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이 진짜 못 살았거든 간신히 간신히 밥 지어먹고 사는 ? 그냥 할머니집에서 받아온 나물이나 김치류로 밥이랑 먹고 두어달에 한 번씩 삼겹살이나 치킨 시켜먹는 게 큰 행복이었는데 초등학교 저학년 때 이제 좀 친구집에도 놀러다닐 나이 되니까 어느날 친한 친구집에 갔는데 귤이 한박스나 있는 거야 우리집은 과일도 사치여서 할머니네 옆집이 배농사 하는 거 간간히 받아오는 게 끝이였거든 근데 그 친구집에서 귤 마음대로 꺼내먹으라는데 두세개 꺼내 먹고 되게 사치부린 거 같아서 예의가 아닌 거 같아 더이상 안 먹었는데 문득 우리 엄마가 귤을 엄청 좋아하는게 떠올라서 마지막 하나 까둔거 친구 눈치보면서 최대한 느리게 먹다가 집 갈때 챙겨왔거든 내가 먹던거를 두고 갈 수는 없으니까 !... 이런 마음으로 ㅋㅋㅋㅋ 한 반쪽 ? 남았나 그거 손에 고이 쥐고 30분을 걸어서 ㅋㅋㅋㅋㅋ... 집에 도착하고 엄마한테 당시 되게 신나가지고 뿌듯한 마음으로 펼쳐 줬는데 엄마가 어디서 났냐고 나한테 자초지종 설명 듣다가 고맙다고 먹는데 갑자기 어린 나를 안으시면서 펑펑 우시더라 미안하다고 고맙다고 우리딸 우리딸 하고. 어린 맘에 왜 우는지 이해가 안갔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엄마 입장에서도 짠하겠다 싶었어 ... 하하 지금은 우리집도 귤 한박스 사두고 먹는당