 동이도 그런 날이 오기를 응원할게.

[우동3]

축하해!!! 진짜 이게 나구나라고 느낀 거 공감해 ㅠㅠ 이성애와 다른 성적지향성은 틀림으로 치부해버리는 사회에서 동성을 좋아하면 혼란을 겪을 때도 있잖아 고민도 많아지고... 내가 동성을 좋아하는 건가?하고 혼자 고민하다가 나는 동/양성애자다라고 정의할 수 있을 때 쾌감은 정말 말로 설명할 수 없어...

[글쓴우동]

응ㅜㅜㅜ 다른 퀴어분들이 저 말을 했을 때 나는 저런걸 느껴 본 적이 없으니까 잘 모르겠다고 느꼈는데 나도 느끼는 날이 올 줄이야ㅠㅜ 감격스러웠어ㅠㅜ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